beta
대법원 1983. 10. 25. 선고 83도2027 판결

[횡령·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31(5)형,158;공1983.12.15.(718),1786]

판시사항

명의수탁자의 부동산 임의처분을 소개 또는 양수한 자와 횡령죄의 공동정범

판결요지

부동산의 등기명의 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의 승락없이 이를 제3자에게 양도함으로써 횡령죄가 성립하는 경우에 그것을 양수한 사람이나 이를 중간에서 소개한 사람은 비록 그 점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처음부터 수탁자와 짜고 불법영득할 것을 공모한 것이 아닌 한 그 횡령죄의 공동정범이 될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5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서정환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의 각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원심은 피고인 1, 2, 3은 경기도 안성읍 석정동 154의 3 답 1,667평은 공소외 한옥구의 소유로서 원심 공동피고인 에게 명의신탁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등기명의가 원심공동피고인 1의 명의로 있음을 기화로 원심공동피고인 1과 공동하여 1980.9.27 원심공동피고인 1과 피고인 3은 위 답을 대금 171,701,000원, 계약금 20,000,000원, 잔대금 지급기일 1980.11.30로 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인 1, 2는 잔대금 지급기일까지 위 답을 타에 분할 전매하여 피고인 3으로 하여금 원심공동피고인 1에게 잔대금을 지급하게 하되 원심공동피고인 1은 한옥구를 속여 위 답을 대금 133,360,000원, 계약금 15,000,000원에 매매계약한 것으로 기장 그 차액금 38,341,000원을, 피고인 1, 2, 3은 전매차액 액수미상을 각 착복하기로 약속한 후, 계약당일 피고인 3이 지급한 계약금 20,000,000원중 15,000,000원만 한옥구에게 전달하여 그 차액 5,000,000원을 횡령한 사실을 인정하고 위 피고인 등에 대하여 횡령의 공동정범에 관한 법조를 적용하여 처단하고 있다.

원심의 위 판시사실중 피고인 3이 원판시토지를 그 등기명의자인 원심공동피고인 1로부터 매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다른데 전매하여 피고인 1, 2와 그 전매차익을 분배하기로 합의하였다는 판시부분은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피고인 3이 적법하게 매수한 토지를 다른데 전매하여 그 전매차익을 취득하는 행위가 횡령죄를 구성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 판시부분을 제외한 부분 즉 위 피고인 등이 원심공동피고인 1과 원판시 매매대금 171,701,000원중 금 38,341,000원을 횡령하기로 공모하고 원심공동피고인 1이 원판시 계약금 20,000,000원중 금 5,000,000원을 횡령한 것이라는 범행사실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원심이 위 범행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들고 있는 증거는 위 피고인 등과 피고인 4, 5, 6, 원심 공동피고인 1, 2의 법정 및 검찰에서의 진술, 증인 한옥구, 이학구, 공소외 1, 이사복, 정연직의 법정에서의 진술, 검사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작성의 한옥구에 대한 진술조서의 기재, 사법경찰관 사무취급작성의 원심공동피고인 1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공소외 1, 이학구에 대한 진술조서의 기재 등인바, 기록에 의하여 위 증거들을 검토하여 보면, 위 피고인 등은 경찰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이를 부인하고 있어 원심공동피고인 1의 법정, 검찰, 경찰에서의 진술을 보면 동인은 위 범행사실에 관하여 경찰에서 " 피고인들은 매매계약이 끝난후 한옥구 몰래 도장을 찍어 주는 것을 조건으로 계약금중 금 500만원을 본인이 사용하라는 얘기를 하였기 때문에 본인이 금 500만원을 사용한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라는 진술을, 검찰에서는 " 피고인 1, 2 등이 이 땅을 좋은 값에 팔고 한옥구에게는 대금을 속여 차액을 차지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는 진술을, 1심법정에서는 위 피고인 등과 공모하여 위 범행사실을 범한 사실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 예 그렇습니다" 하고 대답하는 진술을 하고 있을 뿐, 위 피고인 등의 범행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이 없는바, 원판시 토지를 매수하고 그 판시 계약금을 원심공동피고인 1에게 지급한 피고인 3이 원심공동피고인 1과 위 범행사실과 같은 횡령의 모의를 한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있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심공동피고인 1의 위와 같은 진술만으로는 위 피고인 등이 원심공동피고인 1이 범한 횡령죄의 공동정범이라는 위 판시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밖에 원심적시의 증거를 살펴보아도 위 범행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를 발견할 수 없다. 원심이 그 거시증거만으로 위 범행사실을 인정하여 위와 같이 판시한 것은 증거에 대한 가치판단을 잘못하였거나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한 잘못을 저질러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 할 것이니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2) 원심은 위 피고인 등은 원심공동피고인 1이 위 한옥구를 속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중 5,000,000원을 착복한 점을 이용, 재물을 갈취할 것을 결의하고, 공동하여 1980.10.말일경 경기도 안성군 안성읍 석정동 소재 유진다방과 같은동 소재 영신여인숙에서 피고인 3은 원심공동피고인 1에게 " 계약금을 반환하든지, 이건 답의 일부를 내놓지 않으면 고소하겠다. 만약 계약금을 내놓지 않으면 나는 피고인 1, 2를 가만둘 수 없으며 결국 피고인 1, 2는 너 원심공동피고인 1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라며 피해자인 원심공동피고인 1을 협박하고, 피고인 1, 2는 땅의 일부를 넘겨주라며 이에 가세함으로써 위와 같은 사실이 발각될 것을 두려워 한 피해자 원심공동피고인 1은 위 계약금 20,000,000원 대신 이건 토지중 182평을 소유권이전하여 주기로 계약을 체결하고 그 판시와 같은 경위로 피고인 3은 동인으로부터 1981.6.17 위 182평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아 이를 갈취한 사실을 인정하고 위 피고인 등에 대하여 공갈에 관한 법조를 적용하고 처단하고 있다.

원심이 위 피고인 등의 위 범행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들고 있는 증거는 위 (1)항 기재의 증거와 동일한 것인바, 기록에 의하여 위 증거들을 검토하여 보면 위 피고인 등은 경찰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이를 부인하고 있고 공소외 1은 경찰에서 그의 내연의 남편인 원심공동피고인 1이 위 피고인 등의 억압에 못이겨 위 토지를 빼앗긴 사실을 알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으나 위 피고인 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억압을 하였는지 아무런 언급이 없어 그의 위 진술만으로는 위 범행사실을 인정하기에 미흡하다 할 것이고, 피해자인 원심공동피고인 1은 경찰이래 원심에 이르기까지 위 범행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으나 기록에 의하면 이건 당시 원판시 토지 1,667평의 실질적인 소유자인 한옥구는 원심공동피고인 1로부터 위 (1)항 기재의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는 말을 듣고 원심공동피고인 1에게 계약금을 돌려주고 해약하라고 요청하고 있었고( 원심공동피고인 1 및 한옥구의 진술 참조) 피고인 3 역시 위 매매계약의 합의해제를 요구하고 있어 원심공동피고인 1로서는 위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놓여 있었고 원심공동피고인 1은 그 계약금중의 일부를 횡령한 관계로 위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여도 현금으로 돌려줄 수는 없는 처지에 놓여 있어 그 대신 위 토지의 일부를 넘겨 달라는 피고인 3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절할 수 없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실에 위 매매계약은 계약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합의해제되고 위 토지 182평은 그 합의해제에 따른 계약금의 반환조로 피고인 3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주기로 한 것이라는 위 피고인 등의 일관된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위 범행사실에 부합하는 원심공동피고인 1의 진술은 쉽사리 신빙할 것이 못된다 할 것이다. 그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증거를 살펴보아도 위 범행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도 찾을 수 없다.

원심이 그 거시증거만으로 위 범행사실을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3) 원심은 피고인 1, 4, 5, 6은 원심 공동피고인 1, 2와 원심공동피고인 1이 위 한옥구로부터 명의신탁받은 원판시 토지중 1,485평을 원심공동피고인 1, 2의 피고인 5, 6에 대한 대여금 채무에 대한 담보로 제공하여 위 토지를 횡령하기로 공모하고 원심공동피고인 1, 2가 1980.12.6부터 1981.10.23까지 사이에 피고인 5, 6으로부터 차용한 금원에 대한 담보의 의미로 위 토지에 관하여 원판시와 같은 제소전 화해를 하고 1982.3.15 위 화해조서에 의하여 위 토지에 관하여 피고인 5, 6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으로써 이를 횡령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위 피고인 등에 대하여 횡령의 공동정범에 관한 법조를 적용처단하고 있다.

살피건대, 부동산의 등기명의 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의 승낙없이 이를 제3자에게 양도함으로써 횡령죄가 성립하는 경우에 그것을 양수한 사람이나 이를 중간에서 소개한 사람은 비록 그 점을 알고 있었다하더라도 처음부터 수탁자와 짜고 불법영득 할 것을 공모한 것이 아닌 한 그 횡령죄의 공동정범이 될 수 없다 할 것이다. 이 건에 있어서 위 피고인 등이 이건 당시 원판시 토지가 원심공동피고인 1에게 명의신탁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원심공동피고인 1의 횡령죄의 공동정범이 된다 할 수 없을 것이므로 위 피고인 등이 처음부터 원심공동피고인 1과 짜고 위 토지를 불법영득할 것을 공모하고 원심공동피고인 1과 함께 위 토지를 횡령한 것인가 하는 점에 관하여 본다.

원심이 위 피고인 등의 위 범행사실을 인정함에 있어 들고 있는 증거는 위 (1)항 기재의 증거와 동일한 것인바, 기록에 의하여 위 증거들을 검토하여 보면, 위 피고인 등은 경찰이래 원심에 이르기까지 이를 부인하고 있고, 원심공동피고인 1은 경찰이래 원심에 이르기까지 위 범행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진술을 하고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원심공동피고인 1은 이건 이전에 자기소유의 가옥을 담보로 금원을 차용하여 이를 원심공동피고인 2가 시공하던 상가건축공사에 투자하고 있었는바, 원심공동피고인 2로부터 위 공사에 필요한 자금의 차용을 위한 담보가 필요하니 위 토지를 그 담보로 제공하여 달라는 간청을 받고 이에 동의하여 줌으로써 원심공동피고인 2가 피고인 4에게 금원차용의 소개를 의뢰하여 이건 금원대여가 이루어지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검찰에서의 원심공동피고인 1, 2, 피고인 4의 진술 참조) 이러한 사실에 원심공동피고인 1은 위 토지에 대한 피고인 5, 6 명의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위 한옥구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위 소송에서 위 한옥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허위진술을 할 여지가 많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범행사실에 부합하는 원심공동피고인 1의 진술은 믿기 어려운 것이라 할 것이다.

그밖에 원심적시의 증거를 살펴보아도 위 범행사실을 인정할 자료를 발견할 수 없다. 원심이 그 거시증거만으로 위 범행사실을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을 저질러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4)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인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태균(재판장) 윤일영 김덕주 오성환

심급 사건
-수원지방법원 1983.7.1선고 83노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