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일부인정된죄명: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강요미수·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소지)(공소취소로공소기각결정)][미간행]
피고인
최원석(기소), 이승우(공판)
변호사 박성남 외 1인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 대한 공개정보를 5년간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공개하고, 고지한다. 다만, 공개·고지하는 성폭력범죄의 요지는 판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한한다.
1.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피고인은 2017. 4. 25.경 서울 마포구 (주소 생략) ○○주택 30○호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인 ‘○○’을 통하여 알게 된 청소년인 피해자 공소외 1(여, 18세)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하여 접근한 뒤 피해자가 동아리 회비 68만 원을 분실한 사실을 알고 피해자에게 ‘68만 원을 지급할테니 시키는대로 교복을 입은 사진과 나체 동영상 등을 찍어서 보내라, 나중에 스폰서도 해주겠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피해자로 하여금 교복을 벗거나 자위를 하는 동영상 등 나체 동영상 6개를 촬영하게 한 후 이를 카카오톡 메신저로 순차 전송받고, 자신이 음란물을 공유하면서 성명불상자들과 대화하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전송받아 소지하고 있던 성명 불상의 남자가 성명 불상의 여자의 음부에 주먹을 넣는 동영상, 남성과 여성이 침대에서 성관계를 하는 동영상 및 성명 불상의 여성이 교복을 입고 항문 및 음부 등을 보이고 있는 사진 3장을 피해자에게 전송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하고,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등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영상을 피해자에게 도달하게 하였다.
2. 강요미수
피고인은 2017. 4. 25.경 제1항 기재 장소에서, 카카오톡 메신저를 이용하여 피해자 공소외 1과 대화를 하던 중 피해자의 나체 사진과 자위행위 동영상을 전송받아 보관하고 있는 점을 이용하여 피해자에게 ‘초딩 자위 영상을 보고 싶다. 초등학교 6학년인 여동생의 옷을 벗겨 같이 자위하는 영상을 전송해 달라. 그렇지 않으면 지금 갖고 있는 네 자위행위 동영상을 마음대로 쓰겠다’고 마치 피해자에게 어떠한 위해를 가할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피해자를 협박하며 피해자로 하여금 자고 있는 여동생 공소외 2의 옷을 벗겨 자위행위를 하면서 그 영상을 촬영하려고 시도하게 하였으나 피해자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여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협박하여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려 하였으나 미수에 그쳤다.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공소외 2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각 수사보고, 내사보고, 각 캡처사진, DVD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의 점, 포괄하여, 유기징역형 선택),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통신매체 이용 음란행위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형법 제324조의5 , 제324조 제1항 (강요미수의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형이 가장 무거운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위 각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
1.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죄에 관한 주장 및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로 하여금 자위행위 등을 하는 장면을 촬영하게 하여 그 영상을 카카오 메신저로 전송을 받았을 뿐 이를 피고인의 휴대전화에 저장하지 아니한 이상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의 ‘제작’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판단
1)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조 제5호 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 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가. 성교행위, 나. 구강·항문 등 신체의 일부나 도구를 이용한 유사 성교 행위, 다.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접촉·노출하는 행위로서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라. 자위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한다.
2)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위와 같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 등 행위를 처벌하는 이유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의 차원에서 아동·청소년의 성을 보호한다는 정당한 입법목적에 기초를 두고 있는바, 아동·청소년의 성의 상품화, 즉 아동·청소년의 성매매 및 그 알선행위, 아동·청소년을 이용하여 음란물을 제작·배포하는 행위 및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폭력행위 등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적 착취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이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구제하여 이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법목적에 따라,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적 착취의 대표적 사례인 아동·청소년을 이용한 필름, 비디오테이프, 컴퓨터 기타 통신매체를 통한 영상 등의 음란물 제작행위에 대하여 처벌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형사처벌이라는 강력한 제재수단을 택하는 한편, 그 규제대상이 되는 매체의 종류로써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 일체를 망라한 것은, 아동·청소년은 정신적·육체적 미성숙성과 경제적 의존성 때문에 사회공동체 내에서 책임 있는 인격체로 성장할 때까지 사회로부터 보호되어야 하고, 아동·청소년 역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진 존재로서 타인의 행위의 단순한 객체로 전락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 그럼에도 이러한 아동·청소년의 미숙성이나 의존성을 이용하여 음란물을 제작하게 되면, 미성숙한 다른 아동·청소년들은 물론 성인들에게까지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비정상적 가치관을 심어 줄 뿐 아니라, 그 제작행위에 관여된 해당 아동·청소년에게는 그 음란물이 영구히 씻을 수 없는 기록으로 남게 되어 이후의 유통으로 상처는 더욱 커지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한 인격의 왜곡과 정신적·육체적 충격은 사후에 교정하거나 치유하기에 너무 늦다는 점, 특히 비디오물이나 컴퓨터 등 통신매체를 이용한 영상물과 같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불특정의 다수인에 대한 전파가능성 때문에 제작·유통에 따른 부정적 파급효과가 막대할 것이므로 형사정책적 관점에서 이를 미연에 방지하여 일반예방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의 고려에 기인한 것이다( 헌법재판소 2002. 4. 25. 선고 2001헌가27 결정 등 참조).
3) 살피건대, 이러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규정 내용 및 그 입법목적과 보호법익에다가 다음과 같은 사정 즉, ㉠ ‘제작’의 사전적 의미는 ‘재료를 가지고 기능과 내용을 가진 새로운 물건이나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문언상 제작의 재료나 제작의 방법에 어떠한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관하여 자세한 정의 규정을 둔 것과 달리 ‘제작’에 관해서는 별다른 정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면서 제작의 방법이나 제작의 목적 등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을 하고 있지 아니한 점, ㉡ 음란물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 뿐 영상과 음향 등으로 구성된 무형물이라는 측면에서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는 음반 및 영상들과 그 성질이 유사한데, 저작권법 제2조 제6호 , 제14호 에서 ‘제작’의 의미에 관하여 ‘음반 또는 영상물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을 지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 현재의 카메라, 컴퓨터 및 통신기기 등의 기술 수준에 비추어 보면, 단순 촬영한 디지털 영상만으로도 즉시 유포가 가능한 음란물을 쉽게 생성할 수 있어 촬영과 제작을 명백히 구분하여야 할 실익이 거의 없으므로, 촬영을 마친 영상물을 별도의 편집 등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볼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제2조 제5호 에 정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촬영이 종료되어 그 촬영된 영상정보가 파일 등의 형태로 그 디지털카메라나 녹화 기능이 탑재된 휴대전화, 스마트폰의 주기억장치에 입력되는 시점에 하나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 완성된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 ㉣ 인터넷 등 정보통신매체의 발달로 인하여 음란물이 일단 제작되면 제작 후 사정의 변경에 따라, 또는 제작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언제라도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으로 유통에 제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제작’을 엄격히 규제할 필요가 있으므로, 제작한 영상물이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영상물에 해당하는 한 그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의 동의하에 촬영한 것이라거나 사적인 소지·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으로 봄이 상당한 점(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1501, 2014전도197 판결 등 참조)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돈을 준다는 명목으로 피해자로 하여금 스마트폰으로 스스로 자위행위 등을 촬영하게 한 다음 그 스마트폰에 저장된 그 동영상 파일을 카카오 메신저로 전송받은 행위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의 ‘제작’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이 그 동영상을 자신의 휴대폰 등에 별도의 파일 형태로 저장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4)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관한 주장 및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의 승낙 하에 동영상 2개와 사진 3장을 피해자에게 전송한 것일 뿐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전송한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에 대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나. 관련 법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이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이라 한다)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처벌하고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에서 정한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성적 자기결정권에 반하여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접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성적 자기결정권과 일반적 인격권의 보호, 사회의 건전한 성풍속 확립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여기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직접 접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실제로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행위자의 의사와 그 내용, 웹페이지의 성격과 사용된 링크기술의 구체적인 방식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이 담겨 있는 웹페이지 등에 대한 인터넷 링크(internet link)를 보내는 행위를 통해 그와 같은 그림 등이 상대방에 의하여 인식될 수 있는 상태에 놓이고 실질에 있어서 이를 직접 전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되고, 이에 따라 상대방이 이러한 링크를 이용하여 별다른 제한 없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에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가 실제로 조성되었다면, 그러한 행위는 전체로 보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다는 구성요건을 충족한다(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
다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의 전송 및 도달행위가 헌법상 보장되는 인격권, 행복추구권 또는 사생활의 자유 등을 이루는 사적인 생활 영역에서 사리분별력 있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에 따라 사전의 승낙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거나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피해자의 사전의 승낙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피해자의 나이, 지능, 지적 수준, 발달 성숙도 및 사회적응력 등에 비추어 그 범죄의 의미, 피해를 당한 정황, 승낙이 가지는 의미·내용·효과 등을 이해하고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여부, 전송 및 도달행위의 목적과 동기 및 경위, 전송 및 도달 과정에서 강제력이나 위계 혹은 대가가 결부되었는지 여부, 피해자의 동의나 관여가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 피해자와 그림 등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과의 관계, 그림 등에 표현된 성적 행위의 내용과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특히 전송자가 협박 등으로 피해자의 두려운 심적 상태를 유발하고 이를 이용하여 어쩔 수 없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전송받는 것을 승낙하게 하는 경우 등 피해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하여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의 전송 및 도달행위를 승낙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그 전송 및 도달행위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8447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1)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음란 동영상 등에 관하여 대화를 나누면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음란 동영상 등을 수집할 수 있는 다른 채팅방을 소개하거나 자신이 직접 자위하는 동영상 등을 촬영하여 피고인에게 보내고, 이에 피고인도 피해자에게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미리 소지하고 있던 제3자의 성관계 동영상이나 특정 여성의 신체 부위를 촬영한 사진 등을 보냈는데, 이에 대하여 피해자가 “으아 주먹이 들어가요, 우와 예쁜 언니다”라는 식으로만 반응하였을 뿐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는 아니한 사실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 특히, 피고인은 이 사건과 유사한 경험이 다수 있는 자로서, 다음 날 오전까지 급하게 돈이 필요한 피해자의 궁박한 처지를 이용하여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킬 목적으로 피해자로 하여금 계속 자위행위 영상 등을 촬영·전송하도록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급기야 초등학생인 피해자의 여동생의 자위행위 영상까지 강요하는 데에까지 나아간 반면, 피해자는 피고인이 돈을 준다는 말에 현혹되어 피고인의 무리한 요구나 지시에도 소극적으로 응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동영상을 전송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과 피해자의 연령 및 지적수준의 차이, 피고인과 피해자의 범죄 전후의 언동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범행 당시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피해자에게 각종 성적 행위를 할 것을 일방적·구체적으로 지시하고, 피해자는 자발적이고 진지한 자유로운 의사가 결여된 상태에서 그 지시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등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는 수직적·일방적인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비록 피해자가 위 동영상 전송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위 전송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 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가)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은 이 사건 피해자 외에도 다른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유사한 수법으로 음란 동영상을 전송받고 이를 자신의 스마트폰 등에 소지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유포하기도 하는 등 이 사건과 유사한 경험이 다수 있는 자로 24세이고, 피해자는 아직 고등학생인 18세로서, 두 사람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인 ‘○○’을 통하여 처음 알게 되어 휴대전화번호를 주고받은 뒤 이 사건 전날 22:30경 무렵부터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채팅을 시작하였는데, 당시 피고인은 해외전화번호로 개설한 카카오톡 계정을 이용하여 ‘△△△’이라는 가명을 사용하였다.
나)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다음 날 오전경까지 68만 원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이에 피고인은 계좌잔고 등이 표시된 캡쳐사진 등을 올려 피해자를 안심시킨 뒤 피해자의 얼굴 사진을 확인한 후 피해자에게 시키는대로 하면 돈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제안하였고, 피해자는 이를 승낙하였다.
다) 피고인의 구체적인 지시대로 피해자는 스마트폰 카메라 화질, 촬영 위치, 촬영 장소, 촬영 각도 등을 조절한 뒤 직접 교복을 입고 서 있는 사진을 여러 장 찍어 피고인에게 전송하였고, 이어서 계속되는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교복을 벗는 동영상, 알몸으로 샤워를 하는 동영상, 속옷을 입거나 벗은 채로 가슴을 애무하는 동영상, 자위를 하는 동영상, 항문을 만지는 동영상 등을 순차로 촬영하여 전송하였다.
라) 위와 같이 다수의 음란동영상을 촬영하여 전송하였음에도 피고인의 요구가 계속되자, 피해자는 갑자기 피고인에게 일반 음란동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다른 채팅방을 소개하였고, 그 채팅방에 올라 온 동영상을 하나 보내보라는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다수의 일반 음란 동영상을 보내기 시작하였다.
마) 이에 피고인은 “귀엽네”, “이건 본거네”, “너가 보고 좋았던거 보내봐”라는 식으로 대답하다가 반대로 피해자에게 동영상 2개와 사진 3장을 보내면서 “내가 스폰하는 애랑 찍은 거야”, “쟤 16살인데, 쟤도 스폰이었어, 나쁘지 않았지”, “교복입고 한거야, 난 이러고 후장 박는 거 좋아해”라는 식으로 소개하였다.
바)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의 동영상을 보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방에 초등학생인 여동생이 자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갑자기 피해자에게 여동생이 자위하는 영상을 촬영하여 전송하라고 요구하였다.
사) 피해자는 동생이 잠을 자고 있어 깨우기 곤란하다는 등의 이유를 대면서 피고인의 요구를 거듭 거절하였으나 피고인이 계속 여동생의 자위영상을 요구하면서 그에 응하지 않으면 약속했던 돈을 주지 않겠다는 듯한 태도를 취하자 여동생의 잠옷을 올려 사진을 찍는 등의 시도를 하다가 실패하기도 하였다.
아) 이후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나중에 여동생을 설득하여 원하는 초등학생 자위영상을 촬영·전송하겠으니 제발 약속한 돈을 보내달라고 부탁하였으나, 피고인은 피곤하다는 이유로 아침에 일어나서 송금해 주겠다고 말하고 채팅을 일방적으로 종료하였다.
자) 이 사건 당일 오전 07:25경부터 피해자는 다시 피고인에게 카카오톡 채팅을 통하여 약속한 돈을 보내달라고 부탁하였는데, 피고인은 피해자가 돈을 송금받는 조건으로 피고인의 지시를 모두 따르기로 약속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초등학생인 여동생의 자위영상을 촬영·전송하라는 자신의 지시를 지키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약속한 돈을 보내지 않겠다고 거절하였고, 이후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지금이라도 여동생의 자위영상을 보내면 약속한 돈을 주겠다.”라고 피해자를 유인하거나 “지난 밤에 네가 보냈던 영상과 사진을 마음대로 쓰겠다.”라는 식으로 피해자를 협박하다가, 끝내 피해자에게 약속한 돈을 보내지 아니하였다.
차) 피해자는 이 사건 다음날 경찰에 출석하여 피고인의 유인에 속아 어쩔 수 없이 피고인이 시키는대로 하였다는 취지로 호소하였다.
3)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살피건대,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이 카카오 메신저를 이용하여 급하게 돈이 필요한 여자 청소년에게 돈을 준다고 접근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자위행위 동영상 등을 촬영하게 한 뒤 이를 전송받고, 자신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음란물을 피해자에게 전송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초등학생인 여동생이 있는 것을 알게 되자 갑자기 피해자에게 약속한 돈을 주지 않겠다거나 미리 전송받은 피해자의 동영상을 마음대로 유포하겠다는 등으로 협박하여 겁을 먹은 피해자로 하여금 피해자 동생의 자위행위 동영상까지 촬영하게 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그 죄질과 범정이 매우 좋지 않은 점, 이로 인하여 당시 고등학생으로서 아직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이 형성 중에 있고 신체적·정신적으로 매우 예민한 시기에 있던 피해자가 돌이킬 수 없는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2013년경 유사한 수법의 범행을 저질러 2016. 9. 29. 강요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소지)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명령 40시간을 선고받아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음에도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지른 점, 진지한 반성이 부족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한편, 강요 범행은 결과적으로 미수에 그친 점,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전송받은 동영상 등을 다른 곳에 유출하거나 반포하지 않아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하여 피해자 측이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는 점, 지인과 가족들이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는 등 사회적 유대관계가 비교적 분명한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 있고,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은 이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 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 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이 사건 각 범죄의 법정형, 죄질, 범정 및 경합범 가중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45조 제4항 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기간을 선고형에 따른 기간보다 더 단기의 기간으로 정할 사정이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