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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10. 23. 선고 98다31479 판결

[손해배상(기)][공1998.12.1.(71),2734]

판시사항

주차장을 관리·운영하는 자가 주차차량의 멸실·훼손 등에 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일반적으로 주차장을 관리·운영하는 자가 주차차량의 멸실·훼손 등에 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기 위하여는 주차장 이용객과 사이에 체결된 계약에서 주차차량의 보관이나 그에 대한 감시의무를 명시적으로 약정하거나, 혹은 주차장의 관리·운영자가 이용객을 위하여 제공하거나 이용객이 거래통념상 전형적으로 기대할 수 있었던 안전조치의 정도와 주차요금의 액수, 차량의 주차상황 및 점유상태 등에 비추어 그러한 보관 혹은 감시의무를 묵시적으로 인수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주차장이 주차장법의 적용대상이어서 주차장법 제10조의2 제2항, 제17조 제3항제19조의3 제3항의 규정에 따라 주차차량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가 법률상 당연히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원고,상고인

원고

피고,피상고인

춘천시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1996. 7. 2. 피고가 설치하여 관리·운영하는 '구곡폭포 국민관광지' 내 주차장(이하 '이 사건 주차장'이라고 한다)에 그 소유의 승용차를 주차하여 두었다가 승용차 뒷좌석 유리가 파손되고 그 안에 두었던 핸드백 등을 도난당한 사실, 이 사건 주차장은 아스팔트 포장이 되고 주차구역표시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주위에는 일부 낭떠러지 구간에 난간이 설치되어 있는 외에 아무런 울타리 시설이 되어 있지 아니하고, 주차차량의 자동차 열쇠도 이용객들이 직접 보관하게 되어 있으며, 주차장을 출입함에 있어서는 입장시 소정의 주차요금을 지급하고 주차증을 교부받아야 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통제가 없고, 그 주차증(기록 9면)에는 도난, 훼손, 접촉사고 등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데, 원고 역시 주차요금 2,000원을 지급하고 위와 같은 양식의 주차증을 교부받아 이 사건 주차장에 입장한 사실을 알아 볼 수 있다.

2. 일반적으로 주차장을 관리·운영하는 자가 주차차량의 멸실·훼손 등에 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기 위하여는 주차장 이용객과 사이에 체결된 계약에서 주차차량의 보관이나 그에 대한 감시의무를 명시적으로 약정하거나, 혹은 주차장의 관리·운영자가 이용객을 위하여 제공하거나 이용객이 거래통념상 전형적으로 기대할 수 있었던 안전조치의 정도와 주차요금의 액수, 차량의 주차상황 및 점유상태 등에 비추어 그러한 보관 혹은 감시의무를 묵시적으로 인수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주차장이 주차장법의 적용대상이어서 주차장법 제10조의2 제2항, 제17조 제3항제19조의3 제3항의 규정에 따라 주차차량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가 법률상 당연히 인정되는 경우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주차장의 현황이나 관리·운영 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주차장의 관리·운영주체인 피고 측과 그 이용객 사이에 주차차량에 대한 보관 또는 감시의무를 명시적으로 약정하거나 또는 묵시적으로라도 그와 같은 보관 또는 감시의무를 인수하였다고 보기가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주차장의 이용관계는 피고가 그 이용객들에게 일시적으로 주차장소를 제공하는 대신 그 이용객들로부터 관광진흥법 제35조 제1항의 사용료를 징수하는 것에 불과하고 그 이용객과 피고 사이에 주차차량에 관한 임치 내지 보관계약이 성립하거나 피고 측이 주차차량에 대한 도난방지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 소유 차량의 훼손과 그 외 물품도난에 관하여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차장 이용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배 등으로 중대한 법령 위반의 잘못을 저지른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는 어느 것이나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형선 이용훈(주심) 조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