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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4두5576 판결

[산업재해보험료등부과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행정처분의 성립요건 및 항고소송의 피고적격(=처분을 외부적으로 표시한 행정청) / 2010. 1. 27. 개정된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전에 징수 또는 납부하였어야 할 보험료 등을 부과·징수할 권한이 있는 행정기관(=근로복지공단)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대양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승렬 외 1인)

피고, 상고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준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 개요

2010. 1. 27. 법률 제9989호로 개정되어 2011. 1. 1. 시행되기 전의 보험료징수법(이하 ‘구 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4조 는 근로복지공단으로 하여금 고용보험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사업에 관하여 이 법에서 정한 사항을 노동부장관(정부조직법이 2010. 6. 4. 법률 제10339호로 개정되면서 ‘고용노동부장관’으로 명칭 변경되었다. 이하 ‘고용노동부장관’이라 한다)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수행하도록 규정하였다. 나아가 구 보험료징수법 제13조 , 제17조 , 제19조 , 제24조 , 제25조 등에 따르면, 사업주는 보험연도마다 연초에 그 1년 동안의 산재보험 및 고용보험 개산보험료를 근로복지공단에 신고·납부하고, 그 다음 해에 산재보험 및 고용보험 확정보험료를 산정하여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하고 부족분에 대하여는 추가 납부하여야 한다. 이러한 전제에서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주가 개산보험료 또는 확정보험료를 신고하지 아니하거나 그 신고가 사실과 다른 경우에는 사실을 조사하여 개산보험료 또는 확정보험료를 산정한 후, 전액 혹은 부족액과 가산금 및 연체금을 징수하는 등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그런데 2010. 1. 27. 법률 제9989호로 개정되어 2011. 1. 1.부터 시행된 보험료징수법(이하 ‘개정된 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은 제4조 , 제13조 , 제16조의2 , 제17조 , 제19조 , 제24조 , 제25조 등에서 건설업과 벌목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에 대한 보험료 납부 방식을 기존의 자진 신고·납부 방식에서 월별보험료 부과·고지 방식으로 변경하였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하여금 종전 근로복지공단이 수행하던 업무 중 보험료 등( 제17조 제19조 에 따른 개산보험료 및 확정보험료, 제26조 에 따른 징수금은 제외한다)의 고지 및 수납, 보험료 등의 체납관리 업무를 고용노동부장관의 위탁을 받아 수행하도록 규정하였다. 다만 법 개정 이후에도 제17조 , 제19조 에 따라 개산보험료 및 확정보험료 신고·납부 방식이 적용되는 건설업 및 벌목업에 대하여는 근로복지공단이 보험료 산정 및 징수 업무를 수행한다.

한편 개정된 보험료징수법 부칙(2010. 1. 27.) 제2조는 ‘보험료 등에 관한 일반적 경과조치’라는 제목 아래 “이 법 시행 전에 종전의 규정에 따라 징수 또는 납부하였거나 징수 또는 납부하여야 할 보험료, 그 밖의 징수금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고가 제기한 쟁송 내용

원고는 2011. 12. 5.자 ‘2008년도 확정 산재보험료, 고용보험료와 그에 대한 가산금 등 부과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의 취소를 구하고 있다.

다. 이 사건 쟁점과 그 적용 범위

이 사건은 개정된 보험료징수법 시행 이전에 보험료 등 부과처분 사유가 발생하였으나, 개정법 시행 이후에 부과처분이 이루어진 사안이다. 따라서 개정된 보험료징수법 시행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월별보험료 징수권을 위탁받아 외부적으로 자기 명의로 그 부과고지를 하는 현재와는 달리, 이 사건의 경우 개정된 보험료징수법 부칙 제2조가 적용되어 징수 또는 납부하여야 할 보험료 등에 대하여 종전의 규정에 따라야 한다.

이러한 경우, 보험료 등 부과처분의 취소소송의 피고적격이 근로복지공단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중 누구에게 있는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2.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일반적으로 행정처분이 주체·내용·절차 및 형식이라는 내부적 성립요건과 외부에의 표시라는 외부적 성립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는 행정처분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 대법원 1999. 8. 20. 선고 97누6889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항고소송은 원칙적으로 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 등을 외부적으로 그의 명의로 행한 행정청을 피고로 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행정처분을 하게 된 연유가 상급행정청이나 타 행정청의 지시나 통보에 의한 것이라 하여 다르지 않고, 권한의 위임이나 위탁을 받아 수임행정청이 정당한 권한에 기하여 수임행정청 명의로 한 처분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1994. 6. 14. 선고 94누1197 판결 등 참조).

한편 개정된 보험료징수법 부칙 제2조, 구 보험료징수법 제4조 , 제19조 제4항 등의 문언 및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최소한 개정된 보험료징수법 시행 전에 징수 또는 납부하였어야 할 보험료 등을 부과·징수할 권한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종전 규정인 구 보험료징수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권한을 위탁받은 근로복지공단에 있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근로복지공단은 2011. 12. 5. 원고에게 ‘2008년분의 확정 산재보험료 및 고용보험료의 차액 발생사실’을 통지하면서, ‘정산알림 결과’라는 서면에 ‘조사징수통지서’(이하 ‘이 사건 조사징수통지서’라 한다)와 원심 판시 ‘이 사건 납입고지서’를 붙임문서로 첨부하였다.

② 이 사건 조사징수통지서는 근로복지공단 대구북부지사장 명의로 작성되었다. 여기에는 ‘ 보험료징수법 제17조 , 제19조 등 규정에 의하여 2008년도 확정 산재보험료 및 고용보험료를 조사하여 통지하니 붙임의 납입고지서에 따라 납부하라’는 취지의 기재와 “위 처분에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라는 기재가 있다.

③ 이 사건 납입고지서에는 ‘2008년도 확정보험료 및 가산금의 액수와 납입기한’이 기재되어 있고, 근로복지공단 기금수입 담당이사의 관인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관인이 각 날인되어 있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관련 법령 및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처분을 외부적으로 그의 명의로 행한 행정청은 근로복지공단이고,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의 피고적격 역시 근로복지공단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이 사건 조사징수통지서 및 납입고지서의 문언, 형식과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조사징수통지서와 납입고지서는 일체로서 납부금액과 납부기한을 명시하여 보험료 등의 납부를 통지하는 문서라고 보아야 하고(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두6201 판결 등 참조), 그 처분의 명의자는 근로복지공단으로 봄이 타당하다.

② 나아가 이 사건 처분을 할 권한이 근로복지공단에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③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소로써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처분을 외부적으로 표시한 행정청은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이 사건 처분에 관한 권한을 위탁받아 보험료 등을 산정하고 원고에게 ‘정산결과 알림’, 이 사건 조사징수통지서 및 납부고지서를 송부한 근로복지공단이라 할 것이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납입고지서만이 처분서에 해당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 사건 납입고지서의 명의인으로서 이 사건 처분을 외부적으로 한 행정청이므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게 피고적격이 있다고 잘못 판단하였다. 그리하여 원고가 당초에 근로복지공단을 피고로 하여 이 사건 처분의 취소의 소를 제기한 조치에 피고 지정에 관한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신청을 받아 행정소송법 제14조 제1항 에 의하여 이 사건 피고를 ‘근로복지공단’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경정하도록 허가한 다음, 근로복지공단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지 아니하였음에도 권한 없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명의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그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항고소송의 피고적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한편 1심 및 원심판결이 원용한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2두22904 판결 개정된 보험료징수법 부칙 제5조가 적용된 사안으로서, 보험료징수법 개정 이후 근로복지공단이 보험료 등 부과처분을 하여 개정된 보험료징수법 부칙 제2조가 적용되는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아울러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적절하게 석명권을 행사하는 등으로 근로복지공단을 피고로 지정되도록 하여야 하고, 이 사건 처분의 당부에 관한 본안판단에 나아갈 수 있음을 지적하여 둔다( 대법원 1990. 1. 12. 선고 89누1032 판결 참조).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김재형 민유숙(주심) 이동원

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2014.2.7.선고 2013누8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