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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18.7.5. 선고 2017구합85368 판결

국가유공자요건비해당결정취소

사건

2017구합85368 국가유공자요건비해당결정취소

원고

A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홍섭

피고

서울남부보훈지청장

변론종결

2018. 5. 29.

판결선고

2018. 7. 5.

주문

1. 피고가 2017. 1. 6. 원고에게 한 보훈보상대상자 비해당결정처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 제1항 및 피고가 2017. 1. 6. 원고에게 한 국가유공자 비해당결정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B(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86. 2. 4. 입대한 뒤, 1986. 4. 29. C사단 D중대로 전입하여 군수과 탄약계원으로 근무하던 중, 1986. 10. 2. 07:15경 무기고에서 자신의 턱 부위에 실탄 1발을 발사하여 두부관통상으로 현장에서 사망하였다.

다. 망인의 어머니인 원고는 2016. 7. 7. 피고에게 국가유공자유족 등록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7. 1. 6. '망인이 국가의 수호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하였다거나, 군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관련한 구타·폭언 또는 가혹행위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자해 사망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비해당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17. 3. 9.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2017. 9. 12.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3, 4,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의 군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망인이 국가유공자 또는 보훈보상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망인에 대한 1986. 10. 3.자 매화장보고서에는 망인의 사망원인에 관하여 "평소허약체질 및 업무 무능력 등을 비관하여 소속 내 무기고에서 소총으로 자해 사망"이라고 기록되어 있고, 사망구분은 "자살"로 기록되어 있다. 망인에 대한 당시 헌병대의 사건조사보고서(을 제2호증)에는 '망인은 1986. 10. 2. 06:40경 조식 시간을 이용하여 평소 자신의 업무 무능력(건망증이 심함) 등으로 복무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총기 자살을 결심하고, 총기 및 실탄을 절취하기 위해 상황실에 들어가 일직사령인 대위에게 군수과 열쇠함을 사무실에 갖다 놓겠다고 속이고 열쇠함을 인계받아 무기, 탄약 열쇠를 꺼내 소지하고, 당일 06:45 경 탄약고의 경계근무자에게 탄약고 주변 청소차 왔다고 속이고 탄약고 내에 들어가 실탄 2발을 절취하고 나와, 동일 07:10경 무기고 경계근무자에게 무기 검열준비를 한다고 속이고 무기고에 들어가 평소 휴대하던 수첩 뒷면에 자신을 비관한 유서를 작성하여 부수기재 선반에 놓아둔 뒤, 동일 07:15경 무기고 내에서 K2 소총 총구를 자신의 하악부에 밀착시키고 실탄 1발을 발사하여 두부관통 총상으로 현장에서 사망하였다.'는 내용으로 기록되어 있다.

2) 원고는 국방부조사본부에 망인의 사망에 대한 재조사를 요청하였고, 국방부조 사본부 전사망민원조사단은 C사단 헌병대 수사기록, 생활지도 기록부, 매화장 보고서, 망인의 수양록에 대한 정신의학적 소견 의뢰, 소속대 간부 및 선·후임병, 사고 당시 무기고 경계병 등 15명의 참고인에 대하여 조사한 뒤, 2015. 11, 25.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재조사 결과를 회신하였다. 즉, '망인은 당시 소속대 탄약계원으로 근무하면서 같이 근무하던 선임병의 86서울아시안게임 파견과 방위병의 소집해제로 인해 3명이 하던 업무를 혼자 수행하면서 업무과중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사망 시까지 심한 우울증세를 겪는 등 업무과중이 재해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당시 당직사령은 무기·탄약고 열쇠를 간부에게 직접 인계하여야 하나 담당 계원인 망인에게 인계하여 사고를 유발하게 하는 등 지휘·감독이 소홀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망인은 소속대 탄약계원으로 근무하면서 직무수행과 관련한 업무과중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자해 사망하였으므로 군인사법 시행령 제60조의23 제1항 제2호 순직자 분류기준표 '순직 III형' 2-3-9항(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관련한 구타·폭언, 가혹행위 또는 업무과중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자해행위를 하여 사망한 사람)의 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3) 중앙전공사망심사위원회는 2016. 6. 17. 위 조사자료를 토대로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과로가 망인에게 미친 영향, 망인을 둘러싼 주위 상황과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 망인의 신체조건과 정신상태, 기타 개인적인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망인은 군수과 무기 · 탄약관리계원으로 근무하면서 업무가 숙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3명이 하던 업무를 4개월가량 혼자 함에 따른 업무과중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점, 국군수도병원에서 망인의 수양록을 토대로 작성한 의학적 소견에서도 망인은 1986. 8. 12.부터 우울감이 시작되어 사망 시까지 지속적으로 악화되었고, 같은 해 8월 말경부터는 심한 우울증상이 있었다는 것으로 이것이 사망의 주된 원인으로 판단되는 점, 당시 당직사령 대위가 열쇠관리를 소홀히 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사망은 공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망인의 사망구분을 군인사법 시행령 제60조의23 제1항 제2호에 따라 "순직III형(2-3-10)" 으로 결정하였다.

4) 원고는 중앙전공사망위원회의 결정 및 위 결정에 따라 육군참모총장이 2016. 6. 30. 원고에게 통지한 '망인이 순직(III형)하였다'는 내용의 사망확인서(을 제3호증) 등을 첨부하여, 2016. 7. 7. 피고에게 국가유공자유족 등록신청을 하였다.

5) 보훈심사위원회는 2016. 12. 21. '매화장보고서에 기록된 망인의 사망원인과 사망구분, 헌병대 사건조사보고서의 기재에 의하면 망인이 자살을 계획한 것으로 판단되는 점, 자살은 공무수행과 무관한 고의 또는 사적 행위에 의한 사고에 해당하는 점 등을 참작할 때, 망인의 사망은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심의·의결하였고, 피고는 위 심의결과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의 순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유공자법'이라 한다)과 보훈보상 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보훈보상자법'이라 한다)은 사망 또는 상이의 원인이 된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이 국가의 수호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에 따라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대상자를 구분하면서 그 신청과 등록 절차를 일원화하였는바(보훈보상자법 제4조 제2항 참조), 두 처분의 취소 청구는 국가유공자 비해당결정처분 취소청구를 주위적 청구로 하는 주위적·예비적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5두38313 판결 등 참조). 이에 따라 이 사건 처분 중 국가유공자 비해당 결정처분 취소청구를 주위적 청구로, 보훈보상대상자 비해당결정처분 취소청구를 예비적 청구로 보아 각 그 청구의 당부에 관하여 판단한다.

라. 국가유공자 비해당결정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국가유공자법은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국가유공자, 그 유족 또는 가족을 합당하게 예우하고 지원함으로써 이들의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도모하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기르는 데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여 제정된 법률이고, 보훈보상자법은 보훈보상대상자, 그 유족 또는 가족에게 합당한 지원을 함으로써 이들의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이다. 이와 같이 나누어 규정한 취지는 보훈의 대상 중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예우를 받아야 할 사람은 국가유공자로, 단순히 보상이 필요한 사람은 보훈보상대상자로 구분하여 그에 합당한 예우와 지원 및 보상을 하려는 데에 있다.

한편,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은 순국선열(제1호)부터 국가사회발전 특별공로자(제18호)에 이르기까지 국가유공자법이 적용되는 국가유공자의 요건을 유형별로 정하면서, 그 중 군경에 대하여 전몰군경(제3호), 전상군경(제4호), 순직군경(제5호), 공상군경(제6호)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순직군경은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이하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를 '국가의 수호 등'이라 한다)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이하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을 '직무수행 등'이라고 한다) 중 사망한 사람(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을 포함한다)"이라는 요건에 해당하여야 한다. 그리고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2항은 군경이 제1항 제3호부터 제6호까지에 따른 국가유공자의 요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는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의 범위(제1호)",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과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 · 재산 보호와의 관련 정도(제2호)", "사망하거나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게 된 경위 및 본인 과실의 유무와 정도(제3호)"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였다. 위 위임에 따라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각 호는 국가유공자 요건에 관한 기준과 범위를 정하고 있는데, 그 중 제3호는 [별표 1](이하 '이 사건 별표'라 한다) 제2호의 2-1부터 2-8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망자가 순직군경에 해당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별표 제2호는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은 사람"에 대하여 기준 및 범위를 정하였는데, 그 제2-1호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직무수행(이와 직접 관련된 준비 또는 정리 행위, 직무수행을 위하여 목적지까지 이동하기나 직무수행 종료 후 소속부대 등으로 이동하는 행위를 포함한다)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고나 재해로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은 사람"이라고 규정하면서, 그 가목에서 "군인(군무원을 포함한다)으로서 경계·수색·매복·정찰, 첩보활동, 화생방 · 탄약·폭발물·유류 등 위험물 취급, 장비 물자 등 군수품의 정비·보급 수송 및 관리, 대량살상무기(WMD)·마약 수송 등 해상불법행위 단속, 군 범죄의 수사·재판, 검문활동, 재해 시 순찰활동, 해난구조·잠수 작업, 화학물질·발암물질 등 유해물질 취급, 인명구조·재해구호 등 대민지원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위"를 국가의 수호 등과 직접 관련된 직무수행에 해당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국가유공자법은 국가유공자로 인정되는 순직군경에 관하여, 구 국가유공자법(2011. 9. 15. 법률 제110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사망과 관련된 직무수행 등의 내용을 특별히 정하고 있지 아니한 것과 달리, 그 직무수행 등의 성격이 '국가의 수호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것'을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점에서 재해사망군경이 수행한 직무수행 등의 성격에 대하여 위와 같은 요건을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보훈보상자법과 구별된다.

또한 국가유공자법의 위임에 따라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과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의 관련 정도"와 "사망하거나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게 된 경위 및 본인 과실의 유무와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가유공자 요건의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를 정한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은 이 사건 별표 제2-1호에서 순직 군경에 관하여 제2-1호 가목 등이 정한 국가의 수호 등과 직접 관련된 직무수행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고 또는 재해'로 사망한 사람이라고 정함으로써,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사고 또는 재해 사이에도 직접적인 원인관계가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의 문언과 아울러 국가유공자 요건의 기준과 범위는 보훈보상자법 시행령 제2조 [별표 1] 제1, 2호에서 보훈보상대상자 요건의 기준 및 범위에 대하여 '직무수행 등 중의 사고 또는 재해'로 사망한 경우를 정하고, 제11호에서 해당 질병의 발생 또는 악화가 의학적으로 '직무수행 등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구별되는 점 및 직무수행 등과 사망 또는 상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에 의하여 국가유공자를 인정하던 구 국가유공자법을 개정하여 위에서 본 것과 같이 보훈보상대상자에 대하여 별도로 법률을 제정한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별표 제2-1호에 의하여 순직군경으로 인정되기 위하여 필요한 '직접적인 원인관계'는 단순히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사망 또는 상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사망 또는 상이가 국가의 수호 등과 직접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 등을 직접적인 주된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것이어야 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6. 8. 18. 선고 2014두42896 판결 참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안을 보건대, 망인이 자살 당시 수행했던 무기 탄약고 열쇠 관리가 이 사건 별표 제2-1호 가목에서 정한 '군수품 관리' 업무의 일종으로 '국가의 수호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있겠으나, 망인이 시간적으로 위와 같은 무기 탄약고 열쇠를 보관 중에 자살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의 수호 등과 직접 관련이 있는 군수품 관리 업무'의 수행이 직접적인 주된 원인이 되어 망인이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망인은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 제5호에서 정한 순직군경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의 국가유공자 비해당 결정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라. 보훈보상대상자 비해당결정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보훈보상자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 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을 재해사망군경인 보훈보상대상자로 정하면서,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 각 호에 따른 보훈보상대상자의 요건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범위는 직무수행 등과 국가의 수호 등과의 관련 정도나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게 된 경위 및 본인 과실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였다. 위 위임에 따라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보훈보상자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2조 제1항 제1, 2호는 보훈보상대상자 요건에 관한 기준과 범위를 정하고 있는데, 그 중 제1호는 [별표1]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재해사망군경을 보훈보상대상자로 정하고 있고, [별표1] 제1호는 '국가유공자법 시행령 별표 1 제2호의 2-1부터 2-8까지의 직무수행 외의 직무수행 중 사고 또는 재해로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은 사람'을, 제13호는 '의무복무자로서 복무 중 사망한 사람'을, 제15호는 '군인 또는 의무복무자로서 직무수행 등과 관련한 구타 폭언 또는 가혹행위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그로 인하여 자유로운 의지가 배제된 상태에서 자해행위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된 사람'을 들고 있다.

한편 보훈보상자법 제2조 제3항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유, 즉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것이거나 관련 법령 또는 소속 상관의 명령을 현저히 위반하여 발생한 경우(1호), 공무를 이탈한 상태에서의 사고나 재해로 인한 경우(2호), 장난 싸움 등 직무수행으로 볼 수 없는 사적인 행위가 원인이 된 경우(3호)'에 해당되는 원인으로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으면 보훈보상대상자, 그 유족 또는 가족에서 제외한다고 정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직무수행 등과 사망 또는 상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에 의하여 국가유공자를 인정하던 구 국가유공자법을 개정하여 국가의 수호 등과 직접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 등을 직접적인 주된 원인으로 사망 또는 상이를 당한 사람만을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예우를 받아야 하는 국가유공자로 보아 그에 합당하게 그들의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도모하고, 그 밖에 직무수행 등으로 사망 또는 상이를 당한 사람을 보상하기 위하여 별도로 보훈보상자법을 제정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보훈보상자법 제2조 제3항 각 호에서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제외사유들은 모두 직무수행 등과 사망 또는 상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를 예시한 규정이라고 할 것이므로, 군경이 복무 중 자살로 사망한 경우에도 보훈보상자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직무수행 중 사망'에 해당하는지는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함을 의미하고,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데도 사망이 자살로 인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또는 자유로운 의지가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한 자살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훈보상대상자에서 제외하여서는 아니된다(대법원 2012. 6. 18. 선고 2010두27363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 참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업무과중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1986년 8월부터 시작된 우울증상이 심해져 자유의지가 배제된 상태에서 자해에 이르게 된 것으로, 망인의 사망은 공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망인은 보훈보상자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재해사망군경에 해당하고,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보훈보상대상자 비해당결정처분은 위법하다.

① 중앙전공사망심사위원회는 국방부조사단의 재조사결과 등을 검토하여 망인의 군복무 기간, 업무 내용 및 사망 당시의 육체적·정신적 상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였고, 국방부조사본부 전사망민원조사단은 망인의 수양록에 대한 정신의학적 소견을 의뢰하거나 15명에 이르는 관련자를 조사하여 위와 같은 판단의 근거가 되는 합리적이고도 충분한 자료를 조사 수집하였다고 보인다.

② 중앙전공사망심사위원회의 사망구분에 대한 결정이 보훈보상자법에 의한 보훈대상자의 판단을 기속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군의 전공사상자의 구분과 확인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전공사상자 처리 훈령(2014. 8. 28. 국방부훈령 제1691호로 개정된 것)에 의하면, 군의 사망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기 위하여 국방부에 중앙전공사망심사위원회를 두는데(제4조), 중앙전공사망심사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하여 7명 이상 9명 이내의 내부위원과 외부 전문위원으로 구성하되 외부 전문위원을 과반수로 하고, 내부위원은 인사, 의무 및 법무 업무 등을 담당하는 국방부 소속 공무원으로, 외부 전문위원은 공인된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법의학 전문가로서 조교수 이상의 직에 재직하거나 재직하였던 사람, 의료법에 따른 전문의로서 6년 이상 종사하거나 종사하였던 사람, 판사 검사 또는 변호사로 6년 이상 종사하거나 종사하였던 사람 등으로 구성되는 바(제4조의3), 이러한 중앙전공사망심사위원회의 구성과 앞서 본 사망구분에 대한 결정 근거에 비추어, 망인에 대한 중앙전공사망심사위원회의 결정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배척할 수 없다.

③ 반면 보훈심사위원회가 그 판단의 근거로 든 매화장보고서와 헌병대 사건조사보고서에 기록된 망인의 사망원인에 의하더라도 망인은 업무 무능력 등을 비관하여 자해하였다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자해하였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고, 헌병대 사건조사보고서에는 망인의 자해 당시 행적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을 뿐 망인이 담당하고 있던 업무의 정도와 그로 인한 망인의 육체적·정신적 상태에 대한 조사 내용이나 판단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④ 앞서 관련 법리에서 본 바와 같이,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데도 자살로 인한 것이라거나 자유로운 의지가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한 자살이 아니라는 이유로보훈보상대상자에서 제외하여서는 아니된다. 자유의지가 완전히 배제된 상태라면 이는 오히려 타해행위이지 자해해위로 평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직무수행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과로로 망인이 심한 우울증상에 빠져 자유로운 의지가 상당히 제한된 상태였음이 인정된다면 이는 규범적인 관점에서 보훈보상자법 시행령

[별표 1] 제15호의 '자유로운 의지가 배제된 상태'의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헌병대 사건조사보고서에 기재된 망인의 행적에 비추어 망인이 자살을 계획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는 점만으로 자유로운 의지가 배제된 상태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고, 오히려 망인이 입대 후 직무로 인한 우울증을 겪었고, 당시 망인은 상사에 대한 복종과 조직적이고 통제된 생활이 요구되는 군대 내에서 생활 중이었으며, 길지 않은 기간 내에 우울증의 정도가 심해지면서 위와 같이 극단적인 결정을 하고 이를 실행하였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망인은 직무수행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자해하였고, 자해 당시 자유로운 의지가 배제된 상태였다고 판단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국가유공자 비해당결정처분 취소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보훈보상대상자 비해당결정처분 취소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박양준

판사김선아

판사최선재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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