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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비율 30:70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2003. 12. 11. 선고 2003가합1332 판결

[부당이득금반환] 항소[각공2004.3.10.(7),274]

판시사항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에서 매도인이 명의신탁약정의 존재를 알았던 경우에 해당하여 매매계약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4조 위반으로 무효가 된 경우, 매매대금 상당액을 반환받지 못한 수탁자에 대하여 곧바로 신탁자에게 부동산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발생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의 존재를 잘 알고 있는 제3자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여 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으나 부동산 매매대금 상당의 금원이 신탁자, 수탁자 및 제3자간 합의에 따라 신탁자로부터 단지 수탁자를 경유하여 제3자에게 지급된 경우,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4조 위반으로 매매계약이 무효가 되어 수탁자가 부동산을 매도인인 제3자에게 반환할 의무를 지고 그 대신 제3자로부터 부동산 매매대금 상당을 반환받을 권리를 갖는다 하더라도 곧바로 신탁자에게 수탁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부동산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고, 오히려 신탁자는 수탁자가 제3자로부터 부동산 매매대금을 반환받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수탁자에 대하여 그 반환받은 매매대금의 지급을 구하거나 또는 수탁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갖는 부동산 매매대금 반환채권 그 자체를 부당이득으로서 반환을 구할 수 있을 뿐이라고 봄이 당사자의 의사에 합치된다고 판단한 사례.

원고

예금보험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성우 담당변호사 김찬우 외 1인)

피고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호민 담당변호사 김덕현)

변론종결

2003. 11. 6.

주문

1.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1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익일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내지 7,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6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3, 7 내지 15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을 제1호증의 4 내지 6의 각 기재는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1) 소외 주식회사 상호신용금고(이하 '소외 금고'라고 한다)는 구 상호신용금고법(2001. 3. 28. 법률 제6429호 '상호저축은행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기하여 서민과 소규모 기업의 금융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상호신용계 업무, 신용부금 업무, 예금 및 적금의 수신 업무, 소액 신용대출, 어음할인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예금자보호법에 의한 예금보호제도 등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위 법률 제3조 에 의하여 설립된 무자본특수법인이다.

(2) 소외 1은 1971. 6. 10. 소외 금고를 설립할 당시부터 총 주식의 30%를 보유한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로서 소외 금고를 경영하다가 1998. 6. 30. 대표이사에서 퇴임한 후에도 회장 직함을 가지고 소외 금고의 경영에 관여하였고, 피고는 소외 1의 매제이다.

(3) 소외 금고는 소위 IMF 사태를 거치면서 대출금 회수에 곤란을 겪게 되고, 그로 인하여 부실이 심화되어 자본이 급격히 잠식되어 결국, 유동성 위기에 몰려 고객예탁금 부족으로 고객들의 예탁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고, 2000. 6. 15.경에는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업무정지 및 경영관리명령을 받고 위 위원회에서 선임된 관리인에 의한 관리를 받다가 같은 해 11. 11. 구 상호신용금고법 제21조 제4호 에 의하여 해산되었다.

나. 원고의 소외 1에 대한 양수금채권

(1) 원고는 2000. 11. 11. 소외 금고로부터 소외 금고가 소외 1 및 소외 금고의 임직원들에게 대하여 가지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하였고, 소외 금고는 같은 달 13. 소외 1 등에게 위 채권양도 사실을 통지하였다.

(2) 원고는 소외 1 등 소외 금고의 임직원들을 상대로 이 법원 2002가합4372호로 손해배상등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이 법원은 2003. 6. 13. 소외 1에 대하여는, 소외 금고가 1993. 소외 주식회사 보경축산에게 운영자금을 대출하여 주었으나 대출금 중 16억 원 상당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자 위 보경축산 소유의 공장용지, 공장건물 및 공장 내 기계시설에 관하여 설정된 근저당권을 실행하여 이를 16억 원에 경락받아 1994. 9. 10. 소외 금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후 1997. 4.경 위 공장용지 등을 소외 국제냉동 주식회사(이하 '국제냉동'이라고 한다)에게 20억 원에 매도하고 계약 당일 계약금 2억 원, 같은 해 7. 31. 중도금 2억 원을 지급받았는바, 당시 시행되던 상호신용금고연합회 제정의 유입물건관리및처분규정 제28조에 의하면 유입 물건 매각시 소유권이전은 유입물건의 매매대금이 완납되었을 때에만 가능하고, 매매대금 완납 전 소유권이전은 매수자가 잔대금 전액에 충당할 수 있는 금액 이상의 예금 등을 담보로 제공한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 규정에 위배하여 위와 같이 계약금 및 중도금 합계 4억 원만을 지급받은 상태에서 같은 해 9. 24. 위 공장용지 등에 관하여 국제냉동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줌으로써 그 후 1999. 8. 21. 국제냉동으로부터 회수한 3억 원을 공제한 나머지 13억 원을 지급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소외 1은 상법 제399조 에 기하여 소외 금고가 입은 미회수 잔대금 1,300,000,000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나, 다만 소외 금고로서도 소외 1이 위와 같이 임무에 위배하여 소외 금고의 유입부동산을 국제냉동에게 부당하게 이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기감사 등을 통하여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지시·감독을 소홀히 한 점 등의 사정을 참작하여 소외 1의 책임비율을 30%로 제한하여 390,000,000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였고, 따라서 소외 1은 소외 금고로부터 위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한 원고에게 위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그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78,057,000원만을 인용하고, 나머지 소외 1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원고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다.

다. 소외 1의 피고에 대한 부동산명의신탁

(1) 소외 1은 2000. 2. 초순경 소외 금고의 영업부장이자 자신의 처제인 소외 2에게, 자신을 실권리자로 하되 자신의 매제인 피고를 매수인으로 하고, 자신의 가족들 명의의 예금에서 인출한 1,100,000,000원을 대금으로 하여, 소외 금고가 비업무용으로 소유하던 의정부시 의정부동 191-4 대 836.4㎡(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를 처분하라고 지시하였다.

(2) 이에 소외 2는 2000. 2. 2. 소외 1을 대리하여 피고와 명의신탁약정(이하 '이 사건 명의신탁약정'이라고 한다)을 맺었고, 소외 금고와 피고를 쌍방대리하여 매도인을 소외 금고, 매수인을 피고, 매매대금을 1,100,000,000원으로 각 정하여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으며, 대금지급을 위하여 소외 1의 딸인 소외 3의 예금에서 300,000,000원을, 소외 1의 처인 소외 4의 예금에서 200,000,000원을 각 인출하고, 소외 금고의 고객인 소외 김종섭의 허락 없이 김종섭이 소외 금고에 맡긴 고객예탁금을 담보로 김종섭의 명의로 소외 금고로부터 600,000,000원을 대출받아 합계 1,100,000,000원을 피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매매대금으로 소외 금고에게 지급하였고, 2000. 6. 15. 위와 같이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소외 금고에 대하여 경영개선명령과 영업정지처분이 내려짐과 동시에 관리인 선임결정이 내려진 바로 그 다음날인 같은 달 16. 소지하고 있던 등기관계 서류를 이용하여 이 법원 2000. 6. 16. 접수 제45510호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그 후 소외 2는 위와 같이 김종섭의 허락 없이 그 명의로 600,000,000원을 대출받아 사용한 행위 등으로 인하여 형사고소를 당하여 서울지방검찰청 의정부지청에 업무상횡령죄 등으로 구속된 후 피해자와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그 가족들을 통해서 위와 같이 김종섭의 명의로 무단 대출받아 사용한 600,000,000원을 소외 금고의 인수인인 소외 경기코미트상호신용금고에 모두 변제하였다.

(3) 소외 금고는 2000. 7. 13. 피고를 상대로 이 법원 2000가합5722호로 이 사건 명의신탁약정 및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고 한다) 제4조 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이 법원은 2001. 8. 22. 소외 1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1항 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이 사건 매매계약의 매도인인 소외 금고가 이 사건 명의신탁약정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같은 조 제2항 에 의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에 기하여 행하여진 물권변동도 무효이므로 피고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도 무효라는 이유로 피고는 소외 금고로부터 1,100,000,000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하였고, 이에 대하여 소외 금고와 피고가 각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2001나58308호)은 2002. 6. 28. 소외 금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라. 소외 1의 무자력

소외 1은 소외 금고의 파산으로 인하여 그가 보유하고 있던 재산은 모두 채권자들로부터 강제집행을 당한 상태여서 그 소유의 부동산은 전혀 없고, 그 밖에 다른 재산도 없는 상태이다.

2.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위와 같이 소외 금고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소송에서 이 사건 명의신탁약정 및 이에 기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경료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무효라는 이유로 피고는 소외 금고로부터 1,100,000,000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내용의 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피고는 소외 1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자금으로 제공받은 1,100,000,000원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한편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소외 금고로부터 소외 금고의 소외 1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하였으며 소외 1은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당시 무자력 상태이므로, 원고는 소외 1에 대한 위 양수금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소외 1을 대위하여 피고에 대하여 위 1,1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소외 1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수인 명의를 대여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소외 금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였고, 그 대금 중 600,000,000원은 피고의 자금으로, 나머지 500,000,000원은 소외 3, 4로부터 각 차용하여 지급하였으므로 소외 1에 대하여 위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무가 없다고 다툰다.

나. 판 단

그러므로 살피건대, 소외 1이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명의신탁약정을 체결하고 피고를 계약당사자로 하여 위와 같은 명의신탁약정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소외 금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여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과연 원고의 주장과 같이 소외 1이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 부동산 매매대금 상당의 금원은 소외 1, 피고 및 소외 금고의 3자간 합의에 따라 소외 1로부터 단지 피고를 경유하여 소외 금고에게 지급된 것이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매매계약이 무효가 되어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인인 소외 금고에게 반환할 의무를 지고 그 대신 소외 금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 매매대금 상당을 반환받을 권리를 갖는다 하더라도 곧바로 소외 1에게 피고에 대한 무조건적인 이 사건 부동산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고, 오히려 소외 1은 피고가 소외 금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 매매대금을 반환받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피고에 대하여 그 반환받은 매매대금의 지급을 구하거나 또는 피고가 소외 금고에 대하여 갖는 이 사건 부동산 매매대금 반환채권 그 자체를 부당이득으로서 그 반환을 구할 수 있을 뿐이라고 봄이 당사자의 의사에도 합치된다 할 것이고 또한, 위와 같이 해석하여야만 단지 매수인 명의만을 대여한 피고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담을 지우게 되는 결과를 피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가 소외 금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 매매대금을 반환받았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소외 1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 매매대금 상당의 지급을 구할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소외 1이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짐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우철(재판장) 최형표 정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