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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5.10.7.선고 2015노1567 판결

일반교통방해,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사건

2015노1567 일반교통방해,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피고인

B

항소인

피고인

검사

이상진(기소), 김지영(공판)

변호인

변호사 J(국선)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0. 29. 선고 2009고정3675 판결

판결선고

2015, 10, 7.

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시위에 참가하지 않았고, 다른 시위 참가자들과 공모하여 교통을 방해하지도 않았다.

나. 양형부당

제1심의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8. 5. 27, 22:00경부터 2008. 5. 28. 00:40경 서울광장 부근에서 체포될 때까지 1,500여명의 다른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모전교, 을지로로터리, 한국은행로 터리, 회현로터리, 서울광장 앞 주변 전체 차로를 점거한 채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등으로 시위를 하여 차량의 소통을 불가능하게 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0시 이후인 2008. 5. 28. 00:00부터 위 체포시까지 시위에 참가하고, 위 1,500여명과 공모하여 을지로 일대, 서울시청 주변 등지의 차량의 교통을 방해하였다.

나. 제1심의 판단

제1심은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다. 당심의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151 판결 등 참조).

제1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0시 이후에 시위에 참가하였거나, 다른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도로의 전체 차로를 점거한 채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등 차량의 교통을 방해하는 행위를 직접 실행하였거나, 교통방해범죄의 공모공동정범이 성립할 정도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다고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시위 참가자들이 2008. 5. 27. 21:30경부터 2008. 5. 28. 00:40경까지 모전교, 을지로로터리, 한국은행로터리, 회현로터리, 서울광장 앞 등 주변 전체 차로를 점거한 채 행진하여 주변 일대의 교통이 방해되었다. 피고인은 2008. 5. 28. 00:40경 서울광장에서 경찰들에 의하여 포위되었다가 현행범인으로 체포되었다. 그러나 피고인이 0시 이후에 시위에 참가하였다거나 체포되기 전까지 위 장소에서 차로를 직접 점거한 채 행진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그 외에 피고인이 위 장소의 교통방해범죄에 있어서 공모공동정범이 성립할 정도로 지위, 역할을 맡거나 그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② 피고인 등을 체포한 경찰관 E, G, F의 각 진술은 시위 참가자들이 도로를 점거한 채 행진을 하여 교통을 방해하였고, 서울광장에서 포위되어 고착상태에 있는 시위자들을 체포하였다는 것일 뿐, 피고인이 시위에 참가하였는지 및 도로를 점거한 채 행진하였는지 여부나 체포되기 전의 행적을 목격하였다는 것은 아니다.

③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중 정보상황보고는 이 사건 당시 시위의 일반적 상황에 관한 것일 뿐 피고인이 시위에 참가하였거나, 도로를 점거하는 등으로 교통을 방해하였는지에 대한 아무런 기재가 없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중 피고인을 찍은 사진은 서울광장에서 체포 직전에 찍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그 전에 시위에 참가하거나 도로를 점거하였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아니다.

④ 피고인은 경찰 이래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시위에 참가한 사실이 없다.

2008. 5. 27. 22:00경 촛불문화제를 구경하러 시청 앞에 도착하여 청계광장으로 갔으나 이미 끝난 상태였고, 일부 사람들이 명동 쪽으로 걸어가기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구경하려고 명동 쪽으로 가는 행렬을 뒤따라 인도로 걸어갔다. 명동역 부근에 이르러 시간이 늦어 집으로 돌아가려고 주변 사람에게 가까운 버스정류장을 물어 보니 프라자 호텔을 지나 시청 앞 잔디광장을 건너가라고 알려주어 인도를 따라 프라자 호텔 방향으로 걸어갔다. 서울광장 앞 프라자 호텔 앞에 이르러 경찰들이 통행을 봉쇄하고 있어 더 진행하지 못하다가 경찰들이 터 준 통로를 따라 시청광장으로 들어갔는데 경찰들이 갑자기 에워싸고 체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피고인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은 시위를 구경하거나 귀가하려고 인도를 따라 서울시청 부근까지 왔고, 그 곳에서 경찰에 포위되어 체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고, 이를 넘어 피고인이 시위에 참가하거나, 다른 시위 참가자들에 합세하여 그들과 함께 공모하여 차로를 점거한 채 행진하는 등으로 교통을 방해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이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제1심 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고,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재판장판사황현찬

판사조효정

판사송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