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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법 군산지원 2018. 11. 29. 선고 2018고합88 판결

[현주건조물방화치사(인정된죄명:현존건조물방화치사)·현주건조물방화치상(인정된죄명:현존건조물방화치상)·절도·주거침입(인정된죄명:건조물침입)·야간선박침입절도·선박침입] 항소[각공2019상,199]

판시사항

피고인이 주점 운영자 갑과 외상 술값 문제 등으로 다투게 되자 화가 나, 미리 준비한 라이터 등 방화 도구와 휘발유를 이용하여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던 주점 건물에 불을 질러 불길이 주점 내 벽면, 바닥 등을 타고 주점 내부 전체로 번짐으로써 사람이 현존하는 위 건물을 소훼하고, 이에 따라 건물 전체에 유독가스와 열기 등이 번져 주점에 있던 피해자 을 등 5명을 사망하게 함과 동시에 피해자 갑 등 29명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다고 하여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현주건조물방화치상 등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주점 운영자 갑과 외상 술값 문제 등으로 다투게 되자 화가 나, 미리 준비한 라이터 등 방화 도구와 휘발유를 이용하여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던 주점 건물에 불을 질러 불길이 주점 내 벽면, 바닥 등을 타고 주점 내부 전체(연면적 238.02㎡)로 번짐으로써 사람이 현존하는 위 건물을 소훼하고, 이에 따라 건물 전체에 유독가스와 열기 등이 번져 주점에 있던 피해자 을 등 5명을 사망하게 함과 동시에 피해자 갑 등 29명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다고 하여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현주건조물방화치상 등으로 기소된 사안이다.

피고인은 방화할 목적으로 라이터, 신문지, 휘발유 등을 미리 준비하였을 뿐만 아니라(그 과정에서 타인의 건조물 또는 선박에 침입하여 물건을 절취하기까지 하였다), 주점 안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을 확인한 후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른 다음 곧바로 미리 준비해 둔 대걸레 알루미늄봉을 주점 출입문(정문) 손잡이에 걸고 비닐봉투로 묶어 주점 내부의 사람들이 출입문을 통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였는데, 피고인이 행한 일련의 범행 과정과 수법 등에 비추어 결코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고, 오히려 이미 주점 내부에 다수의 손님들이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더라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불을 지른 후 위와 같이 피해자들이 대피하는 것까지 저지하였으므로 피고인은 다수의 사람들을 살해할 의도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봄이 타당한 점, 한편 피고인은 수사 초기부터 범행을 모두 자백하면서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범행 바로 다음 날 지인 병을 통해 경찰에 신고한 후 자수한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검사가 피고인에 대해 사형을 구형한 것이 일응 수긍되는 면은 있으나 피고인을 사형에 처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을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사례이다.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임현철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신주희

주문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한다.

압수된 라이터 1개(증 제3호)를 몰수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8년경부터 군산시 (주소 1 생략)에 있는 피해자 공소외 1 운영의 ‘○○○○클럽’을 자주 이용하였던 사람으로, 몇 년 전부터 위 클럽에서 외상으로 여러 차례 술을 마셔 피해자에게 갚아야 할 술값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고, 피해자 공소외 1은 피고인이 때때로 위 클럽에서 술을 마시다 취하면 난동을 부리는 등 영업에 방해가 되자 피고인에게 일부러 술을 제공하지 아니하여 서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위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던 중, 피고인은 2018. 6. 16.경 공소외 1과 외상값 문제 등으로 다투게 되자 이에 화가 나 위 클럽에 불을 지르기로 마음먹었다.

1. 절도, 건조물침입

피고인은 2018. 6. 17. 14:00경 군산시 (주소 2 생략)에 있는 (명칭 생략)협의회 사무실 앞에 이르러, 출입문을 통해 위 사무실 안으로 침입한 다음 위 ○○○○클럽에 불을 지를 때 사용할 생각으로 위 사무실 안에 있던 피해자 공소외 2가 관리하는 시가 미상의 대걸레 알루미늄봉 1개, 비닐 대봉투 2개, 신문지를 가지고 나와 이를 절취하였다.

2. 절도, 선박침입

피고인은 2018. 6. 17. 18:09경 군산시 (이하 생략)에 있는 군산항 뜬다리 2호 부근에 정박해 있는 피해자 공소외 3 소유의 ‘△△호'에 침입한 다음, 위 ○○○○클럽에 불을 지를 때 사용하기 위해 위 배의 선미 보관함에 있던 피해자 소유 시가 14,000원 상당의 휘발유가 들어있는 20ℓ 휘발유통 1개를 가지고 나와 이를 절취하였다.

3. 현존건조물방화치사, 주1)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피고인은 2018. 6. 17. 21:53경 군산시 (주소 1 생략)에 있는 단층건물인 위 ○○○○클럽 앞에 이르러, 먼저 길 건너편에 서서 많은 사람들이 위 클럽에 입장한 것을 확인하고 제1항 기재와 같이 방화에 이용하기 위해 미리 준비한 대걸레 알루미늄봉을 먼저 길가에 있는 출입문 중 왼쪽 여닫이에 달려 있는 ‘ㄷ’자형 손잡이에만 집어넣어 비닐봉투로 묶어 놓고, 제2항 기재와 같이 미리 준비한 휘발유통을 가지고 위 클럽 안으로 들어가 위 출입문 안쪽에 내려놓은 후 이를 발로 차 밀어 넘어뜨려 휘발유를 바닥에 흐르게 한 다음, 다시 위 출입문 바깥으로 나와 소지하고 있던 라이터로 화장지와 신문지에 불을 붙여 안쪽으로 집어던지는 방법으로 위 출입문 안쪽에 불을 지르고, 바로 출입문 중 오른쪽 여닫이에 달려 있는 ‘ㄷ’자형 손잡이에 위 알루미늄봉을 마저 끼우고 이를 비닐봉투로 묶어 고정시킴으로써 위 클럽에 있던 사람들이 출입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불을 질러 불길이 위 클럽 내 벽면, 바닥 등을 타고 위 클럽 내부 전체(연면적 238.02㎡)로 번지게 하여 사람이 현존하는 위 건물을 복구비 약 54,924,000원 상당이 들도록 소훼하고, 이에 따라 건물 전체에 유독가스와 열기 등이 번지게 함으로써 위 클럽에 있던 피해자 공소외 4(57세)가 유독가스 등을 흡입하여 의식불명으로 □□대학교병원에 후송되어 치료를 받던 중 같은 날 23:25경 화재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사망하게 한 것을 비롯하여,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Ⅰ 기재와 같이 총 5명의 피해자를 사망하게 함과 동시에 피해자 공소외 1(여, 55세)에게 치료일수 미상의 일산화탄소 흡입, 폐렴, 두경부화상 등을 입게 하는 등 별지 범죄일람표 Ⅱ 기재와 같이 총 29명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다.

4. 야간선박침입절도

피고인은 2018. 6. 17. 23:03경 군산시 (이하 생략)에 있는 군산항 뜬다리 3호 부근에 정박해 있는 피해자 공소외 5 소유의 ‘◇◇호’에 이르러, 제3항 기재와 같이 불을 지르는 과정에서 자신의 옷도 타버리게 되자 옷을 갈아입기 위해 위 선박 안으로 침입한 다음, 그곳 선원실에 있던 피해자가 관리하는 시가 미상의 점퍼 1개와 국방색 바지 1개를 입고 가 이를 절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공소외 1, 공소외 6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1. 공소외 7, 공소외 8, 공소외 9, 공소외 10, 공소외 11, 공소외 12, 공소외 13, 공소외 14, 공소외 3, 공소외 15, 공소외 16, 공소외 5, 공소외 17, 공소외 18, 공소외 19, 공소외 20, 공소외 2, 공소외 21, 공소외 22, 공소외 23, 공소외 24, 공소외 25, 공소외 26, 공소외 27, 공소외 28, 공소외 29, 공소외 30, 공소외 31, 공소외 32, 공소외 33, 공소외 34, 공소외 35, 공소외 36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각 사망진단서, 변사자조사결과보고서, 시체검안서, 감정의뢰회보, 검시사진

1. 각 진단서, 진료소견서, 의사소견서, 회답서

1. 각 압수조서, 압수목록, 압수물사진

1. 현장감식결과보고서, 방화사건 현장감식 결과회신, 화재현장조사서, 법화학감정서, 현주건조물방화치사현장 사진첩(14매), 발생장소 도면

1. 수사보고(피의자 도주장면 녹화 CCTV 영상 확인 관련), 수사보고(휘발유 절취 장면 CCTV 첨부), 수사보고(범행직후 피의자 도주로 CCTV 확인), 수사보고(발생현장 CCTV 확인 및 사진 첨부 관련), 수사보고(피의자가 구입한 라이터 확인 등), 수사보고(피의자 방화 사용물건 확인 등)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164조 제2항 후문, 제1항 (각 현존건조물방화치사의 점), 각 형법 제164조 제2항 전문, 제1항 (각 현존건조물방화치상의 점), 형법 제330조 (야간선박침입절도의 점), 각 형법 제329조 (각 절도의 점), 각 형법 제319조 제1항 (건조물침입 및 선박침입의 점)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 제50조 (각 현존건조물방화치사죄 및 각 현존건조물방화치상죄 상호 간, 형 및 범정이 가장 무거운 피해자 공소외 37에 대한 현존건조물방화치사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선택

현존건조물방화치사죄에 대하여 무기징역형 선택, 절도죄, 주거침입죄 및 선박침입죄에 대하여 각 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1호 , 제50조 (형이 가장 무거운 현존건조물방화치사죄에 대하여 무기징역형을 선택하였으므로 다른 형을 과하지 않음)

1. 몰수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무기징역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양형기준이 설정된 이 사건 각 범죄가 경합범관계에 있고, 그중 각 현존건조물방화치사죄 및 현존건조물방화치상죄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바, 양형기준은 상상적 경합범에 대하여 별도의 처리방식을 제시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은 양형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그러나 양형기준을 적절히 참고할 필요가 있으므로, 참고적으로 판시 각 죄 중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이 가장 무거운 현존건조물방화치사죄의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를 살펴 그 하한을 참고하기로 한다.

[유형의 결정] 방화 > 현주건조물 등 방화 치상/치사 > 제3유형[현주건조물 등 방화 치사(살인의 고의가 있는 경우)]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 다수의 인명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

감경요소: 자수

[권고영역의 결정] 가중영역

[권고형의 범위] 15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 이상

3. 선고형의 결정: 무기징역

가. 사형선고 여부 결정에 관한 법리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형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사형을 선고함에 있어서는 형법 제51조 가 규정한 사항을 중심으로 한 범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행, 지능, 교육정도, 성장과정, 가족관계, 전과의 유무,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사전계획의 유무, 준비의 정도, 수단과 방법,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결과의 중대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감정, 범행 후의 심정과 태도, 반성과 가책의 유무, 피해회복의 정도,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철저히 심리하여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명확하게 밝힌 후 비로소 사형의 선택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고(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6도354 판결 등 참조), 이를 위하여는 법원으로서는 마땅히 기록에 나타난 양형조건들을 평면적으로만 참작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피고인의 주관적인 양형요소인 성행과 환경, 지능, 재범의 위험성, 개선교화 가능성 등을 심사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여 이를 통하여 사형선택 여부를 심사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7도2900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인간의 생명은 어느 누구도 함부로 침해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것으로 한번 침해되면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의 회복이 불가능하므로, 의도적으로 타인의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이유를 막론하고 반인륜적, 반사회적 행위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주점 운영자와 외상값에 관한 다툼이 있었다는 극히 사소한 이유로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던 주점에 미리 준비한 라이터 등 방화 도구와 휘발유를 이용하여 불을 지른 것으로서, 총 5명의 피해자가 사망하고 29명의 피해자가 중상을 입게 되는 등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였는바, 그 죄질이 극히 나쁘다.

피고인은 방화할 목적으로 라이터, 신문지, 휘발유 등을 미리 준비하였을 뿐만 아니라(그 과정에서 타인의 건조물 또는 선박에 침입하여 물건을 절취하기까지 하였다), 주점 안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을 확인한 후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른 다음 곧바로 미리 준비해 둔 대걸레 알루미늄봉을 주점 출입문(정문) 손잡이에 걸고 비닐봉투로 묶어 주점 내부의 사람들이 위 출입문을 통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였는바, 피고인이 행한 일련의 범행 과정과 수법 등에 비추어 보면 결코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오히려, 피고인은 이미 주점 내부에 다수의 손님들이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더라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불을 지른 후 위와 같이 피해자들이 대피하는 것까지 저지하였는바, 피고인은 다수의 사람들을 살해할 의도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피고인은 외상값 문제로 업주와 다툼이 있어 화가 나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인데,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위 외상값은 30만 원 정도에 불과한 금액으로, 그 범행의 동기가 일반인의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그 불법성과 비난가능성 또한 관용을 베풀 수 없는 정도로 현저히 크다.

당시 피고인이 불을 지른 곳은 주점의 주된 출입구인 정문으로서, 비록 정문 외에 주점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다른 출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갑작스러운 화재 발생으로 인해 주점 내부에 빠른 속도로 화염과 연기가 번져 업주나 종업원들이 다른 출구를 통해 손님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으므로 피해자들은 자력으로 탈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 있었는바,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겪었을 두려움과 고통은 어떠한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하였을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이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들은 당시 상황의 참혹함과 그로 인해 겪게 된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대해 생생하게 진술하였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피고인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로서, 이웃 또는 지인 등과 모임을 갖던 중 갑자기 방화 범행의 피해자가 되어 사망하거나 중한 상해를 입게 되었다.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사망한 피해자들의 유족들은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게 되었는바, 이들은 평생 회복할 수 없는 상실감과 절망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범행으로 상해를 입은 피해자들 역시 얼굴, 기도, 폐 등 신체 주요 부위에 심각한 정도의 상해를 입었고, 화상 흉터, 호흡 또는 발성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등 후유증으로 인해 평생 또는 상당한 기간 동안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으면서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사망한 피해자들의 유족들과 상해를 입은 피해자들 및 그 가족들은 피고인에 대한 극도의 분노감을 느끼고 있고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줄 것을 탄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이후 현재까지 피해자들과 유족들 및 가족들에게 진정으로 용서를 구하거나 보상을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고, 피고인의 경제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도 피해회복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위와 같은 피고인의 범행 동기, 범행의 수단과 방법, 피해 정도, 범행 후의 정황 등에 더하여, 다시는 이 사건과 같은 범죄로 억울한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는 일반예방적인 필요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피고인에 대해 사형을 구형한 것은 일응 수긍이 되는 면이 있다.

한편 피고인에 대한 양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피고인은 수사 초기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모두 자백하면서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피고인은 범행 바로 다음 날인 2018. 6. 18. 지인인 공소외 8의 권유에 따라 공소외 8을 통해 경찰에 신고한 후 주2) 자수하였다.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기 전 1994년에 사기죄로 징역 1년, 1995년에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징역 8월을 선고받아 두 차례 실형을 선고받은 것을 비롯하여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기는 하나, 위 실형 전과는 모두 이 사건 범행으로부터 20여 년 전의 것이고, 위 두 차례의 실형 전과 및 1991년에 재물손괴죄 등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것을 제외한 나머지 전과는 모두 비교적 가벼운 벌금형에 불과하며, 피고인은 동종의 방화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인 2009년경부터 뇌전증, 외상성경막하출혈, 알츠하이머병 등의 뇌질환으로 여러 차례 입원치료를 받았고, 피고인에 대한 임상심리평가 결과에 따르면 피고인은 위와 같은 뇌질환 및 장기간에 걸친 음주 등으로 인해 시간 및 장소에 관한 지남력 저하, 인지력, 주의집중력, 전두엽· 주3) 실행기능 등이 다소 저하된 상태로 보이는바, 이와 같은 피고인의 불안정한 정신 상태가 이 사건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사정에다 무기징역 역시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지 않을 뿐 사회로부터의 영원한 격리를 내용으로 하는 매우 중한 형벌인 점, 형법 제72조 제1항 등 관련 법령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수형인 중 20년이 경과한 자에 대하여 가석방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가석방 여부는 수형기간 외에도 수형성적, 재범위험성 등에 관한 가석방심사위원회의 별도 심사를 거쳐 결정되므로, 판결 이후 형 집행 단계에서 가석방의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무기징역을 사실상의 유기징역과 동일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점, 설령 형 집행 단계에서 가석방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가석방에 필요한 무기수의 최소 수형기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가석방이 가능하게 될 시점에는 피고인의 나이가 이미 75세 정도에 이르러 사회에 대한 위해 정도는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보이는 주4)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에서 피고인을 사형에 처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을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사형을 선고하기보다는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하여 재범을 방지하고 극악한 범행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함과 동시에 피고인으로 하여금 수감생활을 통하여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하고 피해자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형을 무기징역형으로 정하여 주문과 같이 선고한다.

[[별 지] 범죄일람표 Ⅰ(사망자): 생략]

[[별 지] 범죄일람표 Ⅱ(부상자): 생략]

판사 이기선(재판장) 이우용 조유진

주1) 이 사건 건조물은 주거용이 아니라 영업장으로서 현주건조물이 아닌 현존건조물에 해당한다.

주2) 자수한 자에 대하여는 법원이 임의로 그 형을 감경할 수 있음에 불과한 것으로서(형법 제52조 제1항) 필수적으로 감경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2도962 판결 참조).

주3) 기본적인 운동기능, 실행기능, 사회적 판단력, 계획세우기, 의사결정에 필요한 기능

주4) 다만 우리나라에서 상당 기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사형이 집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한편 반인륜적인 범죄에 대하여 엄중한 책임을 묻고 우리 사회 및 그 구성원의 안전을 확보함과 동시에 인간의 생명이라는 존엄한 가치를 침해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우리 사회가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는 원칙을 천명할 필요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가석방이 불가능한 종신형의 도입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