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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대구고법 1976. 1. 13. 선고 75노698 형사부판결 : 확정

[습관성의약품관리법위반피고사건][고집1976형,1]

판시사항

방조범을 공동정범으로 잘못 처단한 사례

판결요지

습관성의약품인 히로뽕제조범에게 방1칸을 임대하였을뿐 히로뽕 제조를 공모하였거나 그 제조판매에 공동으로 가공한 바 없다면 이는 마약제조범을 방조한데 불과하고 공동정범이라 할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1외 2인

항 소 인

피고인들

주문

피고인 1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원심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중 175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그러나 이 재판확정일로부터 5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2, 3의 각 기각한다.

이 판결선고전의 당심구금일수중 115일을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형에 각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들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로, 피고인들을 모두 공소외 1이 이사건 문제의 습관성의약품인 히로뽕을 제조한다는 정을 전혀 알지 못했고, 피고인 1은 자기집 건너방 1칸을 보증금 20만원에 매월 5,000원씩 받기로 하여 공소외 1에게 빌려주었을 따름이고, 피고인 2는 공소외 1이 매월 10만원의 보수를 주겠다기에 생계유지를 위해서 농약을 만드는 줄만 알고 심부름을 해주었을 뿐이고, 피고인 3은 우연히 상피고인 2를 만나러 갔다가 수사관들에게 영문도 모른채 체포된 것일 뿐이고, 피고인들이 공소외 1과 같이 히로뽕을 제조판매하기로 공모하거나 같이 제조판매한바 없는데도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한 이사건 공소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여 각 유죄로 단정 처단한 것은 증거판단을 잘못하므로써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함에 있고 둘째로, 원심의 피고인들에 대한 형의 양정이 각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함에 있다.

그러므로 먼저 피고인 2, 3에 대한 변호인 주장의 사실오인의 점부터 보건대, 피고인 2는 검찰에서 공소외 1의 요청으로 히로뽕제조에 필요한 100만원 상당의 원료를 사다주었을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부쳐온 제조기구를 운반 설비하고 공소외 1, 상피고인 2, 공소외 2등과 피고인이 같이 이를 제조하였다고 자백하고 있고, 피고인 3 또한 검찰에서 위 사람들과 같이 히로뽕을 제조하였고 나아가 피고인은 매매알선을 책임지고 있었고 또한 피고인 혼자서 가동중인 제조기계를 지키고 있던중 수사관들이 들이닥쳐 뒷문으로 도주하다가 체포되었다고 자백하고 있을 뿐 아니라, 원심이 적법히 내세운 각 증거를 기록에 대조하여 검토해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원심이 채증법칙을 위배했거나 사실을 오인한 허물을 찾아볼수 없으므로 이점을 탓하는 변호인의 항소논지는 이유없다.

그리고 변호인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모든 정상을 참작하여 작량감경을 한후 그 법정최하한의 형을 선고한 이 사건에 있어 그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이점에 대한 항소논지 역시 이유없다.

다음 피고인 1에 대한 사실오인의 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히 내세운 피고인에 대한 증거를 기록에 대조하여 검토해보면 피고인 1975.3.5. 공소외 1에게 자기집 건너방 1칸을 보증금 20만원에 매월 5,000원씩으로 하여 빌려줌으로써(임대계약서, 증제30호) 동인들이 히로뽕을 제조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인이 공소외 1등과 함께 히로뽕을 제조하기로 공모했다거나 이를 제조판매하는데 공동으로 가공한 흔적은 이를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소위는 공소외 1등의 히로뽕 제조행위를 방조한데 불과하다 할 것이고, 동 제조의 공동정범이 된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임에도 원심이 피고인 1에 대하여도 공동정범으로 인정처단한 것은 사실을 오인한 것이 아니면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서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할 것이어서 나머지 양형부당의 점에 나아가 판단할 것도 없이 변호인의 항소는 결국 이 점에서 이유있음에 돌아간다 할 것이다.

이에 당원은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따라 피고인 2, 3의 항소는 각 이를 기각하고, 형법 제57조 에 따라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판결선고전의 당심구금일수중 115일을 동 피고인들의 원심본형에 각 산입하고, 피고인 1의 항소는 이를 이유있는 것으로 받아들여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검사의 예비적청구에 따라 판결하기로 한다.

(범죄사실)

피고인 1은 상피고인 2, 3, 공소외 1등이 공모하여 습관성의약품인 히로뽕(메쓰암페타민)을 제조판매한다는 점을 알면서 공소외 1에게 부산시 동래구 광안동 565소재 자택 건너방 1칸을 보증금 20만원에 매월 5,000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하여 동인들로 하여금 1975.3.6.경부터 동년 3.11.경까지 사이에 그곳에서 건조기, 시험관등 히로뽕제조기구를 시설하여 히로뽕 90그람 싯가 100만원상당을 제조하는 것을 방조한 것이다.

당심에서 채용한 증거는 피고인 및 상피고인 2, 3의 당심에서의 판지사실에 부합되는 각 진술을 더 보태는것 외에는 모두 원심판결기재의 그것과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따라 여기에 그대로 인용한다.

법률에 비추건대, 피고인의 판시 소위는 습관성의약품관리법 제38조제 1항 제1호 , 제3조 제 1항 , 제2조 제1항 , 제3항 , 형법 제32조 에 해당하는바 소정형중 유기징역형을 선택하고, 종범임으로 형법 제32조 제2항 , 제55조 제1항 , 제3항 에 따라 형을 감경한 다음, 피고인은 초범이고 공소외 1의 유혹에 말려들어 이건 범행을 저질렀으나 그로부터 아무런 이득도 받지 못하였으며 그외 기록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아울러 보면 그 정상에 참작할 바 있으므로 형법 제53조 , 제55조 제1항 제3호 에 따라 작량감경을 한 형기범위내에서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하고, 같은법 제57조 에 따라 원심판결선고전의 구금일수중 175일을 위 형에 산입하고 피고인은 스스로 그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을뿐 아니라 위에서 본바와 같은 정상이 있으므로 형법 제62조 에 따라 이 재판확정일로부터 5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것이다.

이상의 이유로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정권(재판장) 김철기 김헌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