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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4. 4. 24. 선고 2011헌가29 결정문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 등 위헌제청]

[결정문]

사건

제청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당해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고정5301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선고일

2014.04.24

이유

1. 사건개요

당해사건 피고인은 2006. 12. 6. 19:10경부터 같은 날 21:45경 사이에 서울 중구 소재 명동성당 앞에서 개최된 촛불집회 등 명동 일대 집회·시위에 참가하였다는 이유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되어 2007. 9. 13.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07고약37986), 2008. 9. 5.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8고정5301).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1. 7. 11. 위 기소의 근거가 된 법조항들, 즉 ‘일출시간 전, 일몰시간 후’에는 옥외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고, 그러한 옥외집회 및 시위에 참가한 자를 처벌하는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한다) 제10조제20조에 대하여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2. 심판대상

제청법원은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제20조 전부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으나, 당해사건 피고인에게 적용되는 부분으로 아래와 같이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개정되고, 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하되, 그 중 ‘옥외집회’에 관한 부분은 ‘이 사건 집회조항’, ‘시위’에 관한 부분은 ‘이 사건 시위조항’이라 한다) 및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4. 1. 29. 법률 제7123호로 개정되고, 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3호 중 ‘제10조 본문’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10조(옥외집회 및 시위의 금지시간) 누구든지 일출시간 전, 일몰시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집회의 성격상 부득이하여 주최자가 질서유지인을 두고 미리 신고하는 경우에는 관할경찰관서장은 질서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일출시간 전, 일몰시간 후에도 옥외집회를 허용할 수 있다.

제20조(벌칙) 제10조 본문 또는 제11조의 규정에 위반한 자, 제12조의 규정에 의한 금지를 위반한 자는 다음 구분에 의하여 처벌한다.

3. 그 정을 알면서 참가한 자는 5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

[관련조항]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옥외집회”라 함은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않은 장소에서의 집회를 말한다.

2. “시위”라 함은 다수인이 공동목적을 가지고 도로·광장·공원 등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진행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

3. 제청법원의 제청이유

허가 받지 아니한 옥외집회 및 움직이는 집회인 시위를 금지하는 집시법 제10조와 이에 위반하여 옥외집회 또는 시위에 참가한 자를 형사처벌하는 집시법 제20조는 헌

법재판소가 2009. 9. 24.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집시법(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10조 중 ‘옥외집회’ 부분과 마찬가지로 헌법 제21조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헌법상 집회의 자유의 의미와 역할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집회의 자유를 표현의 자유로서 언론·출판의 자유와 함께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집회의 자유에는 집회를 통하여 형성된 의사를 집단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통하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사에 영향을 줄 자유를 포함한다. 따라서 이를 내용으로 하는 시위의 자유 또한 집회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 제21조 제1항에 의하여 보호되는 기본권이다(헌재 2005. 11. 24. 2004헌가17 ).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하여 자유로운 인격발현을 최고가치 중의 하나로 삼는 우리 헌법질서 내에서, 집회의 자유는 국민들이 타인과 접촉하고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며 공동의 목적을 위하여 집단적으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개성신장과 아울러 여론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하여 동화적 통합을 촉진하는 기능을 가지며, 나아가 정치·사회현상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공개적으로 표출케 함으로써 정치적 불만세력을 사회적으로 통합하여 정치적 안정에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선거와 선거 사이의 기간에 유권자와 그 대표 사이의 의사를 연결하고, 대의기능이 약화된 경우에 그에 갈음하는 직접민주주의의 수단으로서 기능하며, 현대사회에서 의사표현의 통로가 봉쇄되거나 제한된 소수집단에게 의사표현의 수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언론ㆍ출판의 자유와 더불어 대의제 자유민주국가에서는 필수적 구성요소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헌법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것은

관용과 다양한 견해가 공존하는 다원적인 ‘열린사회’에 대한 헌법적 결단인 것이다(헌재 2009. 9. 24. 2008헌가25 ).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헌법 제21조 제2항의 ‘허가제 금지’ 위반 여부

(1) 이 사건 집회조항의 경우

(가) 헌법 제21조 제2항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헌법 자체에서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의 금지와 더불어 집회에 대한 허가금지를 명시함으로써, 집회의 자유에 있어서는 다른 기본권 조항들과는 달리, ‘허가’의 방식에 의한 제한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헌법적 결단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편 헌법 제21조 제2항의 ‘허가’는 ‘행정청이 주체가 되어 집회의 허용 여부를 사전에 결정하는 것’으로서 행정청에 의한 사전허가는 헌법상 금지되지만, 입법자가 법률로써 일반적으로 집회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사전허가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헌재 2001. 5. 31. 2000헌바43 ).

따라서 입법자는 법률로써 옥외집회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시간적, 장소적 및 방법적인 제한을 할 수 있고, 실제로도 우리 집시법은 이 사건 집회조항에 의한 시간적 제한 이외에도, 국회의사당 등 특정장소에서의 집회 금지와 같은 장소적 제한(제11조), 교통소통을 위한 제한(제12조)이나 확성기 등 사용의 제한(제14조) 등과 같은 방법적 제한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법률적 제한이 실질적으로는 행정청의 허가없는 옥외집회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면 헌법상 금지되는 사전허가제에 해당되지만, 그에 이르지 않는 한 헌법 제21조 제2항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위 법률적 제한이 헌법 제37조 제2항

위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지 여부만이 문제된다고 할 것이다(헌재 2009. 9. 24. 2008헌가25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헌법불합치 의견 참조).

(나) 이 사건 집회조항은 본문에서 “누구든지 일출시간 전, 일몰시간 후에는 옥외집회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여 옥외집회를 시간적으로 제한하면서, 단서에서 “다만, 집회의 성격상 부득이하여 주최자가 질서유지인을 두고 미리 신고하는 경우에는 관할경찰관서장은 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일출시간 전, 일몰시간 후에도 옥회집회를 허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행정청의 허가를 받아 야간 옥외집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단서의 규정은 본문에 의한 제한을 완화시키려는 것이므로, 본문에 의한 시간적 제한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단서의 ‘관할경찰관서장의 허용’이 ‘옥외집회에 대한 일반적인 사전허가’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다) 결국 이 사건 집회조항은 법률에 의하여 옥외집회의 시간적 제한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단서 조항의 존재에 관계없이 헌법 제21조 제2항의 ‘사전허가금지’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헌재 2009. 9. 24. 2008헌가25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헌법불합치 의견 참조).

(2) 이 사건 시위조항의 경우

집시법상의 시위는, 다수인이 공동목적을 가지고 ① 도로·광장·공원 등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함으로써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와 ②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를 말하고, 집시법은 옥외집회와 시위를 명백히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으므로, 예외적으로 일출시간 전, 일몰시간 후의 옥외집회

를 허용할 수 있도록 한 집시법 제10조 단서는 시위에 대하여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시위조항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의 시위를 예외 없이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것이므로, 헌법 제21조 제2항이 정하고 있는 ‘집회에 대한 허가제 금지’ 위반 여부는 문제되지 아니한다(헌재 2014. 3. 27. 2010헌가2 등 참조).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집회의 자유 침해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야간의 옥외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 것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1)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시위조항의 개정규정으로서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집시법 (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본문 중 ‘시위’에 관한 부분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헌재 2014. 3. 27. 2010헌가2 등 참조).

『시위는 다수인의 집단적인 행동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개인적인 의사표현의 경우보다 공공의 안녕질서 등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고, 일반적으로 집회나 옥외집회보다 공공의 안녕질서, 법적 평화 및 타인의 평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한 야간이라는 특수한 시간적 상황은 시민들의 평온이 강하게 요청되는 시간대로, 시위 참가자 입장에서도 주간보다 감성적으로 민감해지거나 합리적 판단력, 자제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야간의 시위는 주간의 시위보다 질서를 유지시키기가 어렵고, 예기치 못한 폭력적 돌발상황이 발생하여도 대응이 어렵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야간의 시위를 금지한 것은 야간 시위의 이러한 특징과 차별성을 고려하여 사회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고 시민들의 주거 및 사생활의 평온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정당한 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에 의하면, 낮

시간이 짧은 동절기의 평일의 경우, 직장인이나 학생은 사실상 시위를 주최하거나 참가할 수 없게 되고, 이는 집회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박탈하거나 명목상의 것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또 도시화·산업화가 진행된 현대 사회에서 전통적 의미의 야간, 즉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라는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야간’이라는 시간으로 인한 특징이나 차별성이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은 특징이나 차별성은 ‘심야’의 특수성으로 인한 위험성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라는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의 시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이는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정도를 넘는 지나친 제한으로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며, 달성되는 공익에 비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법익 균형성 원칙에도 위반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되고, 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집시법 제23조 제3호의 해당 부분 역시 헌법에 위반된다. 』

이 사건 시위조항에 대하여 이와 달리 판단할 사정의 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2) 옥외집회의 경우, 다수인의 집단적인 행동을 수반하여 개인적인 의사표현의 경우보다 공공의 안녕질서 등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시위와 다르지 아니하므로 야간의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이 사건 집회조항의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은 이 사건 시위조항과 마찬가지로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집회조항은 위 (1)항에서 살핀 선례와 같은 이유로 침해의 최소성이나 법익균형성을 충족하고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집회조항의 경우, 이 사건 시위조항과 달리 집시법

제10조 단서에 의한 예외가 인정된다는 차이는 있으나, 예외적 허용 여부를 행정청의 판단에 맡기고 있는 이상, 과도한 제한을 완화하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시위조항과 달리 판단할 이유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은 목적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야간의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제한함으로써,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되고, 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집시법 제20조 제3호의 해당 부분 역시 헌법에 위반된다.

라. 위헌 부분 특정의 필요성

(1)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가지는 위헌성은 야간의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제한하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안녕질서와 시민들의 평온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를 넘어 ‘일출시간 전, 일몰시간 후’라는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의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는 데 있다.

이 사건 집회조항의 경우,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개정규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헌재 2009. 9. 24. 2008헌가25 참조) 이후 입법개선이 이루어지지 아니함에 따라 개정규정 전부가 효력을 상실하여 현재 야간 옥외집회에 대한 별도의 규제가 존재하고 있지 않으나,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집회조항 전부가 당연히 위헌성을 띠게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즉 위와 같은 시간대 동안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는 것에는 여전히 위헌적인 부분과 합헌적인 부분이 공존하고 있으며,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나 참가자의 집회의 자유를 필요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하는 방법은 여러 방향에서 검토될 수 있다. 즉 우리나라 일반인의 시간대 별 생활

형태, 주거와 사생활의 평온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간의 범위 및 우리나라 집회·시위의 현황과 실정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옥외집회 또는 시위가 금지되는 시간대나 장소를 한정하거나, 한 장소에서의 연속적이고 장기간에 걸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제한하거나, 일정한 조도 이상의 조명 장치를 갖추도록 하거나, 확성기 장치 등 소음을 유발하는 장비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옥외집회 또는 시위 참가자의 규모를 고려하여 제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집회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질서를 조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으며, 이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헌재 2014. 3. 27. 2010헌가2 등 참조).

(2) 헌법재판소는 위헌법률의 제거가 법적 공백이나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합헌부분과 위헌부분의 경계가 모호하여 단순위헌결정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 있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여 왔다.

헌법재판소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개정된 것) 제10조 중 ‘옥외집회’ 부분의 위헌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서, 합헌적인 부분과 위헌적인 부분의 경계가 모호하고, 그 경계의 획정은 입법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다. 또 입법자가 2010. 6. 30. 이전에 개선입법을 할 때까지 위 조항들을 계속 적용하도록 하면서, 만일 위 일자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위 조항들은 2010. 7. 1.부터 그 효력을 상실하도록 하였다(헌재 2009. 9. 24. 2008헌가25 참조).

그런데 위와 같은 야간 옥외집회 금지규정은 2010. 6. 30.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 아니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으며, 입법자는 입법시한 도과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도 집회의 자유와 사회의 안녕질서를 조화시키기 위한 입법적 대책을 마련하지

아니하였다. 그에 따라 야간의 옥외집회는 주간의 옥외집회와 마찬가지로 규율되고 있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시위조항의 개정규정으로서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집시법 (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10조 본문 중 ‘시위’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시위’에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헌재 2014. 3. 27. 2010헌가2 등 참조). 앞서 살핀 헌법불합치 결정( 2008헌가25 ) 이후의 규범공백 상태 및 현실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재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는 법률의 잠정적용을 명하여야 할 예외적인 필요성은 인정하기 어렵고, 한편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전부의 적용을 중지할 경우, 야간의 옥외집회와 시위 전부가 주최 시간대와 관계없이 주간의 옥외집회나 시위와 마찬가지로 규율됨에 따라, 공공의 질서 내지 법적 평화에 대한 침해의 위험이 높아 일반적인 옥외집회나 시위에 비하여 높은 수준의 규제가 불가피한 경우에도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야간시위 금지규정에 존재하는 합헌적인 부분과 위헌적인 부분 가운데, 현행 집시법의 체계 내에서 시간을 기준으로 한 규율의 측면에서 볼 때,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시위를 절대적으로 금지한 부분의 경우에는 위헌성이 명백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에 한하여 위헌 결정을 한 것이다(헌재 2014. 3. 27. 2010헌가2 등 참조).

(3) 위와 같은 위헌 부분 특정의 필요성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인정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구 집시법 조항으로서, 현재 일반국민에 대한 행위규범으로서의 의미는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재판규범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했다 보기 어려운 점,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이 있는 경우 그 조항은 소

급하여 효력을 상실하게 되어 그 형벌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청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능한 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위헌인 부분을 가려내야 할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집시법상 시간을 기준으로 한 규율의 측면에서 볼 때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부분의 경우에는 위헌성이 명백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에 한하여 위헌 결정을 하기로 한다.

우리 국민의 일반적인 생활형태 및 보통의 집회의 소요시간이나 행위태양, 대중교통의 운행시간, 도심지의 점포·상가 등의 운영시간 등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일몰시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경우, 이미 보편화된 야간의 일상적인 생활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어서 특별히 공공의 질서 내지 법적 평화를 침해할 위험성이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됨이 명백하다(헌재 2014. 3. 27. 2010헌가2 등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집시법 제20조 제3호 중 ‘제10조 본문’ 부분은 ‘일몰시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옥외집회’에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4) 이러한 결론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사회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고 시민들의 주거 및 사생활의 평온을 보호하기 위한 적정한 대안을 마련하여야 할 입법자의 의무를 가볍게 하거나, 면하도록 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입법자로서는 집시법의 규율 체계 및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여러 양상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다방면의 입법조치를 검토하여 집회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질서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5. 결론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개정되고, 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4. 1. 29. 법률 제7123호로 개정되고, 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3호 중 ‘제10조 본문’ 부분은 각 ‘일몰시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의 옥외집회 또는 시위’에 적용하는 한 헌법에 위반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의 아래 6.과 같은 전부위헌 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6.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의 전부위헌 의견

우리는, 야간의 옥외집회나 시위를 금지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집시법 제20조 제3호의 해당 부분이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는 점에서는 다수의견과 견해를 같이하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전부위헌결정을 함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법률이나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헌법의 최고규범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원칙적으로 그 법률이나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하여야 한다(헌재 1998. 12. 24. 89헌마214 등). 법률조항의 내용 중 일부만이 위헌이고, 그 위헌적인 부분이 가분적인 것으로서 명확히 구분되는 때에는 그 위헌적인 부분에 한정하여 위헌결정을 할 것이지만, 위헌적인 부분을 명확하게 구분해 낼 수 없는 경우에는 그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야간의 옥외집회나 시위를 금지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는 위헌적인 부분과 합헌적인 부분이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야간의 옥외집회나 시위를 어느 범위의 심야 시

간대까지 허용 또는 금지할지 여부는 현재 우리 국민의 생활양식, 주거 양상, 직업 활동 영위의 형태 및 시위의 현황과 실정, 일반 국민의 주거와 사생활의 평온을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할 것인데, 헌법재판소가 다수의견과 같이 직접 위헌적인 부분을 특정하는 경우 과연 그것이 반드시 적정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야간 옥외집회와 시위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질서 및 일반 국민의 주거 및 사생활 평온을 조화시키는 구체적인 입법 방향과 그 내용은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이 사건 법률조항의 경우와 같이 자유권의 제한이 과도하여 위헌인 경우, 헌법재판소가 직접 그 위헌인 부분과 합헌인 부분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아니하고, 제한의 범위 및 정도와 관련한 위헌성의 해소에 다양한 방법의 접근이 가능함에도 헌법재판소가 그 경계를 특정하는 것은 사실상 입법권을 직접 행사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이는 입법권에 대한 침해로서 권력분립의 원칙과 충돌할 여지가 많다.

그러므로 국민의 주거 및 사생활의 평온, 우리나라 시위의 현황과 실정,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등을 고려하여 공공의 안녕질서와 일반 국민들의 평온을 위하여 구체적으로 어느 범위까지 어떠한 방법으로 야간의 옥외집회나 시위를 허용 또는 금지할 것인지를 입법자가 결정할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고, 헌법재판소가 스스로 일정한 시간대만을 기준으로 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적인 부분과 합헌적인 부분의 경계를 명확하게 정하는 것은 입법자의 일차적인 입법 권한과 책임에 대한 제약으로 작용하여 권력분립의 원칙을 침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위헌법률심판의 본질에도 반할 우려가 있으므로 선뜻 찬성하기 어렵다(헌재 2014. 3. 27. 2010헌가2 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의 반대의견 참조).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를 구성요건으로 하는 집시법 제20조 제3호의 해당 부분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직접 위헌적인 부분을 일정한 시간대만을 기준으로 명확하게 구분하여 특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아니하므로, 원칙으로 돌아가 전부위헌결정을 함이 타당하다.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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