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배임·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위반][미간행]
피고인 1 외 2인
이경석(기소), 고명아(공판)
법무법인 로웰 외 2인
피고인 1, 피고인 2를 각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피고인 1, 피고인 2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1, 피고인 2에게 각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2에 대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위반의 점과 피고인 3은 각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피고인 1은 2013. 4. 1.경부터 현재까지 ○○○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이하 ‘조합’이라고 한다)의 조합장으로 재직하면서 조합의 사무를 총괄하여 업무전반을 처리하고 있는 사람이고, 피고인 2는 2011. 8.경 ○○○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과 관련된 업체인 공소외 3 회사, 공소외 5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후 2014. 4.경 ‘공소외 6 회사’의 공동대표자로서 조합과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재개발 정비 관련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사람이다.
피고인 1은 2013. 9.경 인천 부평구 (주소 생략)에 있는 조합 사무실에서, 피고인 2로부터 조합을 상대로 2억 5,000만 원의 관리처분 용역비 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이니 조합에서는 방어권을 행사하지 말고 용역비를 지급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관리처분용역비는 조합과 시공사 간의 ‘○○○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공사계약’에 따라 시공사에서 부담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2가 조합을 위하여 일을 해 준 사실에 대해 편의를 봐주기 위해 피고인 2가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용역비 청구소송에서 이를 지급하기로 승낙하여 상호 공모하였다.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피고인 2는 2013. 9. 9.경 인천 남구 학익동에 있는 인천지방법원에 조합을 상대로 관리처분 용역비 지급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피고인 1은 조합에서 피고인 2에게 관리처분용역비를 지급할 의무가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의 기각을 구하는 취지로 대응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한 채 용역비 2억 5,00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하고, 2013. 11. 5. 법원의 화해조서에 따라 2013. 12. 26. 피고인 2에게 2억 5,000만 원을 교부하였다(원천징수 세금 1,100만 원 제외한 2억 3,900만 원 송금).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고인 2에게 2억 5,000만 원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조합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1. 피고인 1, 피고인 2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7, 공소외 8, 공소외 9, 공소외 10, 피고인 3, 공소외 11의 각 법정진술
1. 합의서, ○○○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도급계약서, 화해조서, 이체처리결과 건별 상세조회, 소장, 답변서, 제115차 이사회
[피고인 1, 피고인 2와 변호인은, 위 피고인들이 배임의 고의가 없고 임무위배를 하지 않았으며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한 적이 없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해자와 공동시공사(공소외 1 주식회사, 공소외 2 주식회사) 사이에 2008년경 체결된 공사계약 제5조 제2항 제5호에 의하면 ‘관리처분 용역비’의 지급의무는 시공사에게 있고, 이로 인해 위 공소외 2 주식회사는 2011. 10.경 피고인 2와 금액을 특정하지 아니한 채 관리처분계획변경에 관한 용역계약을 구두로 체결하였고 피고인 2가 그 용역을 수행한 사실, ② 이후 피고인 1은 장기간 위 용역비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던 피고인 2로부터 부탁을 받고, 피고인 2가 피해자를 상대로 제기한 관리처분 용역비 지급 청구소송에서 2013. 10.경 법원에 ‘피해자가 피고인 2에게 관리처분계획변경 용역을 2억 5,000만 원에 도급주었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하고, 2013. 11. 5. 인천지방법원에서 ‘피해자가 2013. 12. 31.까지 피고인 2에게 위 2억 5,0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소송상화해를 하고 2013. 12. 26. 피고인 2에게 위 소송상화해에 따른 2억 5,000만 원을 지급한 사실, ③ 위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공사지분을 승계한 단독시공사인 공소외 1 주식회사는, 위 제5조 제2항 제5호에서 정한 ‘관리처분 용역비’의 액수 및 범위에 관하여 피해자와 다툼이 있고 위 공사계약상 시공사에게 지급의무가 있기는 하나 피해자의 업무인 위 관리처분계획변경 용역에 관하여 시공사가 계약을 체결하거나 그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2014. 1. 27. 피해자에게 도급계약 정산시 반영하기로 하고 우선 대여금 형태로 2억 5,000만 원을 대여하였다가 2014. 6. 30. 위 제5조 제2항 제5호의 ‘관리처분 용역비’로 인정하여 위 2억 5,000만 원을 시공사의 피해자에 대한 대여금 등에서 공제하여 최종 정산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은 피고인 2와 공모하여, 위 공사계약상 지급할 의무가 없을 뿐만 아니라 관리처분계획변경 용역계약상 당사자도 아닌 피해자가 피고인 2에게 위 2억 5,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피해자 조합장의 임무를 위배하였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함에 있어 업무상배임의 고의도 있었다고 할 것이며, 또한 적어도 위 2013. 12. 26.부터 2014. 6. 30.까지 피해자에게 위 2억 5,000만 원에 대한 실해발생의 위험도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에게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집행유예
피고인 1, 피고인 2 : 각 형법 제62조 제1항 (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사회봉사명령
피고인 1, 피고인 2 : 각 형법 제62조의2
[권고형의 범위]
제2유형(1억 원 이상~5억 원 미만) > 감경영역(6월~2년)
[특별감경인자]
상당부분 피해회복 된 경우
[선고형의 결정]
임무위배의 정도가 상당히 중한 점, 피고인 1의 경우 동종 전력은 없으나 벌금형 5회의 범죄경력이 있고, 피고인 2의 경우 동종 전력은 없으나 벌금형 2회의 범죄경력이 있는 점, 피해자가 이후 위 공사계약에 따라 시공사로부터 위 2억 5,000만 원을 지급받았고 드러난 피해자의 손해가 거의 없는 점, 그 밖에 배임액수,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2는 재개발 정비 관련 업무를 대행하는 사람이고, 피고인 3은 2011. 2.경부터 2012. 12.경까지 위 조합의 조합장으로 재직하였던 사람이다.
정비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관한 업무의 대행을 추진위원회 또는 사업시행자로부터 위탁받거나 이와 관련한 자문을 하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 또는 변경 등록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3은 2011. 10.경 정비사업 전문관리업 등록을 하지 않은 피고인 2에게 ○○○구역 관리처분계획 변경 업무를 대행하도록 요청하고, 피고인 2는 이를 승낙한 후, 2011. 12. 26.경 부평구청에 조합 명의로 관리처분계획변경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2011. 10.경부터 2013. 1.경까지 조합의 관리처분계획 변경 업무를 대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정비사업을 위탁받았다.
2. 판단
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85조 제9호 는 “ 제69조 제1항 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이 법에 다른 정비사업을 위탁받은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69조 제1항 은 정비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일정한 사항을 위탁받거나 자문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준을 갖춰 관할관청에 등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항 제6호 는 그 사항 중 하나로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관한 업무의 대행”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1도7725 판결 등 참조).
나. 위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 2가 관할관청에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피고인 3과 공모하여 ‘관리처분계획의 변경에 관한 업무의 대행“을 위탁받아 이를 대행한 사실은 인정되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도시정비법 제69조 제1항 제6호 에 규정된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관한 업무의 대행’에는 ‘관리처분계획의 변경에 관한 업무의 대행’이 포함되지 아니하여 위 조항에 의하여 처벌할 수 없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관리계획의 수립에 관한 업무의 대행’에 ‘관리처분계획의 변경에 관한 업무의 대행’이 포함됨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도시정비법은 관리처분계획의 수립과 변경을 명확히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4조 , 제48조 ),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는데 포함될 사항에 관하여는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같은 법 제48조 제1항 ), 관리처분계획의 변경에 관하여는 그 범위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② 도시정비법은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및 변경 모두 원칙적으로 조합 총회에서 조합원 총수의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의결하고, 시장·군수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같은 법 제24조 , 제48조 제1항 ), 관리처분계획 변경에 있어서 경미한 변경은 예외로 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24조 , 제48조 제1항 단서,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 주1) )
③ 도시정비법은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에 관하여 엄격한 등록기준, 절차, 감독 등을 규정하고 있는데( 같은 법 제69조 , 제75조 , 제77조 ), 관리처분계획의 변경 중에는 위 도시정비법 시행령에 규정된 ‘계산착오·오기·누락 등에 따른 조서의 단순정정 업무’ 등과 같이 정비사업에 관하여 전문성과 기술 등을 요하지 아니하는 것도 있고, 이러한 경우까지 등록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만이 위탁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④ 도시정비법 제69조 제1항 제6호 에 규정된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관리처분계획의 변경’도 포함된다고 본다면 위 ③과 같은 경미한 내용의 변경 업무를 등록하지 않고 위탁받은 경우에도 처벌하게 되어 그 처벌범위가 과도하게 확장될 우려가 있는 반면,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중대한 영향이 있고 그 업무 수행에 있어 정비사업과 관련한 전문적인 업무수행 능력을 필요로 하는 관리처분계획 변경의 경우에는 도시정비법에서 정한 등록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만이 위탁받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처벌할 필요성이 있으나, 위와 같은 중요한 관리처분계획 변경만을 구분하여 도시정비법 제69조 제1항 제6호 의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 또한 형벌법규의 명확성 및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난다.
3. 결론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각 공시한다.
주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제49조(관리처분계획의 경미한 변경) 법 제48조 제1항 각호 외의 부분 단서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때"라 함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를 말한다. 1. 계산착오·오기·누락 등에 따른 조서의 단순정정인 때(불이익을 받는 자가 없는 경우에 한한다) 2. 법 제10조의 규정에 의한 권리·의무의 변동이 있는 경우로서 분양설계의 변경을 수반하지 아니하는 때 3. 관리처분계획의 변경에 대하여 이해관계가 있는 토지등소유자 전원의 동의를 얻어 변경하는 때 4. 법 제20조제3항 및 법 제28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정관 및 사업시행인가의 변경에 따라 관리처분계획을 변경하는 때 5. 법 제39조의 규정에 의한 매도청구에 대한 판결에 따라 관리처분계획을 변경하는 때 6. 주택분양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는 토지등소유자에 대한 임대주택의 공급에 따라 관리처분계획을 변경하는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