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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11. 11. 선고 2004므1484 판결

[친생자관계존부확인][공2004.12.15.(216),2036]

판시사항

[1] 당사자가 입양의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한 경우,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이 발생하기 위한 요건

[2] 당사자 간에 무효인 신고행위에 상응하는 신분관계가 실질적으로 형성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무효인 신분행위에 대한 추인의 의사표시만으로 그 무효행위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양친자관계를 창설할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였으나, 감호·양육 등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이 계속되지 아니하여 입양의 실질적인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친생자로 신고된 자가 입양에 갈음하는 출생신고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을 부정한 사례

판결요지

[1] 당사자가 양친자관계를 창설할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고 거기에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모두 구비되어 있다면 그 형식에 다소 잘못이 있더라도 입양의 효력이 발생하고, 양친자관계는 파양에 의하여 해소될 수 있는 점을 제외하고는 법률적으로 친생자관계와 똑같은 내용을 갖게 되므로 이 경우의 허위의 친생자 출생신고는 법률상의 친자관계인 양친자관계를 공시하는 입양신고의 기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지만, 여기서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구비되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입양의 합의가 있을 것, 15세 미만자는 법정대리인의 대낙이 있을 것, 양자는 양부모의 존속 또는 연장자가 아닐 것 등 민법 제883조 각 호 소정의 입양의 무효사유가 없어야 함은 물론 감호·양육 등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입양의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였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이 생기지 아니한다.

[2] 친생자 출생신고 당시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이 생기지 아니하였더라도 그 후에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게 된 경우에는 무효인 친생자 출생신고는 소급적으로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을 갖게 된다고 할 것이나, 민법 제139조 본문이 무효인 법률행위는 추인하여도 그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양 등의 신분행위에 관하여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추인에 의하여 소급적 효력을 인정하는 것은 무효인 신분행위 후 그 내용에 맞는 신분관계가 실질적으로 형성되어 쌍방 당사자가 이의 없이 그 신분관계를 계속하여 왔다면, 그 신고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이미 형성되어 있는 신분관계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고 그 이익을 해칠 뿐만 아니라, 그 실질적 신분관계의 외형과 호적의 기재를 믿은 제3자의 이익도 침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추인에 의하여 소급적으로 신분행위의 효력을 인정함으로써 신분관계의 형성이라는 신분관계의 본질적 요소를 보호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데에 그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당사자 간에 무효인 신고행위에 상응하는 신분관계가 실질적으로 형성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무효인 신분행위에 대한 추인의 의사표시만으로 그 무효행위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3] 양친자관계를 창설할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였으나, 감호·양육 등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이 계속되지 아니하여 입양의 실질적인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친생자로 신고된 자가 입양에 갈음하는 출생신고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을 부정한 사례.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경윤)

피고,피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 중 망 소외인과 피고 사이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청구의 소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원심의 인정과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증거를 종합하여, 망 소외인(이하 '망인'이라 한다)과 제1심 공동피고는 1966. 5. 13.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이고 원고는 이들 부부의 아들인 사실, 망인은 1985. 2. 5. 자신이 운영하던 부산 해운대구 소재 암사 앞에 방치되어 있는 영아(피고)를 발견하고 불쌍히 여겨 ' 성명생략(피고)'이라 이름짓고 제1심 공동피고의 동의 없이 1985. 3. 5. 피고를 친생자로 출생신고를 한 사실, 망인은 1985. 5. 초경 피고의 생부가 성불상 ' 이름생략'임을 알게 되었으나 생부측에서 피고를 양육할 수 없는 형편이었으므로 직접 피고를 양육하기로 한 사실, 피고는 5세 무렵 제1심 공동피고에 의해 고아원에 보내졌으나 곧 다시 망인이 사찰로 데리고 와서 최근까지 양육비를 부담하는 등 사실상 망인이 양육하여 온 사실, 망인은 2002. 7. 7. 사망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망인과 피고 사이에는 혈연적인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지만, 망인은 피고와 사이에 양친자관계를 창설할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였고 피고를 사실상 양육하였으며, 피고도 15세가 된 이후에 위 출생신고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로써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구비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망인이 친생자로 출생신고를 한 것은 그 형식에 다소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입양의 효력이 발생하고, 따라서 망인과 피고 사이에는 양친자관계가 존재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률상의 친자관계인 양친자관계를 공시하는 효력을 갖게 된 호적기재 자체를 말소하여 법률상 친자관계를 부정하게 되는 망인과 피고 사이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청구의 소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소를 각하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당사자가 양친자관계를 창설할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고 거기에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모두 구비되어 있다면 그 형식에 다소 잘못이 있더라도 입양의 효력이 발생하고, 양친자관계는 파양에 의하여 해소될 수 있는 점을 제외하고는 법률적으로 친생자관계와 똑같은 내용을 갖게 되므로 이 경우의 허위의 친생자 출생신고는 법률상의 친자관계인 양친자관계를 공시하는 입양신고의 기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지만 ( 대법원 2001. 5. 24. 선고 2000므1493 전원합의체 판결 , 2004. 5. 27. 선고 2003므2688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구비되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입양의 합의가 있을 것, 15세 미만자는 법정대리인의 대낙이 있을 것, 양자는 양부모의 존속 또는 연장자가 아닐 것 등 민법 제883조 각호 소정의 입양의 무효사유가 없어야 함은 물론 감호·양육 등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입양의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였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이 생기지 아니한다 ( 대법원 2000. 6. 9. 선고 99므1633,1640 판결 참조).

다만, 친생자 출생신고 당시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이 생기지 아니하였더라도 그 후에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게 된 경우에는 무효인 친생자 출생신고는 소급적으로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을 갖게 된다고 할 것이나, 민법 제139조 본문이 무효인 법률행위는 추인하여도 그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양 등의 신분행위에 관하여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추인에 의하여 소급적 효력을 인정하는 것은 무효인 신분행위 후 그 내용에 맞는 신분관계가 실질적으로 형성되어 쌍방 당사자가 이의 없이 그 신분관계를 계속하여 왔다면, 그 신고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이미 형성되어 있는 신분관계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고 그 이익을 해칠 뿐만 아니라, 그 실질적 신분관계의 외형과 호적의 기재를 믿은 제3자의 이익도 침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추인에 의하여 소급적으로 신분행위의 효력을 인정함으로써 신분관계의 형성이라는 신분관계의 본질적 요소를 보호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데에 그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당사자 간에 무효인 신고행위에 상응하는 신분관계가 실질적으로 형성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무효인 신분행위에 대한 추인의 의사표시만으로 그 무효행위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 대법원 1991. 12. 27. 선고 91므30 판결 , 위 99므1633,1640 판결 등 참조).

그리하여 구 민법(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69조 소정의 입양승낙 없이 친생자로서의 출생신고 방법으로 입양된 15세 미만의 자가 입양의 승낙능력이 생긴 15세 이후에도 계속하여 자신을 입양한 상대방을 부모로 여기고 생활하는 등 입양의 실질적인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친생자로 신고된 자가 15세가 된 이후에 상대방이 한 입양에 갈음하는 출생신고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보아 무효인 친생자 출생신고가 소급적으로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을 갖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대법원 1990. 3. 9. 선고 89므389 판결 , 1997. 7. 11. 선고 96므1151 판결 , 2002. 6. 14. 선고 2001므1544 판결 등 참조), 이와 달리 감호·양육 등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이 계속되지 아니하여 입양의 실질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친생자로 신고된 자가 15세가 된 이후에 상대방이 한 입양에 갈음하는 출생신고를 묵시적으로 추인한 것으로 보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설령 묵시적으로 추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무효인 친생자 출생신고가 소급적으로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을 갖게 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는 1985. 2. 5. 망인이 운영하는 암자 앞에 영아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는 것인데,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법정대리인인 생모가 입양의 대낙을 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망인이 1985. 3. 5. 입양의 의사로 피고를 친생자로 출생신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이 생겼다고 할 수는 없고, 나아가 기록에 의하면, 망인은 처인 제1심 공동피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85. 3. 5. 피고를 친생자로 출생신고하고 피고를 양육하던 중 1985. 5. 초순경 성불상 ' 이름생략'라는 군인이 포승줄에 묶인 채로 헌병들과 함께 암자에 찾아오면서 그 군인이 피고의 생부이고 생부의 모친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에 제1심 공동피고는 생부의 모친에게 연락하여 피고를 데리고 갈 것을 종용하기도 한 사실(원고는 1986.경 피고가 생부의 모친에게 맡겨졌다고 주장한다), 그 후 피고는 고아원에 보내졌고 1990. 1. 22. 그 동안 망인의 자로 등재되어 있던 주민등록상 가출(말소) 신고가 이루어진 사실, 그러다가 피고는 망인에 의하여 고아원에서 나온 이후인 1991. 10. 2. 재등록과 동시에 부산 부산진구에에 거주하는 조인숙의 동거인으로 전출된 이래 조인숙, 박복택, 사찰의 승려인 임진제, 하효경 등의 동거인으로 주민등록상 등재되어 그들에 의하여 양육되었는데, 망인은 그 동안 피고에 대한 교육비를 부담하기도 한 사실, 피고는 고등학교 무렵 출가하여 현재 승려로서의 길을 걷고 있는 사실 등을 엿볼 수 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비록 망인이 1985. 3. 5. 피고를 친생자로 출생신고를 할 당시에는 감호·양육 등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 피고가 고아원에 보내질 무렵에는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관계는 단절된 것으로 보여지고(만약 1986.경 피고가 생부의 모친에게 맡겨졌다면 그 시경부터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관계는 단절되었을 것이며, 또한 망인에게 파양의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이후 망인에 의하여 피고가 고아원에서 나와 1991. 10.경부터 조인숙 등 다른 사람들에 의하여 양육되면서 망인이 교육비를 부담하기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망인과 피고 사이에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관계 등 입양의 실질적인 요건을 갖추게 되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할 뿐만 아니라, 피고가 15세가 된 이후에 망인이 한 입양에 갈음하는 출생신고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망인에 의한 피고의 친생자 출생신고 당시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이 생기지 아니한 친생자 출생신고가 소급적으로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을 갖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망인과 피고 사이에 계속하여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관계 등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 및 피고가 15세가 된 이후에 망인이 한 출생신고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볼 사정이 있는지 여부 등을 보다 심리해 보지 아니한 채, 망인이 피고를 사실상 양육을 하였고 피고도 15세가 된 이후에 망인이 한 출생신고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섣불리 단정한 나머지 망인에 의한 피고의 친생자 출생신고로써 입양의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거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입양의 효력과 묵시적 추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에서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망인과 피고 사이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청구의 소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윤재식 이용우(주심) 이규홍

심급 사건
-부산지방법원 2004.6.24.선고 2004르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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