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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법 2015. 6. 12. 선고 2015누20336 판결

[설립허가취소결정및시설폐쇄처분취소] 상고[각공2015하,582]

판시사항

갑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아동보호치료시설에서 반복적·집단적 성폭력범죄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갑 법인에 대하여 관할 시장이 사회복지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는 처분을, 관할 구청장이 시설의 폐쇄를 명하는 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 처분들은 적법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갑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아동보호치료시설에서 반복적·집단적 성폭력범죄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갑 법인에 대하여 관할 시장이 사회복지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는 처분(제1 처분)을, 관할 구청장이 시설의 폐쇄를 명하는 처분(제2 처분)을 한 사안에서, 갑 법인의 대표이사 등은 가족 중심의 족벌체제를 구축하여 지배·운영하고 있고, 아동보호치료시설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 혹은 가족들의 특혜와 특권을 유지·확대하는 데 주된 관심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갑 법인은 사회복지사업법 제26조 제2항 의 ‘다른 방법으로 감독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제1 처분은 설립허가 취소의 요건을 갖추었고,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 목적이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재량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적법한 처분이며, 제1 처분이 적법한 이상 같은 법 제40조 제1항 제2호 에 따른 제2 처분 역시 적법하고, 사회복지사업법 제40조 제3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26조의2 [별표 4]에 의하면 사회복지법인이 설치·운영하는 시설의 경우 사회복지법인의 설립허가가 취소된 때에는 구청장 등은 시설폐쇄를 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한 사례.

원고,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인규)

피고, 피항소인

부산광역시 강서구청장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강남종합 외 1인)

변론종결

2015. 5. 22.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 부산광역시장이 2014. 7. 16.에 한 사회복지법인 설립허가취소처분 및 피고 부산광역시 강서구청장이 2014. 7. 25.에 한 시설폐쇄처분을 각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86. 8. 16. 아동복지시설의 설치 및 운영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으로, 김해시 (주소 1 생략)에 소재한 아동보호치료시설 ‘○○'(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다.

나. 이 사건 시설에서 생활하던 원생 3명(이하 ‘가해자들’이라 한다)이 2013. 7. 중순경부터 같은 해 12. 28.경까지 이 사건 시설에서 생활하던 지적장애 장애인인 소외 1(이하 ‘피해자’라 한다)을 9회에 걸쳐 간음하였다는 범죄사실(이하 ‘이 사건 성폭력범죄’라 한다) 등으로 기소되어 2014. 6. 3. 창원지방법원 2014고합9, 56, 63, 74, 99(병합)호 로 각 징역형을 선고받았다(이후 이 사건 성폭력범죄는 항소심에서도 유죄로 인정되었고, 항소심 판결은 2014. 11. 14.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피고 부산광역시장(이하 ‘피고 시장’이라 한다)은 원고에 대한 청문절차를 거친 후, 2014. 7. 16.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시설에서 반복적·집단적 성폭력범죄가 발생하였음을 이유로 사회복지사업법 제26조 제1항 제6호 에 근거하여 사회복지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제1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고, 피고 부산광역시 강서구청장(이하 ‘피고 구청장’이라 한다) 역시 원고에 대한 청문절차를 거친 후, 2014. 7. 25 원고에 대하여 피고 시장이 사회복지법인 설립허가 취소결정을 하였고, 시설거주자 사이의 반복적·집단적 성폭력범죄가 발생하였음을 이유로 사회복지사업법 제40조 제1항 제2호 제9호 에 근거하여 이 사건 시설의 폐쇄를 명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제2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이 사건 제1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14. 9. 18.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4, 7, 8호증, 을나 제8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제1 처분의 위법성

사회복지사업법제26조 제1항 각 호 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기간을 정하여 시정명령을 하거나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제2항 에서 제1항 각 호 ( 제1호 제7호 는 제외한다)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 설립허가를 취소하는 경우는 다른 방법으로 감독 목적을 달성할 수 없거나 시정을 명한 후 6개월 이내에 법인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는바, 보호아동 사망사고나 아동학대 등의 사유는 시설종사자들이 이미 그에 따른 형사 및 행정처분을 받았으므로 다른 방법으로 감독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가 될 수 없고, 피고 시장이 시정명령을 한 바도 없으므로, 이 사건 제1 처분은 사회복지사업법 제26조 제2항 의 취소요건을 결하여 위법하다.

(나) 재량권 일탈·남용

① 이 사건 제1 처분의 처분 사유가 된 성폭력범죄의 가해자가 시설운영자나 시설종사자가 아닌 시설이용자인 점, ② 이 사건 성폭력범죄는 이 사건 시설 교사들의 과실과는 무관하고, 원고가 이 사건 성폭력범죄를 발견한 후, 즉시 가해자들을 경찰에 고발하는 등 조치를 취한 점, ③ 원고는 1986년 설립된 이후 이 사건 시설을 운영하는 등 사회복지사업을 통하여 사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점, ④ 이 사건 시설은 부산 지역의 유일한 아동보호치료시설이고, 지금까지 보호아동의 교육 및 치료에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왔으며, 이 사건 시설에서 숙식하던 아동들은 현재 이 사건 시설에서 계속 생활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제1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2) 이 사건 제2 처분의 위법성

이 사건 제1 처분이 위법한 이상, 이에 터 잡아 내려진 이 사건 제2 처분 역시 위법하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성폭력범죄가 발생하였다는 사유만으로 곧바로 시설폐쇄를 명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 사실

(1) 원고의 인적 구성 및 운영 형태 등

(가) 소외 2는 2008. 8. 29. 원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가 2010. 12. 14. 퇴임하였고, 소외 2에 이어서 소외 2의 딸인 소외 3이 2010. 12. 14. 원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나) 부산광역시 교육감은 이 사건 시설을 대안교육을 수행하는 위탁교육기관으로 선정하였고, 이에 소외 3의 남편인 소외 4는 △△중고등학교 교장으로 취임하여 이 사건 시설에서 실시되는 대안교육을 총괄하였다.

(다) 그런데 소외 4는 2012. 7. 24. 이 사건 시설이용자이자 학생들을 인솔하여 전남 무안군 (주소 2 생략)에서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일명 해병대캠프에 참석하였는데, 위 캠프에 참석한 학생들 중 2명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익사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위 익사사고로 소외 4는 업무상과실치사의 혐의로 기소되어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을 거쳐 항소심인 광주지방법원에서 2013. 5. 15.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라) 이 사건 익사사고로 원고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이 일자, 2012. 8. 11. 소외 3이 원고 대표이사에서 사임하고 같은 날 그 후임으로 소외 5가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마) 그런데 원고 이사회는 소외 4에 대한 형사사건이 일단락되자, 2013. 5. 24. 소외 3을 재차 대표이사로 선출하였고, 소외 4도 2013. 9. 1.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으로 임명되어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사건 시설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바) 한편 소외 3은 위와 같이 대표이사로 재차 선출되었음에도, 원고의 법인등기부에 이러한 사실이 등재되지 않았고, 이후 소외 6이 2014. 1. 27. 원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2) 이 사건 시설에 대한 사업정지처분 등

(가) 부산광역시, 부산광역시 강서구,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이 사건 시설에서 아동학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2013. 9. 10. 및 같은 해 9. 12. 이 사건 시설에 대하여 아동학대 및 시설 운영실태에 관한 특별합동점검을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① 시설종사자의 아동구타와 같은 사례가 다수 확인되었고, ② 시설생활자의 진정권 보장을 위한 ‘아동 진정함’이 설치되어 있지 않고, 매일 아동의 단순노무활동을 통한 용돈 지급 형태의 ‘부업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시설에서 매주 성경 공부와 예배 등의 종교활동을 의무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별도의 자립, 직업훈련 또는 상담치료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 등 시설생활자의 인권보호에 대한 시설종사자의 인식이 전반적으로 부족하고 아동보호치료시설로서의 아동에 대한 치료와 선도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으며, ③ 원고는 정관 변경사항 발생에 따른 처리절차 이행을 지체하거나, 법인 기본재산 일부를 등기하지 않는 등 법인 운영에 관한 기본사항을 위반하였고, ④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사회복지시설 관리안내에 따르면 정부에서 인건비를 지원받은 시설은 직위에 상관없이 원칙적으로 공개모집의 방식으로 시설종사자를 채용하여야 함에도, 원고는 시설장과 직원을 공개채용 및 선정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빙서류를 보유하고 있지 아니하며, ⑤ 이 사건 시설은 시설생활자의 지속적인 감소로 인해 시설종사자에 대한 인건비를 조정하는 등 개선이 요구된다는 점 등이 확인되었고, 이에 피고 구청장은 원고에게 주의, 시정 등의 행정지도를 하였다.

(나) 또한 피고 구청장은 위 특별합동점검 과정에서, ① 2013. 4. 11. 이 사건 시설 소속 생활지도원 소외 7이 시설생활자에게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성기를 손으로 잡아당긴 사실, ② 2013. 5.경 위 소외 7이 평소 자신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고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며 버릇없는 행동을 한다는 이유로 시설생활자를 넘어뜨려 눕힌 후 코피가 날 정도로 손으로 얼굴을 때리는 행동을 한 사실, ③ 2013. 5.경 소외 4가 시설생활자에게 농업체험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도구인 가위를 시설생활자에게 던지고 때리는 등 폭행하였고, 수차례에 걸쳐 시설생활자들에게 30분 내지 2시간 정도 단체기합을 준 사실 등 이 사건 시설의 시설종사자들에 의한 학대행위(이하 ‘이 사건 아동학대행위’라고 한다)가 있었음이 확인되자, 2013. 12. 11. 원고에 대하여 6개월간 이 사건 시설의 사업정지(정지기간: 2014. 3. 1.부터 2014. 8. 31.까지)를 명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사업정지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피고 구청장은 이 사건 사업정지처분을 하면서, 원고에게 시설 내 아동들의 전원 등 보호조치를 완료하고 이를 보고하도록 지시하였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시설 내 아동들 전원이 2014. 2.경까지 다른 시설로 전원되었다.

(라) 한편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과 시설종사자들은 이 사건 아동학대행위와 관련하여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마) 원고는 위 사업정지처분에 불복하여 2014. 1. 3. 피고 구청장을 상대로 이 사건 사업정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부산지방법원 2014구합20002호 로 제기하였다가 2014. 1. 28. 소를 취하하였다.

(3) 이 사건 성폭력범죄의 발생 등

(가) 이 사건 성폭력범죄는 가해자들이 2013. 7. 중순경부터 같은 해 12. 28.경까지 모두 9회에 걸쳐 지적장애 장애인인 피해자를 집단적·반복적으로 간음한 사건으로, 간음은 주로 13:00~14:00 사이에 이 사건 시설 내 교실에서 이루어졌다.

(나) 이 사건 시설의 시설종사자인 소외 8은 2013. 12. 30. 피해자를 면담하는 과정에서 가해자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사실을 인지하고, 다음 날인 12. 31. 수사기관에 고발을 하였고, 이에 수사기관이 가해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여 가해자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징역형으로 처벌을 받았다.

(다) 이 사건 성폭력범죄를 신고한 2013. 12. 31. 당시 이 사건 시설의 시설생활자는 25명이었고, 시설종사자는 11명으로 종사자 1인당 관리아동 수는 2.2명이었으며, 같은 시점 전국의 아동보호치료시설 종사자 1인당 평균 아동관리인원은 2.5명이었다.

(라) 한편 원고의 대표이사 소외 6과 시설장 소외 4는 이 사건 제1 처분에 앞서 실시된 청문절차에 출석하였는데, 소외 6은 이 사건 성폭력범죄와 관련하여 “여자 아동이 유인했을 수도 있고, 오히려 남자 아동이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화장실 간다고 따라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시설장은 현직 목사이고, 시설장을 잘 아는 사이인데, 오늘 하는 말에 대해 거짓이 없다.” 등의 발언을 하였고, 소외 4는 “아동의 특성상 24시간 근무해야 하는 상황에서 직원을 줄여 인력이 부족했다.”, “가출을 기본으로 하는 아동들로서 절도, 교실문 따기, 수업시간에 화장실 가는 등 통제불능의 상황이다.”, “피해 아동은 성적 관심이 많은 아동이었다.”, “아동학대가 일어났을 때 아동들의 이야기는 장난으로 고발했다고 했고, 아동학대가 발생되었을 때에도 인정은 하지만 6개월 사업정지는 과하다고 생각한다.” 등의 발언을 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3호증, 을가 제1 내지 6호증, 을나 제2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이 사건 제1 처분의 적법 여부

(1)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사회복지사업법 제26조 제2항 의 ‘다른 방법으로 감독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제1 처분은 위 제26조 제2항 의 취소요건도 갖추었다고 할 것이고, 또한 이 사건 제1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 목적이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재량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적법한 처분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가) 원고는 소외 2가 운영하다가 딸인 소외 3에게 대표이사직을 물려주었고, △△중고등학교 교장 및 이 사건 시설장인 소외 4는 소외 3의 남편인 점, 소외 3은 이 사건 익사사고로 사회적 비난여론이 일자 잠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가, 이 사건 익사사고로 소외 4가 벌금형 처벌을 받은 것으로 사건이 일단락되자 곧바로 대표이사로 복귀한 점, 그럼에도 법인등기부상으로는 여전히 대표이사를 사임한 것처럼 두고 원고를 사실상 운영하면서 소외 4를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으로 임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소외 2와 소외 3, 그리고 소외 3의 남편인 소외 4가 가족 중심의 족벌체제를 구축하여 지배·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특히 소외 3은 대표이사를 사임한 후 재차 별다른 어려움 없이 대표이사로 복귀하였고, 복귀한 후에도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 명의를 변경하지 아니한 채 원고를 운영하면서 남편인 소외 4를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으로 임명하는 등 그 직함과는 상관없이 계속적으로 원고에 대하여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점, 나아가 소외 3은 이 사건 익사사고로 물의를 일으키고 형사처벌까지 받은 소외 4를 문책하기는커녕 재차 시설장으로 임명하는 등 상식에 벗어나는 법인 운영 형태를 보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 2, 소외 3, 소외 4 등은 아동보호치료시설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데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 혹은 가족들의 특혜와 특권을 유지·확대하는 데에 주된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 가족 중심의 족벌체제로 사회복지법인을 운영하게 되면, 법인이나 시설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관리소홀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관련자를 문책하는 등으로 문제를 시정하기보다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문제를 덮고 은폐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시도들이 반복되면 그 법인이나 시설은 자정 작용을 상실하게 되어 결국 관리소홀로 인한 사건 내지 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① 이 사건 익사사고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이 사건 익사사고에 책임이 있는 소외 4를 문책하지 않았고, 오히려 소외 4를 다시 시설장으로 임명하여 이 사건 시설의 업무를 총괄하도록 한 점, ② 원고는 아동학대 및 법인 운영에 관한 사항을 위반하는 등으로 피고 구청장으로부터 주의, 시정 등의 행정지도를 받았고, 2013. 12. 11.에는 사업정지 6개월의 처분을 받았는데, 그럼에도 아동학대 등에 책임이 있는 시설장이나 시설종사자를 문책하지 아니한 채, 시설이용자들의 과장이나 허위 신고 등으로 부당하게 사업정지처분이 내려졌다고 주장하면서 사업정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점(이후 원고는 위 행정소송을 취하하였지만, 소외 4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 처분에 앞서 실시된 청문절차에서 시설 내 아동들이 장난으로 고발한 것일 뿐 실제 아동학대는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③ 이 사건 성폭력범죄는 가해자 3명이 2013. 7.경부터 2013. 12. 28.까지 약 6개월에 걸쳐 이 사건 시설 내 교실에서 주로 13:00~14:00 시간대에 피해자 1명을 상대로 간음을 한 사건인데, 이 사건 시설의 종사자 1인당 관리아동 수는 2.2명으로 전국 아동보호치료시설 종사자 1인당 평균 아동관리인원인 2.5명보다도 적음에도 불구하고 한낮에 교실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진 성폭력범죄를 6개월 동안이나 전혀 파악하지 못하였다는 것은 시설장인 소외 4이나 시설종사자들이 아동들의 생활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았거나 제대로 관리·감독할 능력과 소양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고 볼 것인 점, ④ 그럼에도 원고의 현 대표이사 및 소외 4는 이 사건 제1 처분에 앞서 실시된 청문절차에서 이 사건 성폭력범죄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고, 특히 원고의 현 대표이사는 이 사건 성폭력범죄를 방지하지 못한 데에 최종적인 책임이 있는 소외 4를 문책하기보다는 오히려 소외 4를 두둔하면서 문제의 원인이 마치 통제가 불가능한 비행청소년들에게 있다는 식의 그릇된 사고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시설 내에서 아동학대나 관리 소홀로 인한 인신사고, 시설 내 성폭력범죄 등이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관리체계를 점검하고 부주의한 관리자를 문책하는 등으로 문제를 시정하려는 노력은 기울이지 아니한 채, 오히려 그 책임자를 두둔하거나 심지어 그 책임자에게 다시 시설관리 업무를 맡기는 등의 행태를 반복하고 있고, 따라서 향후 원고가 이 사건 시설을 지금과 같이 계속 운영한다면 관리 소홀로 인한 사건 내지 사고의 발생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보인다.

(다) 결국 원고 운영진의 인적 구성, 이들이 원고를 운영하는 방식이나 운영체계, 시설 내 사건이나 사고를 대처하는 방식이나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인 태도와 인식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시설 내에서는 원고의 앞서 본 구조화되고 고착화된 폐단들로 인해 관리소홀로 인한 사건이나 사고들이 계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보이고, 앞으로도 위와 같은 구조적인 폐단을 시정하지 않는 한 같은 유형의 사건이나 사고들이 끊임없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3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후에도 원고 법인에 계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와 같은 구조적인 폐단은 단순히 대표이사 내지 이사 중 일부를 변경하는 것만으로는 시정될 수 없다고 보이므로, 피고 시장으로서는 이 사건 시설 내에서 계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 내지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후적인 수단으로 원고의 설립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보이고, 달리 피고 시장이 고려할 수 있는 대체적인 수단이나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라) 그 밖에, 이 사건 시설이 원고가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는 아동보호치료시설이라는 점, 그런데 원고의 임원진이나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이 이 사건 시설을 운영할 의지나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아동을 대하는 기본적인 시각과 태도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 점, 원고가 이 사건 시설을 부실하게 운영하였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방지하지 않으면 시설 내 아동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정·투명·적정한 방식으로 지역사회의 복지체계를 구축하려는 사회복지사업법의 주된 이상과 취지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 이 사건 처분 이전에 이미 보호아동 등 시설생활자들에 대한 전원조치가 완료되어 다른 아동복지시설에서 적절한 보호와 교육을 받고 있고, 사업정지처분 이후 현재까지 이 사건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이 전혀 없어 원고에 대하여 법인설립허가취소 및 시설폐쇄처분을 하더라도 보호아동에 대한 보호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제1 처분으로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이 이 사건 제1 처분으로 인해 보호되는 공익보다 크다고 보이지 않는다.

(2) 따라서 이 사건 제1 처분이 사회복지사업법 제26조 제2항 의 취소요건을 결하여 위법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마. 이 사건 제2 처분의 적법성

살피건대, 이 사건 제1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는 이상, 피고 구청장은 사회복지사업법 제40조 제1항 제2호 에 따라 시설의 개선, 사업의 정지, 시설의 장의 교체를 명하거나 시설의 폐쇄 등을 명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구청장이 이 사건 제2 처분을 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사회복지사업법 제40조 제3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26조의2 [별표 4]에 의하면, 사회복지법인이 설치·운영하는 시설의 경우 그 사회복지법인의 설립허가가 취소된 때에는 구청장 등은 시설폐쇄를 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따라서 이 사건 제2 처분은 위 [별표 4] 소정의 처분기준에 부합하고, 달리 위 처분기준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다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이는 점, 원고의 설립허가가 취소될 경우 이 사건 시설을 운영할 주체가 사라지므로, 결국 이 사건 시설을 폐쇄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제2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별 지] 관계 법령: 생략]

판사 박효관(재판장) 이봉수 이상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