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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다20712 판결

[해고무효확인등][공1993.7.15.(948),1672]

판시사항

가. 취업규칙에서 퇴직사유로 정한 “구속기소로 인한 휴직에 있어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의 의미(=실형선고)

나. 사용자가 퇴직처분의 유효를 주장하면서 근로자의 복직을 거부하고 있는 경우 퇴직처분의 유·무효를 다투는 소송계속중 근로자에 대한 형사판결이 확정되었다면 그 확정된 일자에 퇴직처분과는 별도의 통상해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취업규칙상의 퇴직사유의 하나인 “구속기소로 인한 휴직에 있어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라는 것은 구속기소로 인하여 휴직처리 된 종업원이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에 정한 휴직기간이 만료되는 제1심판결 선고시까지도 현실적인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신체구속이라는 당초의 실질적인 휴직사유가 해소되지 아니하는 내용의 유죄판결, 즉 실형의 판결을 선고받는 것을 의미한다.

나. 통상해고도 고용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로서 반드시 근로자에게 표시되어야 하고, 사용자가 통상해고를 하기 위하여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정한 바에 따라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하지 아니한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바, 근로자들이 퇴직처분의 무효임의 확인을 구하고 고용관계가 존속하는 것을 전제로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에서 회사가 근로자에 대한 퇴직처분의 유효를 주장하면서 복직을 거부하고 있다 하여 근로자에 대한 형사판결이 확정된 일자에 통상해고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1 외 2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재인 외 3인

피고, 피상고인겸 상고인

현대중공업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봉구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가 기각된 부분의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피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8조와 같은 단체협약(이하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이라고만 한다) 제22조에 정한 종업원에 대한 휴직사유는 종업원측의 사정에 의하여 상당한 기간 근로의 제공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매우 곤란한 사유에 한정되어 있고, 휴직중에 있는 종업원에 대한 퇴직사유를 정한 취업규칙 제14조 제5호 내지 제8호의 퇴직사유 중 제7호 소정의 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사유는 소정의 휴직기간이 종료하거나 휴직사유가 소멸되어 복직을 함에 아무런 지장이 없음에도 그 종업원이 복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하여 복직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또는 휴직기간이 종료한 후에도 휴직사유가 소멸되지 아니하여 현실적인 근로제공이 여전히 곤란하거나 불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는 경우인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제14조 제7호 소정의 퇴직사유 즉 “구속기소로 인한 휴직에 있어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라는 것은 구속기소로 인하여 휴직처리된 종업원이 취업규칙 제9조 제2항과 단체협약 제23조 제2항에 정한 휴직기간이 만료되는 제1심판결 선고시까지도 현실적인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신체구속이라는 당초의 실질적인 휴직사유가 해소되지 아니하는 내용의 유죄판결 즉 실형의 판결을 선고받는 것을 의미한다고 새기는 것이 상당하다 ( 당원 1992.11.13. 선고 92누6082 판결 참조).

원심이 취업규칙 제14조 제7호의 퇴직사유를 위와 같이 해석하여 1심에서 집행유예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원고들에 대하여 한 1990.2.16. 자 퇴직처분이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옳다.

이 점 논지는 이유 없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 속에는 퇴직처분이 정당하지 않다고 하는 판단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고 또 원심은 취업규칙 제14조 제7호를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일 뿐 그 조항이 근로기준법 제27조 에 위배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도 아니므로 원심의 판단 취지를 잘못 이해하여 이를 비난하는 상고논지도 이유 없다.

2. 원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단체협약 제35조는 해고예고에 관하여, 제36조는 해고수당지급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2 의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으로서 단체협약 제29조 내지 제33조의 징계해고규정과 제34조의 정리해고규정 및 취업규칙 제16조의1 제5호의 해고사유와 비교하여 볼 때 통상해고를 포함한 해고일반에 관한 규정으로 보이므로, 단체협약이 통상해고(원심이나 상고이유서는 단순해고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나 이는 강학상 말하는 통상해고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논지는 이유 없다.

나. 원심은, 취업규칙 제16조의1 제1호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을 경우 해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통상해고(단순해고)의 경우에는 취업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으며,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퇴직처분의 유효를 주장하면서 원고들의 복직을 거부하고 있음이 인정되는 이상 원고들은 원고들에 대한 형사판결이 확정된 일자에 취업규칙 제16조의1 제1호에 의하여 적법하게 해고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통상해고도 고용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로서 반드시 근로자에게 표시되어야 하고, 사용자가 통상해고를 하기 위하여는 단체협약 제35조, 제36조나 취업규칙 제17조, 제18조에 정한 바에 따라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하지 아니한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인바( 당원 1968.11.26. 선고 67누162 판결 참조), 기록을 살펴보아도 이러한 통상해고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1990.2.16. 자 퇴직처분이 무효임의 확인을 구하고 고용관계가 존속하는 것을 전제로 임금의 지급을 구한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퇴직처분의 유효를 주장하면서 원고들의 복직을 거부하고 있다고 하여 원고들에 대한 형사판결이 확정된 일자에 통상해고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이 판시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통상해고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어 원심은 나머지 점에 대하여 더 판단할 필요 없이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며 상고기각된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패소한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윤관 김주한(주심) 김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