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법위반·무고·사기미수][공1996.8.15.(16),2427]
[1] 수산업법상 임대차금지의 취지
[2] 어업권을 임차하여 수산업을 경영한 자가 무면허 어업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1] 수산업법(1995. 12. 30. 법률 제51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어업권의 임대차를 금지하고 있는 취지는, 적격성과 우선순위 등의 판단을 거쳐 자영할 의사가 있는 자에게 해당 수면을 구획·전용하여 어업을 경영하게 하고 그 이익을 제3자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수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목적 아래 마련된 어업면허제도의 근간을 유지함과 아울러 어업권자가 스스로 어업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이른바 부재지주적 지대를 징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자영하는 어민에게 어장을 이용시키려는 데에 있다.
[2] 수산업법 제8조 제1항 제1호 , 제33조 , 제94조 제1항 제1호 , 제95조 제5호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어업권자의 어업 경영참가를 배제하는 내용의 어업권 임대차는 무효이므로, 어업면허를 취득하지 아니하고 어업권자로부터 어업권을 임차하여 어업을 경영하였다고 하더라도 수산업법 제94조 제1항 제1호 의 무면허 어업행위에 의한 죄책을 면할 수 없다.
피고인 1 외 2인
검사
변호사 심요섭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수산업법위반의 점 및 피고인 2, 3에 관한 부분을 각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에 대한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의 이유
원심은, 피고인들은 어업면허를 받은 바가 없이 (1) 피고인 1은 1991. 8. 25.경부터 1992. 2. 15.경까지 전북 부안군 하서면 백련리 해창부락 앞 해상에서 60책의 시설을 하여 김양식어업을 경영하고, (2) 피고인 1은 1989년과 1990년에, 피고인 2는 1990년과 1991년에, 피고인 3은 1987년과 1989년 및 1990년에 각 전북 옥구군 옥도면 비안도지선 남가력도 동남방 2.5㎞ 지점에서 250책의 시설을 하여 김양식어업을 경영하고, (3) 피고인 1은 김양식장 어업면허 제548호의 지분권자인 공소외 김상현으로부터 그 어장을 임차한 바가 없으면서도 그로 하여금 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피고인은 1989년과 1990년의 2년간 위 어장을 위 김상현의 시동생 박용윤, 남편 박용완으로부터 임차하여 김양식어업을 하여 왔고, 위 김상현은 1989년부터 3년 동안 김양식을 한 일이 전혀 없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기재한 어업권관리신고서를 1992. 5. 29. 전북 옥구군청 수산과에 우송하여 위 김상현을 무고하고, 1993. 4. 29.경 위 김상현 및 그로부터 김양식장을 매수한 공소외 박용삼을 상대로 '피고인은 1990. 7.경 위 김양식장을 임차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매년 임대차계약을 갱신하기로 위 김상현, 박용삼과 약정하고 김양식을 하여 왔으므로, 피고인에게 위 김양식장에 대한 간척사업으로 인한 손실보상금 148,246,050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소장을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에 제출함으로써 담당 법관을 기망하여 승소판결을 받아 위 금액을 편취하려 하였으나 미수에 그쳤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판시의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1은 위 (1)의 어장을 그 면허권자인 공소외 황규조로부터 임차하여 김양식어업을 경영하였고, 또한 피고인들은 위 (2)의 어장을 그 면허권자인 위 김상현 또는 그의 대리인들로부터 임차하여 김양식어업을 경영하였으며, 피고인 1이 위 박용삼과는 위 어장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갱신한 바가 없음에도 이를 이유로 위 소송을 제기하였지만 이는 판시의 어업권보상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거기에 사기의 범의가 없었다고 인정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판시의 증거들을 배척한 다음,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그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채증법칙 위반의 점에 대하여
관계 증거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증거취사와 사실인정의 과정은 모두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함으로써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없다.
3.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그러나 위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수산업법위반의 점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수긍할 수 없다.
수산업법(1995. 12. 30. 법률 제51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 제1호 는 일정한 수면을 구획하여 그 수면의 바닥을 이용하거나 기타 시설을 하여 해조류를 양식하는 어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시·도지사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법 제94조 제1항 제1호 는 이 법에 의한 어업권을 취득하지 아니하고 어업을 경영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한편 법 제33조 는 어업권은 이를 임대차의 목적으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법 제95조 제5호 는 위 규정에 위반하여 어업권을 임대한 자와 임차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이 어업권의 임대차를 금지하고 있는 취지는, 적격성과 우선순위 등의 판단을 거쳐 자영할 의사가 있는 자에게 해당 수면을 구획·전용하여 어업을 경영하게 하고 그 이익을 제3자로부터 보호함으로써 수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목적 아래 마련된 어업면허제도의 근간을 유지함과 아울러 어업권자가 스스로 어업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이른바 부재지주적 지대를 징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자영하는 어민에게 어장을 이용시키려는 데에 있고 ( 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도2458 판결 참조), 또한 위 관계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어업권자의 어업 경영참가를 배제하는 내용의 어업권 임대차는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 어업면허를 취득하지 아니하고 어업권자로부터 어업권을 임차하여 어업을 경영하였다고 하더라도 법 제94조 제1항 제1호 의 무면허 어업행위에 의한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어업면허를 받음이 없이 김양식어업을 경영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서도 어업권자로부터 어업권을 임차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 무면허 어업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위 규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수산업법위반의 점 및 피고인 2, 3에 관한 부분을 각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1에 대한 검사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