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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_flag_2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1. 7. 선고 2003가합42560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원고(소송대리인 변호사 남광)

피고

주식회사 조선일보사외 4인(소송대리인 변호사 최광률외 1인)

변론종결

2004. 11. 19.

주문

1.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금 2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3. 6. 28.부터 2005. 1. 7.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5분하여 그 3은 피고들의, 나머지는 원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1.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금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피고 주식회사 조선일보사는 이 판결 송달 후 최초로 발행되는 편집이 완료되지 아니한 ‘조선일보’의 광고란을 제외한 제1면 기사 게재 부분에 ‘정정보도문’이라는 제목을 20급 고딕체 활자로 게재한 다음 그 아래에 별지 제2 목록 정정보도문을 12급 명조체 활자로 1회 게재하라.

3. 만약 피고 주식회사 조선일보사가 제2항 기재 기간 안에 위 제2항 기재 사항을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피고 주식회사 조선일보사는 원고에게 위 기간 만료일의 다음날부터 이행완료일까지 매일 금 3,000,0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라 한다)에서 다단계판매업체들을 담당하는 특수거래보호과 과장으로 재직한 사람이고, 피고 주식회사 조선일보사(이하 ‘피고회사’라 한다)는 일간신문 ‘조선일보’를 발행하는 언론법인이며, 피고 2는 피고회사의 편집국장, 피고 3은 피고회사의 경제부장, 피고 4는 피고회사의 경제부 기자, 피고 5는 피고회사의 감사원출입기자로 각 재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 2002. 3. 30. 개정되어 같은 해 7. 1.부터 시행된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이하 ‘방판법’이라 한다)은 다단계판매업자들로 하여금 소비자피해보상을 위한 보험계약, 소비자피해보상금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한 금융기관과의 채무지급보증계약, 방판법 제35조 규정에 의해 설립된 공제조합과의 공제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제하는 이른바 소비자피해보상보험제도를 도입하였고, 이에 따라 다단계판매업자들은 직접판매조합과 특수판매조합의 설립을 추진하였다.

다. 대형업체가 주도한 직접판매조합은 조합원 예정사들이 주도가 되어 조합설립이 순조롭게 추진되었으나, 중소업체들이 많이 포함된 특수판매조합의 경우 조합원 예정사들이 조합설립을 추진하던 설립위원회(이하 ‘조합설립위‘라 한다)측을 불신하여 출자금의 유용 가능성을 우려한 나머지 조합설립위가 직접 개설한 계좌로의 출자금 납부를 주저하였고, 이로 인해 특수판매조합의 설립이 지체되자 조합원 예정사들은 2002. 11. 4.경 공정위에 조합설립위의 출자금 유용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특수판매조합 설립준비자금을 공정위가 직접 관리·감독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라. 특수판매조합 조합원 예정사들의 위와 같은 요청에 따라, 2002. 11. 7. 조합설립위를 대표한 소외 2, 원고, 농협 과천 지점장 3자 사이에 원고 ‘ 원고(한국특수판매조합)’ 명의의 은행계좌(이하 ‘이 사건 계좌’라 한다)를 개설하되, 이 사건 계좌에 입금된 돈은 공제조합으로의 출자전환 또는 송금자의 인출요구가 있는 경우 이외에는 인출할 수 없다는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계좌개설 약정’이라 한다)이 체결되었고, 그에 따라 이 사건 계좌가 개설되었다.

마. 위와 같은 경위로 개설된 이 사건 계좌에는 2002. 11. 8.부터 12.경까지 특수판매조합 조합원 예정사들이 납입한 합계 금 1,357,979,000원의 조합 출자금이 입금되었다가, 2002. 12. 24. 한국특수판매조합의 설립이 인가되자, 같은 달 31.경 그때까지 발생한 이자와 함께 그 전액이 한국특수판매조합이 지정한 계좌로 송금되었다.

바. 한편, 공정위는 2002. 12. 7.경 조합설립위측에 조합설립에 관한 인가방침을 통보하면서 임원 선임방법, 조합원 가입 절차 등의 개선을 요구하였는데, 조합설립위의 소외 3 위원장, 소외 4 감사 등은 공정위의 인가방침을 거부하면서 원고를 비롯한 공정위의 국·과장이 조합설립 과정에 과도하게 개입하여 자율성과 독자성을 침해하고 있고, 조합원 예정사들로 하여금 원고 개인 명의의 계좌에 13억 5천 만 원을 입금하도록 강요하였다는 등을 문제삼아, 검찰에 원고를 비롯한 공정위의 국·과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감사원 등에 민원을 제기하였고, 이에 공정위는 같은 달 17.경 이 사건 계좌의 개설은 조합설립위를 신뢰하지 못한 조합원 예정사들의 요청에 따라 자금의 개인적 유용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개설된 계좌임을 설명하는 해명자료를 배포하였다.

사. 피고 4는 2003. 3.경 원고가 특수판매조합의 설립과정에서 조합의 인사에 과도하게 개입하였고, 조합원 예정사들로 하여금 원고의 명의로 개설된 계좌에 출자금을 입금하도록 하였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고, 감사원 출입기자인 피고 5를 통해 원고에 대한 감사가 감사원 제5국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한 다음, 별지 목록 기재 기사(이하 ‘이 사건 기사’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피고회사는 편집과정을 거쳐 2003. 4. 14. ‘조선일보’ 제1면 우측 상단에 “다단계업체 공제조합 자본금 공정위과장 계좌에 13억 입금”이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 기사를 게재하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5호증, 갑 제6호증, 갑 제7호증, 갑 제10호증, 갑 제15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2. 명예훼손 여부 및 그 내용

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피고들이 이 사건 기사를 통해 원고가 마치 불법적인 금품을 수수한 것처럼 보도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이 사건 기사는 원고의 공무처리상의 잘못을 비판하였을 뿐이고, 원고가 다단계 업체들에게 입금을 지시하거나 강요하였다고 오해할 만한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으며, 원고가 개인 비리를 저질렀다고 단정하거나 그렇데 해석될 만한 표현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다툰다.

나. 판 단

(1) 신문보도에 의한 개인의 명예가 훼손되었는지 여부는 기사의 제목과 본문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 독자가 보통의 주의로 기사를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기사의 전체적인 흐름,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도 그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2) 그러므로 이 사건 기사의 경우를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기사는 우선 ‘조선일보’의 제1면 우측 상단에 게재되었고, 그 제목으로 “다단계업체 공제조합 자본금 공정위과장 계좌에 13억 입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으며,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기사 바로 밑부분에는 공정거래위원장 소외 1의 수뢰혐의에 관한 기사가 게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이 이 사건 기사가 게재된 위치, 기사의 제목, 관련기사의 내용 등을 고려해보면, 이 사건 기사는 원고가 다단계업체들로부터 부정한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인상을 주고 있음이 인정된다.

또한, 이 사건 기사는 감사원이 공제조합설립을 위한 다단계업체들의 출자금이 원고 개인 명의 계좌에 입금되었다가 조합이 설립된 이후 조합 명의의 법인 통장으로 출금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관한 감사를 벌이고 있고, 원고는 이와 관련하여 “업체들이 조합 법인 계좌를 만들 때까지 출자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도록 공정위가 계좌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해서 명의를 빌려줬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며, 감사원은 ’그러나 다단계판매업체들의 자금이 원고의 금융계좌로 입금되는 과정에서 비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조사 중‘이고, 특수판매조합과 직접판매조합은 법률상 매년 예산·결산 보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해야 하며, 공정위는 조합 업무에 대한 조사권과 시정명령권을 가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이 원고의 해명내용에 곧이어 ’그러나‘라는 접속어를 사용한 후 감사원이 원고의 비위 여부를 계속 조사하고 있음을 적시하여 원고의 해명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암시하였다는 점, 더욱이 그에 뒤이어 공정위가 조합 업무에 대하여 조사권, 시정명령권 등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함으로써 원고 개인 명의의 계좌를 통해 거액의 돈이 입·출금된 것은 원고가 맡고 있는 직무와 관련이 있음을 암시하였다는 점, 또한 피고들은 ’비위(비위)‘는 ’법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지극히 포괄적이고 중립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일 뿐 부정한 목적으로 금품을 수수하였음을 의미하는 ’비리(비리)‘와는 다르다고 하나, 보통의 주의를 가진 일반 독자들이 피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비위’와 ‘비리’의 차이를 정확히 인식하면서 이 사건 기사를 접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오히려 이 사건 기사의 주된 초점은 원고가 금융실명제를 위반하는 등 직무수행과정에 비위가 있었다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기사의 제목에서도 명백히 드러나듯 공무원인 원고가 그 개인 명의의 계좌로 거액의 돈을 입금받은 것의 문제점을 지적하려는 데에 있다고 보이는바, 그 과정에 비위가 개입되었을 가능성을 지적하였다면, 원고가 그 직무와 관련하여 부당하게 금품을 수수하였을 가능성을 지적한 것에 다름 아니라 여겨진다.

결국, 이 사건 기사는 이 사건 계좌의 존재 사실, 이 사건 계좌로의 공제조합 자본금의 입·출금사실, 감사원이 원고에 대하여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독자들에게 객관적으로 전달한 것에 그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 사건 기사의 게재 위치, 기사의 제목 및 같은 면에 게재된 관련기사의 내용, 그리고 이 사건 기사 내용의 전체적인 흐름, 사용된 어휘, 문구의 연결방법 등의 영향으로 인해 이 사건 기사를 접한 일반 독자들에게 원고가 그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직무를 이용하여 부정한 금원을 수수하였다는 인상을 주고 있음이 인정되고, 이로써 원고의 명예가 훼손되었다 할 것이다.

3. 위법성의 조각 여부

가. 피고들의 주장

피고들은 이 사건 기사는 공정위의 간부 공무원이 업무상 물의를 빚어 감사원의 감사까지 받게 된 공적 사안을 다룬 것으로, 보도내용이 전체적으로 진실에 부합하고, 또한 원고에 대한 감사가 공무원의 직무 감찰 및 기강 업무, 부패 행위를 담당하는 감사원 5국에서 이루어졌음을 확인하고 이 사건 기사를 작성·보도한 이상, 피고들에게 명예훼손에 따른 위법성이 없다는 취지로 다툰다.

나. 판 단

(1) 공공성

공정위의 특수거래보호과장인 원고가 업무와 관련하여 비위를 저질렀는지 여부는 공적 사안에 관한 것으로 이 사건 기사의 공공성은 충분히 인정된다.

(2) 진실성 또는 상당성

그러므로 우선 이 사건 기사의 진실성에 관하여 살피건대, 설령 피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좌로의 공제조합 자본금의 입·출금사실, 감사원이 원고에 대하여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 공정위가 직접판매조합, 특수판매조합에 대하여 조사권과 시정명령권 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등이 모두 진실에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기사는 단순히 원고가 감사원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 등을 전달한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원고가 그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직무를 이용하여 부정한 금원을 수수하였음을 간접적·우회적으로 암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기사의 진실성에 관한 피고들의 입증은 원고가 부정한 금원을 수수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어야 할 것인바, 원고가 부정한 금원을 수수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좌는 조합설립위를 신뢰하지 아니한 조합원 예정사들의 요청에 따라 자금의 개인적 유용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개설되었음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기사의 내용이 진실하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피고들은 그 경위가 어떠하든 원고가 금융실명제를 위반하여 공무를 집행한 비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하나, 앞서 검토한 바와 같이 이 사건 기사의 주된 관심의 초점 내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 주된 내용은 원고가 금융실명제를 위반하였다는 것이 아니라, 원고 개인 명의의 이 사건 계좌에 그 경위가 의심스러운 거액의 돈이 입·출금되었다는 것이므로, 원고가 설령 금융실명제를 위반하여 공무를 집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기사의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피고들이 이 사건 기사의 내용, 즉 원고가 그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직무를 이용하여 부정한 금원을 수수하였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들은 원고에 대한 감사가 공무원의 직무 감찰 및 기강 업무, 부패 행위를 담당하는 감사원 5국에서 이루어졌음을 확인하였다고 하나, 이러한 정도의 확인만으로 사실조사를 위한 절차를 충분히 거쳤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들이 원고가 그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직무를 이용하여 부정한 금원을 수수하였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오히려 감사원 5국은 피고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부패 행위 외에도 직무 감찰과 공무원의 기강 업무 역시 담당하고 있다는 점, 이 사건 계좌는 원고 개인 명의 외에도 한국특수판매조합의 명의가 부기되어 있었으므로, 금융실명제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를 떠나 누구나 이 사건 계좌가 순전히 원고 개인 소유의 계좌가 아님은 쉽게 알 수 있다는 점, 이 사건 계좌개설 약정의 내용에 의하면 이 사건 계좌에 입금된 돈은 공제조합으로의 출자전환 또는 송금자의 인출요구가 있는 경우 이외에는 인출할 수 없게 되어 있고, 실제로 이 사건 계좌에 입금된 금원은 발생 이자와 함께 이후 한국특수판매조합이 지정한 계좌로 모두 출금되었다는 점, 공정위는 이 사건 기사가 보도되기 이전인 2002. 12. 17.경 이 사건 계좌의 개설은 조합설립위를 신뢰하지 못한 조합원 예정사들의 요청에 따라 자금의 개인적 유용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개설된 계좌임을 설명하는 해명자료를 배포하였다는 점, 나아가 을 제8호증(취재경위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4는 10 여일에 걸쳐 특수판매조합 관계자, 특수판매조합 가입업체 대표들, 농협 정부과천청사 지점장을 두루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감사원의 감사경과까지 모두 확인하였다는 것인바, 그렇다면 피고들은 이 사건 계좌 개설인으로 원고 이외에 한국특수판매조합의 명의가 부기되어 있었던 사실, 이 사건 계좌개설 약정의 존재 및 그 내용, 이 사건 계좌로 출자금이 입·출금된 경위 및 그 내역 등을 잘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 등 제반 사정을 모두 고려해 보면, 피고들은 원고가 개인적인 용도로 부정한 금원을 수수한 사실이 전혀 없음을 알았거나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원고가 부정한 금원을 수수하였음을 암시하는 내용의 이 사건 기사를 작성·보도하였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하겠다}

4. 피고들의 책임 범위

(1)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이 사건 기사의 작성 및 보도에 관여한 피고들은 원고의 명예를 위법하게 훼손한 데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바, 구체적으로 피고들이 배상해야 할 손해배상액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지위, 나이, 경력, 피고회사들이 언론기관 또는 기자로서 차지하는 사회적 비중과 사회적 영향력, 그 밖에 이 사건 기사가 ‘조선일보’ 제1면에 게재된 점, 원고에게도 공무집행을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한 면이 있어 이 사건 기사의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점 등 이 사건에서 드러난 제반 사정을 모두 고려해 볼 때, 손해배상액을 금 2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2) 정정보도청구에 관한 판단

한편, 원고는 손해배상을 구하는 외에도 피고회사에 대하여 이 사건 기사의 정정보도를 청구하고 있으나, 이 사건 기사는 이 사건 기사의 게재 위치, 이 사건 기사의 제목, 이 사건 기사 내용의 전체적인 흐름과 문구의 연결방법 등의 영향으로 인해 일반독자들로 하여금 이 사건 기사의 내용과는 다른 내용의 인상을 가지도록 할 가능성이 매우 커서 그 위법성을 인정하는 것일 뿐,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기사의 내용이 그 자체로 진실에 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손해배상을 명하는 외에 별도로 정정보도를 명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여겨지므로, 원고의 정정보도 청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동영(재판장) 민성철 이봉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