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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1.2.10.선고 2009가단482095 판결

손해배상(기)

사건

2009가단482095 손해배상(기)

원고

1. A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모 B

2. B

피고

대한민국

변론종결

2011. 1. 27.

판결선고

2011. 2. 10.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10,000,000원, 원고 B에게 3,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09. 12. 24.부터 2011. 2. 1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A에게 25,000,000원, 원고 B에게 5,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 A에 대한 성폭력범죄 및 피해 발생

(1) 원고 A(여, 사건 발생 당시 8세)은 2008. 12. 11. 08:30경 등교하던 중 C에 있는 D교회 앞 노상에서 위 원고를 강간하기 위해 접근한 E에 의해 인근 건물의 화장실에 끌려갔다. E은 그곳에서 바지를 벗고 자신의 성기를 빨도록 하였으나 원고 A이 이를 거부하자 주먹으로 원고 A의 얼굴을 수회 때리고, 이에 원고 A이 울자 시끄럽다면서 입으로 볼을 깨물고, 원고 A의 목을 졸라 기절하게 한 후 항거불능 상태에 빠진 원고 A을 강간하였다. 원고 A은 정신이 들자 가방에 있는 휴대폰으로 112에 신고를 하였고, 오전 10시경 119 구급대에 의하여 F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2) 원고 A은 위 성폭력범죄로 인하여 안면부에 찰과상, 열상 등을 입고, 복강내의 장기가 몸 밖으로 탈출되었으며, 항문과 여성 외부 생식기는 외상으로 그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고, 항문과 외음부 사이의 얇은 막이 파열되어 외음부와 항문이 하나가 되어 구분을 할 수 없는 등 복부, 하배부 및 골반부위의 외상성 절단의 영구적 상해 및 비골 골절상 등을 입었다.

나. 원고 A의 치료 및 그 경과

(1) 원고 A은 사건 당일 응급 수술로 전직 결장(대장) 절제술과 회장루(배변주머니) 조성술(외상으로 인한 전결장 및 직장의 허혈성 손상 등으로 대장을 살릴 수 없는 상태였다)을 받았으며, 항문과 외음부 재건술을 받았다.

(2) 원고 A은 2008. 12. 17. 마비성 장폐색증 증세로 복부 통증에 시달렸고, 2008. 12. 22, 전신마취 상태에서 회음부 염증으로 인한 세척수술 및 외음부의 2차 재건술을 받았다. 원고 A은 수술부위의 압박과 배변주머니의 부착부위가 눌리는 등의 불편함으로 앉아 있지 못하고 계속 침대에 누워서 지내야 했으며 복통 등의 통증으로 수시로 금식과 검사를 반복하였다. 원고 A은 2009. 1. 5.에도 심한 복통으로 수면부족과 탈진 상태에 있었다.

(3) 원고 A은 2009. 1. 9. 퇴원하였으나 이후에도 통원치료를 받으면서 수술부위가 아물 때까지 누워서 안정을 취하는 등 수술일로부터 3개월 이상의 안정 가료가 필요하고 외래 경과 및 합병증 유무에 따라 그 기간이 연장될 수 있는 상태였다.

(4) 한편, 원고 A은 2008. 12. 16.경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았는데, 주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과 장루 수술부위 관리(배변 주머니가 1시간 정도 후면 변이나 가스가 차서 이를 세척해서 다시 착용해야 함)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하였으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지속적인 정신과 면담치료를 받아야 했다. 원고 A은 2009. 1. 24.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신체적으로도 매우 쇠약해져 다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으며, 당시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30분 이상의 상담치료가 진행될 수 없었다.다. E의 재판 진행 경과

E은 2008. 12. 13. 긴급체포되었고, 2009. 1. 9. 강간상해(형법 제301조) 등으로 구속 기소되어, 2009. 3, 27.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2009 고합6, 2009전고1, 2009초기 247)에서 징역 12년, 7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E이 항소(서울고등법원 2009-794) 및 상고(대법원 2009도7948)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2009. 9. 24. 위 제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라. 원고들의 관계

원고 B은 원고 A의 모이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제3호증의 1, 2, 3, 제4호증의 1, 2, 3, 제19, 22호증, 제35 내지 42호증, 제44호증, 제53호증의 2, 3, 제57, 5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강남세브란스병원장, F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조사과정에서의 검사의 불법행위에 관하여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가) 수원지방검찰청 G(이하 G이라 한다) 소속 검사 H는 원고 A이 성폭행으로 인하여 중상해를 입고 입원해 있었음에도 출장조사를 하지 않고 소환조사하였으며, 성폭력범죄 전담 검사도 아닌 H, I 검사가 원고 A에 대한 영상물 녹화 조사를 하면서 영상녹화 기기조작 미숙 등의 과실로 원고 A으로 하여금 2시간 30분에 걸쳐 영상 녹화 진술 3회, 직접 질문 조사 1회 등 총 4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진술을 하게 하였다.

(나) 피고 소속 G 검사들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입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의 주장

(가) 원고 A의 아버지인 J이 원고 A이 검찰청에 출석이 가능하다고 하여 소환조사를 한 것이고, 적절한 영상녹화 장비 설치와 피해자의 비밀유지의 어려움 때문에 출장조사를 할 수 없었다.

(나) 원고 A에 대한 영상녹화 당시 첫 번째 실시한 영상녹화가 음성 녹음에 이상이 있어 다시 녹화를 하였을 뿐 원고들 주장대로 영상녹화를 3회에 걸쳐 한 것이 아니므로 조사 과정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판단

(1) 관련법령

① 검찰총장은 각 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하여금 성폭력범죄 전담 검사를 지정하도록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로 하여금 피해자를 조사하게 하여야 한다.

③ 국가는 제1항 및 제2항의 검사 및 사법경찰관에 대하여 성폭력범죄의 수사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피해자보호를 위한 수사방법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제21조의3 (영상물의 촬영 · 보존 등)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성폭력 범죄를 당한 피해자의 연령, 심리상태 또는 후유장애의 유무 등을 신중하게 고려하여 조사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격이나 명예가 손상되거나 사적인 비밀이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개정 2006.10.27)

②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를 조사함에 있어서 피해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진술하도록 조사환경을 조성하여야 하며, 조사 횟수는 필요. 최소한으로 하여야 한다. <신설 2006.10.27>

③ 제1항의 피해자가 16세 미만이거나 신체장애 또는 정신상의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때에는 피해자의 진술내용과 조사과정을 비디오녹화기 등 영상물 녹화장치에 의하여 촬영 · 보존하여야 한다. 다만,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이를 원하지 않는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촬영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개정 2006.10.27>

(나) 인권보호수사준칙(시행 2006.7.1. 법무부훈령 제556호)

제46조(2차 피해 방지) 검사는 수사와 공판과정에서 다음 각 호의 사항에 유의하여 피해자가 추가적인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1. 피해자의 인격과 사생활을 존중하고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충분히 고려한다.

2. 피해자를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조사하거나 증인으로 신청하여 고통이 더해지는 일이 없도록 한다.

제51조(성폭력 등 피해자의 보호) ① 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이하 '성폭력 등'이라 한다) 범죄의 피해자를 조사하는 경우에는 특히 다음 각 호의 사항에 유의하여야 한다.

1. 피해자의 나이, 심리상태, 후유장애의 유무 등을 신중하게 고려하여 조사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격이나 명예가 손상되거나 사적인 비밀이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2. 피해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진술할 수 있도록 조사환경을 조성하고 조사 횟수는 필요 최소한으로 한다.

② 검찰청에서는 성폭력 등 범죄에 대하여 전담검사를 지정·운영하고, 성폭력 등 범죄의 수사업무에 종사하는 자에 대하여 수시로 필요한 교육·훈련을 실시하여야 한다.

(2) 인정사실

(가) G 소속 검사 H는 이 사건 성폭력범죄의 수사검사로서, E의 구속기간 만료 일이 다가오자 2009. 1. 7. 원고 A에 대한 영상녹화 조사를 위하여 원고 A을 소환하였다. 이에 원고 A의 아버지인 J은 검찰청에 차량 배차를 요구하여 원고 A을 데리고 검찰청 차량으로 오전 10시경 병원을 출발하여 오전 10시 20분경 G에 도착하였다(검사 H는 그 전날인 2009. 1. 6.에도 원고 A을 검찰청에 소환하였으나, 병원의 외출허가 절차가 늦어져 원고 A과 J은 오후 6시경에서야 병원을 나섰다가 택시가 없고 원고 A이 추위에 떨며 힘들어 하여 검찰 출석을 포기하고 오후 6시 45분경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나) 당시 원고 A의 영상녹화 조사를 담당한 검사 H, I(여자)은 오전 10시 35분경 첫 번째 영상녹화조사를 시작하여 원고 A이 10분 이상 피해 사실을 진술하였는데 위 검사들이 녹화 전에 영상녹화기기를 제대로 점검하지 아니하고 기기조작법도 제대로 익히지 않은 채로 조작하여 영상녹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전 11시 1분경부터 2차로 영상녹화를 하여 원고 A이 10여분 동안 다시 성폭행 내용을 진술하였는데 이번엔 음성녹음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다) 그러자 위 검사들은 영상녹화 기기 점검을 위하여 비디오 기사를 불렀고 비디오 기사가 와서 기계를 조작하는 동안 검사 I은 다시 원고 A에게 범인의 인상착의나 성폭행 내용에 대하여 집중적인 조사를 하였다.

(라) 원고 A은 영상녹화를 위하여 다시 오전 11시 57분경부터 10여분간 피해 사실을 진술하였다. 원고 A과 J은 위 영상녹화를 마친 후 진술녹화 점검을 위하여 20여 분간 검찰청에 대기하고 있다가 12시 30분경 택시를 타고 오후 1시 10분경 병원으로 돌아왔다.

(마) 조사 당시 원고 A은 배에 배변주머니를 달고 항문과 성기의 수술부위 압박으로 직각의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서 조사를 받고 있었다.

(바) 한편, 검사 H, I은 당시 G의 성폭력범죄의 전담 검사로 지정된 바 없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6호증의 1, 2, 을 제6호증의 1 내지 6, 제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J의 증언, 증인 K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성폭력법 및 인권보호수사준칙 등 위 관련 규정의 목적과 내용에 비추어 보면, 수사기관은 성폭력범죄 피해자를 조사함에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성폭력범죄의 수사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수사방법에 관한 교육을 받은 성폭력범죄 전담 검사가 조사를 하여야 하고,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피해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진술할 수 있도록 조사환경을 조성하고, 피해자를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조사하여서는 아니 되며, 특히 피해자가 아동일 경우 피해아동의 연령, 심신상태 또는 후유장애의 유무 등을 신중하게 고려하여 조사 계획을 수립하고, 조사 준비를 철저히 하는 등 특별한 배려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① 이 사건 성폭력범죄로 인하여 8세의 어린 원고 A은 복강 내의 장기가 몸 밖으로 탈출되고 항문과 여성 외부 생식기가 심하게 훼손되는 등의 중상해를 입었고, 검사의 소환요구를 받은 2009. 1. 7.에는 외음부 등의 복원 수술을 받은 지 불과 2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며, 배변 주머니를 단 채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하는 상태였고, 2009. 1. 5.에도 심한 복통으로 수면부 족과 탈진상태에 있었다.

② 수사기관으로서는 원고 A의 위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성폭력범죄 전담 검사에 의한 조사를 하지 않고, 검사 H, 이 원고 A을 소환하여 영상녹화조사를 하면서 사전에 영상녹화기기를 제대로 점검하지 아니하고 조작방법도 제대로 익히지 아니한 채 조사를 하여 배변 주머니를 달고 항문과 성기의 봉합, 조성수술로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하는 원고 A으로 하여금 직각의 의자에 불편하게 앉아 2시간에 걸쳐 네 번씩이나 피해 사실의 진술을 반복하게 하였다.

③ 그렇다면, 위 검사들은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를 조사함에 있어 성폭력법 등 관련규정이 검사에게 부과하고 있는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에 대한 최선의 조사환경 조성, 필요 최소한의 조사 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은 의무위반은 수사상 잘못이 객관적이고 명백한 경우로서 경험칙과 논리칙에 비추어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다.

④ 위와 같은 불필요하게 반복된 조사 녹화로 인하여 원고 A과 그의 어머니인 원고 B이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넉넉히 추인할 수 있으므로 (이 법원의 강남세브란스 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위 병원 소아정신과 의사 L은 성폭력 피해 어린이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심각한 신체적 상해를 입은 성폭력 피해 어린이의 경우 성폭력 피해를 입은 지 한 달도 되지 않았고 수술로 인한 신체적 회복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낯선 사람들 앞에서 수차례에 걸쳐 사건 당시를 회상하게 하여 진술을 반복시키는 것은 피해 후유증을 심화시키고 심각한 2차 정신적 피해를 입혀 그 회복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의학적 소견을 밝히고 있다) 피고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그 소속 공무원(검사)들의 직무상 위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금전으로나마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⑤ 설사, 위 인정과 달리 피고 주장과 같이 영상녹화를 3회가 아닌 2회 반복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검사들에게 영상녹화기기를 제대로 점검하지 아니하고 조작을 미숙하게 하여 진술을 반복시킨 과실 책임이 있음은 변함이 없다고 할 것이다.

(2)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

나아가, 원고들에 대한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 A의 나이, 성폭력 범죄의 피해 정도, 조사 당시의 심신 상태, 후유증의 정도, 조사의 횟수 및 그 방법 등 이 사건 조사과정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참작하면, 피고가 지급할 위자료는 원고 A에게 10,000,000원, 원고 B에게 3,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3. 공판과정에서의 검사의 불법행위에 관하여

가. 인정사실

(1) 원고 A은 경찰수사단계에서 J에게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하여 '나이는 40대 중 후반 가량으로 검정색 점퍼를 입고 흰색머리가 없으며 검정색 머리에 둥근형의 얼굴, 피부색이 진하고 안경은 쓰지 않았고, 손이 거칠었으며, 바지는 검정색 계통에 검정색 구두같은 신발을 신고 있었고, 점퍼에 영어로 글씨가 써있었다'고 말하였다.

(2) E과 그의 변호인은 항소심에 이르러서도 계속하여 범행을 극구 부인하면서, 재판을 받고 있는 E은 50대 중반이며, 평소 안경을 착용하고, 흰머리가 많으며, 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으므로 원고 A의 위 인상착의에 관한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극렬히 다투면서 원고 A을 증인 신청하였고, 항소심 재판부는 E의 변호인의 위 증인신청을 받아들였다.

(3) 원고 A은 항소심 제3회 공판기일인 2009. 6. 25. 비디오 중계장치에 의한 전자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E의 변호인으로부터 '범인이 사건 당시 안경을 쓰고 있었나, 무슨 색 잠바를 입고 있었나, 범인의 바지와 신발색은 어땠나, 범인의 나이가 몇 살 정도로 보였나' 등 주로 E의 인상착의에 관한 신문을 받았고, 항소심 재판장은 위 증인신문을 마치고 당일 변론을 종결하면서 선고기일을 2009. 7. 17.로 지정하였다.

(4) 한편, 경찰은 2008. 12. 13. E을 검거, 조사하면서 E이 조사받고 있는 장면을 녹화한 뒤 이를 씨디(위 씨디에는 E이 검정색 머리에 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이하 이 사건 씨디라 한다)에 담아 수사기록에 편철하여 검찰로 송치하였다.

(5) 항소심 공판관여 검사인 M는 2009. 7. 16. 이 사건 씨디를 확인하고 피해자의 진술대로 범행일 무렵 E이 검정머리에 안경을 착용하지 않았음을 입증하기 위하여 위 씨디를 증거로 제출하면서 재판부에 변론재개신청을 하였다.

(6) 항소심 재판장은 변론을 재개하여 2009. 7. 22. 이 사건 씨디에 대한 검증을 실시한 후 변론을 다시 종결하고 2009. 7. 24. E의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 당시 검증조서에는 '피고인은 경찰에서 조사받을 당시 안경을 착용하고 있지 않으며 머리카락의 색은 검정색이다. 화상에 나타나는 피고인의 모습을 보면 푸른색 점퍼를 입고 있었고 푸른색 점퍼의 양쪽 가슴부위에 영어로 "BELLA ITALIA"라고 쓰여 있다. 화면상의 피고인의 모습은 현재 법정에서의 피고인의 모습보다는 훨씬 젊어 보인다'라고 검증결과가 기재되어 있다.

[인정증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3호증의 2, 제4호증의 2, 제10호증, 제11호증의 1 내지 4, 제12호증의 1 내지 5, 제13호증, 제14, 15호증의 각 1, 2, 제32, 33, 4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주장 및 판단

(1) 원고들의 주장

(가) E이 경찰단계에서부터 계속하여 범행을 부인하면서 항소심에서 치열하게 다투어진 쟁점이 범행 당시 원고 A이 진술한 범인의 인상착의와 공판과정에서의 E의 인상착의가 다르다는 것이었음에도 항소심 공판관여 검사 M는 범행 당시 E의 인상착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이 사건 씨디를 미리 확인하지 아니하고 증거로 제출하지 않다가 변론종결 이후인 2009. 7. 16.에서야 뒤늦게 위 씨디를 발견하고 증거로 제출하였으며, 위 씨디에 대한 검증에서 범행 당시 E의 검은 머리 색깔과 안경이 없는 모습이 확인됨으로서 2009. 7. 24. E의 항소 기각 판결이 선고되었다.

(나) 위와 같이 항소심에서 중요한 증거인 이 사건 씨디를 미리 확인하지 아니하고 뒤늦게서야 증거로 제출한 공판관여 검사 M의 중대한 과실로 원고 A은 항소심에서 증인으로 소환되어 E의 변호인으로부터 범인의 인상착의에 관하여 심한 추궁을 당하는 고통을 입었으므로, 피고는 공판관여 검사 M의 불법행위에 대하여도 원고들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판단

(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주로 다투어진 쟁점 중의 하나가 E이 공판과정에서 주장하는 자신의 인상착의와 원고 A이 J에게 말하였던 범인의 인상착의가 다르다는 것이었고, 항소심 공판관여 검사 M가 E의 범행 당시 인상착의가 담긴 이 사건 씨디를 나중에 증거로 제출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다.

(나) 그러나 한편, 갑 제4호증의 2, 제12호증의 1, 3, 제20호증의 1 내지 9, 제24, 25, 27호증의 각 1, 2, 제3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E이 제3의 진범의 존재를 계속 언급하면서 범행을 극구 부인하여 온데다가 항소심에서 E과 그 변호인이 범인의 인상착의가 원고 A이 말한 것과 다르다는 점뿐만 아니라 원고 A이 주민등록화상 사진으로 범인을 지목한 경위와 원고 A이 범인의 술 냄새, 허벅지의 문신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점 등에 대하여도 의문을 제기하는 등 여러 가지 탄핵사유를 들어가며 원고 A의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극렬히 다투었고, 이런 상황에서 재판부로서는 이 사건 씨디에 담겨져 있는 범인의 머리색깔, 안경착용 여부의 인상착의 외에도 E과 변호인이 다투고 있는 위 쟁점사항들과 특히 원고 A이 중요한 내용에 관하여 그 진술에 일관성이 있는지에 대하여 원고 A의 증언을 통해 판단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앞서 인정한 사유만으로는 공판관여 검사 M가 이 사건 씨디를 항소심 공판 기일 중 좀 더 일찍 제출하였다고 하여 원고 A이 증인으로 채택되어 증인 신문를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씨디를 일찍 제출하였다면 항소심 재판부에서 원고 A을 증인으로 채택·소환하지 않았을 것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위자료로 원고 A에게 10,000,000원, 원고 B에게 3,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09. 12. 2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1. 2. 10.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이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