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00. 2. 11. 선고 97후3135 판결

[권리범위확인(상)][공2000.4.1.(103),697]

판시사항

[1] 커피, 대용커피, 커피시럽, 홍차, 사이다를 지정상품으로 하는 상표 "GOLD BLEND"가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의 '기술적(기술적) 표장'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가)호 표장 "KILIMANJARO GOLD BLEND" 중의 'GOLD BLEND' 부분이 등록상표와 동일하나, 이는 식별력이 없는 부분에 불과하여 양 상표는 서로 유사하다고 할 수 없어 (가)호 표장이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BLEND'란 단어가 차, 술 등 식음료의 원료 등을 '배합한다'라는 의미가 있고, 'GOLD'란 단어가 '훌륭한, 최고급의' 등의 의미가 있어 "GOLD BLEND"란 표장은 수요자 간에 지정상품 중 커피, 대용커피, 커피시럽에 관하여는 물론이고, 나머지 지정상품인 홍차, 사이다 등에 사용될 경우에도 원료가 매우 잘 배합된 홍차, 사이다 등으로 직감적으로 인식되는 기술적 표장에 해당한다.

[2] 등록상표 "GOLD BLEND"와 (가)호 표장 "KILIMANJARO GOLD BLEND" 중의 'GOLD BLEND' 부분이 등록상표와 동일하나, 이는 식별력이 없는 부분에 불과하여 양 상표는 서로 유사하다고 할 수 없어 (가)호 표장이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심판청구인,피상고인

동서식품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시현)

피심판청구인,상고인

소시에테 데 푸로듀이 네스르 소시에테 아노님 (소송대리인 변리사 차윤근)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심판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심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심판청구인이 원두커피에 관하여 사용하는 (가)호 표장 " KILIMANJARO GOLD BLEND "가 피심판청구인이 1982. 8. 26. 출원하여 1983. 6. 22. 등록되고, 1993. 6. 15. 상표권 존속기간 갱신등록 출원으로 1994. 3. 18. 갱신등록된, 지정상품을 커피, 대용커피, 커피시럽, 홍차, 사이다로 한 이 사건 등록상표 " GOLD BLEND "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면서, 등록상표의 구성 중 'GOLD'는 '금, 황금, 돈, 금처럼 소중한' 등의 사전적 의미가 있는 단어이나 실제 거래사회의 일반 수요자들 간에 '훌륭한, 뛰어난, 품질이 우수한, 최고급'의 뜻으로 품질 내지 등급이 고급제품임을 표시하는 일반적인 용어로 인식되고, 'BLEND'는 '혼합하다, 섞다, 혼합' 등의 사전적 의미를 가진 단어로서 지정상품인 커피와 관련하여 '커피의 맛과 향기를 좋게 하기 위하여 각종 원료를 적당히 혼합하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단어이므로, 'GOLD BLEND'는 두 단어의 결합으로 새로운 관념이나 식별력을 가지는 것도 아니고, 'GOLD'가 'BLEND'를 수식하여 '최고급의 배합 또는 최상의 배합' 등의 뜻이 있어 그 지정상품과 관련하여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직관적으로 '맛과 향기가 뛰어나도록 배합한 최고급의 커피' 등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결국 등록상표 'GOLD BLEND'는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제51조 제2호 소정의 지정상품의 품질, 효능, 가공방법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직접적으로 표시하는 성질표시 표장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또한 등록상표가 외국의 여러 나라에 등록된 사실은 인정되나, 피심판청구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심판청구인이 등록상표의 갱신등록 출원 전에 국내에서 상당기간 독점적, 계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그 결과 수요자 간에 등록상표가 피심판청구인의 상표로 현저하게 인식될 정도에 이른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하여, (가)호 표장 중의 'GOLD BLEND' 부분이 등록상표와 동일하다 하더라도 'GOLD BLEND' 부분은 상표법 제51조 제2호의 규정에 해당하는 부분이어서 등록상표와 (가)호 표장은 서로 유사하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가)호 표장은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2.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BLEND'란 단어가 차, 술 등 식음료의 원료 등을 '배합한다'는 의미가 있고, 'GOLD'란 단어가 '훌륭한, 최고급의' 등의 의미가 있어 "GOLD BLEND"란 표장은 수요자 간에 지정상품 중 커피, 대용커피, 커피시럽에 관하여는 물론이고, 나머지 지정상품인 홍차, 사이다 등에 사용될 경우에도 원료가 매우 잘 배합된 홍차, 사이다 등으로 직감적으로 인식되는 기술적 표장에 해당한다 고 봄이 상당하고(대법원 1997. 5. 30. 선고 96다56382 판결 참조), 또한 상고이유에서 지적한 증거에 의하더라도 등록상표 'GOLD BLEND'는 국외에서 주지 저명한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 갱신등록 출원 전에 피심판청구인이 국내에서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계속적·독점적으로 널리 사용함으로써 그 결과 일반 수요자 간에 등록상표가 피심판청구인의 상표로 현저히 인식되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므로, 결국 (가)호 표장 중의 'GOLD BLEND' 부분은 등록상표와 동일하나, 이는 식별력이 없는 부분에 불과하여 양 상표는 서로 유사하다고 할 수 없어 같은 취지에서 (가)호 표장이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본 원심심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심결에 영향을 미친 기술적 상표나 상표 사용의 개념 또는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상표의 범위나 상표의 사용에 의한 식별력의 취득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배, 이유모순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상표의 식별력 유무 내지 권리범위에 관한 판단은 국내외의 선 등록례나 특허청의 심결례, 또는 하급심의 판결례 등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고, 상고이유에서 내세우는 대법원 판례들은 원심의 판단과 저촉되지 아니하거나,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들로서 모두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3.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이임수 송진훈(주심) 윤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