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위반
2018고합119 공직선거법위반
A
배성훈(기소, 공판), 한동훈, 양석조, 김익수, 박경택, 박건영, 차호동,
남철우, 채희만(공판)
변호사 B(국선)
2018. 7. 20.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C부터 D까지 대한민국 제E대 대통령으로 재직한 사람이다.
공무원은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고, 정당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여서는 아니되며, 그 지위를 이용하여 당내경선에서 경선운동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국정운영을 총괄하고, 청와대 F수석비서 관(이하 'F수석'이라 한다)인 G의 보좌를 받아 대(對) 국회, 여야 정치권 대응 업무를 할 수 있고, 국정운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국정 현안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수 있음을 기화로, H대 국회의원 총선거(이하 'H대 총선'이라 한다)에서 I당 내 소위 '비A')계 현역 국회의원들을 배제하고 소위 '친A'2) 인물들을 대거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 친A 세력 확대, I당 주도권을 잡기 위하여, G F수석 등 F수석실 관계자들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실시에 관여하게 하고, 경선 및 선거전략 수립을 위한 속칭 '진A 감별용' 여론조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하게 하고, 친A 인물들의 경선운동에 관여하게 하면서 그 결과를 모두 보고받기로 마음먹었다.
1. 친A 세력 확대를 위한 선거운동 기획 참여, 여론조사 지속 실시
피고인은 2015년 11월경부터 2016년 3월경까지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G 등을 을 비롯한 F수석실 소속 직원(이하 'G 등'이라 한다)들로 하여금 H대 총선과 관련하여 I당 지지도가 높은 대구·경북지역 등 전국 다수의 지역구에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은 친A 인물들의 지지도 및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1, 2 기재와 같은 특정 친A 후보자 및 그와 경쟁관계에 있는 비A계 후보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게 하고, 속칭 역선택3)의 오류를 제거하기 위하여 I당 지지자 및 무당층을 발굴하기 위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하게 하는 등 다수의 여론조사를 실시하게 하고, G 등을 통해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 내용을 포함한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또한 2015년 12월경부터 2016년 3월경까지 G이 K과 함께 친A계 국회의원들인 L 의원 및 M 의원을 정기적으로 만나 위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면서 각 지역구별로 친A 후보자로 내세울 사람의 지지도 및 적정성에 대해 상호 검증하고, 새로운 친A 인물을 추천하거나 향후 경선 공천 전략에 대해 협의하였으며, 협의된 내용 등을 바탕으로 각 지역구별 친A 인물 현황을 일괄적으로 정리하여 소위 '친A 리스트'를 작성하고, 해당'친A 리스트'를 바탕으로 추가 여론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한 후 그 결과를 반영하여 전체 지역구별 친A 후보자들 및 지지도 현황, 당선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는 현황표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함에 있어, 피고인은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하직원인 G 등으로부터 그와 같은 '친A 리스트' 자료 및 '전체 지역구별 친A 후보자들 및 지지도 현황' 자료를 모두 보고받고 해당 조치를 계속하도록 승인하였다. 또한 2015년 12월경부터 G이 K F비서관 및 F비서관실 행정관들에게 대구·경북권, 수도권 등 광역지구별로 향후 I당 경선 및 선거전략을 수립하도록 지시하여, 각 광역지 구별 경선 및 선거운동시 친A 세력이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할 중심 인물을 누구로 할 것인지, 상징성 있는 친A계 의원들이 대통령의 복심을 반영한 메시지를 지역에 전달하여 친A 인물들의 지지도를 상승시키는 방안, 친A 인물들이 경선 및 선거유 세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연설문구 등을 정리한 광역지구별 경선 선거운동 전략 문건을 만들게 하고,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하도록 함에 있어, 피고인은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하직원인 G 등으로부터 해당 광역지구별 경선 및 선거운동 전략 문건들을 모두 보고받으면서 해당 조치를 계속하도록 승인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2016년 1월경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하직원인 G에게 특정 인물인 N가 I당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되도록 할 것을 지시하였다. 이에 그 무렵 G은 K과 함께 L 의원 및 M 의원을 만나 I당 공천관리위원장 임명에 관한 피고인의 위 지시사항을 공유하면서 향후 친A 인물들을 공천시키는 데 유리하도록 I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방안에 관하여 논의하고,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할 인물들 현황 자료를 만들어 I당 내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등 N가 I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되도록 기획하고, 피고인은 그 과정에서 G으로부터 위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및 I당 주요 관계자와의 협상결과를 보고받고 이를 승낙하였다.
또한 2016년 1월경 G이 K 등에게 지시하여 I당 공천룰에 관하여 I당 비A계 현역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친A 인물들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비A계 유력 현역 의원들의 경선 기회를 박탈할 수 있도록 '컷오프배제' 확대 시행을 위한 '갑질 의원 등 부적격자 경선 배제'와 같은 대외적 명분 및 논리를 개발하도록 하고, 당 당원들이 아닌 일반 국민들의 지지도를 경선 결과에 반영하는 방식의 여론조사 방법론 및 '양질의 신인 정치인 등용 환경 조성'과 같은 논리를 개발하도록 하는 등 I당 공천룰을 친 A인물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확정시킬 수 있는 방법 등을 정리한 문건을 만들도록 하고,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하도록 함에 있어, 그 무렵 피고인은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하직원인 G 등으로부터 위 공천룰에 관한 문건 및 전략 자료를 보고받고 이를 승낙함으로써 관련 조치를 계속하도록 승인하였다.
2. I당 내 경선운동 관여 등 계속하여 피고인은 1당 비A계 의원들을 경선에서 배제하고 미리 선정해놓은 친A 인물들을 공천 및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키기 위하여,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하직원인 G으로 하여금 2016년 2월경 I당 공천관리위원회 측에 위와 같이 정리해놓은 '친A 리스트'를 전달하도록 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6년 3월경까지 공천관리위원회 측을 수시로 접촉하여 위와 같이 미리 만들어놓은 광역지구별 경선 및 선거전략 자료, 공천룰 관련 자료 등을 은밀하게 전달하도록 하여, 친A 인물들이 공천 및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도록 영향력 행사를 종용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2015년 12월경부터 2016년 3월경까지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하직원인 G에게 지시하여 대구 0에 출마하려던 P를 대구 Q에 출마하게 하거나, R를 대구 S에 출마하게 하는 등 특정 친A 후보자들을 상대로 출마 지역구를 변경하거나 특정 지역구에 출마하도록 종용하게 하고, 경쟁력 있는 지역구에 출마할 수 있도록 미리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지역구를 선정한 후 그 내용을 공천관리위원회 측에 전달하도록 하는 등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친A 인물들이 공천 및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조력하게 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2016년 2월경 G 등에게 지시하여 친A 인물인 T이 배제 대상인 비A계 현역 의원 U과 경선 진행 중에 경선 유세를 잘 하지 못하고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T에게 연설시 부족한 점을 알려주게 하거나 연설문 등을 대신 마련해주게 하는 등 경선 운동에 직접 관여하게 하였다.
3. 결론
이로써 피고인은 G과 공모하여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인물들을 비롯한 I당 내 친A계 인물들을 위한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고,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였으며,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인물들을 비롯한 I당 내 친A계 인물들을 위한 I당 내 경선에서 경선운동을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증인 K, V, W, X, Y, Z, AA, AB, AC, AD, AE의 각 법정진술, 증인 G, L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이 이 법정에 제출한 진술서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합1233호, 2018고합118호(병합) 공판조서 중 AA, K, Z에 대한 각 증인신문 녹취서 사본
1. AA, Z, AC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G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K, X, V, AD, AF, W, AB, Y, AE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L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수사보고(주식회사 AG 금융자료 매입매출장 등 첨부보고), 수사보고(W이 서명한 5억 원 영수증 사본 첨부 보고), 수사보고(AG V 대표 이메일 자료 첨부 보고), 수사보고(AG V 대표 제출자료 첨부 보고)-H대 총선 여론조사 관련 설문지 및 결과표 1. 관련 자료 일체, 2015~2017 매출장 출력물 각 1부, 2015~2017 대통령비서실, 문화체육관광부, AH 매출 내역 매출장 각 1부, '5억 원 영수증' 사본 1부, 여론조사 관련 매입 내역 (전체) 1부, 여론조사 관련 매입 내역 (업체별) 1부, AG V 대표의 받은 메일함 이메일 자료 13부, AG V 대표의 보낸 메일함 이메일 자료 12부, AG V 대표의 삭제한 메일함 이메일 자료 2부, V 제출 파일출력물 1부, 기록물 제공목록 1부, DG 용역 계약체결 요청 1부, 계약방법 결정 1부, 협상계약 개찰 조서 1부, 입찰참가신청서 (주식회사 AG) 1부, 제안서 기술평가 결과 통보(DG 방안) 1부, 계약 체결 1부, AV 연구 용역계약 1부, 용역표준계약서(AV) 1부 [증거능력에 관한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 및 변호인은, H대 총선과 관련하여 피고인의 지시 또는 승인이 있었는지에 대한 K과 AB의 각 진술 중 G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거나 피고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것은 전문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2. 판단
가. 어떤 진술이 기재된 서류가 그 내용의 진실성이 범죄사실에 대한 직접증거로 사용될 때는 전문증거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진술을 하였다는 것 자체 또는 그 진술의 진실성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 사용될 때는 반드시 전문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2도16001 판결 등 참조). 또한 타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진술이 전문증거인지는 요증사실과의 관계에서 정하여지는데, 원진술의 내용인 사실이 요증사실인 경우에는 전문증거이나, 원진술의 존재 자체가 요증사실인 경우에는 본래증거이지 전문증거가 아니다( 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도2937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의할 때, G으로부터 피고인이 지시하였다거나 승인하였다고 말한 사실을 들었다는 점에 관한 K, AB의 각 진술은 피고인이 실제로 그러한 지시 또는 승인을 하였는지에 관한 직접적인 진술증거로는 전문법칙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없는 것이지만, 피고인의 지시 또는 승인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간접사실(G이 피고인의 지시, 승인에 관하여 그와 같은 이야기를 하였다는 사실)에 관한 정황증거로서,는 그 증거능력이 있다(또한 G이 K, AB에게 위와 같이 피고인의 지시 또는 승인 사실을 말해 주었다는 진술은 그 내용의 진실성이 아닌 피고인의 지시 또는 승인 사실이 존재한다는 점을 증명하는 범위 내에서는 전문증거가 아니라 본래 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있다).
한편 피고인과 G 사이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진 대화와 관련하여 피고인과 G이 이를 진술하지 않는 경우 그 대화 내용을 인정할 직접 증거가 없으므로 그와 관련한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는데, K, AB의 위 진술에 더하여 선거와 관련된 각종 자료들의 작성 경위, 자료들이 피고인에게 전달된 사정 등 관련된 간접사실 및 정황사실까지 모두 종합하여 피고인의 지시 내지 승인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K, AB의 위 진술을 피고인의 지시 또는 승인 사실을 인정할 간접사실에 대한 증거로 사용한다고 하여 그것이 곧 전문증거가 우회적으로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을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되는 결과가 되어 전문법칙의 취지를 잠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1항 제10호, 제86조 제1항 제2호(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기획의 점, 포괄하여), 각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1항 제10호, 제86조 제1항 제3호(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도조사의 점), 각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 3항 제1호, 제57조의6 제2항(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당내경선운동금지 위반의 점,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친A 인물'별로 포괄하여) [죄수관계에 관하여 보건대, ① 선거운동 기획 부분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F수석실을 통해 행한 여론조사 실시,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 작성, I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관여 행위는 모두 H대 총선에서 친A 인물의 다수 당선이라는 단일한 목적 하에 이를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에서 연속적으로 이루어진 행위라는 점, 또한 위 각 행위는 그 자체로 별개의 독립적인 의미를 갖는 행위라기보다는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친A 인물의 당선이라는 단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부분적인 행위 태양으로 보이는 측면이 큰 점, 한편 이 사건 선거운동 기획 부분은 특정 지역구의 특정한 후보자만을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친A 인물의 다수 당선이라는 전체적이고 포괄적인 목적 하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대상 후보자별로 구분하기도 적절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선거운동 기획 부분과 관련한 위 각 행위는 모두 포괄하여 선거운동 기획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 1죄를 구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② 당내경선운동금지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과 관련하여, 경선운동 관여 행위로 특정된 여론조사 실시, 여론조사 결과 및 총선 관련 자료의 공천관리위원회 전달 행위,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역구 출마 및 변경 종용행위 역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각 '친A 인물'을 위한 경선운동의 일련의 과정에서 연속적으로 이루어진 행위이고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모두 해당 친A 인물의 I당 당내경선에서의 당선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부분적인 행위태양으로 보이는 측면이 크므로(T의 연설문을 수정해준 행위 역시 마찬가지이다),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친A 인물별로 포괄하여 각각 1개의 공직선거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각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도조사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 반죄와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기획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 및 각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당내경선운동금지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 상호 간.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두 죄가 다른 1개의 죄와 각각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3죄 모두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보는 이른바 '연결효과 이론(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1216 판결 등 참조)에 의해 형이 가장 무거운 각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당내경선운동금지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함]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무거운 T에 대한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당내경선운동금지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공소제기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선거운동의 기획 등과 관련해서 G에게 지시하거나 G으로부터 보고받고 이를 승인하여 공모하였다는 것인데, 그와 같은 공모의 시간,장소, 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고, 어떠한 후보자들을 위하여 선거운동의 기획 또는 경선운동을 한 것인지 특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
2) 공직선거법 제268조는 공직선거법위반으로 인한 공소시효에 관하여 제1항에서, 당해 선거일 후 6개월로 정하고 있고, 제3항에서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범한 죄에 관하여만 10년으로 정하고 있고,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이 범하는 죄와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범하는 죄를 구별하여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H대 총선 관련 정당 또는 후보자의 지지도 조사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는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범하는 죄가 아니어서 그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면 완성된다. 한편 피고인은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으므로 재직 기간 동안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되었으나 D 탄핵 심판 선고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이때부터 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가 진행되는데 이 사건 피고인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죄는 그때부터 6개월이 경과한 이후인 2018. 2. 1. 공소제기 되었으므로 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
나. 공소사실 불특정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은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요소들에 의하여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주기 위한 데에 있는 것이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위의 정도에 반하지 아니하고 더구나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또한,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도293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먼저 공모의 시간, 장소 내용 등의 특정과 관련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의 지시 및 승인에 따라 H대 총선 및 I당 경선 과정에서 친A 후보자들의 당선을 위하여 '친A 리스트'를 작성하고 친A 인물들에 대하여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전체 선거 지역구별 후보자 현황 자료'를 작성하는 한편 '광역지구별 경선 및 선거운동 전략 자료 및 '공천룰 자료'를 작성하여(이하 위 4가지 자료를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라고 한다), 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하였다는 등을 그 내용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피고인이 G에게 이를 지시하였다거나 G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 받고 승인하였다는 공모관계에 관한 부분은 그 특성상 비공개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점진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 일시, 장소, 내용 등을 정확히 구분하여 특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인에게 보고된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의 종류 작성 시기 · 내용 및 여론조사 시기 · 지역구 후보자 등이 특정되어 있는 이상 그와 관련하여 피고인이 공모하였는지 여부 및 공모하였다면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등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를 다툴 수 있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공모의 시간·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나) 다음으로 선거운동 기획, 경선운동의 대상 후보자 특정과 관련하여 보면, 선거운동 기획 또는 경선운동의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경위 등을 종합하여 대상 후보자를 구체적으로 식별할 수 있으면 된다고 할 것이다. 선거운동 기획은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는 선거운동에는 이르지 아니한 것으로서 선거운동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일체의 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반드시 구체적인 선거운동을 염두에 두고 선거운동을 할 목적으로 그에 대한 기획에 참여하는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0도12244 판결 등 참조), 이 부분 공소사실에 전체적, 포괄적으로 당선시키고자 하는 친A 후보자가 특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별지 범죄일람표 1로써 여론조사의 대상 후보자가 특정되고 별지 범죄일람표 2로써 구체적인 대상 후보자가 특정된 이상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경선운동에 관한 공소사실의 경우 별지 범죄일람표 2로써 대상 후보자 및 지역구, 행위 태양 등이 구체적으로 특정된 이상 역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가져온다고 할 수 없다.
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다. 여론조사 부분에 관한 공소시효 완성 주장에 대한 판단
1)공직선거법제268조제3항의적용범위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3항은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범한 이 법에 규정된 죄의 공소시효는 해당 선거일 후 10년을 경과함으로써 완성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① 제268조 제3항은 공무원 등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점점 높아짐에 따라 공무원 등의 선거관여를 금지하고 그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그 일환으로 신설된 규정으로서, 위 조항의 입법취지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범한 죄에 대하여는 일반인이 범한 죄와 달리 공소시효를 장기로 연장하여 공무원의 선거 개입을 근절하고자 하는 데 있다고 보이는 점, ② 제268조 제1항은 '이 법에 규정한 죄의 공소시효를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3항은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범한 이법에 규정된 죄'에 관한 공소시효를 규정한 것이어서 그 문언상으로도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라는 요건을 범죄의 구성요건으로 하는 공직선거법 위반죄에 대하여만 적용하는 규정이라기보다는 공무원이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죄'를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범한 경우에 대하여 적용하는 규정이라고 해석함이 합리적으로 보이는 점[위와 같이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라는 구성요건이 포함된 죄만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해당 규정을 열거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입법방식으로 보인다(예컨대, '제57조 제2항, 제85조 제1항, 제2항, 제86조 제1항 제2호'의 죄)], ③ 이와 달리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라는 구성 요건이 포함된 공직선거법위반죄에 대하여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공무원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3호의 각 행위를 한 경우 그 각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1항 제10호에 의하여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각 행위 중 '지위를 이용하여'라는 요건이 포함된 제2호의 행위(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는 장기 10년의 공소시효가, 제1, 3호의 행위는 단기6개월의 공소시효가 적용된다는 이상한 결론에 이르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조항은 공무원이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죄'를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범한 경우에 대하여 적용하는 규정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2) 피고인이 이 사건 여론조사 과정에서 대통령으로서의 지위를 이용하였는지 여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지휘·감독을 받고 자신의 업무를 보좌하는 F수석인 G에게 H대 총선을 앞두고 F수석실을 이용해 I당 및 총선 출마가 예정되는 I당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것을 지시하고 그 결과를 보고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이상, 이는 피고인이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지휘를 받는 F수석 이하 공무원들을 통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라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여론조사 실시행위는 공직선거법 제268조 제3항 에 따라 H대 총선이 실시된 날 이후로서 피고인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일인 D부터 10년이 경과한 때에 공소시효가 완성된다고 할 것이다. 이에 반하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무죄 주장에 대한 판단(유죄의 이유)
가. 주장의 요지
1) 피고인의 F수석 등의 공모관계에 관한 주장
피고인은 이 사건 선거운동의 기획, 여론조사, 경선운동과 관련해서 G에게 지시를 하거나 G으로부터 이를 보고받거나 승인한 사실이 없으므로, G 등과의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2) 여론조사 실시 부분에 관한 주장
공직선거법상 금지되는 지지도 조사는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지지도 조사로 한정하여 해석되어야 하는 것인데, 이 사건 여론조사 행위는 H대 총선 판세를 분석하여 선거결과를 예측해 보고 향후 국정운영방안을 수립하는데 참고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일 뿐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공직선거법상 금지되는 지지도 조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선거운동 기획 관여 부분에 관한 주장
가) 이 사건 여론조사 행위는 F수석실에서 단순히 H대 총선의 판세를 분석하여 단순히 선거결과를 예측해 보고 향후 국정운영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목적에서 실시된 것이고, 이전 정부에서도 청와대에서는 선거를 앞둔 정당 및 후보자에 대한 여론조사를 관행적으로 실시하여 왔으므로 선거운동 기획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친A 리스트 등 F수석실 작성 자료와 관련하여, '광역지구별 경선 및 선거전략 자료'는 당 차원에서 수립한 선거전략에 관한 자료를 받아 내부 참고자료로 사용한 것일 뿐 F수석실에서 선거전략을 자체적으로 수립하여 실제 후보자들의 경선 및 선거운동에 관여한 것이 아니고, '공천룰 관련 자료는 기존 I당 당헌이나 당규에 존재하는 공천룰과 관련된 규정들을 정리한 것에 불과할 뿐 I당 공천이나 선거에 개입하기 위하여 별도로 만든 것이 아닌바, 이와 같이 F수석실에서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를 작성한 것은 선거운동 기획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G F수석이 개인적으로 AI I당 대표와 협의하여 N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하였는지는 모르나, 피고인은 공천관리위원장 선정을 포함하여 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 관하여 전혀 보고받은 바 없고 이에 대하여 어떠한 지시나 승인을 한 바도 없으며, 이러한 행위가 선거운동 기획행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라)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과 경선운동은 엄격히 구분되어 있고 선거운동은 공직선거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행위를 말하고 정당의 당내경선 등 공천과 관련한 행위는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바, 위와 같은 여론조사,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의 작성,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관여 등의 행위는 모두 당의 공천과정에서 있었던 일로서 정당의 공천에 관여한 것에 불과하므로 선거운동의 기획 참여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마)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지만 선거로 취임한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일반적인 공무원과는 달리 정치활동이 허용되고 정당원이 될 수도 있으므로 공직선거법상의 제한 규정들은 대통령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선거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하여만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는바, 이 사건 선거운동 기획으로 특정된 행위들은 대통령의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서 단순히 의견 개진을 한 것에 불과하므로 선거운동의 기획에 해당하지 않는다.
4) 경선운동 관여 부분에 관한 주장
가) 특정 후보자의 경쟁력 파악을 위한 여론조사 실시 행위, 특정 후보자에 대한 출마 또는 지역구 변경 권유 및 특정 후보자를 경선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단수 공천을 받도록 하는 등의 행위는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자를 당선 또는 낙선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경선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T에게 연설시 부족함을 지적하여 주거나 연설문 등을 대신 마련해준 사실이 없다.
다) 경선운동을 처벌하는 규정은 실제로 경선이 실시된 경우에 경선운동에 관여한 행위를 처벌하는 것으로서, 실제로 경선이 실시되지 않은 지역구(범죄일람표 2)의 후보자인 T(순번 3), AJ(순번 4), AK(순번 6), AL(순번 7)에 대해서는 경선운동 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P(순번 1), R(순번 2), AM(순번 5), AN(순번 8), AH(순번 9)에 대해서는 경선이 실시되기는 하였으나 문제되는 행위들은 모두 경선 시작 전 단계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경선운동 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라)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제1항 단서에 의하면 공무원인 대통령은 소속 당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당내경선에서는 경선운동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소속 당원만을 대상으로 경선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경선운동 위반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
나. 피고인과 F수석 등의 공모관계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공모관계 관련
(1)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공모자 중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사람도 위 요건의 충족 여부에 따라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질 수 있다.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공모자가 공모공동정범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전체 범죄에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 역할,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나 장악력 등을 종합하여 그가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3544 판결 등 참조).
(2) 공모공동정범의 경우 범죄의 수단과 모습, 가담하는 인원과 그 성향, 범행 시간과 장소의 특성, 범행과정에서 타인과의 접촉 가능성과 예상되는 반응 등 여러 상황에 비추어, 공모자들이 공모한 범행을 수행하거나 목적을 달성하고자 나아가는 도중에 부수적인 다른 범죄가 파생되리라고 예상하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도 그러한 가능성을 외면한 채 이를 방지하기에 충분한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공모한 범행에 나아갔다가 결국 그와 같이 예상되던 범행들이 발생하였다면, 비록 그 파생적인 범행 하나하나에 대하여 개별적인 의사의 연락이 없었더라도 당초의 공모자들 사이에 그 범행 전부에 대하여 암묵적인 공모는 물론 그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도7412 판결 등 참조).
(3)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충분하다.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더라도 여러 사람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 이러한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지만, 피고인이 범죄의 주관적 요소인 공모관계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이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 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도1623 판결,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9721 판결 등 참조).
나) 진술의 신빙성 판단 관련 법원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논리성·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물증 또는 제3자의 진술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되고, 피해자를 비롯한 증인들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보아 도저히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별도의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는 한 이를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31 판결, 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5도742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범행은 H대 총선 이후의 원활한 국정수행을 위하여 총선에서 국정운영을 지지하는 소위 친A 인물들을 다수 당선시켜야겠다는 피고인의 인식과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피고인은 F수석 G으로부터 친A 리스트를 작성하고 친A 인물들이 출마할 지역구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경선 및 선거운동 전략 자료를 만드는 한편 I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구성에 관여하고 공천관리위원회에 친A 인물들에게 유리하게 구성된 공천룰 관련 자료 등을 전달하여 반영되도록 하는 등의 일련의 행위에 관하여 전반적으로 보고받고 이를 승인하거나 그 과정에서 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에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피고인의 지위, 대통령과 F수석실의 관계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각 개별적인 행위에 관하여 모두 구체적으로 이를 인식하고 그에 관한 실행행위를 직접 분담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선거운동의 기획, 여론조사, 경선운동 범행 전체에 관한 피고인의 공모 및 기능적 행위지배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H대 총선을 앞둔 당시의 정치적 상황
(1) H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시 집권 여당인 I당은 대통령인 피고인을 지지하는 친A 진영과 AI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비A 진영 사이에 당 주도권을 놓고 다툼이 있었는데, 비A 세력으로 분류되는 AI 의원이 당 대표가 되고, U 의원이 I당 원내대표가 되면서 I당 내에서는 비A계 현역 의원들의 세력이 더 우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었다.
(2) AI 대표를 비롯한 비A계 의원들은 대통령인 피고인의 국정운영을 지지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고 오히려 피고인의 국정운영에 대하여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었으며, U 의원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하면서 피고인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등 I당의 현역 비A 세력은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적지 않은 갈등을 빚고 있었고, 청와대로서는 당시 국회 선진화법의 영향으로 4대(노동, 공공, 교육, 금융) 개혁 관련 민생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3) AI 대표는 2015년 하반기경 H대 총선과 관련하여 I당 후보자 공천 방식에 대해 국민 여론을 반영한 경선방식을 전면 도입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는데, 국민 여론반영 경선방식은 일반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들에게 유리한 경선 방식이기 때문에 당시 청와대에서는 AI 대표가 현역 의원이 많은 비A 진영에 유리한 방식을 내세운다고 판단하여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4) 한편 H대 총선의 판세와 관련하여 당시 청와대 내에서는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하여 당이 최소한 과반수의 의석을 차지하거나 18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청와대에서는 이미 I당이 과반수 의석을 얻고 있었음에도 4대 개혁 등 국정운영이 제대로 되지 못한 이유를 당을 국정운영 지지세력인 친A 진영이 장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에서 찾고 있었으므로 향후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하여 I당의 의석 중 다수를 친A 세력이 차지하는 것을 실질적인 목표로 삼게 되었고, 이를 위하여 당에서 친A 인물들이 다수 공천되게 하여 이를 바탕으로 H대 총선에서 친A 세력이 다수 당선되게 하는 전략을 논의하게 되었다.
나) F수석비서관의 업무 및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의 작성 경위
(1) F수석은 대통령비서실 소속의 F수석비서관실(이하 'F수석실'이라 한다) 책임자로서 그 산하에 F비서관 및 AO 비서관, AP비서관, AQ비서관을 두고 있으며, F수 석실의 업무는 국회 및 정당과 관련된 대응 업무가 그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F수석실의 국회 대응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정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 입법 등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회 및 정당과의 관계를 관리하고 소통하는 한편 국회 및 정당 등의 동향을 파악하여 대통령과 청와대에 보고함으로써 대통령이 정치권에 대한 적절한 정무적 대응을 하거나 정책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것 등이었다.
(2) 집권 여당과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일치할 경우에는 당에서 경선 및 총선과 관련한 일을 주도하고 대통령은 이를 보고 내지 전달받는 정도로 진행되는 것이 통상적인 것으로 보이나, H대 총선을 앞둔 시점에는 대통령 내지 청와대와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AI 대표 등 비A 세력이 I당의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어 당 사무처 또한 AI대표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경선 및 총선과 관련하여 친A 진영의 선거 전략을 기획하는 실무를 청와대 F수석실에서 담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3) 이에 따라 F수석 G은 F비서관 K 등에게 친A 인물들을 위한 공천 및 선거 전략을 수립하도록 지시하였고, 그 과정에서 F수석실에서는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이른바 '친A 리스트', '전체 선거 지역구별 후보자 현황 자료', '광역지구별 경선 및 선거전략 자료', '당 공천룰 관련 자료' 등 대략 4가지 종류의 자료를 작성하게 되었다(이러한 총선 관련 자료들에 대한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별도로 살펴본다). 먼저 F수석실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있는 친A 인물들의 현황을 조사한 '친A 리스트'를 만들었고, 이러한 친A 인물도의 지지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I당 지지율이 높은 대구·경북 등의 지역구를 중심으로 1당 후보자들에 대한 지지도에 관하여 약 120여 회에 걸쳐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그 결과를 정리한 '전체 선거 지역구별 후보자 현황자료'를 작성하였고, F수석실 행정관들과의 회의를 통하여 친A 인물들의 당선에 유리한 선거 전략을 수립한 '광역지구별 경선 및 선거 전략 자료'를 만들었으며, F수석실 내 1당 출신의 행정관 W, AR 등을 중심으로 친A 후보자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공천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천룰 관련 자료'를 작성하였다.
다)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에 관한 보고 및 지시, 승인 여부 (1) 업무보고 등에 관한 피고인의 업무처리 방식
(가) 피고인은 청와대 내 업무보고와 관련하여 수석비서관 등의 대면 보고를 거의 받지 않고 서면 보고를 통해 보고를 받았는데, 각 수석실에서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보고서는 AS비서관인 AE이 취합하여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 피고인에게 전달되는 보고서는 각 수석실에서 이메일로 보내는 형식과 친전(傳) 보고서 형식이 있었는데, 이메일로 받은 보고서는 AE이 이를 출력하여 피고인에게 보고하고 친전 보고서는 AE이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봉투를 그대로 피고인에게 전달하였다. 이에 관하여 AS비서관 AE은 "매일매일 각 수석실에서 대통령 보고자료를 이메일을 통해서 올리고, 친전 형태도 가끔 오면 하루에 몇 번 대통령에게 올리는데, 대통령은 그것을 하나하나 빼놓지 않고 다 보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또한 피고인은 전달된 보고서를 검토하여 궁금하거나 상의할 사항이 있으면 해당 수석비서관에게 직접 전화하여 묻거나 상의하였고, 피고인의 결심 또는 지시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는 경우에도 피고인이 해당 수석비서관에게 전화하여 처리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AE은 "만일 대통령의 결심이 필요한 경우에도 어떤 지시나 조치가 없으면 해당 수석비서관이 자신에게 연락하여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되었는지, 대통령이 지시한 것이 있는지 등에 관하여 문의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F수 석실 업무와 관련하여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에 대하여는 F수석 G이 자신에게 보고가 어떻게 되었는지 문의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그러한 경우에는 대통령께서다 처리하셨구나 하고 짐작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2)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의 대통령 보고 경위
(가) F비서관 K은 "F수석인 G의 지시에 따라 AB 행정관 등에게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 등을 대통령 보고용으로 요약·정리하여 친전 봉투에 담아 AE에게 전달하도록 지시하였다. 위 자료 등을 전달하기 전에 AE에게 전화하여 친전 형식으로 보고서를 올렸다고 전화로 알려주었는데, 그 이유는 위 보고서가 특별히 중요한 보고서로서 다른 보고서와 섞여서 전달되는 것을 방지하고 꼭 대통령에게 전달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여론조사 결과 및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들이 모두 대통령인 피고인에게 보고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나) 이에 관하여 총선 관련 자료의 작성에 주로 관여했던 행정관 AB는 "G 또는 K의 지시에 따라 수차례 여론조사 결과나 선거전략 자료 등을 대통령에게 보고 할 양식으로 요약 · 정리하여 친전 봉투에 밀봉하여 AE에게 전달하였다". "총선 관련 4가지 문건 등 각종 자료들 중에 중요한 문건들은 보고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한 번에 일괄 보고된 것이 아니라 작성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고가 된 것으로 알고 있고, 자신은 4~5차례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 『문건 중 하나는 최종적으로 G의 검토를 받기 위해서 G을 찾아갔고 G이 이를 검토하여 컨펌한 후 어딘가로 전화를 하더니 컨펌 한 해당 문건을 대통령에게 올려드리라고 지시하여 이를 AE에게 전달하였다", "공천룰 관련 자료는 처음부터 피고인에게 보고할 목적으로 작성되었고 피고인에게 보고하기 위한 요약정리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도 있다", "총선 관련 자료 등을 AE에게 직접 전달할 때 AE은 선거 관련 문건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AE 이 자신에게 '자료가 어떻게 작성되느냐, 누가 작성하느냐'는 등 어느 정도 선까지 아는지 물어서 자신이 '수석님(G)이랑 비서관님(K) 지시를 받아서 만들고 있고 많은 사람이 알지는 않는 다'고 이야기해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또한 여론조사를 담당하였던 행정관 AD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하여 보고서를 작성하여 K에게 보고하면 K이 그것을 들고 F수석실로 갔다. 그 후 K의 지시에 따라 대통령 보고용 보고서를 따로 만들어 AE에게 직접 전달해주기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다) AS비서관 AE 역시 "AB가 여론조사 결과라고 하면서 친전 형식의 서류봉투를 가지고 온 적이 몇 번 있다. 친전 보고서의 경우 보안이 중요한데 이를 F수석이나 F비서관이 직접 만들지는 않고 실무자가 만들 것으로 생각하고 이러한 경우 보안이 제대로 될까 하는 생각에 AB에게 이 자료를 누가 만드느냐고 물어보기도 하였다", "AB로부터 받은 친전 보고서는 모두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라) 이에 대하여 F수석 G은 "피고인에게 총선 결과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H대 총선 이후 국정 운영방안 자료', 경선 실시 전에는 경선 예상 후보, 공천받을 가능성이 있는 후보 등을 표시한 명단을 정리한 것을 보고한 적이 있고, 공천이 진행됨에 따라 공천이 확정된 후보자 명단을 정리한 '전체 후보자 명단 자료'에 대해서 보고하였고, 그 후보자 명단에는 국정 우호 세력에 대하여 표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를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는 점을 대체로 부인하면서도 그중 일부에 대하여는 피고인에게 보고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마) 위와 같이 K, AB, AD, AE 등 관련자들은 모두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진술이 상호 모순 없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으므로, 이들의 진술에 나타난 보고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H대 총선 관련하여 F수석실에서 작성한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들이 피고인에게 전달되어 보고되었다는 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한편 G은 H대 총선 관련한 사안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보고하거나 피고인으로부터 지시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나, 이는 K, AB 등 관련자들의 진술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업무처리 방식, H대 총선 관련 F수석실의 역할과 그에 관한 객관적인 업무처리의 경과 등에 비추어 대통령인 피고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또는 실무책임자인 자신의 책임을 면하고자 허위로 진술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G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3) 피고인의 지시 또는 승인 여부
(가) K은 총선 관련 보고에 관한 피고인의 지시 내지 승인과 관련하여 "GF 수석이 여론조사 및 선거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수시로 피고인에게 보고하고 피고인이 이에 대하여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하여 수시로 설명해 주었다. F수석실과 L, M 의원과의 선거 관련 회의에서의 회의 내용을 정리하여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는데 G이 피고인이 칭찬하는 반응을 보였거나 안된다는 반응을 보였을 때는 이를 자신에게 설명해 주었고, 회의 내용이 그대로 승인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피고인이 자신에게 직접 지시한 적은 없지만 G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파악하기에는 승인된 경우라고 이해하고 있었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공천 관련해서 본인의 의사를 표명한 경우가 두 번 정도 있었는데, 하나는 피고인이 대구 AT 지역구에 U을 배제하라는 반복적인 지시를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통령 본인의 지역구였던 대구 0 지역구에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라는 지시를 하였다는 것을 G을 통해 전해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지역구의 후보자 공천과 관련하여 "어느 지역구의 현역 의원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이를 배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힘이 있어야 하고 또 새로운 후보를 뽑고 그 사람이 경선 후보가 되는 과정에 또 하나의 힘이 작용하는데 어떨 때에는 사람을 못 찾으면 몇 번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과정은 밑에서 그냥 알아서 하고 대통령이 오케이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 상황 자체를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G에 대한 지시 내지 전화통화와 관련하여 K은 "G이 평소 업무와 관련하여 피고인과 통화를 할 때는 자리를 피해서 받았는데 공천 무렵에는 G이 피고인과 더욱 자주 통화를 하여 처음에는 밖에 나가서 받다가 나중에는 옆에서 그냥 받았다", "자료를 정리하여 보고를 할 때에는 비서관 등이 관여하여 서면 보고를 10~20번 정도 하였고 나머지 대부분은 전화로 하였다. 특히 공천관리위원회를 통한 공천 단계에서는 G 수석이 직접 N 공천관리위원장과 연락하고 그 결과를 대통령에게 상의하는 구조로 되었다. 그때는 하루에 9번, 12번 하는 구조였다"는 등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나) AB는 "G이 대통령의 뜻이라는 언급을 하면서 선거 관련 자료에 대하여 보완지시를 한 사실이 있다", "피고인에게 여론조사 결과 등 선거 관련 자료가 보고된 후 G 수석이 K 비서관, 행정관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하면서 대구 지역의 지역구에서 친A 인물과 지역구를 바꿔가면서 여론조사를 해보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 "선거전략 자료 등 피고인에게 보고된 문건에 대하여 G 수석이 피고인이 오케이 했다고 하면서 그 문건대로 진행하면 되겠다고 한 적도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다) 위와 같은 관련자들의 구체적인 진술에 더하여, ① F수석실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H대 총선 관련 각종 자료를 작성한 행위는 F수석실 비서관과 행정관 등 다수가 동원되어 상당한 기간에 걸쳐 유기적으로 이루어진 것인 점, ② 더구나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는 모두 구체적인 실행을 전제로 작성된 것이고 그에 따른 경선 및 선거 전략이 실제로도 상당 부분 실행된 점, ③ 1당 공천과 관련한 사항은 그 자체로 매우 민감한 정치적 사안일 뿐만 아니라 누구를 공천할 것인지는 중대한 이해관계가 얽힌 권력 행위이므로 이러한 사안에 관하여 F수석이 대통령의 지시 또는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결정하여 진행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한편 여론조사의 경우 100회 이상 대규모로 실시되어 그 비용이 10억 원을 훨씬 초과할 정도여서 청와대에 공식적으로 편성되어 있는 예산으로 충당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이러한 대규모의 행위를 F수석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들은 모두 피고인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승인 내지 지시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라) I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 관한 보고 및 지시, 승인 여부
(1) N의 공천관리위원장 선임에 대한 관여 여부
(가) F비서관 K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2015년 연말이나 2016년 연초에 G, L, AU과 선거 관련 회의를 할 당시 G이 그 자리에서 'A 대통령이 H대 총선과 관련하여 당 공천관리위원장을 N 의원으로 지정했다. 이미 정해진 일이니 자신이 N 의원에게 연락하겠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N 의원은 AI 대표가 절대 안된다고 하면서 안 받으려고 한 분이고 L 의원도 N에 대해서 말도 잘안 듣고 자기 고집이 세다고 유명한 분인데 어떡하냐는 식으로 걱정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대통령 지시가 없으면 공천관리위원장이 될 수가 없다, 청와대 F수석실이 대통령을 대신해서 실질적으로 AI 대표하고 상의를 한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L도 "정확한 워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대통령이 공천관리위원장을 N 의원으로 했으면 한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와서, N 의원은 고집만 세고 현실 감각이 없어서 공천관리위원장 역할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을 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이에 대해 F수석 G은 "AI 대표로부터 공천관리위원장 후보 추천 요청을 받아서 피고인에게 당과 협의하겠다는 취지로 보고를 드렸고, 이후 자신이 N를 비롯한 2~3명을 추천하였는데 당에서 N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하였다, N를 추천하기 전에 피고인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바는 없고, N가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된 후에는 그 결과를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적어도 자신이 N를 공천관리 위원장으로 추천하였음은 인정하였고, 한편으로는 "자신이 추천 요청을 받고 N 위원장에 대한 이야기를 L 의원에게도 한 적이 있는데, L 의원이 '굉장히 고집이 세신 분이다. 소신이 강한 분이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다) 위와 같은 K, L, G 등의 진술에 더하여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0 대통령인 피고인으로서는 H대 총선 이후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하여 여당인 I당의 승리뿐만 아니라 I당 내에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할 친A 인물들이 다수 공천되어 당선될 수 있도록 I당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필요성이 있었던 점, ② I당 공천관리위원회는 H대 총선에 출마할 후보자를 선발하기 위하여 경선, 전략공천 등과 같은 공천 방식과 그와 관련한 구체적인 공천룰을 결정하고 실제로 후보자들을 공천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기구인데 그러한 공천관리위원회의 구성, 특히 공천관리위원장의 선임에 관하여 대통령인 피고인이 F수석인 G에게 일임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울뿐더러 G이 대통령에 대한 보고 내지 상의 없이 단지 개인적인 의견으로 공천관리위원장을 추천하였다는 것은 더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점(G 스스로도 대통령인 피고인이 반대하면 다른 인사를 찾아봐야 하는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③ F수석 G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당 AI 대표가 F수석인 자신에게 공천관리위원장 추천 요청을 하였다는 것인데, F수석의 역할과 지위, 대통령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단순히 F수석 개인의 의견을 요청하 였다기보다는 대통령의 의견을 요청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 ④ N를 당 공천 관리위원장으로 하는 것에 대하여 당시 AI 대표를 비롯한 비A 세력의 반발이 있었고 친A 세력의 대표 격인 L 의원조차 우려를 표명하는 상황에서 당시 I당 내의 권력구도와 역학관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N가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된 것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만한 근거를 발견하기 어려운 점, ⑤ 한편 F수석실에서는 I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기 약 3개월 전인 2015년 11월경부터 I당 당헌, 당규를 분석하여 I당의 공천룰을 정리하고 친A 인물들에게 유리한 공천룰이 어떠한 것인지 분석하여 I당 공천과정에서 그러한 공천룰이 확정되도록 하기 위한 논리를 개발하는 등 공천룰과 관련한 자료를 작성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대통령인 피고인내지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지 않았다.면 애초에 추진하기 어려운 일인 점, ⑤ 실제로 N는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된 직후인 2016년 2월경부터 F수석실로부터 H대 총선과 관련된 F수석실 작성의 여론조사 결과, 친A 리스트, 공천룰 관련 자료 등을 전달받았고, 2016년 2월경 N 위원장이 발표한 I당 공천룰의 내용 또한 F수석실에서 작성하여 전달한 공천룰 관련 자료의 내용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F수석 G이 대통령인 피고인의 지시 내지 승인을 받아 I당에 N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N가 I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 대한 관여 여부
(가) F비서관 K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과 관련하여 "G의 지시로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안을 작성하였다, G이 전체적인 방향이나 구성 내용을 알려주면 구체적인 구성 페이퍼를 행정관들에게 지시해서 작성하였다. G, L, M과 만나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안에 대해 미리 회의하면서 누구를 위원으로 할 것인지 추천받기도 하였다. G이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안을 가지고 직접 AI 대표와 협의하여 I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016년 1월경 구성되었는데, 공천관리위원 11명 중 8명이 친A 인물이라고 평가되는 사람들로 선정되어서 굉장히 잘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행정관 AB도 "I당에서 파견 나온 W 행정관과 AR 행정관을 중심으로 I당 당헌, 당규를 검토하여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위한 정원, 여성 및 비정치권 위원은 몇 명으로 하여야 하는지 등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관한 자료를 만들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F수석 G 또한 "N 공천관리위원장이 임명된 이후, N 공천관리위원장의 부탁으로 공천관리위원 후보를 추천한 적은 있다. F비서관실하고 AP 비서관실에서 몇 명을 추려 온 것을 N 위원장에게 전달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나) 이와 같은 K, AB, G 등의 진술에다가 앞서 본 공천관리위원회의 역할과 중요성, 공천관리위원장의 선임 경위, F수석실의 공천룰 관련 자료 등 총선 관련 자료의 작성 동기 등을 종합하면 공천관리위원 등 공천관리위원회의 구성 또한 F수석 G이 대통령인 피고인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지시나 승인 하에 당에 그 의견을 전달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 여론조사 실시 부분에 대한 판단
공직선거법 제86조는 공무원 등 공적 지위에 있는 자들에 대해서 선거운동에 이르지 아니하여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선거운동'보다 개념이 넓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유형을 예시하여 규정하고 있어 선거운동의 목적을 요하지 아니하며 공무원 등에 의하여 위와 같은 행위가 있을 때 바로 본조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32932 판결 참조), 공직선거법 규정을 보아도 제255조 제1항 제10호는 제86조 제1항 제3호를 위반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제86조는 '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금지'라는 표제 하에 제1항에서 '공무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3호에서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이를 발표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을 뿐 그 문언상으로도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이를 발표하는 행위 외에 별도로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F수석실을 통해 H대 총선을 앞두고 당과 I당의 총선 및 경선 후보자로 예정되는 사람들의 지지도에 관하여 약 100여 회 이상 여론조사를 실시한 이상 이는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 조사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반하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선거운동 기획 부분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에서 공무원에 대하여 금지하는 행위중의 하나로 예시하고 있는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란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선거운동에는 이르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선거운동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일체의 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행위 또는 그 계획을 직접 실시하거나 실시에 관하여 지시·지도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반드시 구체적인 선거운동을 염두에 두고 선거운동을 할 목적으로 그에 대한 기획에 참여하는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7. 10. 15. 선고 2007도4069 판결 등 참조).
나)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본문과 제2조 및 제57조의2 제1항과 제57조의3 제1항 본문의 내용, 체계,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선거운동'은 공직선거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행위를 말하고, 공직선거에 출마할 정당 추천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한 당내경선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행위는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다만 당내경선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행위라는 구실로 실질적으로는 공직선거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행위를 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 범위 내에서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도12172 판결 등 참조).
다)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는데, 이에 해당하는지는 당해 행위를 하는 주체 내부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에 표시된 행위를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그 행위가 당시의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그와 같은 목적의사를 실현하려는 행위로 인정되지 않음에도 그 행위자가 주관적으로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거나, 결과적으로 그 행위가 단순히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또는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하는 데 필요하거나 유리하다고 하여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또 선거 관련 국가기관이나 법률전문가의 관점에서 사후적 · 회고적인 방법이 아니라 일반인, 특히 선거인의 관점에서 그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에 기초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개별적 행위들의 유기적 관계를 치밀하게 분석하거나 법률적 의미와 효과에 치중하기보다는 문제된 행위를 경험한 선거인이 그 행위 당시의 상황에서 그러한 목적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한편 위와 같은 목적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하려면, 단순히 선거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거나 선거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특정 선거에서의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만한 객관적인 사정에 근거하여야 한다. 그러한 목적의사를 가지고 하는 행위인지는 단순히 그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태양, 즉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선거운동은 특정한 선거에서 당락을 목표로 하는 행위이므로, 문제된 행위가 특정 선거를 위한 것이라고 인정하려면, 단순히 어떤 사람이 향후 언젠가 어떤 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특정 선거를 전제로 그 선거에서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수 있는 객관적 사정이 있어야 한다.
이것 역시 그 행위를 한 시기가 선거일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명시적인 표현 없이도 다른 객관적 사정을 통하여 특정 선거를 목표로 하는 선거운동임을 쉽게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2016. 8. 26. 선고 2015도1181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여론조사 실시행위가 선거운동 기획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인정되는 사정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여론조사 실시행위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1) 여론조사 실시 경위
F비서관 K은 F수석실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하게 된 구체적 경위에 관하여 "여당인 1당이 국회의원 의석을 많이 차지할 수 있도록 선거전략을 수립하고,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위한 목적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친A 인물들이 국회의원으로 많이 당선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경쟁력 있는 친A 인물들을 발굴하는 등 경선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처음 여론조사를 시작할 때에는 H대 총선 판세를 분석하기 위하여 여론조사를 실시하였으나, 이후 G 수석이 최대한 친A 인사가 많이 공천될 수 있도록 해보자는 기조에서 전략을 짜보자고 하여 친A 인물들의 당선을 목적으로 하는 여론조사의 방향으로 흘러갔고 규모도 확대되었다. 2016년 3월 하순경 I당 경선이 종료된 후에도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이는 접전 지역의 여론 추이를 파악하고, 지원이 필요한 지역구가 파악되면 선거운동 역량을 집중해주는 등 전략적 조치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F수석실 행정관 AD, AB 역시 "H대 총선과 관련한 선거 및 I당 경선과 관련한 선거전략 수립을 위한 목적 때문에 F수석실에서 친A 인물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한편 F수석실에서 2015년 8월경부터 이 사건 여론조사 실시를 앞두고 만든 여론조사 기획안은 '후보 인지호감도 수준 측정, 현역의원의 강력한 여권 대항마로서의 포지셔닝 구축, 지역정체 관련 현역의원 책임성 거론, 현역 교체여론 확산, 경선 대비 경선 룰에 입각한 경쟁력 측정(지지도 추이 점검), 지역민 needs 측정 등 선거전략 수립, 캠페인 방향 설정' 등을 추진 목적으로 하고 그와 관련한 구체적인 여론조사 실시문항을 예시하고 있었다.
(2) 여론조사 실시 시기, 방식 및 규모 F수석실에서는 H대 총선을 불과 6개월 정도 앞둔 2015년 11월경부터 2016년 3월경까지 사이에 약 120여 회에 걸쳐 F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V이 운영하는 AG라는 여론조사 업체를 선정하여 AG에 약 15억 원 규모의 여론조사를 독점적으로 의뢰하여 실시하였다. 2015년 11월경 여론조사를 시작할 당시에는 전체적인 선거 판세를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지만, 이후 2015년 12월경 내지 2016년 1월경부터는 I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지역인 대구·경북 지역의 지역구를 중심으로 I당 후보자들에 대한 지지도 조사를 대규모로 확대하였고, 2016년 3월 하순경 1당 경선이 완료된 후에도 접전 지역의 여론 추이를 파악하고 지원이 필요한 지역구가 파악되면 선거운동 역량을 집중해주는 등 전략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 약 6~7개 지역구씩 묶어 약 3회에 걸쳐 총선 판세를 분석하기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F수석실을 포함한 청와대에서는 정부의 주요 정책 등 국정 현안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수 있었고 그에 관한 여론조사 비용도 예산으로 편성되어 있었는데, 이 사건 여론조사는 정책 관련 여론조사에 해당하지 않아 공식적으로 청와대에 편성된 예산을 사용할 수 없었던 데다가 청와대에서 자체적으로 총선 관련 지지도 조사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여 실제로는 I당 및 후보자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도 'AV'와 같이 정책 관련 여론조사를 하는 것처럼 허위의 여론조사 용역계약서 및 세금계산서를 만들어 예산을 집행하는 방법으로 위 예산을 사용하였다. 그럼에도 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여론조사를 대규모로 확대하여 실시하게 되어 청와대 여론조사 예산만으로 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국정원에 요청하여 자금을 지원받아 여론조사 비용을 충당하기도 하였다.
(3) 여론조사의 내용
청와대 F수석실에서는 대구·경북지역, 서울 서초 지역 등 I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지역에 대한 후보 지지도 조사를 집중적으로 하였고, 특정 후보자에 대한 특정 지역구에서의 반복적인 후보 지지도 조사, 특정 후보자의 다수 지역구에서의 후보 지지도 조사도 실시하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① 대구·경북 지역이나 서울 서초지역 등 I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는 지역에 대한 후보 지지도 조사의 경우 7개 선거구를 중심으로 5~6회 반복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합계 40여 회 정도 실시하였는데, 이는 다른 전국 지역구 80개에 대하여 1회씩 실시한 것과 비교하여 볼 때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었고 그 여론조사 대상 후보자들 또한 모두 1당 후보로 출마가 예상되는 인물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② 특정 후보자에 대한 특정 지역구에서의 반복적인 후보 지지도 조사의 경우 친A 후보자를 중심으로 해당 후보자의 지지율이 이 해당 지역구의 비A 후보자의 지지율과 비교하여 어느 정도 나오는지 비교·검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③ 특정 후보자의 다수 지역구에서의 후보 지지도 조사의 경우 지지율이 높지 않은 친A 후보자에 대하여 지역구를 변경해가면서 어떤 지역구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지 파악하기 위하여 다수의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된 여론조사 결과분석 보고서에는 해당 지역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사항 및 현역 의원의 책임이 있는지 여부, VIP(대통령을 의미한다) 지지후보와 I당 공천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는지에 관한 지지도 조사 결과 분석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또한 V과 AD은 여론조사 결과를 메일을 통해 주고 받으면서 친A 후보자의 인지도가 부족하니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면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후보자에 대한 보도를 하자는 대안을 제시하거나 특정 후보자에 대하여 지역구를 옮기니 지지도가 더 낫다는 등의 여론조사 결과 분석 의견을 주고받기도 하였다.
나) 판단
위와 같은 이 사건 여론조사 실시 경위, 그 시기, 방식 및 규모, 여론조사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청와대 F수석실에서는 단순히 H대 총선 판세를 분석하여 선거결과를 예측해 보고 향후 국정운영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라 기보다는 H대 총선이 실시되기 전에 미리 지지율이 많이 나오는 친A 인물이 누구인지, 그 규모는 어느 정도 되는지 등을 파악하여 그러한 친A 인물들을 당 후보자로 출마시켜 당선시킬 목적으로 그와 관련한 전략을 수립하면서 그 전략 수립의 기초 자료로 사용하기 위하여 이 사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여론조사 실시행위는 H대 총선에서 친A 인물들의 선거운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한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선거운동 기획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 작성이 선거운동 기획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인정되는 사정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1)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의 구체적 내용
(가) '친A 리스트'는 H대 총선에서 당선 가능성 있는 친A 인물 현황을 정리하여 H대 총선 이후 몇 명 정도의 친A 인물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지를 예측하기 위한 자료로서 약 80명 정도의 친A 인물을 현역 국회의원과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으로 구분하여 사람 이름과 이름 옆에 지역구를 기재하는 방식으로 정리되었고, 2015년 1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지속적으로 수정·보완되었다.
(나) '전체 선거 지역구별 후보자 현황자료는 2016년 2월 무렵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① 각 정당별 후보자 공천이 끝나기 이전까지는 I당 경선에 대비하여 각 지역구별 I당 경선후보자 현황 및 그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고, ② 각 정당별 후보자 공천이 마무리되어 후보자가 명확히 확정되었을 때에는 전체 지역구별로 각 정당별 후보자를 특정하여 기재해놓은 후 그 중 친A 후보자가 누구인지 표시하고 해당 인물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표시하여 정리한 자료로서, 여론조사 결과를 표시할 때에는 여론조사 실시기관을 별도로 표시하였고 특히 청와대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그 결과 옆에 'BH', 또는 '자체'라고 표시하였으며, 친A 인물에 대하여는 별도로 색깔을 넣거나 굵게 표시하는 방법으로 표시하여 정리하였다.
(다) '광역지구별 경선 및 선거전략 자료'는 수도권, 대구·경북, 충청권 등을 광역지구로 나누어 각 지구별로 경선 및 선거 전략을 수립한 자료로서, 구체적으로는 각 지역별 경선 및 선거 구도에 따라 ① '강북은 AW, 강남은 AH을 중심으로 하면 여권이 부각될 수 있다'는 식의 분석을 통해 주된 지역구별로 누구를 핵심적인 키맨으로 내세울 것인지에 관한 설명 내용, ② '상징성 있는 친A계 의원들이 대통령의 복심을 반영하여 각 지역에 메시지를 던진다거나 L 의원 등과 같은 지역구에 영향력이 크고 대통령을 지지하는 중진 의원이 개소식에 참가하여 지지를 호소한다'는 등의 선거운동 지원 방식과 관련한 내용, ③ 친A 후보자들이 경선 및 선거운동 현장에서 강조할 창조경제, 4대 개혁' 등과 같은 핵심 워딩 등을 미리 준비하여 지지를 호소한다는 등의 선거운동 방법과 관련한 내용 등을 담고 있었다.
(라) 'I당 공천룰 관련 자료는 H대 총선을 앞두고 당 AI 대표가 100% 국민공천제 도입을 주장하자 I당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현역 의원들과 AI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A 세력들이 더욱 힘을 가지게 될 것을 우려하여 청와대가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정리한 자료로서, I당 공천과 관련하여 친A 의원 및 친A 인물들에게 유리한 공천 방식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유리한 방식이 1당 공천룰로 확정될 수 있도록 설득력 있고 명분이 있는 논거 등을 마련하여 친A 인물들이 I당 국회의원 후보로 많이 공천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F수석실에서는 친A 인물들이 다수 공천될 수 있도록 공천룰 관련 자료를 정리하면서 각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주제를 달리하여 자료를 작성하였는데, 구체적으로 그 내용에 관하여 보면, ① 첫 번째 자료는 100% 국민참여 경선제도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대안에 관한 것으로, '국민참여경선을 하게 되면 현역 비A 의원들이 현재의 지위를 계속하여 유지하게 되고, 재선에 성공한 현역 의원들이 AI 대표에게 호의적으로 변할 우려가 있다',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같이 하는 당내 세력이 필요한데 국민참여경선을 하게 되면 비A 세력이 유지되거나 확대되어 그 반대의 경우가 될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은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커서 새로운 인물, 정치신인들이 등용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경선을 하게 되면 지나친 경쟁으로 당내 분쟁을 야기하고 총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타당하지 않고, 일부 국민참여경선을 받아들이되 전화 여론조사방식으로 하자는 대안을 제시한다'는 등의 내용, ② 두 번째 자료는 여론조사 방식에 관한 것으로, 국민참여경선의 방식과 관련하여 친A 세력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중년 또는 노년층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휴대전화를 통한 여론조사보다는 전화여론조사 방식을 택하자는 내용, ③ 세 번째 자료는 경선 구도에 관한 것으로, 다자간 경선구도에서는 현역 의원을 지지하지 않는 표가 다른 여러 후보들에게 분산되므로 현역 의원에게 유리하고 양자간 경선구도에서는 반대 후보에게 집중되어 도전 후보에게 유리하므로, 지역구를 분석해서 현역 의원이 친A 의원인 경우에는 다자간 경선구도를, 현역 의원이 비A 의원인 경우에는 양자간 경선구도를 유도해야 한다는 내용, ④ 네 번째 자료는 단수 공천에 관한 것으로, 우선추천제도를 활용하여 특정 지역구에서 여성, 청년, 장애인 후보를 출마시켜 친A 후보가 단수 공천될 수 있도록 하고, 전략 공천을 활용하여 친A 현역 의원과 도전 후보의 차이가 현격한 경우 경선 없이 현역 의원이 공천될 수 있도록 하며, 컷오프제도를 도입하여 비A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에 대하여 일정한 기준, 즉 도전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실이 있거나 의정활동이 불량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비A 현역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시키는 등으로 친A 후보가 단수 공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2)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의 작성 및 수정 과정
(가) F수석실에서는 앞서 본 I당 및 친A 인물들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구별 I당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분석하였고, G, K은 I당 내 친A 중진의원으로서 대구·경북 지역구에 대해 잘 아는 L 의원과 수도권 지역구에 대해 잘 아는 M의원을 만나 위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면서 지지도 조사의 대상으로 삼을 친A 인물을 검증하여 추려내고,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전반적인 선기전략을 구상하면서 각 지역구별 친A 경선 후보를 선정하는 문제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나) F수석실에서는 위 선거 관련 회의에서 나온 논의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후보자가 친A 인물인지를 확인하여 '친A 리스트'를 작성 및 수정하였고, 선거에 출마할 친A 인물 및 선거에서 낙선시킬 비A 인물을 대상으로 다시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친A 인물의 당선 가능성을 검토한 후 이와 같은 자료들을 기초로 전체 총선 판세 및 특정 지역구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역구별 친A 후보자들 및 지지도 현황' 자료를 작성하였다. 또한 F수석실에서는 여론조사 결과 및 친A 리스트, 지역구별 친A 후보자들 및 지지도 현황 자료 등이 순차 수정되고 확정됨에 따라 각 지역구별 중심인물을 선정하고 구체적 선거 전략에 관한 논의 결과를 반영하여 '광역 지구별 경선 및 선거운동 전략' 자료를 작성 및 수정하는 한편, 위와 같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당에서 파견 나온 행정관들을 중심으로 I당 공천룰을 분석하여 친A 인물들에게 유리한 공천방식이 어떠한 것인지, 어떤 지역구에서 어떠한 공천룰을 적용할 것인지와 같은 내용을 담은 '공천룰에 관한 자료'를 구체화하였다. 특히 '광역 지구별 경선 및 선거전략 자료'는 청와대 F수석실을 중심으로 당시 H대 총선에서의 친A 세력의 다수 당선을 목적으로 당에서 파견 나온 선거 경험이 많은 행정관들이 K, AB 등 F비서관실 소속 행정관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회의하고 협의하면서 앞서 본 광역지구별 선거운동의 방식이나 내용, 선거운동 지원방안 등의 내용으로 작성되었고, '공천룰 관련 자료' 역시 G F수석의 지시에 따라 W 선임행정관을 중심으로 AB 행정관을 포함한 F비서관실 행정관 5~6명 정도가 참석한 회의를 통해 작성되었다(피고인은 '광역지구별 경선 및 선거전략 자료는 당에서 수립한 선거 전략을 참고적으로 받은 것이고, '공천룰에 관한 자료는 I당 당헌 및 당규에 규정된 공천 관련 규정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G, W의 진술은 총선 관련 문건을 직접 작성한 K, AB 등의 진술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당시의 정치적 상황, 총선 관련 자료가 작성된 경위 및 구체적 내용, 총선 관련 자료들이 당 공천관리위원회로 전달되어 실제 1당 공천과정에 반영된 경위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오히려 '광역지구별 경선 및 선거전략 자료'와 '공천룰에 관한 자료' 등은 모두 F수석실에서 친A 인물들의 공천 및 당선을 목적으로 자체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다)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G, K은 L, M과 수차례 선거 관련 회의를 하면서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의 내용을 공유하고 그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선거 및 경선 전략에 관하여 논의하면서 중요 부분에 관한 협의과정을 거쳤고, 그 결과를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의 작성 및 수정 과정에 반영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의 내용을 업데이트하였다.
(3)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 작성의 동기 내지 목적F비서관 K은 위와 같은 내용의 총선 관련 자료를 작성한 경위에 관하여 "H 대 총선을 앞둔 당시 친A 세력과 비A 세력 간의 당 주도권을 놓고 헤게모니 싸움이 있었는데, AI 대표가 H대 총선 후에도 당 주도권을 계속 확보하기 위하여 현역 의원 지지층이 많은 비A 세력에게 유리한 공천 방식을 내세워서 청와대 내에서 상당한 반감이 있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H대 총선 이후 친A 세력들이 I당 주도권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었고, 그러한 배경에서 F수석실에서 전체 총선 관련 선거운동 전략을 수립하고 대규모의 여론조사를 실시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친A 리스트', '전체 선거 지역구별 후보자 현황 자료', '광역지구별 경선 및 선거전략 자료', 'I당 공천룰에 관한 자료'가 만들어졌다. 대통령과 당의 이해가 일치하면 당에서 주도하고 대통령은 보고만 받으면 되는 것이지만 당시 당 사무처에서는 AI 대표의 생각을 백업하는 자료를 만들었고 청와대로서는 대통령을 백업하는 기구가 당에 없었기 때문에 F수석실이 대통령을 위하여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의 작성에 관여한 AB 역시 'H대 총선과 관련하여 1당이 최소한 과반수 이상 의석을 확보하고 친A 세력들이 I당의 주도권을 잡도록 하기 위하여 F수석실 중심으로 선거와 경선에 관한 전략을 논의하고 총선 관련 자료들을 작성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위와 같은 K, AB의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상세한 부분까지 그 내용으로 하여 구체적이고 일관될 뿐만 아니라 각 진술이 상호 모순 없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고, 당시의 정치적 상황이나 총선 관련 자료의 구체적 내용, 총선 관련 자료의 I당 공천관리위원회 전달 경위 등 객관적인 사정에도 부합한다.
나) 판단
위와 같은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 작성의 동기 내지 목적, 구체적인 작성 및 수정 과정, 그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청와대 F수석실에서는 H대 총선에서 친A 인물들이 당 후보자로 많이 공천되어 당선되도록 할 목적으로 총선 실시 전부터 미리 자신들이 지원할 친A 인물들을 추려내어 '친A 리스트', '전체 선거 지역구별 후보자 현황자료' 등을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광역지구별 경선 및 선거전략 자료'를 작성하여 선거 전략을 마련하고, 나아가 친A 인물들이 I당 후보로 많이 공천되는 데 유리한 공천기준과 방식이 확정될 수 있도록 '공천룰 관련 자료'를 작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의 작성에 관한 일련의 행위들은 모두 친A 후보자들의 공천과 당선이라는 목적을 위하여 그들의 선거운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을 실행하는 행위로서 선거운동 기획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4) I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관여 행위가 선거운동 기획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이 F수석실을 통하여 N가 당 공천관리위원장에 선임되도록 관여하고 나아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도 관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러한 사정에 더하여 ① H대 총선에서의 친A 후보들의 다수 당선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친A 인물들이 다수 I당 공천과정에서 후보자로 공천되어야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공천관리위원회가 피고인이 원하는 바와 같이 구성되어 친A 인물들에게 유리한 공천룰을 채택하는 것이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점, ② 공천관리위원회를 통해 자신들이 개발한 공천룰을 반영하여 다수의 친A 인물들이 H대 총선에서 I당 후보자로 공천되도록 하기 위하여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기 전부터 공천룰에 관한 자료를 정리하고 연구하여 온 점, ③ 실제로 F수석실에서 작성한 공천룰에 관한 자료가 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되어 당 공천룰에 반영됨으로써 다수의 친A 인물이 I당 후보자로 공천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N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하도록 지시하고, F수석실을 통해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 관여한 일련의 행위는 H대 총선에서 친A 인물들의 당선을 목적으로 선거운동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일체의 계획 수립에 참여한 것이거나 또는 그 계획의 실시에 관여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5) 공천 내지 경선과정에 한정된 것이어서 선거운동 기획에 해당하지 않는지 여부 가) F비서관 K은 일관하여 청와대가 F수석실 중심으로 H대 총선 관련 여론조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총선 관련 문건들을 작성하고 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 관여하게 된 이유와 관련하여 "첫째 이유는 I당이 국회의원 의석을 많이 차지할 수 있도록 선거전략을 수립하고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위한 목적 때문이었고, 둘째 이유는 친A 인물들이 국회의원으로 많이 당선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경선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목적 때문이었다, H대 총선까지 염두에 두고 선거 및 경선 전략을 수립한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공천을 염두에 둔 전략이긴 하지만 그것을 통하여 당의 총선에서의 승리를 목적으로 하여 모두 포괄해서 염두에 두고 한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F수석실 행정관 AB와 AD도 K의 진술과 같은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바, 당시 F수석실에서 H대 총선 관련 여론조사,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 작성,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등에 관여한 관계자들은 모두 그러한 행위들이 H대 총선에서의 친A 세력의 당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서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나) 위와 같은 F수석실 관계자들의 인식에 더하여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당초 이 사건 여론조사는 H대 총선의 전체 판세를 파악하기 위하여 실시되었고 당의 경선과 공천이 완료된 후에도 선거운동 역량을 집중해주는 등 전략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 추가적인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도 한 점, ② 이 사건 여론조사 중에는 단순히 I당 후보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다른 당의 후보자도 포함하여 지지도를 조사한 경우도 있는 점, ③ '광역지구별 경선 및 선거전략 자료' 등의 자료에서 친A 인물들이 I당 경선에서 뿐만 아니라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하여 필요한 선거운동 방법과 전략 등을 마련하였던 점, ④ F수석실이 공천관리위원회의 구성에 관여하고 그에 따라 공천에 관여한 일련의 행위는 단순히 특정 지역구의 특정한 후보자 공천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당 전체의 공천과 그에 따른 후보자들의 구성 전반, 나아가 H대 총선 판세 전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어서 단순히 공천 또는 경선과정에만 한정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청와대 F수석실을 통하여 H대 총선에서의 친A 인물들의 당선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친A 인물들을 위한 경선 및 선거 전략을 수립하며 친A 인물들에게 유리한 공천룰을 개발하고 I당 공천관 리위원회 구성에 관여하여 I당 공천관리위원회를 통해 실제 공천과정에 반영하여 친A 인물들이 I당 후보자로 확정되게 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은 단순히 친A 인물의 공천만을 위한 목적으로 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H대 총선에서 다수의 친A 인물의 당선을 목적으로 한 선거전략 또는 선거운동을 준비하는 일련의 연속된 과정에서 선거운동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일체의 계획 수립에 참여한 것이거나 또는 그 계획의 실시에 관하여 지시 · 관여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6)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서 선거운동 기획에 해당하지 않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가) 대통령은 통상 정당의 당원으로서 정당의 추천과 지지를 받아 선거운동을 하고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선출된 후에도 일반적으로 정당의 당원으로 남게 되고, 특정 정당과의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정당법 제22조 제1항 제1호도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는 일반 직업공무원과는 달리 대통령에게는 당원의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정당활동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여당의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이 아니라, 행정권을 총괄하는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공익실현의 의무가 있는 헌법기관이다. 대통령은 지난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한 국민 일부나 정치적 세력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가로서 조직된 공동체의 대통령이고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의 범위를 초월하여 국민 전체에 대하여 봉사함으로써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대통령의 지위는 선거와 관련하여 공정한 선거관리의 총책임자로서의 지위로 구체화되고, 이에 따라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4호는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헌법재판소 2004. 5. 14. 선고 2004헌나1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나) 다만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은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위한 준비행위, 정당의 후보자 추천에 관한 단순한 지지·반대의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 통상적인 정당활동에 대해서는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상적인 정당활동은 정당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는 당원의 모집, 정책의 개발·보급, 당원교육 등 선거 시기에 관계없이 정당이 존속하는 한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하는 정당 본연의 활동으로서, 우리 헌법상의 정당제 민주주의 관련 조항과 정당의 중요한 공적 기능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원칙적으로 자유로이 허용되어야 하는 것이다(헌법재판소 2001, 10, 25. 선고 2000헌마193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한편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소정의 선거운동은 특정 후보자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단순히 장래의 선거운동을 위한 내부적·절차적인 준비행위에 해당하는 선거운동의 준비행위나 통상적인 정당활동과는 구별되나,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그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태양, 즉 그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이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를 수반하는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9도445 판결 등 참조).
다) 만일 피고인이 당의 당원으로서 선거에 관하여 단순한 의견개진을 한 경우라면 이는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에 따라 통상적인 정당활동의 일환으로서 허용된다.고 볼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H대 총선에 임박하여 자신을 지지하는 특정 정치 세력인 친A 후보자들의 당선을 위하여 F수 석실의 인력 및 자금 등을 이용하여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경선 및 선거운동 전략 자료 등을 작성하고 N를 1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되도록 하고 공천관리위원회에 친A 인물들에게 유리하게 구성된 공천룰 관련 자료 등을 전달하여 반영되도록 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는바, 그러한 행위들의 목적과 경위, 시기 및 방법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비A 후보의 배제와 친A 후보의 다수 당선이라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계획적·능동적으로 실행한 것이어서 단순한 의견개진이라고 할 수 없고 공직선거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경선운동 관여 부분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에서 정한 '선거운동'이란 특정 후보자의 당선 내지 득표나 낙선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유리한 모든 행위로서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인 행동을 말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그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태양, 즉 행위가 행하여지는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것이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를 수반하는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이러한 기준은 어떠한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57조의 3 제1항 소정의 '경선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6232 판결 참조).
나) 공직선거법 제57조의3에 따라, 당원과 당원이 아닌 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여 실시하는 당내경선에 나서는 후보자는 제57조의3 제1항 각 호에서 규정하는 방법 이외의 방법으로 경선운동을 할 수 없는데, 공직선거법이 이와 같이 당내경선운동방법을 제한하는 취지는 당내경선운동의 과열을 막아 질서 있는 경선을 도모함과 아울러 당내경선운동이 선거운동으로 변질되어 실질적으로 사전선거운동금지규정 등을 회피하는 탈법적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당내경선의 실시 여부가 확정되지 아니하였다거나 예비후보자로 등록하기 이전이라 할지라도, 당내경선에 참여하려고 하는 사람이 당내경선에 대비하여 공직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서 경선운동을 한 경우에는 당내경선운동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8869 판결 등 참조). 또한 당내경선의 실시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고 실제로 그 후에 당내경선이 실시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장차 있을지 모를 당내경선에 대비하여 경선운동을 한 경우 당내경선운동 위반행위에 해당한다.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3도1836 판결 등 참조).
2)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목적의사가 인정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F수석실에서 공천관리위원회에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 등을 전달한 행위나 친A 후보자에 대하여 지역구 변경 및 출마를 종용한 행위는 비A 후보자를 배제하고 특정 친A 후보자를 당선시키기 위한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 적·계획적 행위로서 경선운동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공천관리위원회에 친A 리스트 등 총선 관련 자료 등을 전달한 행위
(1) G은 N가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취임하기 직전 내지 직후 친A 리스트 자료 등을 N에게 전달하였는데 위 자료에는 선거구별로 친A 인물이 누가 있는지 및 청와대에서 친A 인물 중 누구를 지지하는지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공천관리위원회는 위 자료를 통하여 공천룰 등을 결정함에 있어 유리하게 할 특정 친A 후보자가 누구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2) G은 N에게 '공천룰 관련 자료'를 전달하기도 하였는데 이 자료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친A 세력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중년 또는 노년층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전화여론조사 방식, 다자간 경선구도에서 친A 후보자에게 유리한 경선 방식, 우선추천 제도, 전략공천, 컷오프 제도 등의 활용을 통해 친A 후보자를 단수 공천하는 방식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결국 I당 공천 과정에서 친A 후보가 단수 공천될 수 있도록 활용 가능한 공천룰과 논리를 제공한 것이었다.
(3) 한편 위와 같은 총선 관련 자료의 전달 및 그에 따른 경선 방식의 채택 등은 비록 실제 경선 과정에서 선거인들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공천관리위원회가 경선의 구도 및 방식 자체를 특정 후보자들에게 유리하게 결정함으로써 경선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이상 이러한 행위는 특정 후보자를 경선에서 유리하게끔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나) 특정 친A 후보자의 지역구 변경 및 출마 종용 행위
(1) G 등은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각 지역구의 '배제 인물'을 공천에서 배제하거나 경선에서 낙선되도록 하고 다른 친A 후보자가 공천되거나 경선에서 승리하도록 하기 위하여 해당 지역구에 대하여 미리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특정 친A 후보자가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에 출마할 수 있도록 권유하거나 출마할 지역구를 변경하도록 하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하여 그 여론조사 결과 및 공천룰 관련 자료를 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하였는데, 이러한 행위는 특정 후보자가 경선에서 낙선되도록 하거나 특정 친A 후보자가 공천되거나 경선에서 유리하게끔 하여 각 특정 지역구의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해당한다. 그 구체적인 조치방법의 경위에 관하여 일부 살펴보면, 먼저 별지 범죄일람표 2 연번 1번 관련하여 K은 대구 0에 출마하려던 P에게 대구O에 출마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한편 P에 대하여 대구 S과 Q 두 개의 지역구를 골라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여론조사 결과 대구 S에서는 지지율이 P 26.5%, AX 46.5%(2015.12.27. 양자대결 기준), 대구 Q에서는 지지율이 P 25.8%, AY 38.6%(2015. 12. 24. 양자대결 기준)로 각각 조사되었고, 이에 따라 K은 G과 논의하여 P에게 경쟁력이 있는 Q에 출마하도록 설득하였다. 한편 별지 범죄일람표 2 연번 7번 AL의 경우 최초에는 대구 Q에 출마하는 것으로 하여 여론조사가 실시되었는데 그 결과가 좋지 않았고(2015. 12. 13.자 AY 14.1%, AZ 10.1%, AL 8.6% 및 2015. 12. 24.자 AY 17.4%, AZ 13.8%, AL 9.9%), 결국 G 등은 AL을 대구 BA에 출마하도록 권유하였다. 또한 별지 범죄일람표 2 연번 6번 AK의 경우 최초에는 S에 출마하는 것으로 하여 여론조사가 실시되었는데 그 결과가 좋지 않았으나(2015. 12. 13.자 AX 22.2%, AK 9.0% 및 2015. 12. 27.자 AX 22.0%, AK 15.1%), 결국 G 등은 장애인의 경우 우선 공천할 수 있다는 당헌을 이용하여 장애인인 AK에게 무경선으로 공천되도록 하기 위하
여 대구 BB에 출마하도록 권유하였다.
(2) 한편 특정 친A 후보자에게 출마를 종용하는 과정에서 BC, BD, BE 등과 같이 친A으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들이 공천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발생하였는데, 이는 비A계 현역 의원에 대해서만 공천 배제를 할 경우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발생하기 때문에 친A계 현역 의원에 대해서도 공천 배제를 하여야 한다는 N 등의 주장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위 지역구에 대해서도 현역 의원을 대체할 친A 후보자에 대해서 출마를 종용하고 이들을 당선시키기 위하여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공천룰 자료 등을 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한 이상 이 또한 특정 후보자를 경선에서 유리하게끔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3) T의 연설문 작성 부분에 대하여 K은 T 후보에 관한 연설문 작성과 관련하여 "2016년 2월 내지 3월경 G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피고인이 G에게 전화하여 T 후보의 연설에 대하여 지적한 사실이 있다.
G이 전화를 끊은 후 피고인이 계속 채근한다고 하면서 힘들다고 자신에게 토로하기도 하였다", "그 무렵 피고인이 T 후보가 연설하는 데 사용할 연설문을 친전용 봉투로 G에게 보냈는데, G이 받은 봉투에서 A4 용지 3~5장 분량으로 된 연설문을 꺼내어 흔들면서 '이거 봐라, 할매가 직접 연설문을 보냈다'라고 하였다. G이 T에게 휴대전화로 연락을 하여 연설문을 보내줄 테니까 그것을 중심으로 연설을 하라는 취지로 말하고 연설문을 팩스로 보내준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K의 위와 같은 진술은 수사과정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될 뿐만 아니라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내용까지 진술하고 있어 그 신빙성이 높다.
K의 위 진술에 더하여 ① G이 피고인으로부터 T의 연설문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으나 T 측으로부터 연설내용을 받아 자신이 수정해서 T 측에게 전달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여 T에 대한 연설문을 작성하여 보내준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는 점, ② 당시에는 피고인과 I당 원내대표였던 U 사이의 갈등이 깊어 H대 총선의 대구 AT 지역구에 출마 예정이던 U을 공천과정에서 배제하기 위하여 상대 후보로 T을 내세우려 하던 상황이었을 뿐만 아니라 U을 지지하던 대구·경북지역 현역 의원들에 대하여도 공천과정에서 배제하도록 하는 상황이었던 점, ③ 대구 AT 지역구에서 여론조사에서 U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반면 T의 지지율은 계속해서 낮은 상태를 유지하여 경선 승리를 위해서는 T의 지지율을 상승시킬 수 있을 만한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T에게 연설시 부족한 점을 알려주게 하거나 연설문 등을 대신 마련해주게 하는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나아가 이러한 행위는 T을 경선에서 당선시키고자 하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행위로서 경선운동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4) 경선이 실시되지 않았거나 경선 기간 이전의 행위라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은,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후보자 중 일부에 대하여는 공천 자체가 무산되어 당 후보를 배출하지 못하였고 일부 후보자는 경선이 아닌 단수공천에 의해 후보로 확정되었으며 일부 후보자에 대하여 지역구를 옮기거나 여론조사를 실시한 행위들은 모두 당내경선이 시작되기 전에 이루어진 일이어서 경선운동이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설령 일부 지역구의 경우 당내경선이 실시되지 않았거나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여론조사 실시, 공천룰 관련 자료 등의 전달, 지역구 변경 종용 등의 행위들이 당내경선이 실시되기 이전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은 당내경선을 포함하여 I당 공천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에 대비하여 특정 친A 후보자가 당내경선 내지 공천과정에서 승리하고 비A 후보자가 낙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한 것이므로, 당내경선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를 수반하는 행위로서 경선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5) 당원만을 대상으로 한 당내경선에서는 경선운동을 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가)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제1항 본문은 "제60조 제1항에 따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은 당내경선에서 경선운동을 할 수 없다"라고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60조 제1항 제4호는 국가공무원법 제2조에 규정된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법 제2조에 규정된 지방공무원은 원칙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정함으로써 공무원의 당내 경선운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제1항 단서는 "소속 당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당내경선에서 당원이 될 수 있는 사람이 경선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그런데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제2항은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하여 당내 경선에서 경선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특별히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제1항을 위반하였을 경우에는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1항 제1호가 적용되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반면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제2항을 위반하였을 경우에는 공직선거법 제255조 제3항 제1호가 적용되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게 되므로, 공무원의 당내경선에서의 경선운동과 관련하여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제2항은 제1항의 특별
규정에 해당한다.
다) 따라서, 소속 당원만을 대상으로 경선을 실시한 경우에도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경선운동을 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제2항에 따라 허용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7년 6개월 이하의 징역
2. 양형기준의 적용
가. 각 공무원의 당내경선운동금지 위반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죄
[권고형의 범위] 선거운동기간 위반 부정선거운동 > 제3유형(공무원의 지위 이용선거운동) > 가중영역(징역 1년 이상 ~ 3년 이하)
[특별가중인자] 계획적·조직적 범행
나.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형량범위 : 징역 1년 이상 ~ 5년 6개월 이하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으로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 전체를 위하여 행사함으로써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헌법적 책무를 지고 있었다. 특히 선거는 국민주권주의와 대의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핵심으로서 국민이 직접 대표자를 선출하여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므로 선거에서의 공정성은 민주국가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것인바, 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우선적인 책임은 헌법의 수호자이자 국정의 총책임자인 대통령에게 있다. 또한 우리 헌법과 법률은 대의제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정당의 자유를 보장하고 정당에 대한 국가의 보호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대통령은 정당제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보장할 책무 또한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H대 총선을 앞두고 당 내에서 자신과 견해를 달리한다는 이유로 특정한 세력을 배척하고 자신을 지지하는 인물들을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키고자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선거 및 경선 전략을 수립하였으며, 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에 개입하고 자신을 지지할 세력에게 유리한 공천룰 자료를 공천관리위원회에 전달하여 공천과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등의 일련의 범행을 저질렀다.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대통령으로서의 헌법적 책무를 방기하여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함부로 남용한 것으로서 우리 헌법의 근본가치인 대의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정당의 자율성을 무력화시키는 행위라는 점에서 그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H대 총선에서 유권자의 의사가 왜곡되고 선거의 자유와 공정이 심각하게 훼손될 위험이 초래되었음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지시하거나 승인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거나 단순히 선거의 판세를 분석하여 국정수행에 참고할 목적으로 한 것이라는 수긍하기 어려운 변소로 일관하고 있다. 더욱이 피고인은 수사기관의 조사뿐만 아니라 이 법정에의 출석까지도 전혀 응하지 아니한 채 자신의 지시에 따랐던 하위 공무원들에게 그 책임을 미루는 등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지위나 역할에 걸맞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그 범죄사실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다만 피고인이 대통령으로서 당시의 정치적 상황에 따른 국정 운영의 곤란을 타개하고 1당의 협조와 지원을 받아 자신이 추구하는 정책을 실현하여 국정을 원만히 이끌고자 하는 목적에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 이 사건 범행은 I당의 공천 단계에서 친A 후보자가 I당 후보로 공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고, 이를 넘어서 실제 H대 총선의 선거운동 단계에서 유권자의 투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거운동에까지는 나아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과 더불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이전에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피고인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한 주요 정상,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공판과정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재판장판사성창호
판사이승엽
판사강명중
1) I당 내에서 피고인의 국정수행에 관하여 다소 비판적인 인물들로서 '친A'의 상대적인 개념이다. 이하에서 이러한
인물들을 통칭할 때 편의상 '비A'이라고 한다.
2) I당 내에서 피고인의 국정수행을 지지하거나 피고인과 견해를 같이하는 인물들을 말한다. 이하에서 이러한 인물
들을 통칭할 때 편의상 '친A'이라고 한다.
3) 예컨대 J당을 지지하는 선거권자가 당 후보자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면, 향후 본선에서 J당 후보자가 당선될 수
있도록 당 후보자는 경쟁력이 없는 사람이 선정되기를 바랄 수 있고, 그 결과 실제 1당 A 후보 보다 B 후보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오히려 역으로 경쟁력 없는 A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I당 경선 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고 있는바, 이를 속칭 역선택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