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항소[각공2010상,553]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자가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체결을 비판하는 취지의 방송을 제작·보도한 문화방송 ‘PD수첩’ 프로그램 제작진 등을 상대로 영업방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위 방송에 다소 허위이거나 과장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방송의 전반적인 내용 및 의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방송보도가 영업방해의 위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청구를 기각한 사례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자가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체결을 비판하는 취지의 방송을 제작·보도한 문화방송 ‘PD수첩’ 프로그램 제작진 등을 상대로 영업방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위 방송에 다소 허위이거나 과장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위 방송의 전반적인 내용 및 의도는 쇠고기 수입업자 등의 영업을 방해하는 데 있지 않고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 정부와 사이에 기존 수입위생조건보다 상당히 완화된 내용으로 쇠고기 수입 협상을 체결한 것을 비판하는 데 있음이 분명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방송보도가 영업방해의 위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고, 위 방송으로 인하여 정부가 수입위생조건 고시의 발효를 연기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만일 그러하다고 하더라도 정부정책의 변경은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가 여론을 반영하고 국익을 고려하여 결정한 것으로 정부정책의 변경에 영향을 준 행위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는 등의 이유로 청구를 기각한 사례.
주식회사 에이미트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목 담당변호사 이준하)
주식회사 문화방송외 6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덕수외 1인)
2010. 1. 19.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각 15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08. 5.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1. 인정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 주식회사 에이미트(이하 ‘원고 에이미트’라고 한다)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여 이를 가공한 후 판매하는 등의 농축수산물 수출입 및 도소매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 주식회사 오래드림(이하 ‘원고 오래드림’이라고 한다)은 원고 에이미트로부터 독점적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공급받아 전국에 가맹점 계약을 체결한 식당에 미국산 쇠고기를 공급하는 등의 육류 도소매업, 프랜차이즈컨설팅을 하는 회사이다.
피고 주식회사 문화방송(이하 ‘피고 문화방송’이라고 한다)은 아래 다.목 기재 이 사건 방송을 한 공중파 방송사, 피고 조능희, 송일준, 김보슬, 이춘근은 이 사건 방송 제작 및 진행에 관여한 프로듀서들이고, 피고 김은희는 이 사건 방송 대본을 집필한 작가이며, 피고 김규리는 탤런트 겸 영화배우이다.
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의 변경 과정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에서 최초로 광우병이 발생한 2003. 12.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였다가 2007. 4.경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라는 수입위생조건으로 수입을 재개하였는데 2007. 10. 5. 검역 과정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뼛조각이 발견되자 다시 수입을 중단하였다.
그 후 2008. 4. 18. 미국 정부와 사이에 쇠고기 수입 관련 협상이 체결됨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는 2008. 5. 15. 새로운 수입위생조건의 고시 발효를 예정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하였다.
다. 피고 문화방송의 이 사건 방송
피고 문화방송은 2008. 4. 29. 23:00경부터 24:00경까지 ‘PD수첩’ 프로그램에서, 정부의 위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체결을 비판하는 취지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방송(이하 ‘이 사건 방송’이라고 한다)을 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주저앉은 소(일명 ‘다우너 소’) 관련 부분 |
○ 미국 내 도축장에서 인부들이 전기충격기와 물대포로 주저앉은 소에 충격을 줘 억지로 일으켜 세우려는 장면을 담은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미국은 2003년 첫 광우병 발생 후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는 모든 소의 도축을 금지했다. 그러나 지금은 주저앉은 소라도 최초 검사를 통과한 후 주저앉으면 도축이 가능하다”는 내레이션 |
○ 미국 버지니아에서 2008. 4. 16. 열린 아레사 빈슨의 장례식 장면을 방영하면서 “그녀의 죽음은 가족뿐 아니라 이웃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어쩌면 먼 이국땅의 우리에게도 충격이 될지 모른다. 그녀는 사망하기 전 인간광우병 의심진단을 받았다”라는 내레이션 |
○ 피고 송일준이 화면에 “목숨을 걸고 광우병 쇠고기를 먹어야 합니까”라는 배경 자막과 함께 “아까 광우병 걸린 소 도축되기 전 모습도 충격적이고 또 아레사 씨인가요? 죽음도 충격적인데 광우병이 그렇게 무서운 병이라면서요?”라고 발언 |
○ “이 동영상 속 소들 중 광우병 소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소들이 광우병 소인지 여부도 알 길이 없다. 이미 도축되어 식용으로 팔려나갔기 때문이다”라는 내레이션 |
(2) 아레사 빈슨의 사망 관련 부분 |
○ 미국 WAVY TV가 2008. 4. 8. 보도한 내용 중 “인간광우병에 걸렸을지 모르는 한 포츠머스 여성의 일로 혼란스러워 하시거나 걱정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의사들은 아레사가 vCJD라는 변종크로이츠펠트 야콥병에 걸렸는지 의심합니다” “이 병은 뇌질환으로 뇌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리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인간광우병입니다” 등을 재인용하면서 위 밑줄친 문장을 “의사들에 따르면 아레사가 vCJD라는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에 걸렸다고 합니다”라고 자막에 표시 |
○ 발병 후 일주일 만에 사망한 아레사에 대한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 뇌부검이 필요하였고, 유가족들이 부검에 동의하여 미국 버지니아 포츠머스 보건당국은 현재 아레사가 인간광우병에 걸렸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조사 중에 있다는 내용 |
○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 로빈 빈슨에 대한 인터뷰 중 |
① “It's just so amazed me that there's so many people who are involved with this disease that my daughter could possibly have(걸렸을지도 모르는), and that only lets me know that others can be affected by this.”라고 말한 것을 두고 자막에 “너무 놀라운 일이었죠. 우리 딸이 걸렸던 병에 다른 수많은 사람들도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요”라고 표시 |
② “The result had come in from the MRI and it appeared that our daughter could possibly have CJD(MRI 검사 결과 아레사가 CJD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를 자막에 “MRI 검사 결과 아레사가 vCJD(인간광우병)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로 표시 |
③ “If she contracted it, how did she?(만약 그녀가 걸렸다면 어떻게 인간광우병에 걸렸는지 모르겠어요)”를 자막에 “아레사가 어떻게 인간광우병에 걸렸는지 모르겠어요”라고 표시 |
○ “미국에서는 그 동안 세 명의 (인간광우병) 환자가 발생했다. 미 당국은 모두 외국 체류 경험이 있거나 외국에서 이주해 온 이민자라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아레사가) 인간광우병으로 최종 진단이 내려진다면, 그녀는 미국 내에서 감염된 첫 사례가 될 것이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아레사 빈슨 관련 보도 맺음말 |
(3) 한국인의 유전자형과 인간광우병 발병 위험성 관련 부분 |
○ 피고 송일준이 “한국 사람들이 영국인이나 미국인 같은 서양인들보다 광우병에 더 취약하다, 그런 연구 결과가 있었다고요?”라고 질문하자, 손정은 아나운서가 “네, 바로 한국인의 유전자 문제인데요. 한국인 500여 명의 유전자 분석을 실시한 결과,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몹시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프리온 유전자 가운데 129번째 나타나는 유전자형은 총 3가지. 이 중 지금까지 인간광우병이 발병한 사람 모두가 메티오닌 MM형이었습니다. 즉,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가량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인은 어떨까요? MM형을 가진 사람이 미국인의 약 5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시다시피 한국인이 영국인의 약 3배, 미국인의 약 2배 정도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 |
(4) 미국 도축시스템의 문제점 고발 부분 |
○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찍은 캘리포니아 웨스트랜드-홀마크 도축장 촬영분을 방영하면서 마이클 그래거의 “미국 정부의 도축검역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인터뷰 방영 |
○ 2008. 2. 미국 사상 최대 쇠고기 리콜 사태, 2008. 3. 웨스트랜드-홀마크 도축장 관계자가 청문회에서 불법도축을 시인한 사실 및 2008. 2. 18. 미국사람들의 86%가 식품안전을 믿지 못한다는 설문 결과를 보도한 미국 CNN의 방송 내용을 재인용 |
○ 2008. 4. 초 미국 정부는 연방감사를 실시하였는데 18개 도축장 중 4곳에서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그 중 한 곳은 잠정적 폐쇄조치를 하였다는 내용 |
(5)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 및 광우병 설명 부분 |
○ 미국 현지에서는 최근 이러한 논란이 일어났는데 오히려 우리나라 정부는 충분한 조사를 거치지 않고 서둘러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고자 하는 것 같다. |
○ 기존 국내에 수입한 미국산 쇠고기는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뿐이었는데, 앞으로는 30개월이라는 연령 제한이 없어지고 현행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SRM, 뇌, 눈, 두개골, 척수, 척주, 편도, 회장원위부) 중 일부가 들어오게 된다. |
○ “협상 결과 무엇보다 우려를 사고 있는 건 30개월이라는 연령제한 폐지다. 개월 수가 높을수록 광우병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광우병을 유발시키고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는 위험물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것. 광우병에 걸린 소의 뇌를 검사하면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려 있다. 이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이 변형프리온이다. 프리온이 특히 고농도로 집중되어 있는 소의 부위를 특정위험물질이라 부른다. 소의 특정위험물질은 모두 7가지(그림으로 뇌, 눈, 머리뼈, 편도, 척수, 척주, 회장원위부가 특정위험물질임을 표시), 지금까지는 우리나라에 유입된 적이 없던 부위들이다. 그러나 앞으로 30개월 미만의 경우 편도와 회장원위부만 제거하면 남은 5가지는 들어올 수 있게 된다”라는 내레이션 |
○ 피고 송일준이 “과연 대통령이 협상 내용을 세세하게 잘 알고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데, 특히 문제가 생겨도 우리나라가 수입을 중단할 수 없다는 얘기는 무슨 얘기지요?”라고 묻자 피고 이춘근은 “그 전에는 등뼈같은 광우병 위험 물질이 들어오면 해당 작업장의 승인을 취소하거나 검역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수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작년에도 두 차례나 등뼈가 나와서 검역중단 조치를 내린 적이 있었고요. 하지만 이번 협상으로 앞으로는 미국에서 인간광우병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라고 대답 |
(6) ‘다미소’ 식당 등 촬영 부분 |
○ 2007. 12. 미국산 쇠고기 검역 중단으로 인하여 2007. 10. 수원세관 창고에 입고되어 현재까지 보관 중인 미국산 쇠고기 촬영분을 방송하며 “수입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업체들은 반색하는 분위기였다”는 내레이션 |
○ 쇠고기 수입업자 C(원고들의 직원 소외 1, 얼굴 모자이크 및 음성 변조 처리됨)의 인터뷰 : “가격이 싼 걸 선호하는 사람을 잡아먹는 게(잡아끄는 게) 맞다는 얘기예요. 미국산 먹으면 죽는다 어쩌고 저쩌고 떠들어도 난 미국산만 판매합니다” |
○ 원고 에이미트가 운영하는 식당 ‘다미소’ 촬영분 |
기자 : “쇠고기가 1,700원이예요? 되게 싸네 어디 거예요?” |
◇◇미국산쇠고기 전문점 : “미국이요” |
기자 : “근데 이렇게 원산지 표기 같은 건 안 해요? 메뉴에다가 미국이라고?” |
◇◇미국산쇠고기 전문점 : “저희는 수입업체라고 앞에 써놨습니다” |
○ 일반 소비자들은 수입 쇠고기의 원산지를 물어보거나 신경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내용 |
라. 피고 문화방송의 후속 방송
(1) 다우너 소에 대한 부분
피고 문화방송은 이 사건 방송 후 2주일만인 2008. 5. 13. ‘PD수첩’ 프로그램에서 “이 사건 방송에서 나왔던 다우너 소, 즉 일어서지 못하는 소 전부가 다 광우병에 걸린 소로 오해하는 시청자도 있으나 소가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꼭 광우병뿐만이 아니라 대사장애, 골절, 상처, 질병으로 인한 쇠약 등 다양한 원인에서 기인할 수 있고, 다만 광우병에 걸린 소가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이 일어서지 못하는 것이다”라는 내용을 보도하였고, 다시 2008. 7. 15. ‘PD수첩’ 프로그램에서 피고 송일준은 “이 사건 방송 중에 제가 ‘광우병에 걸렸을 수도 있는 소’라고 해야 할 것을 ‘광우병에 걸린 소’라고 잘못 말한 부분에 대하여 후속방송에서 정정을 한 적이 있긴 있습니다만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정정하며 아울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보도하였다.
(2) 아레사 빈슨의 사인에 대한 부분
피고 문화방송은 2008. 5. 13.자 ‘PD수첩’ 프로그램에서, “이 사건 방송에서 인간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증상으로 사망하였다고 보도한 아레사 빈슨 씨에 대하여 이 사건 방송 후인 2008. 5. 5. 미국 농무부 레이먼드 차관은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인간광우병이 아니라고 발표하였고, 이에 PD수첩은 미국의 질병통제센터에 문의를 요청하였는데 공식 발표는 7월 초로 예정되어 있으니 그 때 가면 정확한 사망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을 보도하였고, 그 후 2008. 6. 17.자 ‘PD수첩’ 프로그램에서 “지난 6. 12. 미국질병통제센터가 아레사 빈슨의 사인은 인간광우병 때문이 아니라고 결론내렸다”는 내용을 보도하였다.
(3) 한국인의 유전자형과 인간광우병 발병 위험성 보도 부분
피고 문화방송의 2008. 7. 15.자 ‘PD수첩’ 프로그램에서 피고 송일준은 “지난 4월 29일 PD수첩은 한국인의 특정 유전자형인 MM형이 영국인이나 미국인보다 많기 때문에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에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유전자형만으로 인간광우병이 발생할 확률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MM유전자형을 가진 사람이 94%라고 해서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라는 것은 부정확한 표현입니다. 전하고자 했던 취지는 우리나라 국민의 94%가 인간광우병에 취약한 MM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MM형 비율이 낮은 다른 나라들보다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보도하였다.
마. 농림수산식품부의 고시 연기
이 사건 방송 후 여론이 정부의 위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협상을 비난하는 방향으로 흐르자 농림수산식품부는 2008. 5. 15. 발효 예정이었던 위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연기하였고 위 고시는 2008. 6. 26.에야 발효되었다.
바. 이 사건 방송에 대한 정정·반론보도 판결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이 사건 방송에 대한 정정 및 반론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제1심인 이 법원에서 2008. 7. 31. 일부 승소 판결(2008가합10694) 을 선고하였고,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에서도 아래 (1) ~ (4) 기재와 같이 이 사건 방송 중 일부가 허위라고 판단하여 일부 승소 판결( 2008나80595 )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에 쌍방이 상고하여 현재 대법원에 계속 중이다.
(1) 한국인 중 특정 유전자형(MM형)을 가진 비율이 94%이므로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에 이르고, 이는 영국인의 경우보다 3배, 미국인의 경우보다 2배 높은 수치라는 이 사건 방송 내용은 특정 유전자형만으로 인간광우병의 발병 확률을 단정할 수 없고 따라서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약 94%에 이른다고 할 수 없는 것이므로 허위이다.
(2) 이 사건 방송은 이번 협상으로 앞으로 미국에서 인간광우병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보도한 바 있으나,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하여 우리 국민 건강에 우려할 만한 상황이 된다면 정부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제20조에 의하여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으므로 허위이다.
(3) 이 사건 방송은 우리 측 협상팀이 미국 도축시스템을 잘 몰랐거나 아니면 알면서 미국의 위험성을 은폐 또는 축소하려 한 게 아닌가 하는 점과 함께 미국 도축시스템을 본 적이 있는지, 보려 했는지 의문이라고 보도한 바 있으나,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번 수입위생조건 체결 전인 2007. 6. 30.부터 7. 8.까지 두 개 팀 8명이 현지 도축장, 가공장, 사료공장 등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하여 미국의 도축시스템을 점검하였고, 그 후 3차례에 걸쳐 전문가회의를 개최하였으므로 이는 허위이다.
(4) 또한 이 사건 방송의 동영상 속 주저앉은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부분과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하였거나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부분은 각 허위에 해당하나 피고 문화방송이 이미 후속방송에서 이에 대하여 정정보도를 하였으므로 정정 및 반론보도청구권을 행사할 정당한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사. 피고 조능희, 송일준, 김보슬, 이춘근, 김은희에 대한 영업방해 등 형사사건
피고 조능희, 송일준, 김보슬, 이춘근, 김은희는 이 사건 방송을 통하여 다음 (1) ~ (5) 기재와 같은 각 허위사실을 적시함으로써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정운천과 미국 협상단 대표를 맡았던 민동석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사실 및 원고 오래드림의 대표이사 소외 2 등 쇠고기 수입판매업자들에 대한 영업을 방해하였다는 사실로 기소되었다. 위 사건의 제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0. 1. 20. 이 사건 방송이 허위라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위 피고들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법원 2009고단3458 ).
(1) 동영상 속 주저앉은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2)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에 걸려 사망하였거나, 사망하기 전 오로지 인간광우병 의심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인간광우병에 걸려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3) 위 명예훼손의 피해자들이 미국의 소 도축시스템에 대한 실태를 보지 않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몰랐거나 그 위험성을 알면서도 은폐하거나 축소한 채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한 협상을 체결하였다.
(4) 한국인의 유전자형이 MM형이어서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가량 된다.
(5) 이번 수입 협상 결과 30개월령 미만 쇠고기의 경우 특정위험물질(SRM) 5가지 부위가 수입된다.
아. 피고 김규리의 발언
한편, 피고 김규리는 이 사건 방송 후 2008. 5. 1. 자신의 미니홈피에 아래와 같은 글을 작성, 게시하였다.
나라는 인간은 정치에 그리 큰 관심을 갖는 그런 부류가 아니다. 나라는 인간은 여론이 뭔가 좋은 방향으로 모든 걸 끌고 갈 거야... 하는 다수의 긍정에 믿는 그런 사람이다. 그렇게 나란 인간은 그저 그런 사람인거다. 나란 인간은 인간이기에 언젠가는 죽을 것이란 걸 안다. |
하지만 나란 인간은 그 언젠간 죽는 순간이 왔을 때 곱게 이쁘게 그렇게 죽고픈 사람인 것이다. 머리 속에 숭숭 구멍이 나 나 자신조차 컨트롤하지 못하는 나란 사람은 상상하기도 싫으며 그렇게 되어선 절대로 안 된다.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 아니 바로 내일일 수 있는 이야기... 지금 매스미디어가 광우병에 대해 이렇게 잠잠하단 것이 난 사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당장 살고 죽는 이야긴데... 남 얘기가 아닌 바로 나, 내 자식, 나의 부모님, 내 친구들의 이야긴데.. 어디 일본도 아닌 바로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에서!!! 말이다. 도대체 그 많고 많던 매스미디어는 왜 이 문제에 대해선 쉬쉬하고 있는 걸까.. |
이제 곧 세계가 피하는... 자국민들조차 피하는 미국산 소가 뼈채로 우리나라에 들어 온다고 한다..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다.. L.A에서조차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채로 수입하다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 |
광우병은 700도로 가열해도 살아남고 사용된 칼이나 도마 절삭기를 통해서도 감염이 되며 한번 사용된 기구는 버리고 또 소각해도 살아남는다. 스치거나 백만분의 일만 유입이 되어도 바로 치명타인 광우병.. 닭이나 돼지고기 생선류 역시 안전지대가 아닌 것이다. 광우병 보균자는 타액으로도 전염이 되고 음식은 아무리 가공을 할지라도 우리는 별 수 없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단지 소고기만 안 먹는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거의 모든 식자재, 과자류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화장품까지도 사용된다는 걸 아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병원 역시 여러 번 의료기구들을 소독을 하지만 그걸론 어림도 없다. 그리고 잠복기 역시 예측할 수 없어서 일이 불거졌을 때는 이미 늦은 상태인 것이다. |
나랏님은!!! |
국민의.... 안전과.... 건강과.... 행복을..... 지켜주어야 한다!!!!!!!!!!!! |
국민을 위한 사람.. 국민의 혈세로 숨을 쉬는 사람 그것이 정부이고 나랏님인 것이다. 나랏님이 자신의 나라를 존경하지 않고 자신을 뽑아준 국민을 존경하지 않는 그런 불상사는 제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세습적인 주머니 채우기는 이젠 그만..... 대운하도..의료보험도...잊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린....................사람이다. 숨도 쉬고 아파서 눈물도 흘리고 웃기도 하는.....사람이다. 돈이 아니란 말이다. 제발 우리를 두고 도박같은 거 하지 말았으면 한다... 진저리가 나려고 한다 이젠.. |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2의 1 내지 8, 갑7의 1, 갑21의 1, 갑22, 이 법원의 농림수산식품부장관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의 전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피고 문화방송, 조능희, 송일준, 김보슬, 이춘근, 김은희의 불법행위
(1) 위 피고들은 시청자들에게 광우병에 대한 공포심을 유발시켜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이므로 이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갖게 할 목적으로, 제1항 (다)목 중 밑줄친 부분과 같이 영문을 잘못 번역하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등의 방법으로 광우병에 걸린 주저앉는 소들 다수가 도축된 후 미국 전역에 식용으로 유통되었고, 아레사 빈슨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려 사망하였으며,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위험성이 매우 크다는 등의 허위 내용의 이 사건 방송을 제작·보도함으로써 원고들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을 방해하였다.
(2) 또한 위 피고들은 원고 에이미트의 직영 식당 다미소를 촬영, 방송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싸고 질도 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다는 취지의 소외 1의 발언을 부분적으로 왜곡 편집하는 등 마치 원고 에이미트가 소비자들의 건강은 상관하지 않고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3)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전국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촛불시위가 개최되고 속칭 ‘광우병 괴담’이 널리 퍼지는 등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자 정부는 2008. 5. 15. 발효 예정이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2008. 6. 26.에야 발효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들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 재개가 늦어져 그 늦어진 기간 동안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 판매하여 얻을 수 있었던 이익 상당을 얻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이 사건 방송의 영향을 받은 광우병감시단네트워크, 민주노총 등의 단체가 원고들의 영업을 방해하여 고통을 입고 있다.
나. 피고 김규리의 불법행위
유명 탤런트는 사회적 파장이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자신의 발언에 신중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피고 김규리는 위와 같은 발언에 신중해야 할 공인으로서의 의무에 위배하여 원고들의 영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자신의 미니홈피에 광우병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불특정 다수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말 것을 선동하여 원고들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을 방해하였다.
다. 원고들의 손해 발생
피고들은 위와 같은 불법행위를 통하여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 판매하는 원고들의 신용을 훼손하고 영업을 방해함으로써 원고들에게 다음과 같은 손해를 입혔다.
(1) 원고 에이미트의 재산상 손해
(가) 원고 에이미트의 2008년 월별 매출액 다음 표 기재와 같다.
월 | 매출액(원) | 기간 합계(원) | 기간 월 평균 매출액(원) |
1 | 788,024,002 | 5,341,277,728 | 763,039,675 (= 5,341,277,728 ÷ 7) |
2 | 558,328,239 | ||
3 | 672,138,407 | ||
4 | 990,765,647 | ||
5 | 592,198,482 | ||
6 | 771,575,617 | ||
7 | 968,247,334 | ||
8 | 1,842,838,004 | 13,067,235,360 | 2,613,447,072 (= 13,067,235,360 ÷ 5) |
9 | 3,004,108,921 | ||
10 | 3,235,088,164 | ||
11 | 2,820,090,048 | ||
12 | 2,165,110,223 |
(나) 그런데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가 한 달 넘게 늦추어졌다. 이로 인하여 원고 에이미트는 예정대로 수입 고시가 발효되었다면 2008. 5.부터 2008. 7.까지 3개월간 얻을 수 있었던 판매이익 상당인 555,122,217원[= 1,850,407,397원(= 2008. 8. ~ 2008. 12.의 5개월간 월 평균 매출액 2,613,447,072원 - 2008. 1. ~ 2008. 7.의 7개월간 월 평균 매출액 763,039,765원) × 10%(매출액 대비 순이익) × 3개월]의 손해를 입었다.
(2) 원고 오래드림의 재산상 손해
(가) 원고 오래드림이 직영하는 양재점, 부평점, 방화점이 폐업함으로 인한 시설 투자비 상당의 손해 10,000,000,000원 및 매출감소로 인한 손해 500,000,000원 합계 1,500,000,000원
(나) 원고 오래드림은 가맹점 계약시 가맹비 5,000,000원을 지급받는데, 이 사건 방송과 피고 김규리의 발언 이후 신규 가맹 건수가 평균 월 5건에서 총 3건으로 줄어들었는바, 2008. 5. 1.부터 2009. 8. 11.까지 월 평균 5건의 가맹점 계약에 따른 이익금 375,000,000원에서 3건에 대한 가맹비 15,00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360,000,000원 상당의 손해
(다) 가맹점들로부터 얻을 수 있었던 수수료를 받지 못함으로 인한 손해 100,000,000원
(라) 가맹점들의 폐업으로 인한 손해 100,000,000원
(마) 원고 오래드림이 가맹점들에게 원고 에이미트의 미국산 쇠고기를 공급하는 경우 지급받을 수 있었던 공급량의 5% 상당의 물류비 83,137,080원 상당의 손해[= 월 평균 5,542,472원 × 15개월(2008. 5. 1. ~ 2008. 8. 11.)]
(3) 원고들의 정신적 손해
원고들에 대한 영업방해와 명예 및 신용의 훼손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각 50,000,000원
라. 피고들의 손해배상의무
따라서 피고들은 각자 원고들이 입은 위 손해 중 일부로 우선 각 150,000,000원씩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문화방송, 조능희, 송일준, 김보슬, 이춘근, 김은희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영업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원고들에 대한 영업방해 등으로 인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가 받아들여지기 위하여는 ① 이 사건 방송내용 중 허위 내지 과장이 있을 것, ② 이 사건 방송보도행위가 위법할 것, ③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원고들 주장의 손해가 발생하였을 것 등의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이하 위 각 요건에 관하여 차례로 살피기로 한다.
(1) 이 사건 방송내용이 허위 내지 과장되었는지 여부
이 사건 방송보도 중 원고들과 같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자와 도소매업자의 수입 감소나 정신적 고통과 관련될 수 있는 내용은 주저앉은 소 관련 부분, 아레사 빈슨의 사망원인 관련 부분, 한국인의 유전자형 관련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가) 먼저 주저앉은 소(다우너 소) 관련 보도내용이 허위 내지 과장되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갑22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가 주저앉는 이유는 광우병 외에도 골절·상처, 대사장애, 질병 등 수십여 가지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경기도에서 매년 600여 마리의 주저앉은 소가 발생하나 그 중 광우병 소는 발견된 적이 없는 점, 미국도 1997. 8. 동물성사료금지조치를 취한 이후에 태어난 소에서는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되지 않은 점, 걷지 못하거나 서지 못하여 주저앉은 다우너 소를 도축한 후 부검을 통해 뇌조직을 검사하기 전에는 그 소가 광우병에 걸렸는지 여부를 단정할 수 없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방송의 동영상에서 보여진 것과 같은 주저앉는 소, 일명 다우너 소는 일반 소에 비하여 광우병에 걸렸을 위험성이 더 많기는 하나 부검을 해 보기 전까지는 광우병에 걸렸다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이제까지 밝혀진 통계에 따르면 다우너 소가 광우병에 걸렸을 확률은 그다지 높지는 않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동영상 속 주저앉은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부분은 사실보다 과장된 측면이 있다.
(나) 다음 아레사 빈슨의 사망원인에 관한 보도내용이 허위 내지 과장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비록 위 피고들이 이 사건 방송에서 현재 미국 보건 당국이 아레사 빈슨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하여 조사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였으나, 위 보도부분 내용이 시청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고려하여 보면 이는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하였거나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판단된다.
그러나 갑22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미국 농무부는 2008. 5. 5. 미국질병통제센터(CDC)의 예비조사 결과를 인용하여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인간광우병이 아닌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중간발표를 하였고, 미국질병통제센터는 2008. 6. 12. 미국프리온질병병리학감시센터(NPDPSC)가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인간광우병이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최종 발표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하였거나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부분은 허위라고 할 것이다.
(다) 끝으로 한국인의 유전자형과 인간광우병 관련 보도내용이 허위 내지 과장되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갑22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인간광우병의 발병에는 다양한 유전자가 관여를 하고 있는 사실, 하나의 유전자형만으로 인간광우병의 발병 위험성이 높아진다거나 낮아진다고 단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위 피고들이 이 사건 방송에서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94%가량 된다’고 보도한 것은 위 연구 논문을 잘못 이해하였거나 그 내용을 과장하여 전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 이 사건 방송보도행위가 위법한지 여부
(가) 원고들은 위 피고들이 시청자들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하여 고의적으로 앞서 본 밑줄친 부분과 같이 영문을 오역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실을 왜곡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피고들이 원고들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을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이 사건 방송을 제작 및 보도하였다는 점 및 영문을 고의적으로 오역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그와 같은 세부적인 부분의 오역이 위 부분 보도의 전반적인 내용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그리고 위 다우너 소와 관련된 방송내용의 주된 취지는 일반 소에 비하여 광우병 발병의 위험성이 높은 주저앉은 소들이 검역을 통과하여 식용으로 유통되고 있는 미국 도축시스템을 고발하는 데 있다고 할 것인데, 을가10 내지 40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동영상이 공개되고 사상 최대 규모의 쇠고기 리콜조치가 실시된 후인 2008. 5. 20. 미국 농무부는 도축 전 검사 통과 후 주저앉은 다우너 소에 대하여 도축장 직원의 신고에 의한 농무부 소속 검사관의 평가에 따라 도축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도축을 금지하는 것으로 규정안 개정 작업에 착수할 것임을 밝히면서 그렇게 되면 회사가 이윤을 얻기 위해 다우너 소를 시장에 보낼 유인을 줄임으로써 소의 인도적인 처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고, 결국 2009. 3. 14. 도축 검사 통과 후 주저앉은 소를 포함하여 도축 전 어느 시점에라도 주저앉은 소를 불합격 처리하여 폐기처분하도록 규정을 개정함으로써 다우너 소에 대한 도축을 전면적으로 금지한 사실, 미국 주요 언론은 위 일련의 사태를 보도하면서 다우너 소가 광우병 또는 광우병을 포함한 가중된 질병에 걸렸을 위험성이 높다고 표현한 바 있고, 우리나라 주요 언론에서도 위 동영상 속 다우너 소를 ‘광우병 의심 소’로 표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 피고들이 다우너 소가 마치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것은 미국의 도축시스템을 강도 높게 비난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상당한 정도의 취재를 거쳐 근거를 가지고 보도한 것으로 보이므로 거기에 어떤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 또한 아레사 빈슨의 사망과 관련된 방송내용에 관하여 보건대, 을가41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2008. 4. 9. 당시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 의심진단을 받았다는 내용을 보도하였고, 로빈 빈슨은 2008. 4. 19. 피고 김보슬과의 인터뷰에서 아레사 빈슨이 의사로부터 MRI 촬영 결과 인간광우병 의심진단을 받았다고 밝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피고들이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으로 인하여 사망하였거나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믿은 데에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방송 이후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인간광우병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위 피고들이 곧바로 2차례에 걸쳐 ‘PD수첩’ 프로그램에서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인간광우병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후속 방송까지 한 점으로 비추어 볼 때 더욱 그러하다.
(라) 다음, 한국인의 유전자형과 인간광우병 발병 위험성 관련 방송내용에 관하여 본다. 변론의 전취지와 기록에 첨부된 판결문(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고단3458 )의 기재에 의하면, 정상인의 경우 프리온 유전자 129번 코돈 부위에서 유전자 다형성(MM형/MV형/VV형)을 나타내고, 현재까지 발생한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vCJD, 인간광우병) 환자는 모두 프리온 유전자의 코돈 129번이 MM형을 가진 사람에서만 발생한 사실, 국내 정상인 529명을 대상으로 프리온 유전자의 코돈 129번의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한 결과 정상인 94.33%의 코돈 129번의 유전자형이 MM형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광우병이 국내에서 발생한다면 변종 CJD환자의 발생 가능성이 세계에서 제일 높을 나라가 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는 연구 논문이 2004년경 발표된 사실, 위 연구 논문 발표 이후 국내 과학계에서는 위 연구 결과에 대하여 별다른 비판 없이 받아들여졌고, 농림수산식품부의 2007. 9. 11.자 제2차 전문가 회의의 자료에도 ‘한국인이 유전적으로 광우병에 취약하다’고 기재되어 있으며, 이 사건 방송 전 많은 언론들도 위 연구 결과를 인용하여 한국인이 유전적으로 인간광우병에 취약하다고 보도하여 왔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방송 중 한국인 유전자형과 인간광우병 발병 가능성 보도내용은 과장된 부분이 있으나 위 피고들이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보도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거기에 어떤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마) 더구나 이 사건 방송의 전반적인 내용 및 의도는 원고들과 같은 쇠고기 수입업자 등의 영업을 방해하는 데 있지 않고(이 사건 방송에서 원고들을 포함한 국내 어떠한 쇠고기 수입업자도 특정하여 거론하고 있지 않다)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 정부와 사이에 기존 수입위생조건보다 상당히 완화된 내용으로 쇠고기 수입 협상을 체결한 것을 비판하는 데 있음이 분명한 점, 이 사건 방송 직전 위 피고들이 취재한 결과와 미국에서 발생한 일련의 쇠고기 관련 사태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정부 정책이 국민의 건강에 위험을 줄 수 있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나 근거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점, 또한 언론이 위와 같이 정부 정책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의 핵심 내용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의 주된 관심사에 관한 여론을 형성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점, 정부의 정책에 대하여 비판적인 여론이 있을 경우 정부가 여론과 국익을 고려하여 더욱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거나 연기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드물지 않은데, 이 사건 방송도 우리나라 정부가 수입위생조건 고시의 발효를 연기하고 미국 정부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추가 협상을 할 수 있게 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방송에 앞서 본 바와 같은 다소 과장된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여 위 피고들의 이 사건 방송 제작 및 보도 행위가 원고들에 대한 영업방해의 위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
(3)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
(가) 원고 에이미트의 재산상 손해
먼저 원고 에이미트에게 매출액 감소 등의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 사실에 따르면 원고 에이미트의 이 사건 방송 직후인 2008. 5.부터 새로운 수입위생조건 고시가 발효된 2008. 6. 말까지 기간 동안의 매출액이 그 전의 매출액에 비하여 감소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입위생조건 고시의 발효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된 이후의 2008. 7.분 매출액은 그 전에 비하여 현저히 증가하였음이 인정된다.
한편, 원고 에이미트는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수입위생조건 고시가 한 달여 연기되었음을 이유로 연기되지 않았다면 얻었을 매출이익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법원의 농림수산식품부장관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① 우리나라 정부는 2008. 4. 22.부터 5. 13.까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안을 입안예고하였으나 위 기간에 337건의 의견이 접수되어 이를 검토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였고, ② 그 후 미국 정부에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가 수출되지 않도록 요청하고 이에 대한 회신이 올 때까지 고시를 유보한 것이고, ③ 2008. 6. 13. 미국 정부와 사이에 추가 협상이 체결됨에 따라 기존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개정하고 2008. 6. 26. 이를 발효한 점을 인정할 수 있는바, 오로지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정부가 수입위생조건 고시의 발효를 연기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손해는 이 사건 방송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가사 이 사건 방송이 위 고시 연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정부 정책의 변경은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가 여론을 반영하고 국익을 좇아 결정한 것으로서 그와 같은 정부의 정책 변경이나 거기에 영향을 준 행위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나) 원고 오래드림의 재산상 손해
원고 오래드림은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가맹점이 폐업하는 등 그 가맹점 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바람에 시설투자비, 매출감소, 가맹비, 가맹수수료, 가맹점 폐업으로 인한 손해 및 공급량의 5%에 해당하는 물류비 수입상실 등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가1 내지 9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직후인 2008. 7. 2.부터 원고들의 식당에는 미국산 쇠고기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붐빈다는 기사가 주요 언론 매체를 통하여 수차례 보도된 사실, 원고 오래드림의 대표이사 소외 2는 2008. 7. 8.자 머니투데이 기사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액이 30 ~ 40% 증가하였다고 한 바 있고, 2008. 8. 19.자 중앙일보 기사에서는 “LA갈비는 물량이 없어 대리점에 주지 못한다, 대형마트에서도 미국산 쇠고기를 팔기 시작하면 광우병 파동이 일기 전인 2003년 수준만큼 팔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음이 인정된다.
(다) 원고들의 정신적 손해
원고들은 이 사건 방송에 영향을 받은 단체들로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및 판매를 중단하라는 시위나 항의 및 점포파손의 위협을 당함에 따라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직접적으로 영업을 방해하였다고 주장하는 위 단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함은 별도로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피고들에 대하여 위자료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원고들은 또한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시청자들에게 원고들이 광우병에 걸린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어 원고들의 신용 및 명예가 훼손됨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도 주장하나, 위 피고들이 이 사건 방송에서 원고들이 판매하는 쇠고기를 특정한 바 없으므로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위 피고들이 이 사건 방송을 통하여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원고들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을 방해하였음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나. 원고 에이미트의 신용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원고 에이미트는, 위 피고들이 원고 에이미트의 직영 식당인 ‘다미소’ 촬영 부분을 왜곡, 편집하여 마치 원고 에이미트가 소비자들의 건강은 생각하지 않고 쇠고기의 원산지 표시를 생략한 채 판매하고 있다는 인상을 갖도록 하여 원고 에이미트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명예나 신용훼손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그 피해자가 특정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 방송 중 소외 1에 대한 인터뷰 내용은 ‘쇠고기 수입업자 A, B, C’라고 표시하여 인터뷰한 사람들 중 한 명에 해당할 뿐 이름이나 얼굴, 목소리를 전혀 알아 볼 수 없게 처리한 점에 비추어 그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나머지 점에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위 부분 명예 내지 신용훼손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다미소’ 식당 촬영분에 대하여는, 위 식당이 판매하는 쇠고기가 수입 쇠고기임을 식당 외부에 표시하였다는 점이 충분히 전달되었기 때문에 원고 에이미트에 대한 명예나 신용을 훼손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피고 김규리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 김규리의 글 중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겠다”라는 부분이 원고들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을 방해할 의도로 작성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 글 어디에도 원고들이 표시되어 있지도 아니할 뿐 아니라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가 곧 “원고들이 판매하는 소”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근거도 없다.
또한 피고 김규리가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이 사건 방송 시청 소감에 가까운 위 글을 작성한 것이 불특정 다수로 하여금 원고들이 판매하는 쇠고기를 먹지 말도록 선동한 것이라거나 원고들의 영업을 방해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피고 김규리에 대한 청구는 나머지 점에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도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