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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23. 5. 18. 선고 2022누67403 판결

[상속세부과처분취소][미간행]

원고,항소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은율 담당변호사 최성훈)

피고,피항소인

동대문세무서장

2023. 4. 6.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20. 4. 13. 원고들에 대하여 한 2019. 1. 31. 상속분 상속세 758,256,910원(가산세 포함)의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원고들이 이 법원에서 주장하는 사유는 제1심에서 주장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에 제출된 증거를 원고들의 주장과 함께 다시 살펴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고 인정된다.

이에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제1심판결문의 해당 부분을 고치거나 추가하고, 제2항에서와 같이 원고들이 이 법원에서 추가 또는 강조하는 주장과 그에 대한 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

【고치거나 추가하는 부분】

○ 2면 6행의 “원고 1과 자녀인 원고 2” 다음에 “(원고 1은 미국 영주권자이고, 원고 2는 미국 시민권자이다)”를 추가한다.

○ 2면 17행의 “원고들은” 다음에 “2020. 6. 3. 이의신청을 거쳐”를 추가한다.

○ 3면 5, 6행을 다음과 같이 고친다.

『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 7면의 별지 ‘관계 법령’을 이 판결의 별지 ‘관계 법령’으로 대체한다.

2. 추가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망인이 사망하기 전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와 체결한 매매계약을 이행하기 위하여 상속개시 이후 배우자상속재산분할기한 내에 매수인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면서 원고들 명의로의 상속등기를 생략한 것에 불과하다. 이와 같이 상속인들의 이른바 ‘중간생략등기’는 부동산등기법 제27조 에 따라 민법 제187조 단서에 대한 예외로서 허용되는 점, 등기가 필요한 상속재산에 대하여 상속인들이 등기를 마치지 아니한 채 법정상속분에 따른 배우자 상속공제를 받은 후 신고내용과 달리 상속재산을 분할함으로써 조세를 회피할 가능성은, 실제로 상속등기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점, 원고들은 법정상속분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납부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부동산의 경우 구 상증세법 제19조 제2항 제1문의 괄호 규정에 대한 예외로서 상속재산 분할에 등기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배우자상속재산분할기한까지 상속재산분할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우자 상속공제액 2,196,427,636원을 5억 원으로 감액하여 적용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민법은 상속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취득은 등기를 요하지 않는다고 정하면서도( 제187조 본문), 등기를 하지 아니하면 이를 처분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87조 단서). 다만 부동산등기법 제27조 는 등기원인이 발생한 후에 등기의무자에 대하여 상속이 있는 경우 상속인이 그 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고 하여 포괄승계인에 의한 등기신청이 가능함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민법상 공동상속인은 언제든지 협의에 의하여 상속재산을 분할할 수 있고( 제1013조 제1항 ), 상속재산의 분할은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효력이 있으나( 제1015조 ), 분할협의의 대상이 된 상속재산에 부동산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분할협의의 내용에 따른 물권변동의 효력이 발생하기 위해서 등기가 필요한지에 관해서는 따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2) 그런데 구 상증세법 제19조 제1항 , 제2항 은 ‘배우자상속재산분할기한까지 배우자의 상속재산을 분할(등기·등록·명의개서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 등기·등록·명의개서 등이 된 것에 한정)하고, 분할사실을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한 경우에 한하여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을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제1심이 인정한 사실 및 제1심이 든 증거들에 갑 제5 내지 8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부동산에 관한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사법상 효력 유무나 포괄승계인인 상속인이 직접 등기를 신청할 수 있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구 상증세법상 배우자 상속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따른 배우자 명의로의 등기가 필요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과세요건이나 비과세요건 또는 조세감면요건을 막론하고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할 것이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두1137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것처럼 구 상증세법 제19조 제2항 은 배우자상속재산분할기한까지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하고, 등기가 필요한 상속재산에 대하여는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따른 등기를 마치며, 상속재산 분할 사실을 신고할 것을 배우자 상속공제 요건으로 하고 있음이 그 문언상 분명한데, 이처럼 등기가 필요한 상속재산의 경우 등기가 된 것에 한정하고 있음에도 등기를 마치지 않아도 된다고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

나) 특히 구 상증세법 제19조 제1항 이 배우자 상속공제의 대상을 ‘실제 상속받은 금액’이라고 하여 ‘실제’를 명시한 것은 현실적으로 상속받았음이 확인되지 않는 것은 상속공제액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법 취지를 반영한 것이다(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두3592 판결 참조). 또한 같은 조 제2항 이 상속개시 후 배우자 앞으로 실제 상속재산분할에 따른 등기가 마쳐져야 배우자 상속공제를 허용한 것은, 상속재산 미분할 상태로 일단 배우자 상속공제를 받은 다음 추후 협의분할을 거쳐 자녀에게 재산을 이전하는 방법으로 부의 무상이전을 시도하는 것을 방지하고, 상속세에 관한 조세법률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기 위함으로 볼 수 있다( 헌법재판소 2012. 5. 31. 선고 2009헌바190 결정 참조).

이처럼 구 상증세법 제19조 제1항 , 제2항 은 상속인들이 추상적인 법정상속분에 따른 배우자 상속공제를 받아 상속세를 납부한 이후에 상속재산을 배우자 아닌 자의 몫으로 분할함으로써 배우자 상속공제를 받은 부분에 대하여 부당한 상속세 회피·지연행위를 방지하고, 조세부담의 공평을 기하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위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민법상 상속에 의한 부동산 물권 취득에 등기를 요하지 않는 것과 별개로 등기 요건이 추가로 요구되는데, 이는 배우자 상속공제를 받으려는 상속인인 배우자가 우선 그 명의로 상속등기를 마침으로써 상속재산의 분할 사실과 현실적으로 상속받은 금액을 제한적으로나마 확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부동산등기법 제27조 에서 포괄승계인에 의한 등기신청을 규정한 취지는, 피상속인이 신청하였을 등기신청을 편의상 포괄승계인인 상속인이 상속등기를 거칠 필요 없이 자기의 이름으로 신청할 수 있게끔 그 이행의 편의를 부여하려는 것에 있다. 따라서 상속인인 배우자가 상속재산인 부동산에 관하여 그 명의의 상속등기를 마치지 아니한 채 부동산등기법 제27조 에 따라 등기권리자에게 직접 등기를 마쳐 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부동산이 구 상증세법 제19조 제2항 에서 정하는 ‘상속재산의 분할에 등기가 필요한 경우’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법원의 변론종결 후에 제출한 2023. 4. 11.자 참고서면을 통해 상속인들에 의하여 피상속인으로부터 매수인 앞으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이상, 그 소유권이전등기는 생략된 상속등기를 전제하고 있으므로 이로써 상속등기가 마쳐진 것과 동일하게 평가함이 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구 상증세법 제19조 제2항 의 문언이나 부동산등기법 제27조 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매수인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 1 명의로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따른 등기가 마쳐진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한편 원고들은 조세포탈의 의도가 없음이 분명히 확인되는 경우에까지 구 상증세법 제19조 제2항 을 적용하여 같은 조 제1항 에 따른 배우자 상속공제의 혜택을 박탈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배우자 상속공제가 조세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상속세에 관한 조세법률관계를 조기에 명확하게 확정할 필요가 있는 점, 구 상증세법 제19조 제2항 에 따르면 등기가 필요한 상속재산의 경우 일정한 기한 내에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따른 상속등기가 마쳐지지 않을 때에는 조세포탈의 의도 여부를 불문하고 배우자 상속공제의 혜택이 박탈되는데, 현실적으로 조세포탈의 의도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앞서 본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그와 같은 규율 방식을 취한 것이 실질과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마) 나아가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에 따른 잔금은 2019. 9. 30. 원고 2의 계좌로 모두 입금되어 배우자상속재산분할기한인 2020. 1. 31.까지도 위 계좌에 계속 남아 있다가 2020. 4. 10.부터 같은 달 23.까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원고 1의 계좌로 일부 이체되었다. 또한 원고들은 위 배우자상속재산분할기한까지 상속재산의 분할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고, 그때까지 상속재산을 분할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유를 따로 신고하지도 않았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들이 구 상증세법 제19조 에 따른 배우자 상속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함상훈(재판장) 표현덕 박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