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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12. 24.자 2009마1137 결정

[회생][공2010상,120]

판시사항

[1] 회생절차의 폐지결정이나 회생계획의 불인가결정이 확정되어 채무자에 대한 회생절차가 종료되었음에도 채무자가 새로운 회생절차개시의 신청을 한 경우, 그 신청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2조 제2호 제3호 에 정한 회생절차 개시신청의 기각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제1심법원의 회생절차 개시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가 제기된 후 채무자가 새로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여 제1심법원으로부터 인가결정을 받은 경우, 항고심은 새로 제출된 회생계획안의 수행가능성 등도 참작하여 회생절차 개시신청의 기각사유 존재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3] 회생계획 불인가결정이 확정된 후 8일만에 채무자가 새로이 제출한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제1심법원이 받아들여 개시결정을 하고, 이에 대하여 즉시항고가 제기된 후 채무자가 새로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여 제1심법원의 인가결정을 받은 경우, 새로 제출된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 등에 대한 심리 없이 그 개시신청을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결정을 파기한 사례

결정요지

[1] 회생절차의 폐지결정이 확정되거나 회생계획에 대한 불인가결정이 확정되어 채무자에 대한 회생절차가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채무자가 새로운 회생절차개시의 신청을 한 경우, 그 신청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2조 제2호 에 정한 ‘회생절차 개시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경우’ 또는 같은 조 제3호 에 정한 ‘그 밖에 회생절차에 의함이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여 회생절차 개시신청의 기각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종전 회생절차의 종료 시점과 새로운 회생절차 개시신청 사이의 기간, 종전 회생절차의 폐지사유가 소멸하거나 종전 회생계획에 대한 불인가사유가 소멸하는 등 그 사이에 사정변경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채무자의 영업상황이나 재정상황, 채권자들의 의사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

[2] 회생절차개시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여부는 개시신청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나, 개시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가 제기된 경우에는 항고심의 속심적 성격에 비추어 개시결정 후에 발생한 사정까지 고려하여 항고심 결정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개시결정 이후에 채무자가 제출한 새로운 회생계획안에 대한 인가결정을 받은 경우라면 항고심으로서는 그와 같은 사정을 참작하여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2조 제2호 , 제3호 에 정한 사유의 존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새로 제출된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 및 회생담보권자 등에 대한 청산가치 보장 여부 등도 참작함이 상당하다.

[3] 1차 회생계획 불인가결정이 확정된 후 8일만에 채무자 회사가 새로이 제출한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제1심법원이 받아들여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하고, 이에 대하여 즉시항고가 제기된 후 채무자 회사가 새로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여 제1심법원으로부터 인가결정을 받은 경우, 새로 제출된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 등도 심리하여 회생절차 개시신청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하여 심리를 하지 않은 채 1차 회생계획에 근거한 수행가능성 등에 관하여만 심리하여 별다른 사정변경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속단하여 회생절차 개시신청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결정을 파기한 사례.

재항고인

주식회사 국제종합토건의 공동관리인 김○○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서성외 3인)

상 대 방

주식회사 우리상호저축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인 담당변호사 나병영)

채 무 자

주식회사 국제종합토건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신청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채무자 주식회사 국제종합토건(이하 ‘채무자 회사’라 한다)은 2006. 9. 15.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이하 ‘1차 회생절차’라 한다) 개시결정을 받고 관리인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여 회생계획안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개최하였는데 회생담보권자조에서 가결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되자 위 법원이 2007. 4. 30. 권리보호조항을 정하고 위 회생계획(이하 ‘1차 회생계획’이라 한다)을 인가하는 결정을 하였다.

2) 1차 회생계획 인가결정에 대하여 회생담보권자 주식회사 우리상호저축은행(이하 ‘우리상호저축은행’이라 한다)이 즉시항고를 제기하였고 항고법원은 2007. 9. 21. 보수적인 관점에서 미래수주액 등을 추정할 경우 1차 회생계획이 수행 가능하다고 볼 수 없고, 회생담보권자에 대한 변제액의 현재가치가 청산가치를 보장하고 있지 못하다는 이유로 제1심결정을 취소하고 1차 회생계획을 불인가하는 결정을 하였다.

3) 1차 회생계획 불인가결정에 대하여 채무자 회사 관리인이 재항고를 제기하였는데 대법원이 2008. 1. 14. 재항고를 기각함으로써 1차 회생계획 불인가결정이 확정되고 채무자 회사에 대한 1차 회생절차가 종료되었다.

4) 그런데 채무자 회사는 1차 회생계획 불인가결정이 확정된 후 8일만인 2008. 1. 22. 다시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였다.

5) 채무자 회사가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면서 들고 있는 주요 신청사유는 ① 1차 회생절차의 항고심 및 재항고심이 결정의 근거로 삼은 조사위원 검토보고서는 회생담보권의 시인금액을 잘못 인정하였고, 금포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과 관련한 채무자 회사의 공사미수금 채권을 반영하지 않음으로써 회생계획 수행가능성 판단에 잘못을 초래하였으며, ② 1차 회생계획 제출 이후 채무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산물류터미널 주식회사 주식의 가치가 16억 원 정도로 상승하는 등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이 제고되는 사정변경이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6) 제1심법원은 2008. 5. 19.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받아들여 개시결정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우리상호저축은행이 2008. 5. 30. 항고를 제기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결정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금포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에 관련한 공사미수금 채권은 채무자 회사가 317억 원 이상이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민사소송 결과 13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고, 채무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산물류터미널 주식회사의 주식 가치도 위 회사의 여러 여건에 비추어 16억 원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고 인정한 다음, 채무자 회사가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신청에 이른 경위나 채무자 회사의 재정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신청은 단지 회생절차의 진행에 따른 부수적 효과 또는 개시결정의 효과만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2조 제2호 , 제3호 에 정한 기각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받아들인 제1심의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취소하였다.

3. 당원의 판단

가. 회생절차의 폐지결정이 확정되거나 회생계획에 대한 불인가결정이 확정되어 채무자에 대한 회생절차가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채무자가 새로운 회생절차개시의 신청을 한 경우, 그 신청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42조 제2호 에 정한 ‘회생절차 개시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경우’ 또는 같은 조 제3호 에 정한 ‘그 밖에 회생절차에 의함이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여 회생절차개시신청의 기각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종전 회생절차의 종료 시점과 새로운 회생절차개시신청 사이의 기간, 종전 회생절차의 폐지사유가 소멸하거나 종전 회생계획에 대한 불인가사유가 소멸하는 등 그 사이에 사정변경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채무자의 영업상황이나 재정상황, 채권자들의 의사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

한편, 회생절차개시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여부는 개시신청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나, 개시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가 제기된 경우에는 항고심의 속심적 성격에 비추어 개시결정 후에 발생한 사정까지 고려하여 항고심 결정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개시결정 이후에 채무자가 제출한 새로운 회생계획안에 대한 인가결정을 받은 경우라면 항고심으로서는 그와 같은 사정을 참작하여 법 제42조 제2호 , 제3호 에 정한 사유의 존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새로 제출된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 및 회생담보권자 등에 대한 청산가치 보장 여부 등도 참작함이 상당하다 ( 대법원 1999. 1. 11.자 98마1583 결정 , 대법원 2008. 6. 17.자 2005그147 결정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채무자 회사에 대한 종전 회생계획 불인가결정이 확정될 당시와 비교하여 불과 8일이 경과된 후인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신청 당시 채무자 회사의 자산규모나 수익규모에 커다란 변화가 발생하여 변제재원이 증가함으로써 1차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 측면에서 사정변경이 발생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특히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앞두고 1차 회생계획안에 반대하였던 회생담보권자의 동의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등의 유리한 사정변경이 발생하였다고 볼 자료도 부족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아울러 참작하여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하다거나 회생절차에 의함이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결정에는 회생제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충분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1) 제1심법원이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받아들여 2008. 5. 19. 회생절차개시결정을 하고 이에 대하여 2008. 5. 30. 즉시항고가 제기된 다음, 원심은 1년 이상 경과된 2009. 6. 18.에야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는바, 그 사이에 채무자 회사는 새로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여 2008. 12. 3. 제1심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받은 상태이고, 현재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도 진행중이므로, 항고심인 원심으로서는 새로 제출된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 및 회생담보권자에 대한 청산가치 보장 여부 등을 참작하여 이 사건 회생절차 개시신청의 적법 여부를 심사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새로운 회생계획에 대한 수행가능성 등에 대한 심리를 하지 아니한 채, 제1차 회생계획에 근거한 수행가능성 등에 관하여만 심리를 하고 별다른 사정변경이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속단하여 개시신청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은 채무자 회사의 변제재원 증대뿐만 아니라 회생계획의 변제조건 하향 조정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 것인바, 채무자 회사가 이 사건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1차 회생계획에 비하여 채권자들에 대한 변제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새로운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고 이에 대하여 가결요건을 넘는 채권자들의 동의를 받을 수 있다면 1차 회생계획 불인가결정 당시와 비하여 사정변경이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런데 원심은 채무자 회사의 변제재원 증대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 관하여는 심리를 하였으나, 채무자 회사의 회생계획 변제율 하향 조정 여부 및 그에 대한 가결요건 충족 가부와 수행가능성에 관하여는 별다른 심리를 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재항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김영란 이홍훈(주심) 김능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