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구지법 1998. 12. 1. 선고 98가합4501 판결 : 항소

[배당이의 ][하집1998-2, 279]

판시사항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 및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의 주민등록이 관할 동사무소의 주민등록일제정리계획에 의거하여 직권 말소된 경우, 임차인의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이 상실되지 아니하였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 및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이 실제적으로는 다른 주택으로 이사하였으면서도 임차주택에 대한 임차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탓에 그 보증금 반환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 주택을 임대인에게 명도하지 않고 임차인 자신이 계속 점유하면서(그 점유방법은 통상 일부 가재도구 등을 그 주택에 남겨 두고 문을 잠궈 두는 방법을 취한다.) 주민등록도 이전하지 않고 그대로 둠으로써,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 및 확정일자라는 우선변제권 행사요건을 계속 갖추어 장차 경매절차에서 후순위 근저당권자 등 보다 우선하여 임차보증금을 배당받으려는 경우에 있어서는, 설사 동사무소의 주민등록일제정리계획에 의하여 동사무소 직원이 임차인이 무단 전출한 것으로 판단하여 이를 이유로 임차인의 주민등록을 직권 말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이 위 임차주택에 주민등록을 계속 유지할 의사로 스스로 주민등록을 이전하지 아니하였고 위 주택을 계속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이상, 임차인의 주민등록이 전체적으로나 종국적으로 이전 내지 소멸하였다고 볼 수는 없어서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은 상실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원고

손영웅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포항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철우 외 1인)

피고

주식회사 신한은행 외 1인

주문

1. 이 법원 97타경20458호 부동산임의경매 사건에 관하여 이 법원이 1998. 2. 12. 작성한 배당표 중 원고에 대한 배당액을 돈 35,000,000원으로, 피고 주식회사 신한은행에 대한 배당액 돈 14,400,000원을 돈 7,365,578원으로, 피고 이영순에 대한 배당액 돈 27,965,578원을 돈 0원으로 경정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1995. 9. 27. 소외 최영애와 사이에 위 최영애 소유인 대구 북구 고성 3가 6의 121 대 237.7㎡ 지상 4층 건물 중 2층 주택(등기부상 용도는 '학원'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주택'으로 사용) 20평을 보증금 돈 35,000,000원, 기간 1995. 9. 27.부터 1997. 9. 27.까지로 정하여 임차한 후 위 보증금 전액을 위 최영애에게 지급하고 위 주택을 인도받아 같은 해 10. 6. 전입신고를 마치고, 같은 해 11. 23. 위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았다.

나. 그 후 위 최영애는 위 토지 및 건물에 대하여 피고 주식회사 신한은행(이하, 피고 은행이라고 한다)에 이 법원 1996. 10. 8. 접수 제15585호로 채권최고액 돈 14,4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소외 김한흥에게 이 법원 1996. 10. 31. 접수 제19848호로 채권최고액 돈 200,0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각 경료해 주었고, 피고 이영순은 1997. 1. 3. 위 김한흥으로부터 위 근저당권을 양도받았다.

다. 위 토지 및 건물에 대하여 소외 현대전자산업 주식회사가 대구지방법원 97타경20458호로 부동산임의경매신청을 하여 위 부동산은 돈 282,000,000원에 낙찰되었으며, 1998. 2. 12. 위 경락대금 및 전 낙찰인의 경매보증금 돈 32,700,000원, 보증금 이자 550,130원의 합계 돈 315,250,130원에서 집행비용 돈 6,670,470원을 공제한 나머지 돈 308,579,660원이 실제 배당할 금액으로 정하여졌다.

라. 위 경매절차에서, 원고는 위 돈 35,000,000원의 임차보증금채권에 대하여 1997. 8. 28. 배당요구를 하였고, 피고 은행은 위 근저당권으로 담보되는 채권인 돈 14,400,000원에 대한 채권계산서를, 피고 이영순은 위 근저당권으로 담보되는 채권인 돈 126,695,890원에 대한 채권계산서를 각 제출하였다.

마. 위 경매법원은 1998. 2. 12. 배당기일에서 위 실제 배당할 금액 돈 308,579,660원에서 소외 대구광역시 북구에게 돈 592,890원을, 소외 삼성전자 주식회사에게 돈 117,309,312원을, 소외 현대전자산업 주식회사에게 돈 88,894,070원을, 소외 주식회사 대구은행에게 돈 59,417,810원을, 피고 은행에게 돈 14,400,000원을, 피고 이영순에게 돈 27,965,578원을 각 배당하고 원고에게는 전혀 배당을 하지 않은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증 거〉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의 1에서 5, 7의 각 기재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원고는 원고가 위 임차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를 마치고 임대차계약서상에 확정일자를 갖춘 이후에 위 각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졌으므로 위 배당절차에서 원고가 피고들에 우선하여 배당받아야 하는데도 원고에게 전혀 배당을 하지 않은 것은 부적법하므로 위 배당표의 경정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들은 위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인 1997. 3. 28. 원고의 주민등록이 직권 말소되어 원고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을 상실하였으므로 위 배당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증인 이진우, 이영희의 각 증언 및 이 법원의 대구 북구 고성동사무소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주민등록일제정리계획에 의거하여 위 동사무소의 직원인 위 이진우는 1997. 2. 25.에서 같은 해 3. 11. 사이에 원고가 거주하던 위 건물에 몇 차례 사실조사를 나갔으나, 문이 잠겨 있고, 이웃 주민이 원고가 이사 갔다는 말을 하여 위 고성동장에게 "수개월 전에 이사감"이라고 기재한 사실조사서를 작성하여 보고한 사실, 위 동사무소에서는 원고에게 주민등록법 제17조의2 제1항 같은법시행령 제20조 의 규정에 의하여 1997. 3. 12.부터 같은 달 19.까지 기간 동안에 주민등록신고를 할 것을 최고한 주민등록 최고장을 우송하였으나 같은 달 13. "이사감"으로 표시되어 반송된 사실, 같은 달 20.부터 같은 달 27.까지 원고를 포함한 주민등록 무단전출자에 대한 공고 및 같은 달 27.까지 주민등록에 관한 신고를 할 것을 최고한 최고장을 위 동사무소 게시판에 공고한 사실, 위 기간 동안 원고로부터 이의가 없자 같은 달 28. 위 원고의 주민등록을 무단 전출하였다는 이유로 직권 말소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으나, 한편 갑 제3호증의 1, 2,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증인 문종현, 박연희의 각 일부 증언, 위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1996. 12. 16. 소외 노복돌로부터 대구 서구 평리동 687의 25 시멘트 벽돌조 슬래브지붕 2층 단독주택을 매수한 후 1997. 1. 17.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원고와 그 가족들은 1995. 10. 6. 위 임차주택 소재지로 주민등록을 이전한 후 함께 거주하다가 원고의 처인 김정원과 자인 손문현, 손진현은 1997. 1. 30. 위 건물에서 퇴거하여 원고가 새로 구입한 주택으로 이사하고(원고도 같이 이사하였는지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지만) 그 소재지인 대구 서구 평리동 687의 25로 전입신고를 하였으나, 원고는 위 임차주택 안에 원고의 가재도구 일부를 남겨 두고 문을 잠그고 여전히 위 임차주택 소재지에 주민등록을 그대로 둔 채 수시로 위 주택을 방문하여 임대인인 건물주인에게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요구해 온 사실, 원고가 자신의 주민등록이 직권 말소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1997. 5. 29. 재등록한 사실(비록 주민등록 직권 말소 처분에 대하여 공고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는 절차가 있으나, 위 직권 말소 처분이 동사무소 게시판에 공고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원고는 위 이의신청 기간 안에 자신의 주민등록이 직권 말소된 사실을 알기 어려웠을 것이다.), 원고의 주민등록이 직권 말소된 후 새로 재등록될 때까지 사이에 위 건물에 대하여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진 제3자는 존재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 없다.

주택임대차에 있어서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이라는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경매절차 등에서 후순위 근저당권자보다 우선하여 임차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있고,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이라는 대항요건은 그 대항력 취득시에만 구비하면 족한 것이 아니라 그 대항력을 유지하기 위하여서도 계속 존속하여야 하며, 임차인이 그 임차주택의 소재지로 전입신고를 마치고 그 주택에 입주함으로써 일단 대항력을 취득한 후 어떤 이유에서든지 그 가족과 함께 일시적으로나마 다른 곳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하였다면 이는 전체적으로나 종국적으로 주민등록의 이탈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그 전출 당시 대항력은 소멸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43468 판결 참조).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실제적으로는 다른 주택으로 이사하였으면서도(원고는 그의 처와 별거하면서 자신은 이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설사 원고가 가족과 함께 이사하였다 하더라도 대항력이 상실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임차주택에 대한 임차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탓에 그 보증금 반환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 주택을 임대인에게 명도하지 않고 임차인 자신이 계속 점유하면서(그 점유방법은 통상 일부 가재도구 등을 그 주택에 남겨 두고 문을 잠궈 두는 방법을 취한다.) 주민등록도 이전하지 않고 그대로 둠으로써,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 및 확정일자라는 우선변제권 행사 요건을 계속 갖추어 장차 경매절차에서 후순위 근저당권자 등 보다 우선하여 임차보증금을 배당받으려는 경우에 있어서는, 설사 동사무소의 주민등록일제정리계획에 의하여 동사무소 직원이 원고가 무단 전출한 것으로 판단하여 이를 이유로 원고의 주민등록을 직권 말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위 임차주택에 주민등록을 계속 유지할 의사로 스스로 주민등록을 이전하지 아니하였고 위 주택을 계속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이상, 원고의 주민등록이 전체적으로나 종국적으로 이전 내지 소멸하였다고 볼 수는 없어서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은 상실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이와 같이 해석하더라도 피고들은 원고가 위 주택을 임차하여 이미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그 후에 위 주택에 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한 것으로 보이므로 예상 밖의 손해를 입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달리 이러한 경우에도 원고의 임차권이 대항력을 상실한다고 해석한다면, 주택인도, 주민등록 이전 및 확정일자까지 갖춘 임차인이 임차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경우, 그 보증금 반환채권을 확보하기 위하여는 그 주택을 점유하고 종전 임차주택 소재지의 주민등록을 이전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주민등록이 무단전출이라는 사유로 직권 말소되지 않을 정도로 그 곳에 계속 거주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만 할 것인데, 이러한 조치를 취할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임차인에게 너무 가혹한 해석이라 할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원고는 피고들 보다 우선하여 그 임차보증금 돈 35,000,000원을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 할 것이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창종(재판장) 김우찬 김병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