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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0도4593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예비적 죄명:업무상횡령)][공2003.1.15.(170),264]

판시사항

[1] 형법 제129조 소정의 공무원의 의미

[2]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소분과위원이 형법상 뇌물죄의 주체로서 공무원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형법 제129조 에서의 공무원이라 함은 법령의 근거에 기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및 이에 준하는 공법인의 사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그 노무의 내용이 단순한 기계적 육체적인 것에 한정되어 있지 않은 자를 말한다.

[2] 구 약사법(1997. 12. 13. 법률 제54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 그 법 시행령(1992. 6. 2. 대통령령 제13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 제23조 , 그 법 시행령(1994. 7. 7. 대통령령 제143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 그 법 시행령(대통령령 제14319호) 제15조 에 의하여 설치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소속분과위원회의 소분과위원회 구성에 있어서 그의 위원의 선정 위촉에 앞서 소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될 후보자들이 각 소분과위원회별로 위원후보자 군(브레인풀;brain-pool)의 형식으로 편성되며 그 후보자들은 보건사회부장관(1994. 12. 23. 법률 제4831호에 의하여 보건복지부장관으로 변경됨. 아래에서도 같다)에 의하여 위촉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국장에 의하여 편성되어 그 사실이 당사자에게 통지되는 과정을 거치고, 그 후 그 후보자들이 소분과위원회가 개최될 때마다 미리 보건사회부장관에 의하여 소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될 수 있으며 그렇게 위촉된 사람들은 소분과위원회를 구성하여 심의기간 중 위원으로 활동하게 되고 당해 심의가 끝날 때 그 소분과위원회 위원에서 해촉되는 절차로 심의활동인 공무에 종사하게 되므로, 위와 같이 소분과위원회의 그 후보자군에 포함 편성되는 것만으로는 그 때부터 공무에 종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그 후보자들 중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소분과위원회의 개최를 앞두고 소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은 그 때부터 보건사회부장관이 자문을 구한 당해 안건의 심의가 끝날 때까지의 기간 동안은 위의 근거 법령에 의하여 공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형법 제129조 에 규정된 수뢰죄의 주체인 공무원이라고 할 것이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정무원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1992. 1.경부터 1993. 12.경까지 사이에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신약분과위원회 독성평가소분과위원, 진단용의약품소분과위원, 대사성의약품소분과위원, 1994. 1.경부터 1995. 12.경까지 사이에 동 신약분과위원회 임상평가소분과위원, 대사성의약품소분과 등의 지위에 있는 자로서 ① 공소외 1 제약회사 사장 공소외 2로부터 " 공소외 1 제약회사 및 그 모회사 등 관계회사의 의약품에 대하여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심의시 잘 봐달라."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1992. 5. 18.경부터 1994. 10. 27.까지 총 6회에 걸쳐 합계 금 158,060,000원을 그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하고, ② 1995. 11. 23. 위 공소외 2로부터 위와 같은 취지의 부탁을 받고 그 직무와 관련하여 합계 금 185,845,000원의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것이며, 제1예비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① 1992. 5. 18.부터 1994. 10. 27.까지 사이에 6회에 걸쳐 공소외 2로부터 위와 같은 취지의 청탁을 받고 합계 금 158,060,000원의 뇌물을 수수한 후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신약분과위원회 독성평가소분과위원회 위원, 대사성의약품소분과위원회 위원, 진단용의약품소분과위원회 위원, 임상평가소분과위원회 위원 등으로 위촉됨으로써 뇌물을 수수한 후 공무원이 되었고, ② 1995. 11. 23. 위 공소외 2로부터 위와 같은 취지의 청탁을 받고 금 27,785,000원의 뇌물을 수수한 후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분과위원회 임상평가소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됨으로써 뇌물을 수수한 후 공무원이 되었다는 것이며, 제2예비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1992. 5. 18.부터 1995. 11. 23.까지 사이에 위 공소외 2로부터 "에이시이 인히비터(ACE Inhibitor) 연구"라는 제목하에 연구비로 합계 금 185,845,000원을 수수한 후 그 중 금 1억 1,300만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주위적 및 제1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소분과위원은 소분과위원회에 참석하여 국민보건과 건강에 있어 중요한 국가사무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지만 법령에 근거한 공무원이라고 볼 수 없고 전문적 사안에 대하여 의견을 개진하고 표현함으로써 안건심의에 참여하는 전문가에 불과하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고, 제2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공소외 1 제약회사은 피고인이 소분과위원으로서 하는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도움을 받기 위하여 연구비라는 형태로 피고인에게 금원을 지급한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송금됨과 동시에 그 소유권이 피고인에게 이전되었고 그 사용용도가 연구활동으로 엄격하게 제한된 것이 아니므로 이를 개인용도에 사용하였다고 하여 횡령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2. 형법 제129조 에서의 공무원이라 함은 법령의 근거에 기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및 이에 준하는 공법인의 사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그 노무의 내용이 단순한 기계적, 육체적인 것에 한정되어 있지 않은 자를 말하는 것 이다( 대법원 1997. 6. 13. 선고 96도1703 판결 참조).

기록 중의 자료에 따르니, 구 약사법(1997. 12. 13. 법률 제54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 그 법 시행령(1992. 6. 2. 대통령령 제13659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 제23조 , 그 법 시행령(1994. 7. 7. 대통령령 제143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 그 법 시행령(대통령령 제14319호) 제12조 에 의하여 설치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소속분과위원회의 소분과위원회 구성에 있어서 그의 위원의 선정 위촉에 앞서 소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될 후보자들이 각 소분과위원회별로 위원후보자 군(브레인풀;brain-pool)의 형식으로 편성되며 그 후보자들은 보건사회부장관(1994. 12. 23. 법률 제4831호에 의하여 보건복지부장관으로 변경됨. 아래에서도 같다)에 의하여 위촉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국장에 의하여 편성되어 그 사실이 당사자에게 통지되는 과정을 거치고, 그 후 그 후보자들이 소분과위원회가 개최될 때마다 미리 보건사회부장관에 의하여 소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될 수 있으며 그렇게 위촉된 사람들은 소분과위원회를 구성하여 심의기간 중 위원으로 활동하게 되고 당해 심의가 끝날때 그 소분과위원회 위원에서 해촉되는 절차로 심의활동인 공무에 종사하게 되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하니 소분과위원회의 그 후보자군에 포함 편성되는 것만으로는 그 때부터 공무에 종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후보자들 중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소분과위원회의 개최를 앞두고 소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은 그 때부터 보건사회부장관이 자문을 구한 당해 안건의 심의가 끝날 때까지의 기간 동안은 위의 근거 법령에 의하여 공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형법 제129조 에 규정된 수뢰죄의 주체인 공무원이라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수뢰죄가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에 기초한 매수되어서는 아니되는 속성을 보호법익으로 삼는 것임을 감안할 때, 그 죄의 주체인 공무원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담당자의 주된 신분에 의하여만 결정될 것이 아니라 담당하는 업무의 공정성 등이 보호될 필요가 있는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심이 소분과위원회의 후보자군에 편성된 소분과위원후보자의 신분이 형법상 공무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이 무죄라고 본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여기에는 형법 제129조 의 공무원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그러나 그 후보자가 소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기간중에도 그 형법 규정상의 공무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견지에 서서 공소사실기재 금전이 그 직무에 관련되어 수수된 것인지에 관하여 충분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제1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는 형법 제129조 소정의 공무원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끼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니, 상고이유주장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정당하기에 이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인다.

3. 결국, 원심판결 중 제1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은 파기될 수밖에 없고 주위적 공소사실 및 제2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 역시 그와 동일체의 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도3549 판결 참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조무제(주심) 유지담 손지열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0.9.19.선고 99노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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