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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방법원 2018.1.26. 선고 2017가단18233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사건

2017가단18233 채무부존재확인

원고

케이비손해보험주식회사

피고

A

변론종결

2017. 12. 1.

판결선고

2018. 1. 26.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2017. 6. 20. 09:00경 김제시 B에서 C 차량이 돈사 인큐베이터를 옮기던 중 발생한 사고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D(피고의 배우자)는 2017. 6. 20. 09:00경 김제시 B에서 기중기(C, 이하 '이 사건 기중기'라 한다)로 돈사 인큐베이터의 위치를 변경하기 위하여 인양하던 중 지반이 꺼지면서 아웃트리거가 파손되고 기중기가 전복되어 인양 중이던 돈사 인큐베이터가 파손되었다(갑 제2호증, 이하 위 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나. 원고는 이 사건 기중기에 관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기명피보험자 피고, 이하 '이 사건 보험'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 자이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통약관 제8조 제3항 제2, 6호(이하 '이 사건 면책약관'이라 한다)에 해당하므로 보상대상이 아니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는 천재지변에 의한 사고가 아니고, 약관에 대한 설명을 들은 사실이 없다.

3.판단

가. 이 사건 면책약관의 내용

제8조(보상하지 않는 손해)

③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손해는 「대물배상」에서 보상하지 않습니다.

2. 피보험자가 사용자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을 때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소유·사용·관리하는 재물에 생긴 손해

6.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공사수행을 위하여 사용 또는 관리하던 중 지하케이블, 도관, 기타지하시설물을 파손한 경우 또는 지반의 침하로 생긴 손해 및 건물구조물의 붕괴, 도괴로 생긴 손해

나.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면책약관에 해당하는 사고인지 여부

원고는 이 사건 사고가 면책약관 2호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나 이 사건 사고는 공사수행 중 지반의 침하로 발생한 사고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면책약관 제6호에 해당하는 사고라 할 것이다.

피고는 이 사건 사고가 천재지변으로 인한 사고가 아니므로 이 사건 면책약관이 정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통약관 제8조 제1항 제4호에서 보상하지 않는 손해로 '지진, 분화, 태풍, 홍수, 해일 등 천재지변으로 인한 손해'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이 아니라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에 해당하는 사고로 보기 위하여 별도로 천재지변에 의한 사고일 것을 요건으로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약관의 설명의무 위반 여부

1) 설명의무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사업자는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하는데[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라 한다) 제3조 제3항], 이 사건 면책약관 6호는 그에 해당하는 경우 보험금을 전혀 지급받을 수 없는 사항에 관하여 정한 것으로서 일응 이 사건 보험약관 중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나) 원고는 이 사건 면책약관 6호는 자동차보험 약관에 일반적이고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조항이고, 피고는 영업배상책임보험이나 건설공사보험이 아닌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의 내용을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어서 원고에게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에 관한 설명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특정 약관의 내용이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라고 보기 위해서는 보험자뿐만 아니라 평균적인 보험계약자에게도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으로 인식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면책약관 6호가 자동차보험약관에 일반적이고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조항이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는 보험계약자들 사이에서도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거나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의 성격에서 충분히 예상되는 조항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의 내용은 평균적인 보험계약자들에게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00, 7. 7. 선고 2000다10222 판결, 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3다25409 판결 참조).

그리고 피고가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에서 제외되는 사고로 인한 손해에 관하여도 보상받을 수 있는 영업배상책임보험이나 건설공사보험을 체결하지 않고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오히려 피고의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의 존재에 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으므로, 그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의 내용을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하기 어렵다.

다)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의 내용을 설명하였더라도 피고가 보험료를 추가 납입하고서라도 이 부분 면책약관의 적용을 배제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보험계약을 그대로 체결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에 대한 설명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었더라도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여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약관의 설명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었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어 설명의무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기 위해서는 (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다28808 판결 참조), 보험계약자가 해당 약관에 관한 설명을 듣더라도 해당 보험계약을 체결할지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별도로 추가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기중기에 관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원고 이외 다른 보험회사가 판매하는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의 약관에도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피고에게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면 별도로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에서 정한 사고로 인한 손해까지 담보하는 영업배상책임보험이나 건설공사보험에 가입하는 것까지 고려했을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에 관한 설명의무의 이행이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여 설명의무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설명의무를 이행했는지 여부

원고는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의 내용을 피고에게 설명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5, 6호증의 기재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자동차보험 상품설명서 수령 및 교부확인서(갑 제6호증) 중 주요설명내용으로 10가지 사항을 특정하여 피고의 확인을 받으면서 이 사건 면책약관 2호의 내용을 포함하였으면서도 이 사건 면책약관 6호의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3)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면책약관 6호가 중요한 내용임에도 피고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약관법 제3조 제3항, 제4항).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가 이 사건 면책약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사고에 기한 보험금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함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 허윤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