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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6.13. 선고 2011두7861 판결

시정명령등처분취소청구

사건

2011두7861 시정명령등처분취소청구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재단법인 아산사회복지재단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1. 2. 24. 선고 2010누8449 판결

판결선고

2013. 6. 13.

주문

1.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아래에서 취소를 명하는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가 2010. 2. 4. 원고에게 한 별지 제1항 기재 시정명령 중 '진료지원과목에 대한 환자의 선택진료에 관한 권리를 제한하는 거래조건 설정'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은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3조는 제1항에서 "사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이하 '불공정거래행위'라 한다)를 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면서 제4호로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를 들고 있고, 제2항에서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또는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위임에 따라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0. 5. 14, 대통령령 제221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정거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6조 제1항 [별표 1] 제6호 (라)목은 거래상 지위의 남용행위의 하나인 '불이익제공'은 "(가)목 내지 (다)목(구입강제, 이익 제공강요, 판매목표강제)에 해당하는 행위 외의 방법으로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구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1] 제6호 (라)목이 규정하는 불이익제공행위에서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준 행위인지 여부는 당해 행위의 의도와 목적, 효과와 영향 등과 같은 구체적 태양과 상품의 특성, 거래의 상황, 해당 사업자의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의 정도 및 상대방이 받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정상적인 거래 관행을 벗어난 것으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6. 9. 선고 97누19427 판결, 대법원 2011. 6. 9. 선고 2008두1381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2005. 1. 1.부터 2007. 6. 30.까지 사이에 진료지원과에 대한 포괄위임조항이 명기되지 아니한 원심 판시 <표 7> 선택진료신청서(이하 '제7신청서'라 한다)를 통한 선택진료비 징수에 관하여,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있는 원고가 주진료과에 대해서만 선택진료를 신청하고 진료지원과에 대해서는 선택진료를 신청하지 않은 환자들에게까지 그에 관한 선택진료 신청이 있었던 것으로 간주하여 주진료과목 의사가 임의로 진료지원과목 의사들을 선택하여 진료하게 하고 그에 따른 추가 선택진료비를 징수함으로써 환자에게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인정하고, 이는 정상적인 거래 관행을 벗어난 것으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불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불이익제공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공정거래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사업자가 위 각 규정에서 정한 불공정행위로서의 불이익 제공행위를 하였음을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제24조에서 정한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이 되는 '불이익 제공'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특정되어야 하고, 그러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시정명령 등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 12. 선고 2004두7146 판결 참조).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선택진료의사 요건을 갖추지 아니한 의사, 해 외연수 등으로 부재중인 의사,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 아니한 의사 등이 선택진료를 실시한 부분에 대하여 별지 제2항 기재 이 사건 시정명령을 하면서, 그 의결서 이유 부분에 요건미비 의사의 경우에는 진료과목, 당해 의사 성명, 직위, 수납기간, 부당수납액 등을, 부재중 의사의 경우에는 진료과목, 당해 의사 성명, 직위, 부재 기간, 부재 사유, 부당수납액 등을, 비지정 의사의 경우에는 진료과목, 당해 의사 성명, 직위, 수납기간, 부당수납액 등을 각 기재하여 당해 의사별로 요건미비, 부재중, 비지정 기간 동안 실시한 선택진료를 특정하여 이 사건 시정명령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별지 제2항 기재 이 사건 시정명령은 원고로 하여금 어떠한 행위를 하지 않도록 명하는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그 대상이 되는 행위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다고 할 것이고, 선택진료비가 징수된 환자를 개별적으로 특정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불이익제공행위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한편 이 사건 처분의 대상이 되는 행위 중 일부는 단순 행정착오에 기인하여 부적절한 선택진료비 징수가 이루어진 것일 뿐 불이익 제공의 의도나 목적이 없으므로 불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자유심증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문제 삼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가 원심 판시 <표 6>, <표 8>의 선택진료신청서(이하 '제6신청서', '제8신청서'라 한다)를 통하여 환자 등으로 하여금 주진료과 의사에게 진료지원과 의사를 지정할 수 있게 포괄위임(이하 '이 사건 포괄위임'이라고 한다)하도록 한 것은 진료지원과 의사를 임의로 지정하여 환자의 의사선택권을 무시하고 추가적인 선택진료비를 부담시킨 것이 아니라, 환자 등의 의사에 따라 주진료과 의사에게 진료지원과목에 대한 선택진료를 지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는 방식으로 선택진료제도를 운용함으로써 환자 등의 의사선택권을 의료현실에 맞게 보장함과 아울러 보다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지위를 보장하려고 노력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에 이 사건 선택진료 포괄위임의 의도와 목적, 효과와 영향, 의료서비스의 특성 및 거래상황, 원고 병원의 우월적 지위의 정도 및 환자 등이 받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등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의 이 사건 포괄위임 행위는 정상적인 거래 관행을 벗어난 것으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불이익 제공행위에 관한 법리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불이익 제공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처분은 재량행위라 할 것이고, 다만 이러한 재량을 행사하면서 과징금 부과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비례∙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등의 사유가 있다면 이는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0두1713 판결, 대법원 2011. 6. 30. 선고 2009두1263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원고의 법 위반행위의 정도가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된다고 보아 별지 제3항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과징금을 5억 원으로 산정하였으나, ① 원고가 2005. 1.경부터 2007. 6.경까지 포괄위임이 없는 제7신청서를 사용함으로써 일부 환자들로부터 위임을 받지 않은 채 진료지원과에 대한 선택진료비를 징수하기는 하였지만, 원고는 같은 기간에 포괄위임 조항이 포함된 제6신청서를 함께 사용하였을 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포괄위임조항이 포함된 제8신청서를 사용해 왔고, ② 원고가 2005. 1.경부터 2007. 6.경까지 포괄위임 조항이 포함된 제6신청서를 사용하였으면서도 굳이 포괄위임이 없는 제7신청서를 함께 사용하게 된 것은 원고가 종전에 비치해 두었던 제7신청서를 계속 사용하면서 비롯된 것이며, ③ 포괄위임 방식의 선택진료신청서를 통하여 환자의 의사선택권을 충분히 보장함과 아울러 보다 정선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지위를 실질적으로 보장하였다고 할 수 있고 그와 같은 방식의 선택진료신청서를 사용한 기간이 법 위 반기간 중의 상당 기간을 차지하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법 위반행위의 정도를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 중 과징금 납부명령은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과징금 부과 및 산정에서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직권 검토

원심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제6신청서와 제8신청서를 통한 이 사건 포괄위임 행위가 불이익제공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므로 별지 제1항 기재 이 사건 시정명령 중 이와 관련한 '진료지원과목에 대한 환자의 선택진료에 관한 권리를 제한하는 거래조건 설정' 부분(이하 '거래조건 설정 부분'이라 한다)은 위법하다고 보아 그 취소를 명했어야 옳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사건 시정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조치는 위법하므로 이 사건 시정명령 중 거래조건 설정 부분에 관한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이 사건 시정명령 가운데 거래조건 설정 부분에 관한 취소 청구 부분을 파기하되, 이 부분 사건은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37조에 따라 자판하기로 하여 이 사건 시정명령 중 거래조건 설정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소송총비용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신영철

대법관 이상훈

주심 대법관 김용덕

대법관 김소영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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