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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8. 18. 선고 2017다221396 판결

[계약금반환청구의소][미간행]

판시사항

[1] 민법 제398조 제2항 에서 정한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의 의미

[2] 갑이 을로부터 임야를 대금 7억 7,700만 원에 매수하고 계약금 2억 원을 당일과 다음 날에 나누어 지급하였으며, 잔금 5억 7,700만 원은 보름 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그 후 을이 갑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사안에서, 매매대금에 대한 손해배상 예정액의 비율과 계약금에 관한 거래의 관행, 을에게 실제로 생겼을 손해의 내용이나 성격 및 정도 등을 고려하면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볼 여지가 많은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유 담당변호사 조준연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샘 담당변호사 박찬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소외 1이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과정에 이 사건 임야의 223평이 도로예정지임에도 임야의 가장자리 부분 약 40~50평만 도로예정지라고 원고를 기망하였거나, 원고가 그와 같은 착오에 빠져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한 판단

가. 민법 제398조 제2항 에 의하면,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 여기서 ‘부당히 과다한 경우’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한다 (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다19051 판결 ,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4다7388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 증거에 의하여 ① 원고는 2015. 7. 15. 피고로부터 이 사건 임야 2,706㎡를 대금 7억 7,700만 원에 매수하고 계약금 2억 원을 당일과 다음 날에 나누어 지급하였으며, 잔금 5억 7,700만 원은 보름 후인 2015. 7. 30.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 ② 원고는 2015. 7. 31. 피고에게 이 사건 임야의 도로예정지 면적에 관하여 사기 또는 착오가 있으므로 취소한다는 통지를 하였고, 피고도 2015. 8. 24. 원고에게 매매계약을 이행할 것을 서면으로 최고한 다음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런 다음 원심은 위 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부당히 과다하므로 감액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① 이 사건 계약금 2억 원은 매매대금의 26%에 상당하는 금액이며, 원고가 시세의 약 2배 정도 가격에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결과, 적정한 시세에 따라 매수하였을 경우를 가정하면 그 비율은 훨씬 높아진다. ②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로 소외 1의 아들 소외 2의 사업자금 조달에 차질이 빚어져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나, 그 손해의 내용과 정도에 관하여는 별다른 자료가 없다. ③ 또한 원고가 계약 체결 보름 후인 잔금지급 기일에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피고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계약을 해제하였다.

이와 같은 이 사건 매매대금에 대한 손해배상 예정액의 비율과 계약금에 관한 거래의 관행, 피고에게 실제로 생겼을 손해의 내용이나 성격 및 그 정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손해배상 예정액은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볼 여지가 많고, 이는 원고의 요구로 이 사건 계약금과 잔금지급 기일이 정해진 점 등 원심이 드는 사정들을 참작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라.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손해배상 예정액이 원고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을 잃게 할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김창석 이기택(주심) 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