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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2008.3.4.선고 2007구합8270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사건

2007구합8270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원고

000

피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08. 1. 22 .

판결선고

2008. 3. 4 .

주문

1. 피고가 2006. 11. 28.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청이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남편인 망인은 공주시 XX동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XXXXX ( 이하 ' 이 사건 사업장 ' 이라 한다 ) 에서 생활지도원으로 근무하던 중이던 2006. 9. 25. 09 : 10경 고추를 말리기 위하여 건물 옥상에 올라갔다가 옥상에 있는 말벌집 ( 이하 ' 이 사건 벌집 ' 이라 한다 ) 을 제거하기 위하여 살충제를 이용하여 분무하던 중 말벌에게 우측안면 부위를 쏘였다. 그 후 의무실에 들렀다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다음 방문을 나서다가 갑자기 쓰러져 A의료원으로 후송되었으나 2006. 9. 25. 12 : 20경 직접사인 ' 과민성 쇼크 , 뇌졸중 ( 추정 ) ', 중간선 행사인 ' 아나필락시스 ( Anaphylaxis ) 반응 ', 선행사인 ' 벌에 쏘임 ' 으로 사망하였다 ( 사망진단서 기재 ), 망인에 대하여 부검은 실시되지 않았다 .

나. 원고는 2006. 10. 25.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6. 11. 28 .

원고에게 " 망인에 대하여 부검을 실시하지 않아 정확한 사망원인을 알 수 없고, 통상적으로 아나필락시스의 임상경과와 불일치하며 망인의 과거병력상 심장병 등 급사에 이를 수 있는 기존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사망에 이른 직접사인이 업무와 의학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 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하였다 .

[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5호증, 을 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사망 당일 이 사건 벌집을 제거하는 업무를 수행하던 도중 말벌에 쏘여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보임으로써 과민성 쇼크 또는 호흡곤란 등으로 사망하였는바,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보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나. 인정사실 ( 1 ) 망인의 경력, 업무내용, 근무환경 등 ( 가 ) 이 사건 사업장은 1984. 경부터 정신요양시설로서 정신질환자의 요양보호와 재활치료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었다. 망인이 사망할 당시 이 사건 사업장에는 시설입소자 ( 환우 ) 들이 약 169명 정도, 직원들이 27명 정도 있었고, 의무실에는 간호사 3명, 간호조무사 3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 ( 망인은 1991. 1. 5.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하여 관리과 소속 생활지도원으로 근무하였는데, 담당업무는 환우 생활지도, 위생관리 ( 양치, 면도, 손 · 발톱 소제 ), 외래진료 보조, 흡연관리, 아침운동 및 체조진행, 시설물 총 안전관리 ( 소방, 전기, 설비 등 ), 환우 안전지도 등이었다. 망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기숙을 하면서 숙식을 해결하였다 . ( 2 ) 망인의 사망경위 등 ( 가 ) 이 사건 벌집은 가로 · 세로 · 높이가 약 60cm 정도로 옥상 가장자리 굴뚝 안에 있었고 입구를 막을 정도로 컸다. 망인은 2006. 9. 25. 07 : 57경 출근을 하여 08 : 55경 건물 2층 옥상에서 고추를 말리기 위하여 직원들과 함께 옥상으로 올라갔는데 당시 말벌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망인은 " 전에 벌집을 제거해 본 일이 있는데 환우들이 위 험할 것 같으니 벌집을 제거해야 한다 " 면서 직원을 시켜 살충제 ( 에프킬라 ) 2개를 가져오게 한 후 다른 사람들에게 10m 정도 떨어져 있으라고 한 다음 혼자서 살충제를 들고 이 사건 벌집을 향해 분무하다가 09 : 15경 " 앗 따거워 " 라고 말하며 살충제를 떨어뜨린 후 귀 밑 목 부위를 손으로 비볐다 ( 침은 보이지 않았다 ). 망인은 말벌에 쏘인 후 옥상에서 내려와 09 : 20경 의무실에 들러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 ( 나 ) 망인은 2006. 9. 25. 09 : 30 ~ 09 : 40경 방문을 나서다가 쓰러졌고 ( 머리에 1. 5㎝ 정도의 피가 보이는 정도의 상처가 났다 ), 이를 발견한 환우가 간호사를 부르려고 하자 " 내비 뒤 ( 그만두라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 " 라고 말한 후 의식을 잃었다. 당시 망인은 숨은 쉬고 있었으나 의식은 없었고, 얼굴에 상처는 없었으며 대변을 본 상태였다. 망인을 발견한 간호사 등은 09 : 50경 이 사건 사업장을 출발하여 A의료원 응급실로 망인을 후송하였다 ( A의료원은 자동차로 5 ~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 .

다 망인 사망 후 2006. 11. 경 원장 지시로 직원과 환우들의 안전을 위하여 이 사건 벌집을 제거하였다 .

( 3 ) 망인의 건강상태 ( 7 ) 망인은 키 171㎝, 체중 70kg 정도의 체격이었다 ( 이 사건 사업장에서는 건강검진을 받은 바 없었다 ). 망인은 2002. 5. 부터 2002. 9. 까지 충남대학교 병원에 입원하여 폭음으로 인한 췌장염 수술을 받았는데 당시 의무기록지에는 ' 1년 전 당뇨병, 18년 전고혈압 진단을 받았으나 치료를 받은 바 없고, 음주는 소주 2 ~ 3병 정도 매일 20년 , 흡연은 매일 1갑 10년 정도 ' 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 ( 나 ) 망인은 2005. 2. 24. 급성심근경색증으로 A의료원에 내원하였다가 2005. 2. 25 .

XXX병원으로 전원하여 관동맥풍선확장성형술을 시술받았고, 수술경과는 양호하였으나 평생 약물을 복용하고 외래진료를 요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망인은 3남 1녀 중 셋째로서 가족력으로 형제들 모두 심장질환이 있고, 흉통 · 호흡곤란이 있어 급성심근경색으로 급사의 위험이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 의무기록이 있다 .

다 망인은 그 동안 뇌경색, 췌장염, 당뇨병, 간경변증, 알코올성 간염, 만성폐쇄성 신우신염, 만성신부전, 고혈압, 급성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상병으로 치료를 받아 왔다 . ( 라 ) 망인은 30년 정도 하루 반 갑 내지 한 갑 정도의 흡연을 하였고, 월 2 ~ 3회 ( 1회 소주 1병정도 ) 음주를 하였다 .

( 4 ) 의학적 소견 ( 가 ) A의료원

① 망인은 2006. 9. 25. 10 : 00경 A의료원에 내원하였다. 심폐소생술 실시 결과 10 ~ 20분 후 순환회복징후를 보였고, 심전도에도 잠시 정상심박동을 보이다가 사망하였으므로 사체검안서가 아닌 사망진단서를 발급하였다. 선행사인 ' 벌에 쏘임 ' 은 동행한 보호자의 진술에 의한 것으로 외견상 벌침을 확인하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벌에 쏘인 후 10분 만에 의식을 잃었고 쇼크상태로 변하였으며 심폐소생술 및 과민성 쇼크 치료 약제를 투여한지 10 ~ 20분 후 순환회복징후를 보여 직접사인을 ' 과민성 쇼크 ' 로 기재하였다 .

② 아나필락시스에 의한 임상증상은 전형적으로는 처음 피부반응 ( 얼굴 입주위 , 손 · 발바닥 등 ) 이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망인의 경우 응급실에서 진료 당시 초기에 이러한 저명한 피부반응이 나타났는지 기억이 없다. 벌에 쏘인 후에 30분 이내에 갑작스런 의식소실 및 심정지가 왔던 것으로 보아 기존에 망인에게 심장질환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벌에 쏘인 후 아나필락시스 반응에 의해 기존의 심장질환이 악화되어 심장마비가 발생한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 당시 망인의 응급처치를 하였던 의사 소견 ) .

③ 벌에 쏘인 후에 발생하는 과민성 쇼크를 아나필락시스라고 하며 외부항원이 몸에 들어온 후 발생되는 증세 및 징후는 개인에 따라 시간 차가 있으나 통상적으로 수 초 ~ 수 분 이내에 발생한다. 망인의 경우 기존질환에 의한 급성심근경색 또는 순환기계 질환에 의한 의식소실 및 심정지가 왔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벌에 쏘인 후 과민성 반응이 발생했다면 이로 인해 기존의 심근경색증이나 순환기계 질환이 악화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심폐소생술 및 과민성 쇼크의 치료약제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정지 환자에게 사용하는 약제와 동일한 것으로서 급성심 근경색증으로 인한 심정지 환자에게도 순환회복징후를 보일 수 있다 . ( 나 ) 피고 자문의

① 망인의 경우 부검을 실시하지 않아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사망원인으로 추정되었던 과민성 쇼크의 경우 주치의 소견서를 참조한 결과 벌에 쏘인 객관적인 자료가 없었고, 동료들의 진술에 의존했으나 벌에 쏘인 후의 아나필락시스 반응이라고 보기에는 망인의 신체징후 및 객관적인 징표가 안정적이어서 과민성 반응으로 추정하기 어렵다. 기존에 돌연사의 주위험인자인 뇌졸중, 허혈성심장질환, 신장질환, 고혈압 등이 있었던 사람으로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나 업무환경보다는 기존질환과 인과관계가 높은 돌연사의 경우로 생각된다 .

② 부검을 실시하지 않아 정확한 사망원인은 알 수 없고, 사망진단서에도 과민성 쇼크와 뇌졸중은 확실히 알지 못한다는 소견이며, 벌에 쏘인 객관적인 증거 및 목격자가 없고 통상 아나필락시스 임상경과와 불일치하여 과거 병력상 심장병 등 급사에 이를 수 있는 기존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망에 이른 직접사인이 업무와 의학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

다 ) 이화여자대학교 부속 목동병원 ( 이하 ' 이대목동병원 ' 이라 한다 )

① 과민성 쇼크는 항원에 노출되어 감작 ( 感作 ) 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치명적인 전신성 반응 중의 하나로 혈압의 갑작스런 저하와 의식저하, 빈맥 등을 동반하는 증상이다. 전신적인 과민성 반응은 특징적인 피부반응과 함께 후두부종, 기관지경련, 호흡부전 등의 증상이 있은 후 쇼크상태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졸중은 혈관의 동맥경화성 변화, 혈전 또는 색전, 혈관벽의 박리 또는 파열 등의 뇌혈관의 병리적인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뇌실질의 이차적인 변화를 말한다. 보통 갑작스런 의식의 변화, 편마비, 편측의 감각저하 또는 감각이상, 언어장애나 구음장애, 현훈, 운동실조,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그와 함께 혈압 등의 생명징후의 변화를 동반하게 된다 . 1 ② 말벌과 같은 곤충에 쏘이게 되면 즉각적으로 그 부위가 불타는 듯한 통증이 생기고 그 후 발적과 구진이 나타나며 때로 혈관부종이나 소양감 ( 가려움증 ) 을 동반하기도 한다. 소양감, 두드러기, 혈관부종 등의 피부증상은 전신적 과민성 반응의 특징적인 소견으로 되어 있다 .

③ 망인의 응급기록지에 기재된 사항만을 참조하였을 때 과민성 쇼크의 특징적인 증상을 찾기는 어렵다. 의무기록상 쇼크상태인 것은 기록되어 있으나 피부병변이 있었는지, 기관삽관시 후두부종 등이 있었는지 등은 기재되어 있지 않아 정확히 알기 어렵다. 망인이 쓰러지면서 생긴 두피의 흉터만으로는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없④ 망인의 병력과 음주 및 흡연력, 가족력 등을 살펴보았을 때 이러한 병력들은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 등의 직 · 간접적인 위험요소들로서 이러한 기존질환이 사망원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

1⑤ 부검을 실시하지 않아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으나, 의무기록만으로는 아나필 락시스에 의한 사망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된다 . ( 라 ) 순천향대학병원

① 망인의 경우 내원 당시 혈압이 측정되지 않았고 자발적 호흡음이 없어 심폐소생술을 할 정도의 상태로서 쇼크상태 ( 일반적으로 혈압이 떨어지는 상태 ) 이상으로 위 중하였다. 망인의 사망은 이러한 쇼크상태와 관련이 있다. 벌 알레르기에 의한 쇼크발 생시 혈압이 떨어진 상태가 지속된다면 벌에 쏘인 후 30 ~ 40분 정도가 경과한 후 망인과 같은 상태에 놓일 수 있다. 응급환자의 경우 보호자에게 발생원인을 설명하게 하고 이를 진료기록부에 기재한다. 망인의 경우 진료기록부에 " 벌에 쏘였다 " 는 기재가 있었다 .

② 망인의 경우 보통의 심폐소생술에 사용되지 않는 스테로이드 ( 과민성을 치료하기 위하여 사용 ) 를 사용한 점으로 볼 때 말벌에 의한 쇼크에 관한 치료라고 볼 수 있③ 아나필락시스 반응은 빠른 경우에는 수 초 또는 10분 이내에 나타날 수 있다 .

말벌에 쏘인 후 언제 쇼크상태가 되었는지가 중요한 내용이지만, 자료상 정확하지 않다 ( 망인은 9 : 15경 벌에 쏘이고 9 : 40경 갑자기 쓰러졌다고 기재되어 있어 아나필락시스에 의한 사망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 .

④ 첨부한 진료기록부 등 전체 의무기록에 의하면, 망인의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망원인은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사망진단서에 아나필락시스라고 적혀있는 이유는 벌에 쏘인 병력, 쇼크상태, 매우 빠른 경과를 밟은 점 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뇌출혈의 경우는 1시간 이내에 사망하지 않는다 .

마 ) 기타 ( 한국곤충연구소 )

① 말벌의 독에 대한 감수성 정도에 따라 사람이 사망할 수 있고, 사망에 관한 많은 사례가 보고되어 있다. 말벌의 독은 저분자 펩티드 ( peptide ) 에 포함된 키닌, 세로 토닌, 히스타민과 같은 아민계열의 화합물로서 꿀벌보다 더 위험하다 .

② 꿀벌의 경우 침을 쏜 후 독주머니와 함께 침을 쏜 부위에 남겨 놓지만 말벌의 경우 침을 찌르고 독액을 주입한 후 완전한 상태로 보전되므로, 반복사용이 가능하다 .

따라서 침을 쏜 부위에 남겨놓지 않는다 .

( 5 ) 의학적인 지식아나필락시스는 특정물질에 의하여 갑자기 그리고 극심하게 예기치 못한 반응이 일어나는 것으로 피부 ( 감마진, 맥관부종 ), 호흡기 ( 천식, 후두부종 ), 순환기 ( 저혈압, 심전 도변화, 심혈관허탈 ) 및 소화기 ( 오심, 구토, 통증, 설사 ) 의 증상 및 증후가 한가지 또는 두 가지 이상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벌 등 곤충에 쏘인 뒤 나타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에 관하여 점차 많이 알려지고 있는데, 꿀벌, 말벌, 장수말벌, 노란말벌 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국에서는 매년 40명 이상이 곤충 독에 의한 아나필락시스로 사망한다. 아나필락시스 이외의 질환으로 인한 저혈압, 쇼크, 의식소실 등에서는 천식 반응, 피부의 담마진 또는 맥관부종 등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천식과 피부병변의 유무는 이들 증상의 감별진단에 매우 유용하다 .

[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4 내지 6호증, 갑 7호증의 1 내지 8, 을 2 내지 7호증 , 을 8, 9호증의 각 1 내지 4, 을 10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안00의 증언, 이 법원의 이대목동병원장, 순천향대학교병원장에 대한 각 감정촉탁결과, 이 법원

의 A의료원장, 한국곤충연구소, 이 사건 사업장 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 1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 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 제4조 제1 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당해 사망이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또한 인과관계의 입증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재해발생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라도 간접적인 사실관계 등에 의거하여 경험법칙상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 추론에 의하여 업무기인성을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두10103 판결 참조 ) . ( 2 )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망인이 급성심근경색증으로 관동맥 풍선확장성형술의 시술을 받았고, 뇌경색, 당뇨병, 고혈압, 급성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상병으로 치료를 받아 왔으며, 부검을 실시하지 않은 점 등의 사정은 있으나, 위 인정사실 및 변론에 나타난 다음의 사정들 즉, ① 망인의 업무에는 시설물 안전관리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사건 벌집을 제거하는 일은 망인의 업무내용에 포함되므로, 업무수행성이 인정되는 점, ② 망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벌집을 제거하던 도중에 말벌에 쏘였고, 꿀벌과 달리 말벌의 침은 반복사용이 가능하고 침을 쏜 부위에 남겨놓지 않기 때문에 침이 없었다고 하여 망인이 말벌에 쏘이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③ 말벌의 독에 대한 감수성 정도에 따라 사람이 사망할 수 있고 사망한 많은 사례가 보고되어 있는 점, ④ 일반적으로 뇌출혈의 경우는 1시간 내에 사망하지는 않는데, 망인의 경우 벌에 쏘인 후 25분 정도가 경과되어 쇼크상태에 빠져 사망한 점, ④ 아나필락시스에 의한 사망이라는 사망진단서의 기재가 잘못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의학적인 소견이 있는 점, ⑤ 망인은 벌에 쏘인 후 아나필락시스 반응에 의해 기존의 심장질환이 악화되어 심장마비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학적인 견해가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이 사건 벌집을 제거하는 업무를 수행하던 도중에 말벌에 쏘여 아나필락시스 반응에 의한 과민성 쇼크로 인하여 사망하였거나 적어도 말벌에 쏘임으로 인하여 망인의 기존질환인 심장질환 등이 자연경과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어 사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갑 5호증, 을 2, 4 내지 7호증, 을 10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이대목동병원장에 대한 일부 감정촉탁결과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

( 3 )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보고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판사

재판장 판사 김의환

판사 김유성

판사 염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