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위반][미간행]
[1] 고소인의 동영상 프로그램 중 상당 부분이 피고인이 등록한 동영상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만으로는 양 프로그램의 동일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양 프로그램 모두를 서로, 전체적으로 대비할 때 피고인 등록 프로그램에 사회통념상 새로이 부가된 창작적인 부분이 없어야 한다고 본 사례
[2] 구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5조 에 따라 사용자 등에게 피용자가 창작한 프로그램에 관한 저작권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3] 피고인이 등록한 프로그램과 고소인에게 저작권이 속하는 프로그램이 모두 고소인과 사용관계에 있는 동일한 컴퓨터프로그래머에 의하여 개발되었다고 할지라도 고소인이 기획한 프로그램이 피고인의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완성되어 프로그램 등록까지 마친 상태이고, 피고인이 고소인의 지시와는 별도로 위 컴퓨터프로그래머에게 프로그램에 관한 개발을 부탁하면서 개발비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면 피고인의 프로그램이 고소인의 업무상 창작된 프로그램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본 사례
피고인
검사 및 피고인
변호사 도두형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피고인의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위반의 점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1) 2002. 2. 5.경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 사무실에서 위 위원회에 등록된 JFKN 동영상 외국어 학습용 컴퓨터 프로그램(등록번호 2002-01-13-3572호 등)이 사실은 공소외 1이 2000.경 이미 개발하여 등록하였던 프로그램인 JFKN EDITOR 등을 위 공소외 1 스스로 다시 개량한 것이므로 그 저작권자는 위 공소외 1임에도 불구하고, 위 컴퓨터 프로그램을 복제하여 만든 동영상 자습용 컴퓨터 프로그램(등록번호 2002-01-13-736호, 2002-01-13-737호, 2002-01-13-738호, 2002-01-13-739호)을 저작권자인 공소외 1이 아닌 공소외 2를 저작권자로 하여 허위로 프로그램 등록을 하였다.
(2) 원심판단의 요지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채용한 증거들에 원심의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에 대한 사실조회회보서를 종합하여, ① JFKN 어학연구소(이하 ‘어학연구소’라 한다)를 설립·운영 중이던 공소외 1이 1998.경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공소외 3을 고용하여 영어 학습 및 강의용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지시한 사실, ② 공소외 1은 2000. 3. 3.경 공소외 3이 개발한 영어학습 및 강의용 컴퓨터 프로그램 3개(등록번호 2000-01-13-1501호 등, 이하 ‘ 공소외 1의 2000년 프로그램’이라 한다)를 공소외 1 명의로 저작권 등록을 한 사실, ③ 공소외 1은 그 후 다시 공소외 3에게 2000년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할 것을 지시한 사실, ④ 한편, 피고인은 1999. 10.경부터 어학연구소에서 관리업무와 강의도 일부 해 오다가 2001. 10.경 공소외 3에게, 공소외 1 지시의 위 업그레이드 작업과는 별도로 새로운 동영상 학습용 컴퓨터 프로그램 및 토익·영어회화용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고, 이를 위해 400만 원 정도를 별도로 지급한 사실, ⑤ 이에 공소외 3은 피고인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동영상 영어교육 프로그램은 공소외 1의 지시에 의하여 업그레이드 작업을 해 오던 것을 기초로 이에 일부 추가하는 방식으로 개발 작업을 진행하여, 이들 동영상 학습용 프로그램은 공소외 1의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한 프로그램과 사실상 동일한 사실, ⑥ 피고인이 2002. 2. 5.경 공소외 3으로부터 받은 동영상 프로그램 4개(등록번호 2002-01-13-736호, 2002-01-13-737호, 2002-01-13-738호, 2002-01-13-739호, 이하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이라 한다)와 토익 프로그램 3개(등록번호 2002-01-13-733호, 2002-01-13-734호, 2002-01-13-735호, 이하 ‘이 사건 토익 프로그램’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명의사용을 허락받은 공소외 2 명의로 저작권등록을 마친 사실, ⑦ 공소외 3은 2002. 2. 28. 어학연구소를 그만 둔 후 2002. 3.경 공소외 1에게 위 업그레이드 작업의 결과물인 동영상 영어 프로그램 4개를 건네 주었고, 공소외 1은 2002. 6. 1.경 그 프로그램 4개(등록번호 2002-01-13-3573호, 2002-01-13-3575호, 2002-01-13-3572호, 2002-01-13-3574호, 이하 ‘ 공소외 1의 2002년 프로그램’이라 한다)를 공소외 1 명의로 저작권 등록을 한 사실, ⑧ 한편,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의 복제도 감정보고서에 의하면, 위 감정서는 공소외 1의 2002년 프로그램 중 ‘2002-01-13-3572호’와 이 사건 동영상프로그램 중 ‘2002-01-13-738호’를 비교·감정하면서 원본기준방식을 택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이 공소외 1 명의의 프로그램의 98.4%를 복제한 것으로 나온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은, 공소외 1의 2000년 프로그램을 공소외 1이 공소외 3을 시켜 다시 개량한 것을 복제한 것이므로 그 저작권자는 공소외 1이라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공소외 1의 동의나 승낙을 얻지 아니한 채 공소외 2를 저작자로 등록한 것은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이는 2002. 12. 30. 법률 제68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법으로서, 이하 편의상 ‘프로그램법’이라고만 한다) 제46조 제3항 , 제29조 제3항 , 제23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허위등록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또한 원심은, ① 피고인의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의 저작권자가 공소외 1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에 대하여는, 프로그램법 제5조 에서 업무상 창작물의 경우 사용자에게 저작권을 귀속시킨다는 규정이 있는 점, 공소외 3은 월 150만 원의 보수를 지급받고 공소외 1에게 고용되어 그로부터 프로그램의 개발 방향 및 방법을 지시받으며 개발업무를 해 온 점, 공소외 1과 공소외 3 사이에 프로그램의 저작자 등에 관하여 달리 정함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동영상 컴퓨터프로그램의 저작권자는 공소외 1이라면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고, ② 피고인의 복제도 감정이 감정대상물 선정이나 원본기준방식을 택한 그 감정방식에 오류가 있다면서 이를 탄핵하는 취지의 주장에 대하여는, 이 사건에 있어서는 원본만을 기준으로 복제 여부를 살피면 충분하고 추가의 창작성이 있는지는 살필 필요가 없는 점, 양 프로그램의 소스파일이 상당히 동일한 점 및 여러 개 프로그램 중 한 개 씩 만을 표본 조사한 것은 나머지 프로그램들도 서로 명칭이나 만든 시기가 비슷한 점에 비추어 나머지 부분은 감정의 필요 없이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그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과 공소외 1의 2002년 프로그램의 동일성 여부
프로그램법 제2조 , 제3조 제2항 , 제46조 , 제29조 제3항 , 제23조 제1항 제2호 및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의 취지와 같이, 피고인이 등록한 공소외 2 명의의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이 공소외 1의 2002년 프로그램과 동일하다는 것을 전제로 피고인의 프로그램 등록행위가 위 법 규정의 허위등록이 되려면, 공소외 1의 2002년 프로그램 중 상당 부분이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양 프로그램 모두를 서로, 전체적으로 대비할 때,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에 사회통념상 새로이 부가된 창작적인 부분도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채용한 2002. 12. 31.자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위원장의 감정보고서(수사기록 1책 322면 이하)는, 이 사건 공소제기 이전에 고소인 공소외 1의 신청에 의하여 수사기관에서 실시된 감정결과인데, 그 감정 당시 감정대상물로서 공소외 1의 2002년 프로그램(등록번호 2002-01-13-3573호는 동영상 외국어 학습용 S/W, 2002-01-13-3575호는 동영상 외국어 강의용 S/W, 2002-01-13-3572호는 동영상 강의용 및 학습용 데이터 편집기, 2002-01-13-3574호는 동영상 외국어 강의용 S/W 스킨에디터) 중 1개인 ‘2002-01-13-3572호 (Α)’와 이 사건 동영상프로그램(등록번호 2002-01-13-736호는 동영상 외국어 학습용 S/W, 2002-01-13-737호는 동영상 외국어 강의용 S/W, 2002-01-13-738호는 동영상 강의용 및 학습용 데이터 편집기, 2002-01-13-739호는 동영상 외국어 강의용 S/W 스킨에디터) 중 1개인 ‘2002-01-13-738호 (Β)’만을 표본 추출하는 방식으로 대비함으로써 양 프로그램 모두를 비교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그 감정내용도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Β) 중 공소외 1의 2002년 프로그램(Α)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어느 정도이며 거기에 새로이 부가된 창작적인 부분이 존재하는지 등은 알 수 없게 되어 있는바, 그와 같다면 위 감정결과는 이 사건에 있어서, 양 프로그램의 동일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자료로는 부족한 증거라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점에 관하여 감정을 별도로 실시하는 등 이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위 감정보고서 및 같은 취지의 위 위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와 위 프로그램들을 만든 시기가 비슷하다는 점만을 토대로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이 공소외 1의 2002년 프로그램과 동일하다고 인정하고 말았으니, 여기에는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고, 그것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의 저작자가 공소외 1인지 여부
업무상 창작한 프로그램에 관한 저작자를 법인, 그 밖의 사용자 등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 프로그램법 제5조 에 따라 사용자 등에게 피용자가 창작한 프로그램에 관한 저작권을 인정하려면, 사용자 등이 그 프로그램의 작성을 기획할 것, 피용자가 사용자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일 것(사용관계에 있을 것), 프로그램이 피용자의 업무상 창작될 것, 계약이나 근무규칙 등에 저작권에 관한 다른 정함이 없을 것 등의 요건이 필요하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의 직접 개발자인 공소외 3과 공소외 1은 사용관계에 있었고, 공소외 3의 업무가 프로그램 개발인 점은 인정되나, 한편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공소외 1이 기획한 2002년 프로그램이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완성되어 프로그램 등록까지 마친 상태이고, 피고인은 공소외 1의 지시와는 별도로 공소외 3에게 동영상 영어학습 및 토익 프로그램에 관한 개발을 부탁하면서 그 개발비 명목으로 약 400만 원 상당을 지급하였다는 것인바, 사정이 그와 같다면, 공소외 3과 공소외 1이 사용관계에 있었고, 평소 공소외 1이 업무 지시를 해 왔으며, 공소외 3의 업무가 프로그램 개발업무라는 점만으로 막바로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도 공소외 1의 업무상 창작된 프로그램이라고 단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은 반대사정들을 배척하는 합리적인 이유 설시도 없이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도 프로그램법 제5조 에 의하여 공소외 1의 저작물이라고 인정하고 말았으니, 거기에는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의 저작권 귀속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그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있다.
(다) 나아가 직권으로 살피건대,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다음과 같은 불명확한 점이 있다.
① 객체의 점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프로그램 등록행위를 한 2002. 2. 5. 당시 피해자 공소외 1의 2002년 프로그램(등록번호 2002-01-13-3572호 등)이 이미 ‘등록된’ 것을 전제로 하나,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의 2002년 프로그램은 그 이후인 2002. 6. 1.에서야 비로소 등록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후 등록의 프로그램을 선 등록한 프로그램이 복제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어 시간적인 모순관계에 있다. 만약 그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이 사건 프로그램 등록행위를 할 당시인 2002. 2. 5. 공소외 1의 2002년 프로그램이 이미 완성되었음에도 피고인이 이를 복제하여 허위등록을 하였다는 취지라면, 이를 명확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② 행위의 점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외 1의 2002년 프로그램을 복제하여 등록한 행위가 허위등록이라는 것인지, 아니면 이 사건 동영상 프로그램의 저작권자가 공소외 1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자신의 것으로 등록한 행위가 허위등록이라는 것인지도 불명료하므로 그 점도 명확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나. 절도의 점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절도의 점에 관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은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토익 프로그램에 관한 프로그램법 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한 다음, 그 부분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있는바, 관계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등의 위법은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 중 프로그램법 소정의 허위등록의 점에 관한 부분은 피고인의 다른 상고이유를 살필 것도 없이 파기를 면할 수 없고, 피고인의 절도의 점에 관한 유죄 부분에 대한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할 것이나,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절도의 점과 위 허위등록에 관한 공소사실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의 절도의 점에 관한 유죄 부분도 허위등록의 점의 공소사실에 관한 유죄 부분과 함께 파기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검사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