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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2537 판결

[업무방해][미간행]

판시사항

신청을 받아 자격요건을 심사하여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의 담당자가 신청인이 제출한 허위의 신청사유 등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수용한 경우, 신청인에게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이수 담당변호사 권춘식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형법 제314조 제1항 의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고, 여기서의 ‘위계’라 함은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ㆍ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3도5004 판결 등 참조).

한편, 상대방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상대방이 일정한 자격요건 등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그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에 있어서는 신청서에 기재된 사유가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전제로 그 자격요건 등을 심사ㆍ판단하는 것이므로, 그 업무담당자가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신청인이 제출한 허위의 신청사유나 허위의 소명자료를 가볍게 믿고 이를 수용하였다면, 이는 업무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으로서 신청인의 위계가 업무방해의 위험성을 발생시켰다고 할 수 없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도503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판시의 사실을 인정한 다음, ① 학교 측에서 피고인을 초빙교수 또는 전임교수로 임용하면서 주로 고려한 것은 피고인의 문화예술계 활동경력과 사회적 평판 및 그로 인한 예술경영학과의 인지도 상승이었을 뿐, 피고인의 출신고등학교 내지 대학 입학경력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스스로 미국 퍼시픽 웨스턴(Pacific Western) 대학이 비인증 대학이라는 사정을 적극적으로 밝힐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특히 위조ㆍ변조된 첨부서류를 제출한 바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형법 제314조 제1항 업무방해죄에서의 ‘위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② 나아가 가사 피고인의 위계가 있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제출한 이력서와 제출한 성적증명서에 서로 모순이 있어 임용심사업무 담당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문제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로 인하여 피고인의 신청을 믿은 것이므로 신청인의 위계가 업무방해의 위험성을 발생시켰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결국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상고이유에서 지적한 판례는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타인으로 행세하면서 타인 명의의 허위 소명자료를 제출한 사안으로서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여 원용하기에 부적절하고, 한편 원심은 업무방해죄가 구체적 위험범이라고 명시한 바 없으므로 이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는 판단하지 아니 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김황식 이홍훈(주심) 안대희

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3.13.선고 2007노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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