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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1. 12. 29. 선고 2009헌마354 결정문 [범죄피해자구조법 제2조 제1호 등 위헌확인]

[결정문]

사건

2009헌마354 범죄피해자구조법 제2조 제1호 등 위헌확인

청구인

1. 김 ○ 분

2. 김 ○ 만

청구인들 주소

청구인들 대리인 법무법인 로윈

담당변호사 신용도, 허명욱, 박성기, 김용규, 염정욱, 정해영, 임준섭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들은 망 김○현(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부모인바, 망인은 2003. 10.경 뉴질랜드에서 혼자 배낭여행을 하던 중 뉴질랜드인 3명에 의하여 살해되었고, 그 살해범들은 2008. 6.경 체포되었으며, 2008. 10. 16. 망인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2) 청구인들은 국가에 대하여 범죄피해구조금을 신청하려고 하였으나, 구 범죄

피해자구조법 제2조 제1호 및 제12조 제2항은 범죄피해구조금을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 범죄로 생명을 잃은 경우에, 그것도 범죄피해가 발생한 날부터 5년 이내에 한하여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청구인들은 범죄피해구조를 받을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09. 7. 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구 범죄피해자구조법(1987. 11. 28. 법률 제3969호로 제정되고, 2010. 5. 14. 법률 제10283호로 폐지된 것) 제2조 제1호 중 “범죄피해라 함은 대한민국의 영역 안 또는 대한민국의 영역 밖에 있는 대한민국 선박 또는 항공기 안에서 행하여진”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 1’이라 한다.)과 구 범죄피해자구조법(2005. 12. 29. 법률 제7766호로 개정되고, 2010. 5. 14. 법률 제10283호로 폐지된 것) 제12조 제2항 중 “당해 범죄피해가 발생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한 때에는 이를 할 수 없다.”는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 2’라 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 1, 2를 합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아래 각 밑줄 친 부분)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범죄피해"라 함은 대한민국의 영역 안 또는 대한민국의 영역 밖에 있는 대

한민국 선박 또는 항공기 안에서 행하여진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하는 죄에 해당하는 행위(형법 제9조, 제10조 제1항, 제12조, 제2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처벌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포함하며, 동법 제20조 또는 제2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처벌되지 아니하는 행위 및 과실에 의한 행위를 제외한다. 이하 "범죄행위"라 한다)로 인한 사망 또는 중장해를 말한다.

제12조(구조금의 지급신청)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신청은당해 범죄피해의 발생을 안 날로부터 2년 또는당해 범죄피해가 발생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한 때에는 이를 할 수 없다.

[관련조항]

별지 기재와 같다.

2.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헌법 제30조는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을 규정하고 있고, 망인은 타인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명을 잃었으므로 청구인들은 당연히 범죄피해자구조청구를 할 수 있음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들로 인하여 구조를 받을 수 없게 되었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위 헌법 제30조 및 헌법 제34조 제2항이 정한 ‘국가는 사회보장, 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대한민국의 영역 안 또는 대한민국의 영역 밖에 있는 대한민국 선박 또는 항공기 안에서 행하여진 범죄피해’와 ‘그 외의 지역에서 발생한 범죄피해’를 차별하고 있고, 피해자의 사망사실의 확인 및 범죄의 발견 자

체가 범행시기로부터 5년이 경과한 이후에는 구조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어, 평등권,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가.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의 법적 성격과 입법형성의 한계

헌법 제30조는 “타인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명‧신체에 대한 피해를 받은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로부터 구조를 받을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이라 함은 타인의 범죄행위로 말미암아 생명을 잃거나 신체상의 피해를 입은 국민이나 그 유족이 가해자로부터 충분한 피해배상을 받지 못한 경우에 국가에 대하여 일정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며, 그 법적 성격은 생존권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청구권적 기본권이라고 할 것이다(헌재 1989. 4. 17. 88헌마3 , 판례집 1, 31, 36 참조).

헌법 제30조의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입법자에 의한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의 구체적 형성이 불가피하므로 입법자의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나, 당해 입법이 단지 범죄피해를 입은 경우에 국가에 대한 구조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형식적인 권리나 이론적인 가능성만을 허용하는 것이어서는 아니 되고, 상당한 정도로 권리구제의 실효성이 보장되도록 하여야 한다.

나. 제한되는 기본권의 확정

청구인들 주장의 핵심은 구 범죄피해자구조법헌법 제30조의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을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서 배제된 부분에 대한 위헌 여부를 다투고 있다.

따라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헌법 제34조 제2항,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 및 행복추구권 침해 등의 문제는 결국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피해의 경우나 범죄발생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이후에는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혜택을 부여하지 아니한 부진정입법부작위가 평등원칙을 위반하였는지 여부의 문제로 귀착된다고 할 것이다.

다.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심사기준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이거나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가 아니므로, 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를 심사하는 자의금지원칙심사를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헌재 2002. 9. 19. 2000헌바84 , 판례집 14-2, 268, 283-285 등 참조).

(2) 이 사건 법률조항 1에 대한 판단

위 법률조항은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의 대상이 되는 범죄피해의 범위에 관하여 대한민국의 영역 내에서 발생한 범죄피해는 포함하고 있음에 반하여,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피해의 경우는 포함하지 아니함으로써, 양자간에 차별이 발생하였는바, 이러한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먼저,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을 인정하는 이유는 크게 국가의 범죄방지책임 또는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국가의 국민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는 것과 그 범죄피해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구제가 필요하다는 데 있다. 그런데, 국가의 주권이 미치지 아니하고, 따라서 국가가 경찰력 등을 행사할 수 없거나 행사하기 어려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하여는 국가가 범죄를 방지할 의무를 해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외교통상부를 통하여 해외여행위험지역 등을 고지하고 해외영사 등을 통하여 국민을 보호한다고 하여도 타국의 주권으로 인하여 경찰력 등 직접적인 보호는 곤란하므로, 해외에서 일어난 범죄에 대하여 그 방지책임이 국가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해외에서 발생한 국민의 사망 또는 중장해의 결과가 범죄로 인한 것인지를 밝히기 위해서는 그 원인을 조사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하여 해외에 인력을 파견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사를 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려울뿐더러,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편, 구 범죄피해자구조법 제10조는 외국인에 대한 구조와 관련하여, “외국인이 피해자이거나 유족인 경우에는 상호의 보증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상호보증이 있는 외국에서 발생한 범죄피해에 대하여는 국민이 그 외국에서 피해구조를 받을 수 있는 길 또한 열어 두고 있다.

나아가 범죄피해구조금은 국가의 재정에 기반을 두고 있는 바, 위와 같은 이유들을 고려하면, 구조금청구권의 행사대상을 우선적으로 대한민국의 영역 안의 범죄피해에 한정하고, 향후 구조금의 확대에 따라서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피해의 경우에도 구조를 하는 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은 입법형성의 재량의 범위 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피해를 포함하지 아니한 것은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법률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이 사건 법률조항 2에 대한 판단

위 법률조항은 범죄피해구조금의 신청기간과 관련하여, 범죄피해가 발생한 날부터 5년 내에는 그 신청을 할 수 있음에 반하여 5년이 경과한 경우에는 그 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하여, 양자간에 차별이 발생하였는바, 이러한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에 관하여 어느 정도의 제척기간을 둘 것인가의 문제는 원칙적으로 입법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지만, 그 청구기간이 지나치게 단기간이거나 불합리하여 범죄피해자의 구조청구권 행사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다면 이는 입법재량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으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권리관계를 조속히 확정하기 위해서 인정되는 소멸시효기간이나 제척기간은 그 권리의 성질에 따라 1년, 3년, 5년 또는 10년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 중 일부 권리에 대해서 특히 짧은 소멸시효기간이나 제척기간을 인정하는 것은 권리의 행사가 용이하고 일상 빈번히 발생하는 것이거나 권리의 행사로 인하여 상대방의 지위가 특별히 불안정해지는 경우 또는 권리의 행사 여부에 따라 상대방 또는 제3자의 의무나 법적 지위가 달라지는 경우 등 법률관계를 보다 신속히 확정하여 분쟁을 방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이다(헌재 2010. 7. 29. 2008헌가4 , 판례집 22-2상, 1, 7 참조).

위 법률조항은 제척기간을 범죄피해가 발생한 날부터 5년으로 정하고 있는바,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인터넷의 보급 등 교통ㆍ통신수단이 상대적으로 매우 발달하여 여러 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진 점과 일반 국민의 권리의식이 신장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5년이라는 기간이 지나치게 단기라든지 불합리하여 범죄피해자의 구조청구권 행사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는 볼 수 없다. 비록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25조가 그 신청기간을 범죄피해발생일부터 10년으로 확장하였지만, 이 역시 입법재량의 범위 내라고 할 수 있을 뿐이고, 종래 그 기간을 5년으로 정한 것 자체가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범죄피해 발생일부터 5년이 경과한 경우에는 구조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위 법률조항은 평등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1. 12. 29.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별지

[별지] 관련조항

제1조(목적) 이 법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하는 범죄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자의 유족이나 중장해를 당한 자를 구조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3조(적용범위) ① 국가는 범죄피해를 받은 자(이하 "피해자"라 한다)가 가해자의 불명 또는 무자력의 사유로 인하여 피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배상받지 못하거나,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에 있어서 고소·고발 등 수사단서의 제공, 진술, 증언 또는 자료제출과 관련하여 피해자로 된 때에는 이 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피해자 또는 유족에게 범죄피해구조금(이하 "구조금"이라 한다)을 지급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가해자의 불명ㆍ무자력에 관한 기준, 증명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4조(구조금의 종류 등) ① 구조금은 유족구조금과 장해구조금으로 구분하며,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② 유족구조금은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 제5조의 규정에 의한 제1순위의 유족에게 지급한다. 다만, 동순위의 유족이 2인 이상인 경우에는 이를 균분하여 지급한다.

③ 장해구조금은 당해 피해자에게 지급한다.

제7조(다른 법령에 의한 급여등과의 관계) 피해자 또는 유족이 당해 범죄피해를 원인으로 하여 「국가배상법」 기타 법령에 의한 급여 등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경

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구조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

제8조(손해배상과의 관계) ① 국가는 피해자 또는 유족이 당해 범죄피해를 원인으로 하여 손해배상을 받은 때에는 그 금액의 한도 내에서 구조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

② 국가는 구조금을 지급한 때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 내에서 당해 구조금의 지급을 받은 자가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

③ 국가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함에 있어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가해자인 수형자ㆍ피보호감호자의 작업상여금 또는 근로보상금으로부터 그 배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제9조(구조금액) 구조금의 금액은 피해자 또는 유족의 생계유지상황과 장해의 정도를 참작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10조(해외인에 대한 구조) 이 법은 해외인이 피해자이거나 유족인 경우에는 상호의 보증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한다.

제17조(시효) 구조금의 지급을 받을 권리는 그 구조결정이 당해 신청인에게 송달된 날로부터 2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된다.

제3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호 내지 3.호 (생략)

4. “구조대상 범죄피해”란 대한민국의 영역 안에서 또는 대한민국의 영역 밖에 있는 대한민국의 선박이나 항공기 안에서 행하여진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치는 죄에 해당하는 행위(「형법」 제9조, 제10조제1항, 제12조, 제22조제1항에 따

라 처벌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포함하며, 같은 법 제20조 또는 제21조제1항에 따라 처벌되지 아니하는 행위 및 과실에 의한 행위는 제외한다)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장해 또는 중상해를 입은 것을 말한다.

제25조(구조금의 지급신청) ① (생략)

② 제1항에 따른 신청은 해당 구조대상 범죄피해의 발생을 안 날부터 3년이 지나거나 해당 구조대상 범죄피해가 발생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