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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2002. 4. 26. 선고 2001나64303 판결 : 상고기각

[손해배상(기)][하집2002-1,307]

판시사항

[1]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가압류 말소등기촉탁서가 일부말소 의미의 변경등기를 뜻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부동산 전체에 대하여 가압류등기를 말소한 등기공무원에게 중과실이 있어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본 사례

[2]등기공무원이 착오로 가압류등기를 말소하였으나 그 회복등기가 가능한 경우, 등기의 말소로 인하여 등기권리자가 입은 손해의 산정방법 및 구상관계

판결요지

[1]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말소등기촉탁서가 일부말소 의미의 변경등기를 뜻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부동산 전체에 대하여 가압류등기를 말소한 등기공무원에게는 중과실이 있어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본 사례.

[2]부동산 중 2분의 1 지분에 관한 가압류등기는 그에 대응하는 실질관계가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등기공무원의 착오로 인하여 말소된 것으로서 이는 말소할 수 없는 등기를 말소한 것으로 원인무효라 할 것이고, 이러한 경우에 그 등기공무원이 직권으로 위 가압류등기의 말소회복등기를 하거나, 그 가압류권자가 그 직권발동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회복등기를 신청할 수 있는바, 가압류권자가 가압류등기의 말소로 인하여 입은 손해는 그 회복등기가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하여 산정되어야 할 것이지, 말소등기가 확정적으로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그 말소등기로 말미암아 곧바로 그 가압류등기에 의하여 보전된 채권을 행사하여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상실한 것으로 보고 그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국가가 위 가압류권자에게 (후자의 방법으로) 배상한 것은 위 등기공무원의 불법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통상의 손해에 대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항소인겸피항소인

대한민국

피고,피항소인겸항소인

피고

주문

1.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63,011,840원 및 이에 대한 1996. 12. 2.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원고: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금 33,011,840원 및 이에 대하여 1996. 12. 2.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과 금 30,000,000원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2001. 10. 6.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피고:주문 제1항과 같다.

이유

1. 기초 사실

이 사건 판결 이유 중 기초 사실 부분에서 당원이 설시할 이유는, 원심판결 이유 중 1. 기초 사실 부분에 기재된 바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390조 에 의하여 이를 모두 그대로 인용한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공무원인 피고가 위와 같이 그 직무를 집행함에 당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여 소외 최순애에게 손해를 가하였고, 이에 원고가 그 손해 금 63,011,844원을 배상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으로 위 금 63,011,84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첫째, 1필지를 2분의 1지분씩 공동으로 두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전체에 대하여 채권자가 가압류 집행을 하였다가, 그 중 2분의 1지분에 대하여만 해제신청을 한 경우, 집행법원은 등기 전의 사유로 인하여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가압류경정등기를, 등기 이후의 변동 사항을 등기부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가압류변경등기를 각 촉탁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원고 산하의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은 1992. 4. 24. 같은 법원 동대문등기소에 그 해제를 위하여 가압류말소등기를 촉탁하면서, 등기원인과 그 연월일란에 "일부해제"라고 기재하였다. 일부해제란 용어는 1개의 가압류로 여러 필지에 대하여 가압류 집행을 하고 그 중 일부의 필지 전부에 대하여 집행을 해제할 때 사용하는 것이므로 피고는 그 촉탁의 취지에 따라 1필지의 공유지분 전체를 말소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위와 같은 직무수행은 정당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둘째, 위 최순애는 그 가압류등기의 말소등기가 잘못 되었다면 가압류등기 회복등기신청을 하고, 그 회복등기가 되면 이미 받아 놓은 판결에 기하여 경매절차를 통하여 채권을 배당받으면 되므로, 그 말소등기로 담보를 상실한 손해가 발생한다고는 할 수 없어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3. 불법행위의 성립

피고에게 이 사건 직무집행에 있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이 피고에게 송부한 말소등기촉탁서에는 등기 목적란에 "1992. 4. 13. 접수 제19657호로 필한 가압류기입등기말소", 부동산의 표시란에 별지로 "이 사건 부동산 중 이유호 지분", 등기원인과 그 연월일란에 "1992. 4. 23. 일부해제"라고 각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1992. 4. 27.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최순애 명의의 가압류등기를 말소하면서 그 원인으로 "1992. 4. 23. 해제"라고 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는바, 등기공무원인 피고로서는 위 등기말소촉탁서 중 부동산의 표시란에 별지로 "이 사건 부동산 중 이유호 지분", 등기원인과 그 연월일란에 "1992. 4. 23. 일부해제"라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위 말소등기촉탁서가 일부말소 의미의 변경등기를 뜻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이 사건 부동산 전체에 대하여 가압류등기를 말소하면서 그 원인으로 "1992. 4. 23. 해제"라고 기재하였으므로, 피고의 위와 같은 잘못은 중과실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4. 구상권의 발생 여부

이 사건 부동산 중 김종기의 2분의 1지분에 관한 가압류등기는 그에 대응하는 실질관계가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등기공무원의 착오로 인하여 말소된 것으로서 이는 말소할 수 없는 등기를 말소한 것으로 원인무효라 할 것이고, 이러한 경우에 그 등기공무원이 직권으로 위 가압류등기의 말소회복등기를 하거나, 그 가압류권자인 최순애가 그 직권발동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회복등기를 신청할 수 있고, 나아가 위 가압류등기 말소 이후에 그 명의로 위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자가 있더라도 그는 위 지분에 관한 가압류등기의 회복등기절차에 승낙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회복등기를 마치는 데 장애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위 최순애가 이 사건 가압류등기의 말소로 인하여 입은 손해는 그 회복등기가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하여 산정되어야 할 것이지, 말소등기가 확정적으로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그 말소등기로 말미암아 곧바로 그 가압류등기에 의하여 보전된 채권을 행사하여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상실한 것으로 보고 그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런데 갑 제1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위 최순애가 이 사건 가압류등기의 말소로 인하여 그 가압류등기에 의하여 보전된 채권을 행사하여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상실한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이를 배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원고가 위 최순애에게 배상한 것은 피고의 불법행위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통상의 손해에 대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구상권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고, 그 배상이 확정판결에 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판결의 효력이 피고에게 미친다고 볼 사정도 드러나지 아니하는 이상 결론을 달리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은 이를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청구를 기각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인재(재판장) 김태용 이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