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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4. 11. 선고 2000다2627 판결

[양수금][공2000.6.1.(107),1181]

판시사항

[1] 채권양도가 있기 전에 미리 하는 사전 통지의 허용 여부(소극)

[2] 민법 제450조 제2항 소정의 '확정일자'의 의미

판결요지

[1] 민법 제450조 제1항 소정의 채권양도의 통지는 양도인이 채무자에 대하여 당해 채권을 양수인에게 양도하였다는 사실을 통지하는 이른바 관념의 통지로서, 채권양도가 있기 전에 미리 하는 사전 통지는 채무자로 하여금 양도의 시기를 확정할 수 없는 불안한 상태에 있게 하는 결과가 되어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

[2] 채권의 양도를 제3자에게 대항하기 위하여는 통지행위 또는 승낙행위 자체를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하여야 하는 것인데 여기서 확정일자란 증서에 대하여 그 작성한 일자에 관한 완전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법률상 인정되는 일자를 말하며 당사자가 나중에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한 확정된 일자를 가리킨다.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석수 외 1인)

피고,피상고인

재단법인 광주기독병원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보해상호신용금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백 담당변호사 천경송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들을 종합하여, 소외 1 주식회사(이하 '소외 1 회사'라고 한다)가 1997년 7월 초순경 피고보조참가인에게 금 400,000,000원의 대출을 신청하였는데, 피고보조참가인이 담보를 요구하므로 피고에 대하여 갖고 있던 금 549,000,000원의 보증금반환채권을 대출금의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고, 소외 1 회사의 전무인 소외 2가 같은 달 하순경 피고 병원의 총무국장이던 소외 3에게 보증금반환채권의 담보 제공에 대한 승낙을 요청하였다가 소외 3이 대출담보용으로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동의하면서, 보증금반환채권을 대출담보용 외에 타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겠으며 소외 1 회사가 피고에 대한 차임을 연체할 때에는 피고가 이를 임차보증금에서 공제하는 데 대하여 이의가 없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인증해 오도록 요구한 사실, 이에 소외 2는 같은 달 28일 그러한 내용이 포함된 각서를 작성하여 이를 공증인가 광주합동법률사무소에서 인증받아다 피고에게 교부하고, 이어서 피고, 피고보조참가인, 소외 1 회사 및 그 연대보증인인 소외 합자회사 성훈실업 4인 명의로 작성·날인된 부동산임차보증금 양도양수협약서를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이를 제출하고 피고보조참가인으로부터 금 400,000,000원을 대출받은 사실, 위 양도양수협약서에는 소외 1 회사가 피고보조참가인으로부터 차입한 금 400,000,000원에 대하여 차입금 약정서의 의무사항을 불이행할 때에는 피고보조참가인이 임차보증금 549,000,000원 중에서 대출금상환금에 충당하여도 소외 1 회사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피고가 소외 1 회사로부터 징수해야 할 공적기금이 연체될 때에는 연체금을 임차보증금에서 공제한다, 피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의 동의 없이는 임차보증금을 소외 1 회사에게 반환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각서인증서 맨 뒷장과 양도양수협약서 맨 앞장 사이에 피고, 피고보조참가인, 소외 1 회사 등 양도양수협약서 작성명의자 4인의 간인이 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소외 1 회사의 피고에 대한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은 원고에게 양도되기 이전인 1997. 7. 29.경 소외 1 회사의 대출금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양도되었고, 또한 피고는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대출금채무의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취지의 각서인증서와 자신의 승낙하에 작성된 양도양수협약서 사이에 간인을 함으로써, 확정일자 있는 서면에 의하여 소외 1 회사의 피고보조참가인에 대한 채권양도를 승낙하였거나 적어도 양도인인 소외 1 회사로부터 채권양도의 통지를 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를 들어 소외 1 회사의 피고보조참가인에 대한 임차보증금반환채권 양도는 제3자에 대하여도 대항력을 갖게 되므로 그 이후에 소외 1 회사로부터 같은 채권의 일부를 양수한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채권양도의 통지는 양도인이 채무자에 대하여 당해 채권을 양수인에게 양도하였다는 사실을 통지하는 이른바 관념의 통지로서, 채권양도가 있기 전에 미리 하는 사전 통지는 채무자로 하여금 양도의 시기를 확정할 수 없는 불안한 상태에 있게 하는 결과가 되어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고, 채권의 양도를 제3자에게 대항하기 위하여는 통지행위 또는 승낙행위 자체를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하여야 하는 것인데 여기서 확정일자란 증서에 대하여 그 작성한 일자에 관한 완전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법률상 인정되는 일자를 말하며 당사자가 나중에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한 확정된 일자를 가리킨다 고 할 것이다(대법원 1988. 4. 12. 선고 87다카2429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 소외 1 회사의 소외 2가 피고에게 교부한 각서의 내용은 소외 1 회사가 보증금반환채권을 대출담보용 외에 타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겠으며 피고에 대한 차임을 연체할 때에는 이를 임차보증금에서 공제하는 데 대하여 이의가 없다는 등의 내용으로서 결국 피고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과 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로 제공함에 양해·동의해 달라는 요청으로 보일 뿐이므로 위 각서의 교부를 채권양도의 통지라고 볼 수 없고, 따라서 각서를 인증받았다고 하여도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한 채권양도의 통지가 될 수도 없으며, 설령 각서에 피고가 승낙하면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양도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채권양도의 사전 통지에 불과하여 양도통지로서의 효력도 없다 할 것이다. 그리고 피고가 각서인증서를 교부받고 양도양수협약서에 날인한 다음 위 두 서류 사이에 간인하였다고 하여 채권양도에 대한 피고의 승낙행위 자체가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가 각서인증서를 교부받고 양도양수협약서와 간인한 사실을 들어 확정일자 있는 서면에 의하여 피고가 채권양도를 승낙하였거나 적어도 소외 1 회사로부터 채권양도의 통지를 받았다고 보고, 원고는 소외 1 회사로부터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받은 피고보조참가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여기에는 지명채권양도에 있어서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통지와 승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논지는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이돈희 이임수(주심) 송진훈

심급 사건
-광주고등법원 1999.12.17.선고 99나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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