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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서울동부지법 2010. 9. 2. 선고 2010고단758 판결

[절도] 항소[각공2010하,1462]

판시사항

피고인이 타인 소유의 자전거 1대를 절취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이 자백한 것을 들었다는 경찰관의 법정진술 부분은, 피고인의 당시 진술이 특신상태 하에서 행하여졌다고 보기 어려워 증거능력이 없고, 그 밖의 다른 증거들만으로는 유죄의 확신을 가지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대학 부근 주택가에서 잠금장치가 되어 있지 않은 타인 소유의 자전거 1대 시가 75,000원 상당을 절취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을 검거하거나 수사기관에서 조사한 경찰관들의 법정진술 중 피고인이 자백한 것을 들었다는 진술 부분은, 피고인이 당초 범행을 부인하였다가 경찰관에게 여러 차례 ‘범행을 시인하면 집에 갈 수 있는지’를 물어 본 후 자백하였고, 피고인이 지구대에서 경찰서에 인계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경과되었으며, 피고인이 조사받을 당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거나 신뢰관계가 있는 사람이 동석하지 않은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의 당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그 증거능력이 없고, 그 밖의 다른 증거들만으로는 위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이혜미

변 호 인

변호사 오창민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0. 3.경 서울 마포구 상수동 소재 홍익대학교 부근 주택가에서, 주위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하여 잠금장치가 되어 있지 않은 피해자 성명불상자 소유의 아메리칸 이글 자전거 1대 시가 75,000원 상당을 가지고 가 절취하였다.

2.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공소외 1 작성의 진술서 및 법정진술, 공소외 2의 검찰 및 법정진술, 절도피의자 동행보고,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각 사진영상, 각 수사보고(피의자의 통화내역에 나타난 상대방 전화통화결과 보고, 피씨방 실장 공소외 3 진술 청취) 등이 있다.

가.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그 내용을 부인하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나. 피고인을 검거하거나 수사기관에서 조사한 경찰관 공소외 1, 2의 법정진술 중 피고인이 공소사실에 관하여 자백한 것을 들었다는 부분에 관하여 본다.

1)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 은, “피고인이 아닌 자(공소제기 전에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하였거나 그 조사에 참여하였던 자를 포함한다)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일 때에는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는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한 조사자 증언의 증거능력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조사 당시 피고인의 진술이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이 이루어진 것과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외부적 상황’ 아래에서 이루어졌음이 증명되어야 할 것이고, 그 특신상태에 대하여는 검사가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검사나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인터넷에 자전거를 판매한다는 4건의 글을 게시한 사실, 이를 이상히 여긴 서울성동경찰서 서울숲지구대 경찰관 공소외 1이 피고인에게 인터넷에 게시한 자전거를 사겠다고 연락하여 2010. 3. 13. 19:45경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지하철 2호선 합정역 부근에서 피고인을 만난 사실, 피고인은 당시 위 공소사실 기재 아메리칸 이글 자전거(이하 ‘이 사건 자전거’라 한다)를 가지고 나왔고, 공소외 1이 인터넷에 판매 글을 게시한 자전거 4대에 대하여 절취 여부를 추궁하자 피고인은 그 중 미니벨로 자전거 1대를 절취하였다고 자백한 사실, 공소외 1이 피고인을 위 지구대로 동행하여 절취 여부를 추궁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위 미니벨로 자전거 외에 아테나 자전거 1대를 절취하였다는 자백을 받았고, 그 상황에서 피고인에게 진술서를 작성하도록 한 사실, 피고인이 공소외 1로부터 담배를 얻어 피우면서 절취 사실을 시인하면 집에 갈 수 있는지를 묻는 등 여러 차례 절취 사실을 시인하면 집에 갈 수 있는지를 물은 사실, 피고인이 결국 이 사건 자전거 절취 사실을 자백하고, 오늘 새벽 홍대 근처 주택가에서 이 사건 자전거를 절취하는 등 위 자전거 3대를 절취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한 사실, 피고인은 경찰서로 가는 도중 공소외 1에게 차비를 달라고 하여 5,000원을 받은 사실, 공소외 1은 2010. 3. 13. 23:35경 서울성동경찰서 경찰관 공소외 2에게 피고인을 인계한 사실, 공소외 2는 피고인으로부터 심야조사 동의를 받아 제1회 피의자조사를 마친 후 피고인이 집행유예기간 중임을 인지하여 피고인을 긴급체포하고 제2회 피의자조사를 한 사실, 피고인은 위 조사과정 및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위 공소사실을 자백한 사실, 피고인이 이 사건 자전거 절취 일시로 자백한 2010. 3. 13. 새벽 이전인 2010. 3. 12. 오후 01:43경 이미 이 사건 자전거를 매수하려는 사람들이 피고인의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인이 당초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였다가 경찰관에게 여러 차례 범행을 시인하면 집에 갈 수 있는지를 물어 본 후 자백한 점, 피고인이 지구대에서 경찰서에 인계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경과된 점, 피고인이 조사 당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거나 신뢰관계가 있는 사람이 동석하지 않은 점 등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당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므로, 공소외 1, 2의 법정진술 중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 자백한 것을 들었다는 진술 부분은 증거능력이 없다 할 것이다(설령 공소외 1, 2의 법정진술에 증거능력을 부여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을 자백하면 석방될 것으로 생각하고 허위로 자백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자백을 그대로 믿기도 어렵다 할 것이다).

2) 공소외 1 작성의 절도피의자 동행보고 및 진술서, 공소외 2의 검찰에서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피고인 검거 당시 또는 조사 당시 피고인이 범행사실을 순순히 자백하였다는 취지의 검거 또는 조사 경찰관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로, 피고인이 그 경찰관 앞에서의 진술과는 달리 범행을 부인하는 이상 형사소송법 제312조 의 취지나 공소외 1 및 공소외 2의 법정진술에 증거능력이 없는 점에 비추어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로는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각 사진영상, 각 수사보고(피의자의 통화내역에 나타난 상대방 전화통화결과 보고, 피씨방 실장 공소외 3 진술 청취) 등이 있으나, 피고인이 범행 일시로 진술한 시간 이전에 이미 이 사건 자전거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범행 장소나 피해자가 특정되어 있지 않은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자전거의 취득 경위에 관하여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위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에 의하여 이 사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