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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991. 7. 8. 선고 89헌마181 판례집 [수사기관에 의한 기본권침해 에 대한 헌법소원]

[판례집3권 356~379]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 사전구제절차(事前救濟節次)에서 이미 취소(取消)된 처분(處分)에 대한 권리보호이익(權利保護利益)의 존부(存否)

2. 보충성(補充性)의 원리(原理)의 예외(例外)로서 청구(請求)가 허용(許容)되는 경우

3. 변호인(辯護人)의 조력(助力)을 받을 권리(權利)에 대한 내용(內容)이 이미 헌법적(憲法的)으로 해명(解明)된 과제(課題)인지 여부

4. 기본권(基本權) 침해(侵害)의 반복성(反復性)에 대한 법적(法的) 성격(性格)과 입증책임(立證責任)

5. 헌법소원(憲法訴願) 계속중(係屬中) 소원대상(訴願對象)이 소멸된 경위의 소(訴)의 이익(利益)의 존부(存否)

6. 변호인(辯護人) 자신(自身)의 피구속자(被拘束者)에 대한 접견교통권(接見交通權)이 헌법상(憲法上) 권리(權利)인지 여부

7. 접견불허처분(接見不許處分)의 위헌성(違憲性)을 다투는 헌법소원(憲法訴願)에 있어서 그 상대방(相對方)

8. 즉시 변호인(辯護人) 접견(接見)을 허용(許容)하지 아니한 것의 위헌여부(違憲與否)를 선언(宣言)해야 할 것인지 여부

결정요지

1. 이미 법원(法院)의 준항고절차(準抗告節次) 취소(取消)된 접견불허처분(接見不許處分)임에도 불구하고 헌법소원(憲法訴願)으로 거듭 그 취소(取消)를 구하는 청구(請求)의 경우는 권리보호(權利保護)의 이익(利益)이 없어 부적법(不適法)한 것이 된다.

2. 피청구인(被請求人)의 접견거부처분(接見拒否處分)에 대해 법원(法院)에 준항고절차(準抗告節次)까지

밟아 이를 취소(取消)하는 결정(決定)이 었었음에도 피청구인(被請求人)이 이를 무시한 채 재차(再次) 접견거부처분(接見拒否處分)에 이르렀다면, 이제 준항고절차(準抗告節次)에 의거하여서는 권리구제(權利救濟)의 기득가능성(期得可能性)이 없는 경우로 되었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다른 법률에 의한 구제절차(救濟節次)가 없는 경우로서 보충성(補充性)의 원리(原理)의 예외(例外)에 해당되어 청구(請求)가 허용(許容)된다.

3. 체포(逮捕) 또는 구속(拘束)당한 피의자(被疑者)·피고인(被告人)의 변호인(辯護人) 접견교통권(接見交通權)은 헌법(憲法)에서 정해 놓은 변호인(辯護人)의 조력(助力)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保障)하기 위한 것으로 국가(國家)가 최대(最大)한 보장(保障)하여야 할 의무(義務)를 지는 기본권(基本權)의 하나이고, 피구속자(被拘束者)에 대한 접견(接見)이 접견신청일(接見申請日)로부터 상당한 기간(期間)이 경과하도록 허용(許容)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접견불허처분(接見不許處分)과 동일시(同一視)할 것으로서 이는 곳 기본권(基本權)의 침해(侵害)가 된다는 것은 판례(判例)나 학설(學說)을 통해서 밝혀져 헌법문제(憲法問題)로서는 이미 해명된 과제이다.

4. 기본권(基本權) 침해(侵害)의 반복(反復)의 위험성(危險性)이란 어디까지나 추상적(抽象的)이거나 이론적(理論的) 가능성(可能性)이 아니라 구체적(具體的)인 것이어야 할 것인바, 피청구인측(被請求人側)에 의하여 청구인(請求人)들의 기본권(基本權)이 반복적(反復的)으로 침해(侵害)될 위험성(危險性)이 존재(存在)하고 또한 그 위험성(危險性)이 다른 국민(國民)보다 더 크다 할 구체적(具體的) 사정(事情)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 청구인(請求人)이 이를 입증(立證)할 책임(責任)이 있다.

5. 접견거부처분(接見拒否處分)이 있은 며칠 후 접견(接見)이 이루어져 그 주권적(主權的) 목적(目的)이 달성(達成)되었고, 그 후 사건(事件)이 검찰(檢察)에 송치(送致)됨으로써 이제 피청구인(被請求人) 관하(管下)에서 접견목적(接見目的)은 이루어지기 불가능(不可能)하게 된 사정변경(事情變更)이 생겼으므로, 불분명한 헌법문제(憲法問題)의 해명(解明), 피해반복(被害反復)의 위험(危險) 등을 이유(理由)로 심판(審判)의 이익(利益)이 있다 할 특별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수 없다.

6. 헌법상(憲法上)의 변호인(辯護人)과의 접견교통권(接見交通權)은 체포(逮捕) 또는 구속(拘束)당한 피의자(被疑者)·피고인(被告人) 자신(自身)에만 한정(限定)되는 신체적(身體的) 자유(自由)에 관한 기본권(基本權)이고, 변호인(辯護人) 자신(自身)의 구속(拘束)된 피의자(被疑者)·피고인(被告人)과의 접견교통권(接見交通權)은 헌법상(憲法上)의 권리(權利)라고는 말할 수 없으며 단지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 제34조에 의하여 비로소 보장(保障)되는 권리(權利)임이 그친다.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변정수의 반대의견(反對意見)

1. 청구인(請求人)들은 국가안전기획부(國家安全企劃部) 직원(職員)인 사법경찰관(私法警察官)의 직무(職務)를 행하는 자가 한 변호인(辯護人) 접견불허처분(接見不許處分)의 위헌성(違憲性)을 다투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헌법소원(憲法訴願)에 있어서는 위 접견불허처분(接見不許處分)을 한 자를 상대방(相對方)으로 할 것이지 그 구속집행장소(拘束執行場所)인 중부경찰서(中部警察署)의 장(長)을 상대방(相對方)으로 할 것이 아니다.

2. 고차원적(高次元的)인 기본권(基本權)이 침해(侵害)되었을 때, 그 침해행위(侵害行爲)의 헌법적(憲法的) 해명(解明)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이거나 그 침해행위(侵害行爲)의 일반적(一般的)·개연적(蓋然的)인 반복위험성(反復危險性)이 있는 경우(존부(存否)에 관해서는 증거(證據)에 기초를 둔 사실확정(事實確定)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재판관(憲法裁判官) 스스로 제반상황(諸般狀況)을 살핀 예측판단(豫測判斷)에 의존하는 과제이다.) 에는 예외적(例外的)으로 헌법소원 계속(繼續)중 소원대상이 소멸되었다 하더라도 심판(審判)의 이익(利益) 내지 필요성(必要性)이 상존(常存)한다고 본다.

3. 변호인(辯護人) 자신(自身)의 구속(拘束)된 피고인(被告人)·피의자(被疑者)와의 접견교통권 역시 피구속자(避球速者)의 변호인(辯護人) 접견교통권(接見交通權)과 상호(相互) 보완적(補完的)으로 작용하여 피구속자(被拘束者)의 인권보장(人權保障)과 방어준비(防禦準備)를 위하여 헌법(憲法)에서 당연히 우러나오는 헌법상(憲法上)의 권리(權利)라 할 것이다.

4. 피청구인(被請求人)이 법원(法院)의 준항고절차(準抗告節次)에 좇아 즉시 변호인(辯護人) 접견(接見)을 허용(許容)하지 아니한 것은 청구인(請求人)들의 변호인(辯護人)의 조력을 받을 권리(權利)를 침해(侵害)한 것이므로 헌법(憲法)에 위반(違反)된다는 확인선언(確認宣言)을 하여야

할 것이다.

재판관 김양균의 반대의견(反對意見)

1. 청구인(請求人)이 헌법재판소(憲法裁判所)에 심판을 구하는 부분은 청구인(請求人)의 접견신청(接見申請) 즉시 피청구인(被請求人)이 접견(接見)을 허락(許諾)하지 않은 것이 작위(作爲)이든 사실상의 부작위(不作爲)이든 그러한 조처(措處)가 헌법(憲法)에 위반(違反)된다는 판단(判斷)을 구한 것이고, 청구취지(請求趣旨)를 그렇게 볼 때 그 후에 접견(接見)이 이루어 졌다고 하더라도 그 주관적(主觀的) 목적(目的)이 이루어 졌다고 보기 어렵다.

2. 헌법상(憲法上)의 "즉시(卽時)" 변호인(辯護人)의 조력(助力)을 받을 권리(權利)에 대하여 판례(判例)와 학설(學說)이 반드시 일치(一致)하는 것이 아니고, 또한 수사관련기관(搜査關聯機關)의 견해(見解)도 판례(判例)의 그것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으므로 그 헌법적(憲法的) 의미(意味)가 의문의 여지없이 해명(解明)된 과제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청구인 : 문 ○ 식 외 2인

대리인 변호사 김 동 현 외 1인

피청구인 : 국가안전기획부장

참조조문

헌법재판소법(憲法裁判所法) 제40조(준용규정(準用規程)) ① 헌법재판소(憲法裁判所)의 심판절차(審判節次)에 관하여는 이 법(法)에 특별한 규정(規定)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사소송(民事訴訟)에 관한 법령(法令)의 규정(規定)을 준용(準用)한다. 이 경우 탄핵심판(彈劾審判)의 경우에는 형사소송(刑事訴訟)에 관한 법령(法令)을, 권한쟁의심판(權限爭議審判) 및 헌법소원심판(憲法訴願審判)의 경우에는 행정소송법(行政訴訟法)을 함께 준용한다.

② 생략

헌법재판소법(憲法裁判所法) 제75조(인용결정(認容決定)) ① 생략

② 제68조 제1항의 규정(規定)의한 헌법소원(憲法訴願)을 인용(引用)할 때에는 인용결정서(引用決定西)의 주문(注文)에서 침해된 기본권(基本權)과 침해의 원인이 된 공권력(公權力)의 행사 또는 불행사(不行使)를 특정하여야 한다.

③ 제2항의 경우에 헌법재판소(憲法裁判所)는 기본권침해(基本權侵害)의 원인이 된 공권력(公權力)의 행사를 취소(取消)하거나 그 불행사(不行使)가 위헌(違憲)임을 확인할 수 있다.

④~⑧ 생략

행정소송법(行政訴訟法) 제12조(원고적격(原告適格)) 취소소송(取消訴訟) 처분(處分) 등의 취소(取消)를 구할 법률상(法律上) 이익이 있는 자(者)가 제기할 수 있다. 처분(處分) 등의 효과(效果)가 기간(期間)의 경과 처분(處分) 등의 집행(執行) 그밖의 사유로 인하여 소멸(消滅)된 뒤에도 그 처분(處分) 등의 취소(取消)로 인하여 회복되는 법률상(法律上) 이익이 있는 자(者)의 경우에는 또한 같다.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 제12조(피고인(被告人)·피의자(被疑者)와의 접견(接見), 교통(交通), 수진(受診))변호인(辯護人) 또는 변호인(辯護人)이 되려는 자(者)는 신체구속(身體拘束)을 당(當)한 피고인(被告人) 또는 피의자(被疑者)와 접견(接見)하고 서류(書類) 또는 물건(物件)을 수수(授受)할 수 있으며 의사(意思)로 하여금 진료(診療)하게 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 제417조(동전(同前)) 검사(檢査) 또는 사법경찰관(私法警察官)의 구금(拘禁), 압수(押收) 또는 압수물(押收物)의 환부(還付)에 관(關) 처분(處分)에 대(對)하여 불복(不服)이 있으 면 그 직무집행지(職務執行地)의 관할법원(管轄法院) 또는 검사(檢査)의 소속검찰청(所屬檢察廳)에 대응(對應)한 법원(法院)에 그 처분(處分)의 취소(取消) 또는 변경(變更)를 청구(請求)할 수 있다.

국가안전기획부법(國家安全企劃部法) 제2조(직무(職務)) ① 안전기획부(安全企劃部)는 다음 각호(各號)에 정하는 직무(職務)를 수행한다.

1.~2. 생략

3. 형법(刑法)중 내란(內亂)의 죄(罪)·외환(外患)의 죄(罪), 군형법(軍刑法)중 반란(叛亂)의 죄(罪)·이적(利敵)의 죄(罪)·군사기밀누설죄(軍事機密漏泄罪)·암호부정사용죄(暗號不正使用罪)·군사기밀보호법(軍事機密保護法)·국가보안법(國家保安法) 및 반공법(反共法)에 규정(規定)된 범죄(犯罪)의 수사(搜査)

4.~5. 생략

② 생략

국가안전기획부법(國家安全企劃部法) 제15조(사법경찰권(私法警察權)) 안전기획부(安全企劃部) 직원(職員)으로서 부장(部長)이 지명(地名)하는 자(者)는 이 법(法) 제2조 제1항 제3호 및 제4호에 규정(規定)된 죄(罪)에 관하여 사법경찰관리(司法警察官吏)의 직무(職務)를 행(行)할 자(者)와 그 직무범위(職務範圍)에 관(關)한 법률(法律) 및 군사법원법(軍士法院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법경찰관리(私法警察管理)와 군사법경찰관리(軍士法警察管理)의 직무(職務)를 행한다.

사법경찰관리(私法警察管理)의직무(職務)를행(行)할자(者)와그직무범위(職務範圍)에 관한법률 제8조(국가안전기획부직원(國家安全企劃部職員))국가안전기획부(國家安全企劃部) 직원(職員)으로서 국가안전기획부장(國家安全企劃部長)이 지명(地名)하는 자는 국가안전기획부법(國家安全企劃部法)제2조 제1항 제3호 및 제4호에 규정(規定)된 죄(罪)에 관하

여 사법경찰관리(私法警察管理)의 직무(職務)를 행한다.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 문○식, 같은 고○주는 각 1989.7.30. 국가안전기획부에 의하여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구속되었다. 이에 위 청구인들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변호사 김○현, 같은 안○도는 같은 해 8.3. 피청구인인 국가안전기획부장에게 위 청구인들에 대한 접견신청을 하였으나 접견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그러자 위 변호인들은 이는 피청구인이 위 접견을 불허한 것이라고하여 같은 날 서울형사지방법원에 피청구인의 위 접견불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형사소송법 제417조 소정의 준항고를 하였고 위 법원은 다음날인 같은 달 4. 위 준항고를 인용하여 피청구인의 위 접견불허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하여 위 변호인들 중 변호사 김○현은 같은 달 5. 법원의 결정문을 소지하고 위 청구인들에 대한 접견신청을 하였으나 그 접견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다시 위 변호인들이 같은 달 7. 법원의 결정문을 소지하고 피청구인에게 동일한 내용의 접견신청을 하였으나 그 접견도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이에 위 청구인들은 같은 달 10. 헌법재판소에, 피청구인의 위 1989.8.3. 같은 달 5. 같은 달 7.의 각 접견불허처분이 위 청구인들의 사법적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며, 나아가 법원의 준

항고결정마저 무시한 접견거부는 위헌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에 이르렀고, 다시 위 변호사 김○현은 같은 달 17. 피청구인의 위 각 접견불허처분은 변호인인 자신의 기본권도 아울러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여 독립한 청구인으로서 위 각 접견불허처분이 헌법에 위반됨의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를 이 사건 심판청구에 추가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피청구인의 1989.8.3. 접견불허처분과 법원의 준항고결정을 무시한 접견거부처분이 청구인들 및 그 변호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고 따라서 이를 취소하여야 하는지의 여부이다(청구인들은 단순히 위 각 접견불허처분이 헌법에 위반됨의 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처분의 위헌확인은 헌법소원제도에서 허용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는 청구인들의 기본권침해를 원인으로 그 취소를 주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2. 당사자 및 이해관계인의 주장

가. 청구인들의 주장

(1) 헌법 제12조 제4항 전문은 동조 제1항 및 제3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적법한 절차"의 이념을 구체화하여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피청구인이 수사상의 필요를 내세워 청구인 문○식, 같은 고○주에 대한 변호인들의 접견을 불허한 것은 이와 같은 위 청구인들의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다.

(2) 위 헌법 제12조 제4항 전문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자의 변호인 자신의 접견교통권도 보장하는 것이므로 청구인 김○현도 청구인 문○식, 같은 고○주의 변호인으로서 이와

같은 기본권을 침해받았다.

(3) 청구인 문○식, 같은 고○주의 변호인들은 피청구인들에게 접견신청을 하기에 앞서 위 청구인들의 구금장소로 되어 있는 중부경찰서를 관할하는 중부경찰서장에게 접견신성을 하였으나 접견신청 경찰서에서는 위 청구인들을 구금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접견신청을 받아 들이지 않았으므로 적법한 접견 신청이 없다는 주장은 이유없다.

(4) 위 청구인들과 변호인의 면담이 1989.8.11. 실시되었다고 하여도 구속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야 하는 위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된 이상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의 이익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5) 피청구인 및 법무주장관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가 보충적 구제절차인 준항고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피청구인의 1989.8.3.자 접견불허처분을 취소한다는 법원의 결정도 피청구인이 준수하지 않은 이사 또다시 무익한 준항고절차를 되풀이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6) 청구인 문○식, 같은 고○주의 변호인들은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청구인이 접견을 미루는 데 동의한 바 없을 뿐만 아니라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헌법상의 기본권은 변호인이 임의로 포기할 수 있는 성질의 권리가 아니다.

나. 피청구인의 주장

(1) 청구인 문○식, 같은 고○주의 구금장소는 중부경찰서 유치장이므로 그들을 위한 변호인접견신청의 상대방은 중부경찰서장이 되어야하고 접견불허처분이 있는 경우에도 위 중부경찰서장을 상대로 준항고 내지 헌법소원을 제기하여야 하는데 위 청구인들의 변호인들은 중부경찰서장에게는 접견신청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적법한 접견신청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접견불허처분의 위헌성을 주장할 근거가 없다.

(2) 가사 청구인들의 주장과 같은 접견불허처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위 1989.8.3.자 접견불허처분은 법원의 결정에 의하여 취소되었고, 또한 위와 같이 실제로 접견기일은 추후에 통보하겠다고 고지하여 변호인들의 양해를 얻었고 1989.8.11. 접견이 실시된 이상 청구인들이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에 의하여 추구하는 목적이 달성된 것일 뿐만 아니라 국가안전기획부는 같은 달 18. 청구인 문○식, 같은 고○주에 대한 국가보안법위반사건을 검찰청에 송치하여 더 이상 위 청구인들에 대한 변호인 접견을 실시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의 이익이 없다.

(3) 청구인들은 1989,8.3. 같은 달 5. 및 7.의 3회에 걸친 접견불허처분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나 청구인 김○현만이 위 8.3.자 접견불허처분에 대하여 준항고절차를 거쳤을 뿐 그위에는 청구인들이 위 각 접견불허처분에 대한 준항고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위와 같이 보충적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4) 이 사건과 같이 변호인의 접견요청에 대하여 양해를 구하고 일정기간 경과후 변호인과의 접견을 실시한 경우에는 헌법상의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이 침해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5) 변호인의 구속피의자와 접견교통권은 헌법상 보장되는 피의자의 접견교통권과는 별개로 형사소송법에 의하여 비로소 조장되는 권리이므로 청구인 김○현의 변소사로서의 접견교통권이 침해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경우라고는 할 수 없다.

다. 법무부장관의 의견

피청구인의 주장과 같다.

3. 판단

가. 먼저 청구인 문○식, 같은 고○주의 청구부분에 관하여 본다.

(1) 이 사건 심판의 대상 중 피청구인의 1989.8.3자

접견불허처분 부분에 대하여 살피건대 일건기록상 위 청구인들의 대리인은 피청구인의 위 일자 변호인접견불허처분에 대하여 서울형사지방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피청구인의 청구인들과 변호인간의 접견불허처분이 위법함을 이유로 위 처분을 취소한다는 결정을 한 바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부분 소원심판청구는, 비록 청구인들 대리인 자신이 낸 준항고이지만 이에 의하여 이미 법원에 의해 취소된 처분임에도 불구하고 거듭 동일처분에 대해 취소를 구하는 청구라고 할 것이며, 따라서 이 부분 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한 것이 된다고 할 것이다.

(2) 다음 피청구인의 동 8.5. 및 7.자 접견불허처분 부분에 대하여 살피건대 일건기록에 의하면 청구인들의 대리인인 변호사 김○현은 동 8.5. 및 8.87.에 피청구인측에 대해 청구인들과의 접견신청서에다가 법원이 위 준항고를 받아 들여 피청구인의 접견거부처분을 취소한 위 결정문사본을 첨부하여 법원의 결정대로 접견을 허용하여 달라는 취지로 신청을 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측은 접견을 뒤로 미루면서 각 신청일에 신청을 거부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이처럼 피청구인의 접견거부처분에 대해 법원에 준항고절차까지 밟아 이를

취소하는 결정이 있었음에도 피청구인이 결정대로 이행하지 않고 무시한 채 재차 접견거부처분에 이르렀다면 비록 형사소송법 제417조 소정의 준항고가 헌법소원심판창구에 앞서 거쳐야 하는 다른 법률에 의한 구제절차라고 하여도 이제 그에 의거하여서는 권리구제의 기대가능성이 없는 경우로 되었다고 할 것이거니와, 또 이와 같은 법원의 준항고결정이행을 거부하는 처분을 하는 때 다시 준항고로 불복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따라서 이와 같은 경우는 오히려 다른 법률에 의한 구제절차가 없는 경우라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소원청구는 결국 헌법 제68조 제1항 단서 소정의 보충성의 원칙의 예외러서 청구가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일건기록에 의하면 변호인의 위 7.자 접견요청에 피청구인측이 위 청구인들이 입을 열지 않기 때문에 입을 열면 2·3일 뒤에 접견을 시켜주겠다고 하였고 이에 변호인측이 2·3일 기다리겠다고하여 인간적인 양해를 한 사실, 그 뒤 10.에 이르러 피청구인측으로부터 변호인 김○현에게 변호인접견을 위한 연락이 있었으며 그 다음 날인 11.에 중부경찰서 수사과장실에서 같은 변호인 안○도와 위 청구인들 사이에 접견이 이루어진 사실, 그 뒤 접견이 이루어졌다고하여 청구인들 변호인의 일원인 변호사 안○도는 이 사건 헌법소원을 취하할 의사까지 표명했던 사실, 같은 달 18.에 피청구인측이 위 청구인들에 대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함으로써 그 관할을 떠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이에 의하면 위 청구인들이 이 사건 취소심판을 받아 달성하려는 변호인접견의 목적은 결국 달성된 것이며 더구나 위 8. 18.에 검찰에 사건송치가 됨으로써 이제 이 사건 심판청구가 인용되어 위 5. 및 7.자 거부처분이 취소된들 피청구인 관하에서 접견의 목적은 이루어지

기가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생각건대 체포 또는 구속당한 피의자·피고인의 변호인접견교통권은 헌법 제12조 제4항에서 정해 놓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를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국가가 최대한 보장해야 할 의무를 지는 기본권의 하나이고 구속피의자에 대한 접견이 접견신청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되도록 허용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접견불허처분과 동일시할 것으로 이는 곧 기본권의 침해가 된다는 것은 판례나 학설을 통해 이미 밝혀져서 헌법문제로서는 이미 해명된 과제인 것이며, 나아가 피청구인측이 앞으로도 청구인들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할 반복의 위험성이 있는가를 본다면 반복의 위험성이란 어디까지나 추상적이거나 이론적 가능성이 아니라 구체적인 것이어야 할 것인바, 청구인들의 경우에 피청구인측에 의하여 청구인들의 접견교통권이라는 기본권이 반복적으로 침해될 위험성이 존재하고 또한 그 위험성이 다른 국민보다 더 크다 할 구체적 사정이 있다는 점에 관하여는 청구인측의 입증이 없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 부분은 그 주관적 목적이 이루어졌고 또 사정변경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불분명한 헌법문제의 해명, 침해반복의 위험 등을 이유로 심판의 이익이 있다 할 특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며 이밖에 달리 이 부분 청구에 관한 심판의 이익 또는 그 필요가 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 역시 더 나아가 살필 필요도 없이 부적법함을 면치 못할 것이다.

나. 나아가 청구인 문○식, 같은 고○주의 심판청구와 병합심판하는 청구인 김○현의 청구부분에 관하여 살핀다.

헌법 제12조 제4항 본문에 의하면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

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였는바, 이와 같은 헌법상의 변호인의 조력을 방르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 구속피의자·피고인의 변호인과의 겁견교통권이며 따라서 이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헌법상의 변호인고의 접견교통권은 위 헌법 조항의 문언에 비추어 체포 또는 구속당한 피의자·피고인 자신에만 한정되는 신체적 자유에 관한 기본권이지, 그 규정으로부터 변호인의 구속피의자·피고인의 접견교통권까지 파생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변호인 자신의 구속피의자·피고인과의 접견교통권은 헌법상의 권리라고는 말할 수 없으며, 헌법상 보장되는 피의자·피고인의 접견교통권과는 별개의 것으로 단지 형사소송법 제34조에 의하여 보로소 보장되는 권리임에 그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변호인인 청구인 김○현이 자시의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의 침해가 있었음을 전제로하여 구하는 이 사건 심판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도 없이 부적법한 청구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변정수, 재판관 김양균의 반대의견이 있는 이외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견해일치를 보였다.

4.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변정수의 반대의견

가. 다수의견은 피청구인의 1989.8.5. 및 7.자 접견불허처분 부분에 대하여 판단하면서, 위 부분 소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소정의 보충서의 원칙의 예외로서 다른 법률에 의한 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도 청구가 허용된다 할

것이지만, 다만 그후 1989.8.11.에 청구인 문○식, 동 고○주와 변호인 안○도 사이에 접견이 이루어져서 이 사건 소원제기 이후에 변호인 접견의 목적이 달성되었고 청구인들에 대한 피의사건이 검찰에 송치됨으로써 피청구인의 관할을 떠났으니 위 접견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 또는 필요가 없어 졌으므로 결국 이 사건 청구는 부적법하게 되었다는 취지이다.

나. 먼저 다수 의견이 판단하지 아니한 피청구인의 본안전 항변에 대하여 본다.

피청구인은 청구인 문○식과 고○주의 접견신청이 그들을 유치하고 있는 중부경찰서장을 상대로 하지 아니하고 피청구인을 상대로하여 접견불허처분에 대한 준항고 내지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은 부적법하다고 항변하고 있으나, 위 청구인들은 국가안전기획부법 제2조 제1항 제3호, 제15조 및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행할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제8조에 의하여 국가안전기획부직원으로서 국가안저기획부자의 지명에 따른 사법경철관의 직무를 행하는 자가 한 변호인 접견불허처분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는 것인 만큼 이에 대한 준항고 내기 헌법소원에 있어서는 위 접견불허처분을 한 자 즉 피청구인의 지명에 따라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행하는 자를 상대방으로 할 것이지 위 청구인들에 대한 구속집행장소가 중부경찰서관하유치장으로 되어 있다 하여 위 중부경찰서장을 상대방으로 할 것이 아니다. 청구인들은 위와 같은 취지로 피청구인을 국가안전기획부장으로 포기했다고 할 것이고 또 헌법소원사건에서는 엄격한 의미에서의 대립당사자로서의 피청구인이 꼭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국가안전기획부장을 피청구인으로 표시하였다하여 부적법한 소원이라고는 할 수 없다.

또한 위 청구인들의 변호인이 접견의 실현지연에 부득이 양해를 하였다 하여 이로써 청구인들의 헌법상 권리인 접견교통권을 침해하는 행위의 위헌서이 조각(阻却)된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므로 이에 관한 피청구인의 항변 또한 이유없는 것이다.

다.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헌법소원심판의 경우에 준용되는 행정소송법 제12조에 의하면, 처분 등의 효과가 기간의 경과, 처분 등의 집행 그밖의 사유로 인하여 소멸된 뒤에도 그 처분 등의 취소로 인하여 회복되는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의 경우에는 그 처분 등의 취소를 구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헌법소원의 경우에 있어서는 행정소송법상의 "법률상 이익"개념에 고착·구애될 것이 아니라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침해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의 회복과 방어를 위한 헌법재판 본래의 목적, 기능에 알맞도록 소원제기의 이익법위를 확대해석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즉 헌법소원 계속중 기본권 침해행위의 사실사의 종료 또는 기본권의 사후적 보장허용 등의 방법에 의하여 소원대상이 소멸되었다 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예외적인 특별사정이 있는 사건에 있어서는 공권력의행사 또는 불행사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 선언하는 효과를 확보하는 뜻에서 "기본권침해의 원인이 된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가 위헌임을 확인하는" 이익 내지는 필요성이 상존한다고 본다. 이와 같은 해석은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3항의 규정과 상치하는 것이 아니며 오리혀 논리적으로 이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되는 사유로서는 고차원적인 기본권이 침해되었을 때, 그 침해되었을 때, 그 침해행위의 헌법적인 해명

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이거나 그 침해행위의 일반적, 개인적인 반복위험성이 있는 경우 등을 들 수 있으며 반복위험성의 존부에 관해서는 증거에 기초를 둔 사실확정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재판관 스스로 제반상황을 살핀 예측판단에 의존하는 과제이다.

재언커니와 앞서 말한 예외적인 경우에 있어서조차 기본권 침해행위가 소원계속중 종료되었다고하여 이로써 바로 헌법소원심판의 이익 내지는 필요성이 소멸된다고 한다면, 이는 헌법을 통한 개개인의 기본권의 보호뿐만 아니라 이를 통하여 헌법을 수호한다고 하는 헌법소원제도의 본질적인 목적과 기능에 상응하지 아니하는 결과가 되고 말 것이다.

라. 헌법 제12조 제4항 본문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 규정에 내포된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은 신체구속을 당한 피고인이나 피의자 등의 인권보장과 방어준비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권리로서 다수의견이 밝힌 바와 같이 이미 해명확립된 법치국가의 형사사법절차에 있어서의 원칙이며 그 고차원적인 기본권 성격은 구태여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그리고 이 접견교통권이란 구속된 피고인이나 피의자와 변호인과의 사이에 있어서의 필요적·상호적인 공동관계에서 비로서 실현될 수 있는 것으로서 위 헌법상의 권리가 피고인이나 피의자의 한쪽에만 있고, 그 대항적인 지위에 있는 변호인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논리상 모순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변호인 자신의 구속된 피고인·피의자와의 접견교통권 역시 피구속자의 변호인 접견교통권과 상호적이고 보완적으로 작용하여 피구속자의 인권보장과 방어준비를 위하여 위

헌법 제12조 제4항 본문에서 당연히 우러나오는 헌법상의 권리라고 할 것이며, 형사소송법 제34조가 규정하고 있는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은 바로 위 헌법상의 기본권 성격을 해당 일반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명문화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마. 이 사건에 있어서 보면, 청구인 문○식 및 고○주는 1989.7.30. 구속되어 같은 해 8.3. 접견신청이 실현되지 아니하여 준항고를 제기한 후 같은 달 4. 서울형사지방법원으로부터 위 접견불허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받고 위 법원의 결정문을 소지하고 같은 달 5, 및 7, 재차, 삼차 접견신청을 하였으나 이 역시 실현되지 못하자 같은 10,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였고 그 다음날인 11,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접견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피청구인(피청구인의 지명에 의하여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행하는 자. 이하같다)의 위와 같은 접견불허처분 특히 1989.8.4 법원의 접견불허취소결정이 있은 이후에도 즉시 접견을 허용치 아니한 조치에는 헌법적인 해명을 필요로 하는 중요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즉 법치국가와 권력분립의 원칙상, 접견불허처분의 위헌성이 법원의 재판에 의하여 확인되고 그 처분이 취소된 이상 공권력을 집행하는 피청구인으로서는 당연히 법원의 재판에 즉시 순종하였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도외시한 것은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규정한 헌법 제12조 제4항 본문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중요한 헌법상의 기본원칙에 위배한 것으로서 이 점은 헌법재판소가 마땅히 지적·해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나아가 변호인의 접견교통권 침해행위의 일반적·개인적인 반복위험성이 장차 확정적으로 배제되었다고 할 수도 없는 터이다.

청구인들의 접견교통권이 이 사건 헌법소원 제기일 다음날인 1989.8.11.에 실현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에 있어서 즉시 접견을 허용치 아니한 조치가 위헌임을 확인할 이익 내지는 필요성이 상존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아니할 수 없다.

바. 위와 같은 이유로 해서 헌법재판소법 제 75조 제3항 및 제2항의 규정의 취지에 따라 "피청구인이 1989.8.4.자 서울형사지방법원의 준항고결정에 좇아 즉시 변호인 접견을 허용치 아니한 청구인 문○식, 등 고○주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확인선언을 하여야 할것이라고 생각한다.

5.재판관 김양균의 반대의견

가.다수의견은 "…… 구속 피의자에 대한 접견이 접견신청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되도록 허용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접견불허처분과 동일시 할 것으로 이는 곧 기본권의 침해가 된다……"고 판시하면서도 그것은 학설이나 판례를 통해 이미 밝혀져서 헌법문제로서는 이미 해명된 과제라고 하고 있고, 피청구인측이 앞으로도 청구인들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하며 접견신청의 거부를 계속 반복해 나갈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 관하여는 청구인측의 입증이 없다고 설시하고 결국 청구인들의 심판청구 부분은 그 주관적 목적이 이루어졌고 …… 불분명한 헌법문제의 해명(의 필요성 및), 침해반복의 위험(의 입증이 없음) 등을 이유로 심판의 이익이 있다 할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부적법하다고 결론을 짓고 있는바, 청구인들의 주관적 목적이 이루어졌다는 부분, 헌법문제로서 이미 해명된 과제라는 부분, 침해반복의 위험에 대한 입증이 없다는 부분에 대하여서는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따를 수 없어 반대의견을

제시한다.

나. 청구인들의 주관적 목적이 이루어졌다는 부분

다수의견은 1989.8.3자 접견불허처분은 준항고절차에 의하여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이미 취소결정이 있었으므로 동일 처분에 대해 취소를 구하는 청구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설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설시를 하기 위하여 심판의 대상에 있어서도 "청구인들은 단순히 위 각 접견불허처분이 헌법에 위반됨의 확인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는 것으로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라고 정리하고 있다.

그러나 청구인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여 판단을 구하고자 하는 사항은 1989.8.3 및 같은 달 5,와 7,자 접견불허처분이 헌법의 기본정신과 근본원칙에 위배된다는 판단을 구하는 것이지 접견을 실현시켜 달라는데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것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가 같은 달10,에 헌법재판소에 접수되었고 그 다음날인 11일 접견이 이루어졌음에도 여전히 이 사건 헌법소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달 17, 청구인 김○현이 변호사의 자격으로 별도로 당사자의 추가신청을 하고 있는 사실에 비추어 명백한 것이다(변호사로서 독립의 헌법소원심판청구적격을 인정할 수 있는지의 문제는 별론으로 한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로서는 재판 선고시에는 이미 접견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헌법소원심판의 청구 당시의 피청구인의 접견불허처분의 위헌여부를 심리하여 그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 온당하고 청구인들의 청구취지를 청구인들이 의도하고 희망하고 있는 사항과 다른 방향으로 해석해서 판단을 제시한다면 그것은 청구취지에 상응하는 결정이라 하기가 어려

운 것이다. 또한 다수의견에서 설시하고 있는 "같은 해 8.5.자 및 7.자 접견불허처분 부분에 대하여서도 청구인들이 접견연기를 양해하였고, 또 사실상 8.11.에 접견이 이루어져 이 사건취소심판을 받아 달성하려는 변호인 접견의 목적은 결국 달성 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는 부분도 위에서 실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청구인들의 청구위지를 잘못 파악하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청구인이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구하는 부분은 청구인의 접견신청 즉시 피청구인이 접견을 허락하지 않은 것이 작위이든 사실상의 부작위이든, 그러한 조처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단을 구한것이고, 청구취지를 그렇게 볼 때 그후 접견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주관적 목적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다. 헌법문제로서 이미 해명된 과제라는 부분

이 사건 피청구인의 접견불허에 대하여 청구인들은 1989.8.3. 서울형사지방법원에 준항고(서울형사지방법원 89보3)를 제기하였고 같은 법원에서는 같은 달 4. 변호인과의 접견교통불허처분이 위헌임을 이유로하여 동 처분을 취소한다는 결정을 한 바 있고 이 사건과 다른 사건의 피의자인 박기평 등에 대한 접견불허처분과 관련해서 대법원에서도 접견신청일이 경과하도록 접견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실질적으로 접견불허 처분이 있는 것과 동일시 된다고 판시(대법원 1991.3.28. 91모24 변호인 접견불허취소결정에 대한 재항고 결정 참조)하고 있어 사법부의 태도는 일관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에서 실체적 진실의 발견에 주력하다 보면 자칫 피의자의 인권보장에 소홀하게 되는 위험이 있고 특히 피의자가 확신범이

라거나 상습범일 때 그러한 위험이 두드러질 수 있으며 국가의 안보, 실체적 진실의 추구라는 가치와 개인의 기본적인 인권의 보장이라는 가치는 경우에 따라 충돌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공안사범관련 주무기관에서는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위하여 부득이 할 때 피의자와 변호인간의 접견교통을 얼마동안 합법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다는 확고한 견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서는 헌법적 해명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측의 의견을 보면 "현행법상 변호인접견허가에 대한 시간적 제한규정이 없는 것은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한 수사상의 필요가 있을 때 헌법정신이나 사회통념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접견허가를 다소 지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라고 명시되어 있고 법무부에서도 "따라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차원인 수사활동의 보장을 위하여 내재적으로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수사의 착수시점, 진행상황 등과 상관없이 변호인이 요청하는 경우에는 어떤 경우라도 즉시 접견교통이 실시되어야 한다고 하면 수사활동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데서 사법부의 관례를 수용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위 관례에 나타난 바와 같이 피청구인에 의하여 접견불허처분이 재발하였다는 사실에서 사법기관과의 사이에 관념과 시각의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생각건데, 헌법 제12조 제4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기본권의 보장은 형사피의자, 피고인의 체포·구속되었을 때에 즉시 법률전무가의 조력을 받게 함으로써 그들의

법률지식을 보완하여 정당한 권익을 보호함으로써 당사자 대등의 원칙을 실질적으로 실현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으며 이는 신체의 자유를 더욱 확실히 보장하려는 헌법의 의지인 것이다.

그리하여 현행 형사법 체제를 보면 이념상으로는 당사자 대등의 원칙을 실현하려고 당사자에게 대등한 권리를 부여하고 있으나(소위 무기대등의 원칙)실제에 있어서는 피의자나 피고인은 법률적 소양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더구나 구금상태에 있을 때에는 심리적 압박감이나 공포감에서 동문서답하거나 횡설수설하여 오히려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 저해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게 함으로써 그들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함과 동시에 실체적 진실의 규명에도 기여하려는 제도가 국민의 변호인접견교통기본권이며 이는 민주적인 사법제도를 두고 있는 나라에서는 이미 확립된 형사사법절차의 원칙이라고 할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 제12조 제 4항이 규정하고 있는 "즉시"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시간적으로 얼마동안을 의미하느냐에 대하여서는 대법원의 관례로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신청당일을 도과하여서는 불가한 것으로 판시하고 있으나 학설상으로는 그 부분에 관한 해석에 다소의 차이가 있어 "즉시"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헌법적 의미가 의문의 여지없이 해명된 과제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라. 침해의 반복에 대한 위험의 입증이 없다는 부분 다수의견은 "피청구인측이 앞으로도 청구인들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하며 접견신청의 거부를 계속 반복해 나갈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 관하여 청구인측의 입증이 없다."고 설시하고 있는데, 그것이 과연 청구인측에서 입증해야 하는 사항인지 만일

입증해야 하는 사항이라면 어떤 방법으로 입증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며 그 위험의 존부는 행위태양과 관련시켜 개연성의 유무 등 제반사항을 종합하여 헌법재판소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볼 때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에서 나타난 변호인접견불허문제는 비단 이 사건에서만 문제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장차 혹시 재발할지도 모를 모든 수사기관의 변호인 접견불허문제와 관련이 될 수 있는 것으로서 설사 피청구인에게는 이러한 사례가 반복될 우려가 전혀 없다고 할지라도 여타의 수사기관에서 이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는다는 확신이나 보장이 없는 한 그 위험은 의연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마. 결론

헌법소원심판절차의 계속중 청구취지에서 주장하고 있는 기본권 침해행위가 피청구인의 사후적인 조처에 의하여 해결되거나 문제된 사안이 피청구인의 관혈영역에서 벗어나 그에 대한 대응조처를 기대할 수 없게 된 경우, 즉 헌법소원에 의하여 성취하려고 하는 목적이 이미 달성된 것으로 간주될 수 있거나 당해 헌법소원심판으로서 그 해결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심판의 이익 내지 필요성이 없게 된다고 할 수 있겠으나 그러한 경우에도 특히 중대한 기본권의 침해와 관련되어 헌법적인 해명이 필요한 사안이나 문제된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성이 있다고 보여지는 경우 등과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의 이익내지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헌법소원제도의 존재이유에 비추어 온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것은 헌법소원심판제도는 민사소송제도와는 달리 개인의 주관적 권리구제에만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고 객관

적인 헌법질서의 유지·수호에도 있는 것이므로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 행정소송법 제12조(법률상의 이익)의 규정을 헌법 제12조 제4항의 규정취지에 맞게 발전적, 진취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볼 때 위에 설시한 바와 같이 이유로 이 사건에 있어서는 청구인들의 주관적 목적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지만, 이루어졌다고 간주하더라도 헌법소원심판의 이익 내지 필요성은 의연 있다고 사료되어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것이다.

1991. 7. 8.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조규광

재판관 이성렬

재판관 변정수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한병채

재판관 이시윤

재판관 최광률

재판관 김양균

재판관 김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