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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116864 판결

[해고무효확인][미간행]

판시사항

[1] 수개의 청구를 기각 또는 각하한 제1심판결 중 일부의 청구에 대하여만 항소가 제기된 경우, 항소하지 않은 나머지 부분이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되지 않은 나머지 부분의 확정 시점(=항소심판결 선고 시)

[2]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인지 판단하는 기준

[3] 해고처분의 정당성 인정 요건으로서 ‘사회통념상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를 판단하는 기준 및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사실이 있는 경우 징계해고처분이 적정한지 판단하는 방법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박상훈 외 4인)

피고, 피상고인

경기도시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에이펙스 담당변호사 박기웅 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2009. 8. 14.자 직위해제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부분을 파기한다. 이 부분에 관한 소송은 2012. 11. 16. 원심판결이 선고됨으로써 종료되었다. 원심판결 중 직위해제 기간 동안의 임금 감경으로 인한 차액 상당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먼저 2009. 8. 14.자 직위해제처분(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라 한다)에 대한 무효확인청구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과 2010. 7. 20.자 해임 처분(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에 대한 무효확인 및 직위해제 기간 동안의 감경된 임금과 관련하여 그 차액 상당 임금(지연손해금 포함, 이하 같다)과 이 사건 해고처분 이후의 임금(지연손해금 포함, 이하 같다)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제1심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는 각하하고, 직위해제 기간 동안 차액 상당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전부 기각한 사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를 각하한 부분에 대하여는 항소를 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해고처분의 무효확인청구 및 이 사건 해고처분 이후의 임금 청구를 기각한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를 하였고 원심 변론종결 시까지 항소취지를 확장하지도 아니한 사실, 피고 또한 위 직위해제기간 동안의 감경된 임금과 관련하여 자신이 패소한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를 하여 다툰 사실, 그런데 원심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부분까지 심리하여 판단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수개의 청구를 기각 또는 각하한 제1심판결 중 일부의 청구에 대하여만 항소가 제기된 경우, 항소되지 아니한 나머지 부분도 확정이 차단되고 항소심에 이심은 되나,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항소취지가 확장되지 않은 이상 그 나머지 부분은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되지 않고 항소심의 판결선고와 동시에 확정되어 소송이 종료된다 ( 대법원 1994. 12. 23. 선고 94다44644 판결 ,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다3584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되지 아니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부분에 대하여도 원심이 심리하여 판단한 것은 항소심의 심판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고, 이 부분은 원심판결의 선고와 동시에 확정되어 소송이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2. 임금 지급 청구 및 이 사건 해고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관련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및 당사자 의견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에 대하여 판단한다.

가. 직위해제 기간의 임금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의 인사규정(2009. 7. 1. 규정 제328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36조 제1항이 ‘형사사건으로 계류 중인 자’(제1호) 및 ‘파면, 해임,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의결 요구 중인 자’(제4호)에 대하여 직위를 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당시 원고에 대하여 경찰청이 수사를 개시하였고, 징계절차도 진행 중이었으므로 인사규정 제1호 및 제4호에 기한 정당한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과 관련하여 인사규정 시행세칙(2009. 7. 1. 시행세칙 제283호로 개정된 것) 제26조 제3항이 정하는 직위해제처분에 관한 사유 설명서를 첨부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원고가 위와 같은 직위해제사유에 대하여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점 등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직위해제 기간 동안의 감경된 임금과 관련한 차액 상당 임금 지급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국무총리실에서 2009. 7. 21. 경찰청에 피고의 포상금 관련 비리 혐의에 대한 조사결과 자료를 통보하여 피고의 전임 사장 소외 1, 2 등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었는데 그 사건에서 원고는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있은 후인 2009. 8. 17. 처음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이후에도 몇 차례 더 참고인 조사를 받았을 뿐 피의자로 입건되지는 아니한 사실, 행정안전부장관을 통하여 국무총리실의 위와 같은 조사결과를 통보받은 경기도지사가 2009. 7. 28. 피고에게 기관경고를 하면서 원고의 상관이자 기획조정실장이던 소외 3에 대한 인사조치 등을 요구하였으나 원고에 대하여 구체적인 징계를 요구한 바는 없는 사실, 그 후 피고가 2010. 3. 2.부터 2010. 4. 28.까지 자체감사를 실시하고 나서 2010. 6. 22. 인사위원회에 원고에 대하여 해임에 해당하는 징계의결을 요구함으로써 이 사건 해고처분에 이른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이후 참고인 조사를 받았을 뿐이므로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제1호의 ‘형사사건으로 계류 중인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해임에 해당하는 징계의결 요구는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일부터 10개월 정도 지난 후에 이루어졌으므로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제4호의 ‘해임에 해당하는 징계의결 요구 중인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에게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제1호 및 제4호의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였다고 볼 수 없는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러한 사유가 존재하였다고 판단하여 직위해제 기간 동안의 감경된 임금과 관련한 차액 상당 임금 지급 청구를 기각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직위해제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징계시효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5년의 징계시효가 적용되는 공금의 유용과 관련하여 유용의 사전적 의미 등에 비추어 반드시 행위자가 개인적 이익을 취득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고, 판시 사정에 비추어 원고의 행위는 단순한 예산 전용이 아닌 공금의 유용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2년의 징계시효 기간이 경과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징계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다. 징계재량권 일탈 여부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를 할 때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사실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이 적정한지 여부는 그 사유 하나씩 또는 그중 일부의 사유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두1319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에다가 이 사건 해고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 주요 징계원인 사실, 고도의 성실의무와 청렴의무가 요구되는 공기업의 주요간부였던 원고의 지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처분이 피고의 징계재량권을 일탈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징계재량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청구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소송이 종료되었음을 선언하고, 원심판결 중 직위해제 기간 동안의 임금 감경으로 인한 차액 상당 임금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이인복(주심) 김용덕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