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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11. 14. 선고 97도2156 판결

[의료법위반][공1997.12.15.(48),3916]

판시사항

진료기록부에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소견을 기록하도록 한 의료법 제21조 소정의 작위의무가 부여된 의무의 주체

판결요지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경우에는 의료법 제21조 제1항 에 의하여 그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소견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여야 하고,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은 자는 같은 법 제69조 에 의하여 처벌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이와 같이 의사에게 진료기록부를 작성하도록 한 취지는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 자신으로 하여금 환자의 상태와 치료의 경과에 관한 정보를 빠뜨리지 않고 정확하게 기록하여 이를 그 이후의 계속되는 환자치료에 이용하도록 함과 아울러 다른 관련 의료종사자에게도 그 정보를 제공하여 환자로 하여금 적정한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의료행위가 종료된 이후에는 그 의료행위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함에 있으므로, 진료기록부에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소견을 기록하도록 한 의료법상 작위의무가 부여된 의무의 주체는, 구체적인 의료행위에 있어서 그 환자를 담당하여 진료를 행하거나 처치를 지시하는 등으로 당해 의료행위를 직접 행한 의사에 한하고, 아무런 진료행위가 없었던 경우에는 비록 주치의라고 할지라도 그의 근무시간 이후 다른 당직의에 의하여 행하여진 의료행위에 대하여까지 그 사항과 소견을 진료기록부에 기록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강금실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경우에는 의료법 제21조 제1항 에 의하여 그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소견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여야 하고,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은 자는 같은 법 제69조 에 의하여 처벌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이와 같이 의사에게 진료기록부를 작성하도록 한 취지는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 자신으로 하여금 환자의 상태와 치료의 경과에 관한 정보를 빠뜨리지 않고 정확하게 기록하여 이를 그 이후의 계속되는 환자치료에 이용하도록 함과 아울러 다른 관련 의료종사자에게도 그 정보를 제공하여 환자로 하여금 적정한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의료행위가 종료된 이후에는 그 의료행위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함에 있으므로 ( 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도1234 판결 참조), 진료기록부에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소견을 기록하도록 한 의료법상 작위의무가 부여된 의무의 주체는, 구체적인 의료행위에 있어서 그 환자를 담당하여 진료를 행하거나 처치를 지시하는 등으로 당해 의료행위를 직접 행한 의사에 한하고, 아무런 진료행위가 없었던 경우에는 비록 주치의라고 할지라도 그의 근무시간 이후 다른 당직의에 의하여 행하여진 의료행위에 대하여까지 그 사항과 소견을 진료기록부에 기록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

원심이 정당하다고 본 제1심판결의 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피고인이 서울대학교병원 의사로서 환자 김달수에 대한 주치의이었으나 위 환자에 대한 수혈사고가 발생하기 하루 전인 1995. 11. 24.에는 08:00부터 22:00경까지 근무하다가 퇴근하여 다음날 08:00경 다시 출근한 사실, 피고인이 퇴근하고 없는 동안 당직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당직의 이윤종은 1995. 11. 25. 04:00경 담당간호사인 정미라로부터 위 환자가 갑자기 호흡곤란, 혈압급강하 등의 증세를 보인다는 보고를 받고 1995. 11. 25. 04:00경 구두로 수혈을 지시하고 그 내용을 처치지시서에 기재한 사실, 위 정미라는 위 이윤종의 지시에 따라 위 환자에게 1995. 11. 25. 06:35경 수혈을 하였는데 위 병원의 임상병리사이던 공소외 공소외 1가 그 혈액형을 잘못 검사하였던 관계로 위 환자의 혈액형 O형과는 다른 B형의 혈액이 주입된 사실, 그런데 혈액형에 대한 검사 결과가 잘못되었음이 같은 날 07:00경 2차 교차검사에서 발견되어 이를 담당간호사에 알렸고 그 당시 위 환자는 혈액 40㏄ 정도가 주입된 후 주사바늘이 빠진 상태에서 호흡곤란으로 인공호흡을 받고 있던 중이었으므로 잘못된 혈액을 더 이상 주입하지 아니한 사실, 그 후 위 대장암 말기의 중증 환자로서 이미 소생가망성이 없는 것으로 진단되었던 위 환자는 피고인의 규정 근무시간이 시작되기 이전인 같은 날 08:40경 퇴원하였으며 위 이윤종이 작성한 그에 대한 의무기록지에 퇴원사실까지 기재하여 기록을 종결지은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환자에 대한 수혈지시에서부터 퇴원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은 아무런 역할도 담당하지 아니한 데다가 당직의인 위 이윤종에 의하여 이미 기록이 종결되었으며 더욱이 의료인이라면 누구라도 그가 조만간 사망할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이상, 피고인에게 위 환자에 대한 의무기록지에 위 수혈사고 및 그 처치에 관한 사항 등을 기재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의료행위인 수혈은 피고인이 퇴근한 후에 당직의인 다른 의사의 지시에 의하여 행하여 졌고 피고인은 이에 직접 관여한 바가 없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그 수혈사고에 관한 사항과 소견을 진료기록부에 기록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하는 점에서 수긍이 가고, 나머지 판단은 부당하나 판결의 결론에 영향이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 박준서(주심) 김형선

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1997.6.18.선고 96노6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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