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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1.15.선고 2014다59026 판결

손해배상(기)

사건

2014다59026 손해배상(기)

원고피상고인

A

금치산자이므로 법정대리인 후견인 B

피고상고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4. 7. 16. 선고 2014나6413 판결

판결선고

2015. 1. 15.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헌법 제29조 제2항 및 이를 근거로 한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규정의 입법취지는, 국가 또는 공공단체가 위험한 직무를 집행하는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향토예비군대원에 대한 피해보상제도를 운영하여,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군인 등이 간편한 보상절차에 의하여 자신의 과실 유무나 그 정도와 관계없이 무자력의 위험부담이 없는 확실하고 통일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대신에, 피해 군인 등이 국가 등에 대하여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게 함으로써, 군인 등의 동일한 피해에 대하여 국가 등의 보상과 배상이 모두 이루어짐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과다한 재정지출과 피해 군인 등 사이의 불균형을 방지하고, 또한 가해자인 군인 등과 피해자인 군인 등의 직무상 잘못을 따지는 쟁송이 가져올 폐해를 예방하려는 데에 있고(대법원 2001. 2. 15. 선고 96다4242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또 군인 등 위 법률 규정에 열거된 자가 전투, 훈련이나 그 밖의 직무집행과 관련 하는 등으로 공상을 입은 데 대하여 재해보상금, 유족연금, 상이 연금 등 별도의 보상제도가 마련되어 있는 경우에는 이중배상의 금지를 위하여 이들의 국가에 대한 국가배상법 또는 민법상의 손해배상청구권 자체를 절대적으로 배제하는 규정이므로, 이들은 국가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이며(대법원 1992. 2. 11. 선고 91다12738 판결 참조), 따라서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규정은 다른 법령에 보상제도가 규정되어 있고, 그 법령에 규정된 상이등급 또는 장애등급 등의 요건에 해당되어 그 권리가 발생한 이상, 군인 등이 실제로 그 권리를 행사하였는지 또는 그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3973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상군경 등에 대한 보상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다른 법령에 따른 보상'에 해당한다(대법원 1993. 5. 14. 선고 92다33145 판결 등 참조).

한편, 민사소송절차에서의 변론주의 원칙상 법원은 당사자가 변론에서 내세우지 않은 주장을 인정할 수는 없으나, 그 주장이 반드시 명시적인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당사자의 주장 취지에 비추어 그러한 주장이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면 충분하며, 또한 그 주장을 반드시 주장책임을 지는 당사자가 진술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소송에서 쌍방 당사자 간에 제출된 소송자료를 통하여 심리가 됨으로써 그 주장의 존재를 인정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불의의 타격을 줄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그 주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를 재판의 기초로 삼을 수 있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8다. 5073 판결,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1다82643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에게 발생한 정신병적 이상증세는 원고의 군 복무 중 군대 간부 및 선임병들의 얼차려, 구타 및 이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부대 관계자들의 관리·감독 소홀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원심에서 2014. 3. 18.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원고가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하였는데, 이를 반려하는 처분이 있었고, 이에 대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2013. 10. 10. 그 제1심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에 앞서 제1심에 '원고가 국가유공자등록신청 반려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니, 그 결과를 확인한 후 이 사건 재판을 진행해달라'는 취지의 2012. 11. 29.자 기일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였고(이에 따라 제1심 변론기일은 상당기간 진행되지 않았다), 또한 사건검색 결과를 첨부하며 '위 취소소송 제1심에서 2013. 10. 10. 원고 승소판결이 선고되었다'는 내용을 알리는 2013. 10. 15.자 참고서면도 제출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 사건 청구원인은 원고가 군인으로서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상이(공상)를 입고 전역하였는데 이는 군대간부 등의 직무상 잘못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설령 원고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한 명시적인 주장이 없었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공상군경'에 해당하여 원고에게 위 법률에 따른 보상청구권 등이 발생하였는지를 심리한 후 국가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위와 같은 점에 관한 심리 없이 곧바로 원고가 국가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단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국가배상법상 이중배상 금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권순일

대법관민일영

주심대법관박보영

대법관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