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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대전지방법원 2013.7.3. 선고 2013고정693 판결

위증

사건

2013고정693 위증

피고인

A

검사

신병재(기소), 윤인식(공판)

변호인

변호사 B(국선)

판결선고

2013. 7. 3.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2. 8. 13. 14:00경 대전 서구 둔산동에 있는 대전지방법원 제318호 법정에서 위 법원 2012고정353호 C에 대한 상해 피고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하였다.

피고인은 위 사건을 심리 중인 위 법원 재판장 판사 D에게 "C가 부채를 흔들었는데 E의 얼굴에 전혀 안 닿았고, 부서진 부채의 남은 손잡이 부분을 E의 얼굴에 다시 내밀거나 친 적도 없으며 당시 E이 부채를 칠 때 부채가 부서지면서 땅에 떨어졌고, C의 손에는 전혀 부채가 없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C는 E의 얼굴에 들고 있던 플라스틱 부채를 흔들며 쳤고, 이후 부서진 부채의 남은 손잡이 부분을 E의 얼굴에 다시 내밀면서 이마를 쳐 E의 이마에 찰과상을 입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여 위증하였다.

2. 판단

가. 위증에 있어서 허위의 진술이란, 객관적 사실과 비교하여 허위라는 의미가 아니라 증인이 체험한 사실을 기억에 반하여 진술하는 것을 말하며 따라서 증인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진술을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위증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 진술이 기억에 반하는 경우라야만 위증죄로 의율할 수 있다(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도2209 판결 참조).

나. 증인신문조서에 나타난 피고인의 증언은 그 전체적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C가 손에 들고 있던 부채를 E의 얼굴 가까이 대고 흔드는 모습은 보았으나, 그 부채가 E의 얼굴에 맞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위 증언이 피고인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증언에 해당하려면 E의 얼굴이 C의 부채에 맞았고, 피고인이 이를 보았으며, 증언 당시 기억한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다.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사건 당시 피고인이 근접한 곳에 있었더라도 피고인의 위치와 시야 등에 따라 E의 얼굴이 C의 부채에 찔리거나 긁히는 모습까지는 보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그 밖에 달리 피고인이 이를 본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E이 위 대전지방법원 2012고정353호 상해 사건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일어나더니 부채를 제 얼굴에 바짝 대고서 주둥이 닥치라고 하면서 이렇게 막 얼굴에 그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부채를 손으로 탁 치니까 플라스틱이라 빠졌습니다. 그랬는데 플라스틱 하얗게 된 것으로 제 얼굴에 대고 몇 번 이렇게 했습니다. 그래서 제 얼굴이 조금 긁혔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2) 위 사건에서 검사가 신청한 증인 F가 위 사건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부채를 들고 있었는데 그 부채로 삿대질식으로 하다가 그것이 플라스틱이다 보니까 부러진 것입니다. 그런데 콧등에 상처가 났었나 봅니다. 그런데 저도 그 때까지는 몰랐었습니다. 삿대질식으로 이렇게 했으니까 부챗살이 코에 찔렸습니다. 제가 말리고 그 다음에 E 보고 얼른 집으로 가라고 하면서 나중에 서로 오해 풀라고 했는데, 불빛에서 보니까 콧등이 빨갛게 되어 있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을 뿐만 아니라 '부채로 삿대질하다가 코에 찔렸던 것이지 때렸다고 표현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F에 대한 검찰 수사보고서(수사기록 182, 183쪽)에 의하더라도, E 바로 옆에 있었던 위 F가 언쟁이 높아져 뒤돌아보니 C가 부서진 플라스틱 부채로 삿대질을 하였고 부채의 날카로운 부분이 콧등을 스치는 것만 보았을 뿐 다른 부분을 때리는 것은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4) E이 C의 부채에 맞은 다음날인 2011. 8. 20. 받은 진단서에도 병명으로 '경추의 타박상'만 기재되어 있어(수사기록 123쪽) E 얼굴의 찰과상은 E이 진단받지 않았거나 진단받지 못하였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위 증언이 객관적으로 허위의 증언에 해당함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의 주관적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증언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판사 이종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