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무죄
red_flag_2대구고법 1992. 11. 18. 선고 92노559 형사부판결 : 파기환송

[공문서위조등][하집1992(3),384]

판시사항

농어촌진흥공사가 발행한 농지조성비납입고지서가 형법상 공문서인지의 여부(소극)

판결요지

농어촌진흥공사는 정부가 그 기금을 전액출자한 정부투자기관으로서 그 임원 및 직원 중 일부가 형법상 뇌물죄의 적용에 있어 공무원으로 의제되지만, 그 이외의 경우에는 그 직원이 당연히 공무원으로 의제되거나 업무의 처리에 관하여 그 기관이 공무소로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공사가 발행한 농지조성비납입고지서는 형법상 공문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항 소 인

피고인들

주문

1.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1을 징역 1년에 처한다.

원심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100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피고인에 대한 공문서변조 및 변조공문서행사의 점은 각 무죄.

2. 피고인 2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판결선고 전의 당심구금일수 중 125일을 위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의 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피고인 1의 항소에 대한 판단

위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① 피고인은 교통부장관이 이 사건 온천관광지조성계획을 승인하면서 처음에 고지하였던 대체농지조성비의 금액이 그 후 농어촌진흥공사에서 발부한 고지서에서는 일부 변경감액되었지만, 사업시행허가시까지는 처음 고지된 대체농지조성비를 납부하여야 하는 것으로 잘못 판단한 나머지 위 당초의 고지금액을 전부 지급받아 그중 고지서에 기재된 금액만을 납부하고 그 차액을 보관하고 있었던 것뿐이고 이를 편취할 의사는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판결은 피고인이 그 판시와 같은 사기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잘못 인정하였으니 위법하다는 것이고, ② 피고인은 이 사건 피해자 (이름 생략)온천개발조합에 대하여 피해금액 전액을 변제하였으며, 공무원으로서 20년 동안 성실하게 근무하여 왔음에도 이 사건으로 징계파면된 점, 기타 피고인의 어려운 가정형편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이 판시한 피고인 1의 사기의 점에 관한 이 사건 범죄 사실은 이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사실오인의 점에 관한 항소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나, 나머지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적법한 절차를 거쳐 위 피고인에 대한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점에 관하여 그 공소사실의 일부와 적용법조를 변경하였으므로, 그 변경 전의 공소사실과 적용법조에 관하여 심판한 원심판결은 이 부분과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된 나머지 범죄사실을 포함한 전부에 관하여 파기를 면치 못한다 할 것이다.

이에, 형사소송법 재364조 재2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피고인 1은 1990.10.5.부터 1991.10.20.까지 경북 제1군청 도시과 도시계장으로 근무하면서 경북 제1군 (이하 부동산 소재지 생략) 일원의 전, 답, 임야 등 약 140,000평이 온천지구로 지정고시되어 동 지구 내의 편입지주들이 주체가 되어 피해자 (이름 생략)온천개발 조합을 구성하여 온천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무부서의 담당계장으로 관련업무를 담당하던 중, 1990.11.22. 교통부장관으로부터 온천관광지조성계획이 승인되면서 동 사업지구 내 편입농지 136,616평방미터에 대한 대체농지조성비가 284,125,730원으로 결정 고지되었으나, 그 후 상대농지에 대한 대체농지조성비가 50%감면되는 규정이 신설됨에 따라 1991.1.9.경 농지기금관리자인 농어촌진흥공사가 위 편입토지에 대한 대체농지조성비를 당초보다 131,913,390원이 감액된 152,212,340원으로 확정하여 고지하자, 그 납입고지서의 고지급액란을 임의로 고쳐 피해자에게 고지하여 그 차액을 편취하기로 결의하고,

가, 1991.1월 중순 일자불상 20:00경 경북 제1군청 도시과 사무실에서 (이름 생략)온천관광지조성계획 승인공문을 복사하여 금액란 "284,125,730"을 칼로 오려 낸 후 농어촌진흥공사가 발송한 농지기금관리자 명의의 납입고지서의 농지조성비 금액란 "152,212,340"의 위에 붙이고 이를 다시 전자 복사하는 방법으로 농지기금관리자 명의의 농지조성비납입고지서의 고지금액란을 변조한 다음, 이를 위 (이름 생략)온천개발조합의 업무담당자에게 전달한 후, 같은 해 2.8.14:00경 대구 수성구 범어동 소재 동선빌딩 2층에 있던 위 조합 사무실에서 조합장 김덕태랑에게 위와 같이 변조된 고지서가 마치 진정하게 작성된 것처럼 속이고 그 표시된 고지금액의 납부를 요구하여 이를 진실한 것으로 믿은 그로부터 액면 284,125,730원의 자기앞수표 1장을 표부받은 다음, 같은 날 9. 대구 수성구 소재 축산업협동조합수성지소에 그중 152,212,340원만을 대체 조성비 명목으로 입금함으로써 나머지 131,913,390원을 편취하고,

나. 같은 달 8.16:00경 제1군청 도시과 사무실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백지에 타자로 "영수증, 일금 이억 팔천사백일십이만 오천칠백삼십 원(284,125,730), 상기 금액을 (이름 생략)온천개발대체농지조성비로 정히 영수함. 1991.2.8. 제1군수 이정도"이라고 기재한 후 군수 이름 옆에 미리 보관하고 있던 군수직인을 함부로 찍어 제1군수 명의의 공문서인 영수증 1장을 위조하고,

다. 위 일시, 장소에서 위조된 정을 모르는 위 조합이사 한만철에게 위 영수증이 마치 진정하게 작성된 것처럼 제시하고 이를 행사하고,

라. 같은 달 11.19:00경 위 도시과 사무실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위 "가"항과 같이 농지조성비를 납입하고 교부받은 축산업협동조합 수성지소 명의의 수납인이 찍힌 농지조성비 납입영수증의 금액란을 위 "가"항과 같은 방법으로 고침으로써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위 영수증 1장을 변조하고,

마. 위 일시, 장소에서 관광지조성사업계획 관계철에 위 영수증이 마치 진정하게 작성된 것처럼 편철하여 이를 행사하였다.

증거의 요지

이 부분에서 당원이 판시할 이유는 원심판결의 해당부분과 동일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 피고인의 판시행위 중 사기의 점은 형법 제347조 제1항에, 공문서위조의 점은 형법 제225조에, 위조공문서행사의 점은 형법 제229조, 제225조에, 사문서변조의 점은 형법 제231조에, 변조사문서행사의 점은 형법 제234조, 제231조에 각 해당하는바 사기죄에 정한 형 중에서는 징역형을 선택한다.

2. 경합범가중 : 위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이므로 같은 법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에 의하여 형 및 죄질이 가장 무거운 판시 위조공문서행사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을 한다.

3. 선고형량,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 위 형기범위 내에서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하고, 형법 제57조에 의하여 원심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중 100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91.1월 중순 일자불상 20:00경 경북 제1군청 도시과 사무실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이름 생략)온천관광지조성계획 승인공문을 복사하여 금액란 "284,125,730"을 칼로 오려 낸 후 농어촌진흥공사가 발송한 농지기금관리자 명의의 납입고지서의 농지 조성비 금액란 "152,212,340"의 위에 붙이고 이를 다시 전자 복사하는 방법으로 농지기금관리자 명의의 공문서인 농지조성비납입고지서 1매를 변조하고, 같은 달 중순 일자불상경 대구 수성구 범어동 소재 동선빌딩 2층 피해자 (이름 생략)온천개발조합 사무실에서 그 정을 모르는 성명불상의 조합담당자에게 위 고지서가 마치 진정하게 작성된 것처럼 제시하여 이를 행사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먼저 위 농지조성비납입고지서가 공문서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수사기록 16면에 편철된 위 납입고지서사본의 기재에 의하면, 이는 농지기금관리자의 명의로 발행된 것으로 그 문서상 기금관리자는 농어촌진흥공사임이 명백한바, 그렇다면 농어촌진흥공사가 발행한 위 고지서가 과연 형법상 공문서변조죄 및 동행사죄의 객체인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문서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농어촌진흥공사및농지관리기금법에 의하면, 농어촌진흥공사는 농림수산부장관의 위탁을 받아 이 사건 대체농지조성비와 같은 농지관리기금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동법 제32조 제1항, 제2항), 이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와는 별개의 법인으로서(동법 제5조, 제38조 제2항 단서), 국가가 그 자본금 전액을 출자한 일종의 정부투자기관이라 할 것이며(동법 제7조 제1항, 제40조), 정부투자기관의 임원 및 직원 중 일부는 형법상 뇌물죄의 적용에 있어서는 공무원으로 의제되지만(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 제18조), 그 이외의 경우에는 설사 이 사건의 경우처럼 국가로부터의 위탁업무를 처리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 직원이 당연히 공무원으로 의제되거나 그 업무의 처리에 관하여 위 공사가 공무소가 되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며, 달리 위 고지서가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문서임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그렇다면, 위 농어촌진흥공사 명의의 농지조성비납인고지서는 형법상의 공문서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 고지서를 변조하고 이를 행사하였다는 행위에 관하여 이를 공문서변조죄 및 변조공문서행사죄를 의율한 이 사건 공소사실부분에 대하여는 형법 제325조 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다.

2. 피고인 2의 항소에 대한 판단

위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① 위 피고인은 김정옥으로부터 교부받은 공동피고인 1 소유의 수표를 횡령하거나, 피고인 명의의 수표를 발행함에 있어 이를 지급거절되게 할 고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판결은 피고인이 고의로 그 판시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잘못 인정하였으니 위법하다는 취지이고, ② 이 사건 범행의 경위, 피고인의 어려운 가정형편, 범행 후 그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 사실오인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시 범죄사실이 충분히 인정되고 달리 원심의 사실인정 과정에 어떤 잘못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고, 다음 양형부당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및 결과, 피고인의 성행, 지능 및 환경, 횡령한 돈을 전혀 변제하지 아니하고 있는 점, 기타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의 양형은 적당하고, 그것이 너무 무겁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그렇다면, 위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고, 형법 제57조 에 의하여 이 판결선고 전의 당심규금일수 중 125일을 원심판결의 형에 산입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경(재판장) 손윤하 박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