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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두22955 판결

[종합소득세부과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회사가 하도급업체들에게 과다계상된 공사대금을 지급하였다가 과다계상분을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부외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개인자금으로 하도급업체의 현장공사업자들에게 약속어음을 할인하여 주고 어음할인에 따른 이자 상당의 수입을 얻는 거래형태인 대금업에 의한 사업소득의 경우, 필요경비에 관한 자료는 대부분 회사의 지배영역 안에 있어 과세관청의 입증이 어려우므로, 납세의무자인 회사에게 입증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임수외 4인)

피고, 피상고인

용산세무서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및 참고자료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과 제2점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납세의무자의 과세표준과 세액 등 신고내용에 오류 또는 탈루가 있어 이를 경정함에 있어서는 장부나 증빙 등에 의함이 원칙이겠으나 다른 자료에 의하여 그 신고내용에 오류 또는 탈루가 있음이 인정되고 실지조사가 가능한 경우에는 그 다른 자료에 의하여서도 경정할 수 있다( 대법원 1998. 7. 10. 선고 96누14227 판결 등 참조). 한편 수사 또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자료들은 과세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사유가 기재되어 있다고 하여 바로 그 다른 자료의 하나로 삼을 수는 없는 것이나, 그 작성의 경위 및 내용을 검토하여 당사자나 관계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작성된 것이 아니고 그 내용 또한 과세자료로서 합리적이어서 진실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실지조사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그 다른 자료의 하나로 삼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누4997 판결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1심 판결이유를 인용한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소외 1 주식회사의 비자금 조성 및 이 사건 어음할인을 주도한 소외 2가 검찰조사에서 당초 진술하였던 내용을 나중에 일부 번복하면서도 이 사건 어음할인 소득을 인정하였고, 원고와 소외 2는 형사재판 절차에서 이 사건 과세처분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과세처분의 근거가 된 검찰수사 및 형사재판 과정에서의 원고 등의 진술이나 제출된 어음할인내역 자료들이 원고 등의 자유로운 의사로 작성되었다고 할 것이고, 그 어음할인의 경위, 어음할인내역 자료들의 작성 및 제출경위, 그 내용의 구체성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합리성과 신빙성도 인정된다고 한 후, 위 자료들을 근거로 한 이 사건 어음할인 수입금액의 계산방법도 적법하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과세처분의 근거자료 및 원고의 소득금액 계산에 대한 심리미진 및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또한 형사재판에서의 공소장변경 내용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기된 것일 뿐만 아니라 원심에서도 행하여지지 아니한 것으로 적법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 및 제4점에 대하여

종합소득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은 실지조사의 방법에 의하여 밝혀진 실액에 좇아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추계조사 방법에 의하여 이를 결정하려면 납세자의 장부나 증빙서류 등이 없거나 그 중요 부분이 미비 또는 허위로 기재되어 신뢰성이 없고 달리 과세관청이 그 소득의 실액을 밝힐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납세자가 소득세법이 정하는 장부를 비치·기장한 바 없다고 하더라도 계약서 등 다른 증빙서류를 근거로 과세표준을 계산할 수 있다면 과세표준과 세액은 실지조사 방법에 의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추계조사 방법에 의해서는 아니되고, 납세자 스스로 추계의 방법에 의한 조사결정을 원하고 있다는 사유만으로는 추계조사의 요건이 갖추어진 것으로 볼 수 없다( 대법원 1999. 1. 15. 선고 97누20304 판결 등 참조). 또한 종합소득세과세처분 취소소송에서 과세근거로 되는 과세표준에 대한 입증책임은 과세관청에 있는 것이고, 과세표준은 수입으로부터 필요경비를 공제한 것이므로 수입 및 필요경비의 입증책임도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필요경비는 납세의무자에게 유리한 것일 뿐 아니라 필요경비를 발생시키는 사실관계의 대부분은 납세의무자가 지배하는 영역 안에 있는 것이어서 과세관청으로서는 그 입증이 곤란한 경우가 있으므로, 그 입증의 곤란이나 당사자 사이의 형평 등을 고려하여 납세의무자로 하여금 입증토록 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납세의무자에게 입증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이 공평의 관념에 부합한다(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2두158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어음할인 소득의 발생과 관련된 직접적인 장부나 증빙서류는 없으나, 피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은 어음할인수입의 발생시기·원인·금액 및 상대방 등에 대한 원고 등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및 제출된 어음할인내역 등의 과세자료를 근거로 하여 이 사건 처분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한 것은 적법한 실지조사방법에 의한 것이라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과 같이 원고 등이 하도급업체(위장협력업체)들에게 과다계상된 공사대금을 지급하였다가 과다계상분을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부외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위 위장협력업체의 직원을 통하여 원고 등의 개인자금으로 하도급업체의 현장공사업자들에게 약속어음을 할인하여 주고 어음할인에 따른 이자 상당의 수입을 얻는 거래형태의 대금업에서의 사업소득에 있어서는 그 필요경비에 관한 자료는 대부분 원고의 지배영역 안에 있는 것이어서 과세관청인 피고로서는 그 입증이 어려우므로 원고에게 그 입증의 필요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 일반적인 대금업에 의한 사업소득의 경우와 달리 위와 같은 특수한 형태의 대금업에 의한 사업소득에 있어서 그 필요경비의 발생이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위 자료들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과세처분이 적법한 실지조사방법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업소득에 있어서 소요된 필요경비에 관하여 원고의 주장·입증이 없는 이상 수입금액에서 공제할 필요경비는 없고, 원고가 추계방법에 의한 조사결정을 원하고 있다는 사유만으로는 추계조사의 요건이 갖추어진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아, 표준소득률을 적용하는 추계조사방법에 의하여 필요경비를 공제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추계과세 및 필요경비 공제에 관한 심리미진,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