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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14. 4. 24. 선고 2011헌바56 판례집 [법원조직법 부칙 제3항 위헌소원]

[판례집26권 1집 672~681]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대법원장으로 하여금 법관을 새로이 임명하도록 하면서 임명받지 아니한 법관은 후임자의 임명이 있은 날의 전일까지 그 직을 가지도록 한 법원조직법 부칙(1981. 1. 29. 법률 제3362호) 제3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가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법관 재임명 시 청구인을 재임명에서 제외한 행위(이하 ‘이 사건 재임명 제외행위’라 한다)를 원인으로 국가배상을 청구한 당해 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일반적으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심사할 권한이 없는 공무원으로서는 행위 당시의 법률에 따를 수밖에 없으므로, 행위의 근거가 된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되더라도 위 법률조항에 따라 행위한 당해 공무원에게는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 할 수 없어 국가배상책임은 성립되지 아니한다.

이 사건 재임명 제외행위의 근거인 심판대상조항은, 당시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위헌심사가 가능한 경우가 아니었고, 1980년 헌법 부칙에 근거한 것이어서 심판대상조항의 합헌성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재임명 제외행위에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할 수 없을 것인 이상, 법원이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는 당해 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의 반대의견

위헌 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는 헌법재판소가 별도로 독자적인 심사를 하기보다는 법원의 법률적 견해를 존중해야 하고, 다만 그 전제성에 관한 법률적 견해가 명백히 유지될 수 없을 때에만 이를 부정할 수 있으므로, 직무집행 당시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음을 들어 전면적으로 재판의 전제성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 근거법률의 위헌결정이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사건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

법원은 심판대상조항에 관하여 재판의 전제성이 충족된다고 판단하였고, 위헌심사권과 위헌제청권을 가진 대법원장에게는 근거법률인 심판대상조항의 합헌성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을 해야 할 의무가 다른 공무원에 비하여 더욱 엄격하게 요구된다고 할 것이어서, 심판대상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재임명 제외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는 당해 사건의 재판의 전제가 된다.

심판대상조문

법원조직법 부칙(1981. 1. 29. 법률 제3362호)①∼② 생략

헌법 부칙 제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법관의 임명은 1981년 9월 1일까지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새로이 임명을 받지 아니한 법관은 후임자의 임명이 있은 날의 전일까지 그 직을 가진다.

④ 생략

참조조문

구 헌법(1972. 12. 27. 헌법 제8호로 개정되고, 1980. 10. 27. 헌법 제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3조① 대법원장인 법관은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한다.

② 대법원장이 아닌 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에 의하여 대통령이 임명한다.

③ 대법원장인 법관의 임기는 6년으로 한다.

④ 대법원장이 아닌 법관의 임기는 10년으로 한다.

⑤ 법관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될 수 있다.

⑥ 법관은 법률이 정하는 연령에 달한 때에는 퇴직한다.

구 헌법(1972. 12. 27. 헌법 제8호로 개정되고, 1980. 10. 27. 헌법 제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5조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때에는 법원은 헌법위원회에 제청하여 그 결정에 의하여 재판한다.

② 명령·규칙·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때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

구 헌법(1972. 12. 27. 헌법 제8호로 개정되고, 1980. 10. 27. 헌법 제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6조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

헌법 부칙(1980. 10. 27. 헌법 제9호) 제8조①이 헌법에 의하여 선거방법이나 임명권자가 변경된 공무원과 대법원장·대법원판사·감사원장·감사위원·헌법위원회위원은 이 헌법에 의하여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그 직무를 행하며, 이 경우 전임자인 공무원의 임기는 후임자가 선임되는 전일까지로 한다.

② 이 헌법중 공무원의 임기 또는 중임제한에 관한 규정은 이 헌법에 의하여 그 공무원이 최초로 선출 또는 임명된 때로부터 적용한다.

헌법(1987. 10. 29. 헌법 제10호로 개정된 것) 제105조① 대법원장의 임기는 6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

② 대법관의 임기는 6년으로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할 수 있다.

③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아닌 법관의 임기는 10년으로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할 수 있다.

④ 법관의 정년은 법률로 정한다.

헌법 부칙(1987. 10. 29. 헌법 제10호) 제4조① 이 헌법시행 당시의 공무원과 정부가 임명한 기업체의 임원은 이 헌법에 의하여 임명된 것으로 본다. 다만, 이 헌법에 의하여 선임방법이나 임명권자가 변경된 공무원과 대법원장 및 감사원장은 이 헌법에 의하여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그 직무를 행하며, 이 경우 전임자인 공무원의 임기는 후임자가 선임되는 전일까지로 한다.

② 이 헌법시행 당시의 대법원장과 대법원판사가 아닌 법관은 제1항 단서의 규정에 불구하고 이 헌법에 의하여 임명된 것으로 본다.

③ 이 헌법중 공무원의 임기 또는 중임제한에 관한 규정은 이 헌법에 의하여 그 공무원이 최초로 선출 또는 임명된 때로부터 적용한다.

국가배상법(2009. 10. 21. 법률 제9803호로 개정된 것) 제2조(배상책임) 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 또는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이하 “공무원”이라 한다)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라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을 때에는 이 법에 따라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다만,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향토예비군대원이 전투·훈련 등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전사(戰死)·순직(殉職)하거나 공상(公傷)을 입은 경우에 본인이나 그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 법 및「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② 제1항 본문의 경우에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그 공무원에게 구상(求償)할 수 있다.

참조판례

헌재 1995. 7. 21. 93헌바46 , 판례집 7-2, 48, 58

헌재 1997. 11. 27. 92헌바28 , 판례집 9-2, 548, 562

헌재 2008. 4. 24. 2006헌바72 , 판례집 20-1상, 585, 590

헌재 2009. 9. 24. 2008헌바23 , 판례집 21-2상, 599, 604

헌재 2011. 3. 31. 2009헌바286 , 공보 174, 572, 574

헌재 2011. 9. 29. 2010헌바65 등, 판례집 23-2상, 575, 580

헌재 2011. 11. 24. 2010헌바353 , 판례집 23-2하, 376, 381-382

당사자

청 구 인강○봉(변호사)

당해사건서울고등법원 2009나112208 손해배상(기)

주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1977. 1. 4. 판사로 임명되어 그때부터 법원에 근무하였는데, 대한민국 헌법이 1980. 10. 27. 전부개정되어(헌법 제9호, 이하 ‘1980년 개정헌법’이라 한다) 대법원장과 대법원판사가 아닌 판사의 임명권자가 대통령에서 대법원장으로 바뀌었다. 당시 대법원장은 1981. 4. 21. 1980년 개정헌법 부칙 제8조 제1항 및 법원조직법 부칙 제3항에 근거하여, 판사로 재직하고 있던 563명 중 청구인을 포함한 37명을 판사로 임명하지 아니하였다(이하 대법원장이 청구인을 재임명하지 아니한 행위를 ‘이 사건 재임명 제외행위’라 한다).

한편,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이하 ‘민주화보상법’이라 한다)에 근거하여 설치된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2005. 9. 12. 청구인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참가한 사실을 이유로 합동수사본부의 내사와 감시를 받다가 판사직에서 해임되었다고 판단하고,

청구인을 민주화보상법 제2조 제2호 라목에 정해진 ‘민주화운동을 이유로 해직을 당한 자’로 인정하는 의결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08. 1. 29. 이 사건 재임명 제외행위는 민주화운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헌법상 신분이 보장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 위법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대한민국을 피고로 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2009. 10. 15. 기각되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08가합8985), 이에 항소한 후(서울고등법원 2009나112208) 법원조직법 부칙 제3항이 법관의 임기와 신분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규정에 반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10카기1006) 2011. 2. 16.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11. 3. 1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법원조직법 부칙(1981. 1. 29. 법률 제3362호) 제3항(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법원조직법 부칙(1981. 1. 29. 법률 제3362호)

헌법 부칙 제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법관의 임명은 1981년 9월 1일까지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새로이 임명을 받지 아니한 법관은 후임자의 임명이 있은 날의 전일까지 그 직을 가진다.

[관련조항]

헌법 부칙(1980. 10. 27. 헌법 제9호)

제8조 ① 이 헌법에 의하여 선거방법이나 임명권자가 변경된 공무원과 대법원장·대법원판사·감사원장·감사위원·헌법위원회위원은 이 헌법에 의하여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그 직무를 행하며, 이 경우 전임자인 공무원의 임기는 후임자가 선임되는 전일까지로 한다.

② 이 헌법 중 공무원의 임기 또는 중임제한에 관한 규정은 이 헌법에 의하여 그 공무원이 최초로 선출 또는 임명된 때로부터 적용한다.

제103조 ① 대법원장인 법관은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한다.

② 대법원장이 아닌 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에 의하여 대통령이 임명한다.

③ 대법원장인 법관의 임기는 6년으로 한다.

④ 대법원장이 아닌 법관의 임기는 10년으로 한다.

⑤법관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될 수 있다.

제105조 ① 대법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② 대법원판사는 대법원장의 제청에 의하여 대통령이 임명한다.

③ 대법원장과 대법원판사가 아닌 법관은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제106조 ① 대법원장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

② 대법원판사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할 수 있다.

③ 대법원장과 대법원판사가 아닌 법관의 임기는 10년으로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할 수 있다.

제105조 ① 대법원장의 임기는 6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

②대법관의 임기는 6년으로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할 수 있다.

③대법원장과 대법관이 아닌 법관의 임기는 10년으로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할 수 있다.

헌법 부칙(1987. 10. 29. 헌법 제10호)

제4조 ① 이 헌법시행 당시의 공무원과 정부가 임명한 기업체의 임원은 이 헌법에 의하여 임명된 것으로 본다. 다만, 이 헌법에 의하여 선임방법이나 임명권자가 변경된 공무원과 대법원장 및 감사원장은 이 헌법에 의하여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그 직무를 행하며, 이 경우 전임자인 공무원의 임기는 후임자가 선임되는 전일까지로 한다.

② 이 헌법시행 당시의 대법원장과 대법원판사가 아닌 법관은 제1항 단서의 규정에 불구하고 이 헌법에 의하여 임명된 것으로 본다.

③ 이 헌법 중 공무원의 임기 또는 중임제한에 관한 규정은 이 헌법에 의하여 그 공무원이 최초로 선출 또는 임명된 때로부터 적용한다.

제2조(배상책임) 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 또는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이하 “공무원”이라 한다)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라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을 때에는 이 법에 따라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단서생략)

3. 청구인의 주장

법관 임기의 보장은 법관이 독립하여 재판할 수 있도록 보장함과 동시에 사법권의 독립을 보장하는 헌법의핵심요소이다.그런데심판대상조항의입법자는 1980년 개정헌법 부칙 제8조 제1항의 ‘임명권자가 변경된 공무원’의 범위에 ‘법관’이 포함되는 것으로 잘못 해석하여 재임기간이 10년이 안된 법관에 대하여도 대법원장으로부터 새로이 임명받지 않으면 그 직을 상실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상의 법관의 신분 및 법관의 독립 보장에 위반되고, 새로이 임명받지 못한 법관의 헌법상 보장된 임기를 소급하여 종료하게 함으로써 소급입법에 의한 공무담임권 제한 금지에 위반되며, ‘새로이 임명을 받지 아니한 법관’에 청구인과 같이 재임기간이 5년이 안된 법관을 포함시킴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법관의 임기나 신분보장에 관한 신뢰를 침해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된다.

4. 판 단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의 경우 법원에 계속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하고, 이 경우 재판의 전제라 함은 문제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당해 소송사건의 재판에 적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법률적의미가달라지는경우를말한다(헌재 1995. 7. 21. 93헌바46 ; 헌재 1997. 11. 27. 92헌바28 ; 헌재 2011. 11. 24. 2010헌바353 등 참조).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은 이 사건 재임명 제외행위가 헌법상의 법관 신분 보장을 위반하여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불법행위를 청구원인으로 한 국가배상을 구하고 있는데, 이 경우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나.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를 이유로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당해 사건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일반적으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심사할 권한이 없는 공무원으로서는 행위 당시의 법률에 따를 수밖에 없다 할 것이므로, 행위의 근거가 된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결정이 선고된다 하더라도 위 법률조항에 따라 행위한 당해 공무원에게는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 할 수 없어 국가배상책임은 성립되지 아니하고, 이러한 경우 위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왔다(헌재 2008. 4. 24. 2006헌바72 ; 헌재 2009. 9. 24. 2008헌바23 ; 헌재2011. 3. 31. 2009헌바286 ; 헌재 2011.9. 29. 2010헌바65 등 참조).

이 사건 재임명 제외행위는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것으로서, 심판대상조항이 위헌이라는 사정이 그 당시 객관적으로 명백하였다고 볼 수 없다. 1980년 개정헌법은,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 법원은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인정할 때에는 헌법위원회에 제청하여 그 결정에 의하여 재판하도록 하였으나(제108조 제1항), 이 사건 재임명 제외행위 당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지는 않았으므로 위헌심사가 가능한 경우는 아니었다. 더욱이 심판대상조항은 1980년 개정헌법 부칙 제8조 제1항에 근거한 것으로, 이 사건 재임명 제외행위 당시 위 헌법 부칙의 내용과 동일하게 규정된 심판대상조항의 합헌성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재임명 제외행위에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당해 사건 법원은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와 무관하게 불법행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어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로 볼 수 없어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의 반대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6.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의 반대의견

우리는 다수의견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는 당해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고, 이에 따라 이 사건의 경우에도 본안 판단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의견을 밝힌다.

가. 위헌법률심판이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에 있어서 위헌여부가 문제되는 법률이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의 여부는 헌법재판소가 별도로 독자적인 심사를 하기보다는 되도록 법원의 이에 관한 법률적 견해를 존중해야 할 것이며, 다만 그 전제성에 관한 법률적 견해가 명백히 유지될 수 없을 때에만 헌법재판소는 이를 부정할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문제되는 법률의 위헌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느냐 않느냐는 사건기록 없이 위헌여부의 쟁점만 판단하게 되어 있는 헌법재판소보다는 기록을 갖고 있는 당해 사건의 종국적 해결을 하는 법원이 더 잘 알 것이며, 또 헌법재판소가 위헌여부의 실체 판단보다는 형식적 요건인 재판의 전제성에 관하여 치중하여 나름대로 철저히 규명하려고 든다면 결과적으로 본안사건의 종국적 해결에 커다란 지연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헌재 1993. 5. 13. 92헌가10 등; 헌재 1996. 10. 4. 96헌가6 등 참조).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당해 사건에서 그 직무집행의 근거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직무집행 당시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음을 들어 전면적으로 재판의 전제성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 근거법률의 위헌결정이 손해배상청구의 다른 요건인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사건을 재판하는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헌재 2011. 9. 29. 2010헌바65 등 중 반대의견; 헌재 2012. 12. 27. 2011헌가5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당해 사건 법원은 심판대상조항에 관하여 재판의 전제성이 충족된다고 판단하고 위헌성의 여부에 대한 판단까지 나아갔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재임명 제외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법원의 전제성에 관한 법률적 견해가 명백히 유지될 수 없다고 보기 어렵다.

1980년 개정헌법은,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 법원은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인정할 때에는 헌법위원회에 제청하여 그 결정에 의하여 재판하도록 하였고(제108조 제1항), 헌법위원회는 법원의 제청에 의해서만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판할 수 있었을 뿐(제112조 제1항 제1호), 당시에는 현행 헌법과 같이 헌법소원을 통한 위헌법률의 통제제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과 위헌제청권을 가진 법원의 수장인 대법원장이 이 사건 재임명 제외행위 당시 행위의 근거법률인 심판대상조항의 합헌성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을 해야 할 의무는 다른 공무원에 비하여 더욱 엄격하게 요구된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재임명 제외행위에 과실이 없다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당해 사건 재판에서 대법원장에게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의 위

헌성에 대한 판단 자체에 나아가지 않는 것은 헌법의 최고규범성을 관철해야 할 헌법재판의 적극적인 역할을 고려할 때 타당하지 않다.

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하고 본안 판단을 하여야 한다.

재판관

재판관 박한철(재판장)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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