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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1501,2014전도197 판결

[미성년자의제강간·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부착명령][공2015상,505]

판시사항

제작한 영상물이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영상물에 해당하는 경우,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의 동의하에 촬영하거나 사적인 소지·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제작하더라도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한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 위와 같은 영상물 제작행위에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 및 판단 기준

판결요지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5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아청법’이라 한다)은 제2조 제5호 , 제4호 에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의미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면서도, 제8조 제1항 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하는 등의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범죄성립의 요건으로 제작 등의 의도나 음란물이 아동·청소년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되었는지 여부 등을 부가하고 있지 아니하다.

여기에다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 행위를 한 자를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성적 학대나 착취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한편 아동·청소년이 책임 있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는 구 아청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충동적이며 경제적으로도 독립적이지 못한 아동·청소년의 특성,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직접 피해자인 아동·청소년에게는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안겨줄 뿐 아니라, 이를 시청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비정상적 가치관을 조장하므로 이를 제작 단계에서부터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데서 비롯되는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점, 인터넷 등 정보통신매체의 발달로 인하여 음란물이 일단 제작되면 제작 후 사정의 변경에 따라, 또는 제작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언제라도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으로 유통에 제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제작한 영상물이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영상물에 해당하는 한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의 동의하에 촬영한 것이라거나 사적인 소지·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하여 구 아청법 제8조 제1항 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거나 이를 ‘제작’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아동·청소년인 행위자 본인이 사적인 소지를 위하여 자신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는 영상 등을 제작하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영상의 제작행위가 헌법상 보장되는 인격권, 행복추구권 또는 사생활의 자유 등을 이루는 사적인 생활 영역에서 사리분별력 있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아동·청소년은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아니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고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영상의 제작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아동·청소년의 나이와 지적·사회적 능력, 제작의 목적과 동기 및 경위, 촬영 과정에서 강제력이나 위계 혹은 대가가 결부되었는지 여부, 아동·청소년의 동의나 관여가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 아동·청소년과 영상 등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과의 관계, 영상 등에 표현된 성적 행위의 내용과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상 고 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변 호 인

법무법인 상승 담당변호사 어수용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사건에 관하여

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의 점에 관하여

1)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5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아청법’이라 한다)은 제8조 제1항 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를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면서, 제2조 제5호 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 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같은 조 제4호 는 각 목으로 ‘가. 성교 행위, 나. 구강·항문 등 신체의 일부나 도구를 이용한 유사 성교행위, 다.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접촉·노출하는 행위로서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 라. 자위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구 아청법제2조 제5호 , 제4호 에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의미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면서도, 제8조 제1항 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하는 등의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그 범죄성립의 요건으로 제작 등의 의도나 음란물이 아동·청소년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되었는지 여부 등을 부가하고 있지 아니하다.

여기에다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 행위를 한 자를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성적 학대나 착취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한편 아동·청소년이 책임 있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는 구 아청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충동적이며 경제적으로도 독립적이지 못한 아동·청소년의 특성,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그 직접 피해자인 아동·청소년에게는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안겨줄 뿐 아니라, 이를 시청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비정상적 가치관을 조장하므로 이를 그 제작 단계에서부터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데서 비롯되는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점, 인터넷 등 정보통신매체의 발달로 인하여 음란물이 일단 제작되면 제작 후 사정의 변경에 따라, 또는 제작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언제라도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으로 유통에 제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제작한 영상물이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영상물에 해당하는 한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의 동의하에 촬영한 것이라거나 사적인 소지·보관을 1차적 목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하여 구 아청법 제8조 제1항 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거나 이를 ‘제작’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아동·청소년인 행위자 본인이 사적인 소지를 위하여 자신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는 영상 등을 제작하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영상의 제작행위가 헌법상 보장되는 인격권, 행복추구권 또는 사생활의 자유 등을 이루는 사적인 생활 영역에서 사리분별력 있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의 정당한 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동·청소년은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아니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고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영상의 제작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아동·청소년의 나이와 지적·사회적 능력, 제작의 목적과 그 동기 및 경위, 촬영 과정에서 강제력이나 위계 혹은 대가가 결부되었는지 여부, 아동·청소년의 동의나 관여가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 아동·청소년과 영상 등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과의 관계, 영상 등에 표현된 성적 행위의 내용과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 한다)는 30대의 기혼인 초등학교 교사로서 피해자들과는 처음부터 그들이 아동·청소년임을 알고도 단지 성적 행위를 목적으로 접근하여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하여 몇 차례 연락하고 만난 사이에 불과한 사실, 피고인은 단기간 내에 만 12세에 불과한 아동들을 비롯한 여러 피해자를 만나 성적 행위를 하고 그 중 일부를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보관해 온 사실, 원심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행위 중에는 피해자의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넣는 등의 변태적인 성적 행위가 포함되어 있는 사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동영상 촬영 당시 피해자들의 동의 여부에 관한 질문에 대하여 ‘동의를 구한 애들도 있고 그냥 촬영한 것도 있습니다’라고 진술하는 등 진지하게 피해자들의 동의를 구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사실, 피해자 이OO(여, 12세)의 경우에는 위 피해자가 사진을 찍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만류하였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계속 촬영하기도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원심판시와 같은 동영상을 각 촬영한 행위는 구 아청법 제8조 제1항 에서 규정하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에 해당하고, 설령 피고인이 이에 대하여 일부 피해자들의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사리분별력이 충분한 아동·청소년이 성적 행위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자발적이고 진지하게 행사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예외적으로 위법성이 조각되는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아청법상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한편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시 각 동영상 파일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이 구 아청법 제8조 제1항 의 ‘아동·청소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위법이 없다.

나. 미성년자의제강간의 점에 관하여

형법 제16조 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5도8873 판결 참조). 그리고 여기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의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3717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초등학교 교사인 피고인이 13세 미만인 아동·청소년들로 하여금 성적인 호기심을 갖도록 하고 이를 이용하여 성적 행위를 한 것이 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 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2. 부착명령청구사건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게 성폭력범죄의 습벽 및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6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위법이 없다.

3.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이인복 고영한 김소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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