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미간행]
[1]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의 정도 및 그 판단 기준
[2] 변호사가 형사사건 확정 후 피고인에게 들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성한 ‘○○○변호사의 사건 실록’이라는 제목의 출판물이 월간지에 게재된 사안에서, 출판물에 수록된 특정 문장의 내용과 전후 문맥 등에 비추어 볼 때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1] 민법 제751조 , 헌법 제21조 제4항 [2] 민법 제751조 , 헌법 제21조 제4항
[1] 대법원 1994. 6. 28. 선고 93도696 판결 (공1994하, 2145)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31356 판결 (공1999상, 458) 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4도4573 판결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29379 판결 (공2008상, 127) 대법원 2008. 5. 8. 선고 2006다45275 판결
원고
피고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고 ( 대법원 1994. 6. 28. 선고 93도696 판결 등 참조), 그러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는 출판물의 내용 중에 직접적으로 명시되어 있을 필요까지는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출판물 내용 중의 특정 문구에 의하여 그러한 사실이 곧바로 유추될 수 있을 정도의 표현은 있어야 할 것인데 ( 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4도4573 판결 등 참조),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출판물에 실린 글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독자가 보통의 주의로 글을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글에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글이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하되, 여기에다가 글의 배경이 된 사회적 흐름 속에서 그 표현이 가지는 의미와 글의 주제 및 게재 경위 등을 함께 고려하여야 하고, 적시한 내용 중에 일부 사실과 다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글의 내용을 전체적·객관적으로 파악하여 그것이 허위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가려야지 그 취지가 불분명한 일부 내용만을 따로 떼어내어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나아가 비록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였더라도 그 허위의 사실이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지 않는 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는 것으로 단정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 대법원 1999. 2. 9. 선고 98다31356 판결 ,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29379 판결 , 대법원 2008. 5. 8. 선고 2006다45275 판결 등 참조).
제1심판결을 인용한 원심이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원고는 서울고등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일부 인정된 죄명 : 업무상횡령)죄 등으로 2003. 2. 17. 징역 3년 등의 형을 선고받았고, 원심 공동피고 2는 2003. 4. 15. 같은 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2003. 7. 25. 상고기각으로 그 판결이 확정되어 2004. 9. 11. 그 형의 집행을 마쳤다가 다시 2005. 2. 18. 같은 법원에서 무고죄 등으로 징역 6월을 선고받아 그 형의 집행을 마쳤다. 원심 공동피고 2에 대한 위 형사사건(이하 ‘제1형사사건’이라고 한다)의 유죄판결의 내용은, 원심 공동피고 2는 2000년 1월경 소외 1로부터 약속어음 횡령으로 고소를 당하여 서울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원고로부터 위 수사사건에 관한 청탁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금품을 수수하고, 2000년 5월경에는 소외 1과 소외 2의 고소 및 진정 사건을 해결하여 주고 그와 관련하여 15억 원은 소외 1, 소외 2와의 위 합의금으로, 3억 원은 위 사건의 청탁비용으로, 2억 원은 할인이자와 자신의 수고비로, 나머지 20억 원은 원고에게 미리 교부한 11억 원 및 앞으로 줄 돈 9억 원과의 상계금으로 각 사용한다는 명목으로 액면금 합계 40억 원의 약속어음 8장을 수령하여 이를 결제받음으로써 공무원의 취급사건에 관한 청탁 명목으로 위 3억 원을 교부받음과 아울러 변호사가 아니면서 유상으로 법률사무를 취급하고, 2000년 6월 초순경 위 합의금 명목의 15억 원 중 10억 원만 소외 1에게 지급하여 나머지 5억 원을 횡령하고, 2000년 7월경 원고가 운영하던 소외 3 주식회사가 300억 원 규모의 해외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대우증권 주식회사로 하여금 전환사채 발행의 주간사 역할을 맡도록 알선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액면금 10억 4,000만 원의 약속어음을 수령, 결제받아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등의 내용이다. 한편, 작가 겸 변호사로서, 아래 제2형사사건의 제1심에서 원심 공동피고 2의 변호인으로 원심 공동피고 2를 변호한 바 있는 피고가 위 제1형사사건 이후 원심 공동피고 2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성한 “ 피고 변호사의 사건 실록”이라는 제목의 이 사건 출판물이 월간조선 2004년 2월호에 게재되어 2004년 1월 중순경부터 전국에 배포되었는데, 그 후 원심 공동피고 2는 “사실은 제1형사사건의 확정판결과 같은 내용으로 원고가 사실대로 증언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를 위증죄로 고소하여 무고하였다”는 등의 내용으로 2004년경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죄와 무고죄 등으로 기소되었다가 그 중 무고죄에 대한 유죄판결이 2005. 6. 24.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원심은 위 인정 사실을 토대로, 피고가 이 사건 출판물에 게재한 내용 중 ① 제1심판결문 별지 3 표의 제6항 기재 내용(“형님은 무슨 놈의 변호사비를 1억 원이나 썼소”, 이하 ‘제1문장’이라고 한다)은, 사실은 원심 공동피고 2가 2000. 6. 1.경 원고로부터 교부받은 40억 원 상당의 어음 중 일부를 원고의 변호사비용으로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의 돈으로 변호사비용을 지불하였는데 원고가 은혜도 모른 채 불평을 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하고, ② 별지 3 표의 제11항 기재 내용(“네 말처럼 정말 확실하다면 내가 현찰 20억 원을 만들어 주겠으니 3개월 후 만기인 40억 원짜리 어음을 끊어주라, 정말 확실하다면 난 더블만 보장해 주고 남는 건 네가 먹어라”, 이하 ‘제2문장’이라고 한다)은, 이미 유죄로 확정된 제1형사사건의 범죄사실에 반하여 마치 위 40억 원의 어음은 원심 공동피고 2의 20억 원 투자금에 대한 이익보장을 위해 수수된 것임에도 원고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거짓말을 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하고, ③ 별지 3 표의 제15항 기재 내용(“특검은 결국 원심 공동피고 2가 아무런 로비도 역할도 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이하 ‘제3문장’이라고 한다)은, 위와 같이 원심 공동피고 2가 로비 및 알선 명목으로 각 40억 원과 10억 4천만 원 상당의 어음을 교부받은 것이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특별검사가 원심 공동피고 2의 로비 의혹을 해소시켜 줌으로써 원고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거짓말을 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인정되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켜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고, 그러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는 출판물의 내용 중에 직접적으로 명시되어 있을 필요까지는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출판물의 내용 중의 특정 문구에 의하여 그러한 사실이 곧바로 유추될 수 있을 정도의 표현은 있어야 할 것인데, 위 제1, 2, 3 각 문장은 그 내용 자체로는 ‘ 원심 공동피고 2가 변호사비를 많이 지출하였다’, ‘ 원심 공동피고 2가 20억 원 투자금의 담보조로 원고에게 40억 원 어음을 요구하였다’, ‘특검은 원심 공동피고 2의 로비 의혹을 밝혀내지 못했다’라는 의미의 전달에 불과할 뿐, 그로써 위 각 문장에 언급되지 않은 원심 판시와 같은 취지의 원고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할 만한 구체적인 사실이 곧바로 유추될 수 있을 정도의 사실의 적시가 있다고 볼 수 없음이 분명하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원심 인정과 같은 명예훼손 사실의 성립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출판물 전체의 내용과 아울러 거기에 수록된 위 각 문장의 전체 문맥 속의 의미와 적시 경위, 배경, 위 출판물의 성질 및 게재 경위 기타 여러 사정에 비추어 위와 같은 내용의 원고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에 대한 침해사실의 구체적 적시가 있었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위 각 문장을 포함한 이 사건 출판물의 전체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총 38쪽(282쪽~319쪽)에 이르는 이 사건 출판물은 피고가 원심 공동피고 2의 요청에 따라 그를 만나 위 제1형사사건의 내막 및 그 과정에서의 원고와의 관계에 대한 원심 공동피고 2의 해명 겸 주장을 듣고 나서, 관련 형사사건 자료에 대한 조사와 검토를 거쳐 피고 나름의 평가를 가미하여 원심 공동피고 2측 시각에서 바라본 위 제1형사사건의 실상을 소개한다는 의미에서 ‘사건 실록’이라는 이름으로 작성, 게재하게 된 사실, 위 수록내용 중에는 언론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원심 공동피고 2는 전라도를 대표하는 전국구급 폭력조직의 대부로서 일본 야쿠자 조직과 연계하고 도박, 유흥업 등에 관여함은 물론 정·관계와도 유착한 조직폭력배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자임을 밝힌 다음, 그가 조직폭력배로 성장하게 된 배경과 그에 대한 수사기관의 추적 및 수사와 원심 공동피고 2의 대응과정 등을 피고의 지식과 관련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비교적 객관적으로 소개한 데 이어, ‘ 원심 공동피고 2의 술회’라는 제목 아래 “그 누구를 비방하거나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다른 관점과 생각이 존재한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검사는 검사의 관점이 있고, 변호사는 한번쯤 피고인의 관점에서 이해해 보려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원심 공동피고 2의 삶의 기록은 이렇게 시작됐다”라는 내용을 필두로 원심 공동피고 2의 성장과정 및 조직폭력배로서 수사 및 재판을 받은 경위와 결과를 소개하고, 나아가 제1형사사건의 내막에 관한 원심 공동피고 2의 주장을 옮겨 실었는데, 그 중에 제1, 2, 3 각 문장이 들어 있는 사실, 전후 문맥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제1문장은 “( 원심 공동피고 2가) 구속된 원고에게 거액의 비용을 들여 변호사를 선임하여 도와주었음에도 원고가 그 은혜를 모르는 듯이 행동하여 섭섭한 감정을 느꼈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고, 제2문장은 앞서 본 위 문장의 내용을 뒤이어 “이 거래가 나중에 엄청난 사회적 폭풍을 일으킨 쟁점이 되는 것이다. 원고는 제1형사사건의 범죄사실과 같이 위 40억 원의 어음이 로비자금으로 원심 공동피고 2에게 준 돈이라고 주장함에 대해 원심 공동피고 2는 원고에게 지급한 20억 원의 투자금에 대한 이익보장으로 어음을 받은 것이라고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한다. 그러나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그 확정이익을 먼저 받아 챙긴다는 것은 상식을 일탈하는 점도 있다”는 내용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제3문장은 위 40억 원의 어음이 원고의 주장처럼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수수, 사용되었다는 혐의에 따른 원심 공동피고 2에 대한 수사기관의 수사에 뒤이어 2001년 12월 말경 위 로비의 주체가 원고인지 원심 공동피고 2인지, 그 대상은 누구인지 등을 밝히기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가 개시되어 그 결과 원고로부터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소외 4를 기소하는 등의 결과가 나왔음을 소개하면서 원심 공동피고 2가 위 40억 원 어음의 사용과 관련한 실제 로비활동으로 기소되지는 아니한 점을 주목하여, “특검이 그동안 원고와 다수의 거래를 했던 원심 공동피고 2를 철저히 조사했지만 당초 정·관계 100억 원을 쓴 로비스트라는 혐의 내용이 몇 십억 원으로 줄었다가 나중에는 어떤 액수도 발표되지 않았다. 특검은 결국 원심 공동피고 2가 아무런 로비도 역할도 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그러나) 대검 중수부는 원고가 준 40억 원 부분을 뇌물성 로비자금으로 해석하고 원심 공동피고 2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판결문을 보면 원심 공동피고 2와 원고의 진술 중 누구의 말이 더 신빙성이 있느냐가 쟁점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1심에서의 원고의 증언은 대체로 로비자금임을 시인했지만 항소심에서의 증언은 약간 뉘앙스가 달라졌다”고 하면서 제1형사사건의 항소심 재판에서 원고의 증언 내용을 증인신문조서에 기재된 대로 소개한 다음, 그 진술 중에 번복 혹은 모순된 점이 있음을 지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 공동피고 2의 진술에는 신빙성이 없고 원고의 말에 좀 더 논리와 일관성이 있다는 이유로 원심 공동피고 2에게 유죄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상세히 언급하면서, 마지막으로 “ 원심 공동피고 2에게 들은 위 사실을 글로 써서 발표할 예정인데 그 내용이 허위가 아니라는 원심 공동피고 2의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그의 시도는 달걀로 바위를 깨뜨리겠다는 식이다. 이미 대법원까지 여러 명의 판사가 그의 주장을 배척했다. 그 자신에게도 말을 바꾸는 등의 가벼운 행위로 일부 책임이 있었다. … 그는 구치소 안에서도 조폭두목으로 특별관리대상이었다. … 신화처럼 부풀려진 건달 경력과 근육질의 청년들이 그에게 머리를 굽히는 장면을 보게 되면 그는 분명 조직의 보스일 것이다. 나는 내가 쓰는 글이 객관적인가를 여러 번 자문했다. … 나는 한 인간으로서 대할 때는 편견 없이 그의 말을 들어보려고 노력했다. … 시간이 흐르면 진실은 그 자체의 힘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나는 그 파편들을 주워 모아 사건 실록을 만든다.”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 사실, 피고는 원심 공동피고 2와 원고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는 관계로 이 사건 출판물의 내용으로 인하여 명예훼손이 문제될 수도 있음을 고려하여 위 제1형사사건의 진행경과와 재판 결과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와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먼저 제1문장의 경우, 원심이 위 문장과 대비되는 전제사실로 인정한 ‘ 원심 공동피고 2가 원고로부터 교부받은 40억 원의 어음 중 일부를 원고의 변호사비용으로 사용하였다’라는 내용은 제1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들어 있지 아니한 이상 그 내용만으로는 위 전제사실을 부정하는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내용으로 이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또한 제3문장의 경우, 그 내용은 원심 공동피고 2가 원고로부터 교부받은 위 40억 원의 어음이 실제로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사용되었다는 의혹에 관한 특별검사의 수사 결과 그 점에 관한 기소가 이루어진 바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원심 공동피고 2의 그 부분 혐의가 해소되었다는 취지일 뿐, 원심이 위 문장과 대비되는 전제사실로 인정한 ‘ 원심 공동피고 2가 원고로부터 40억 원과 10억 4천만 원 어음(일부)을 로비자금으로 교부받았다’라는 내용과는 직접적으로 배치되지 아니하고, 한편 원심이 참고사항으로 적시한 해외전환사채 발행 알선 명목의 위 10억 4천만 원 어음의 용처와 관련한 특별검사의 수사 및 재판 결과는 제3문장의 전후 문맥상 곧바로 그 반대사실이 유추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라 할 것이어서 이 또한 위 전제사실을 부정하는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내용으로 이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다만, 제2문장의 경우 그 내용이 제1형사사건에서 확정된 범죄사실과 달리 위 40억 원 어음이 그와 별개의 20억 원 투자금 담보조로 수수된 것이라는 원심 공동피고 2의 주장을 게재한 것으로서, 이는 위 확정된 범죄사실에 관한 전제사실을 부정하는 취지이므로 위 문장만 본다면 원심이 인정한 공소사실과 같이 원고가 제1형사사건에서 거짓 진술을 하였다고 하는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하는 구체적 사실관계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할 것이지만, 위 문장 전후에 걸쳐 수록된 바와 같이 위 문장은 원심 공동피고 2의 일방적 진술을 기재한 것임을 글의 첫머리에 밝힘과 아울러 위 주장 자체도 상식에 반하는 측면이 있음을 지적하고, 나아가 그 점에 관한 원심 공동피고 2와 원고의 상반된 주장에 대하여 수사 및 재판 결과 원심 공동피고 2의 진술보다 원고의 진술에 보다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 확정되었음을 지적하면서 결국 원심 공동피고 2의 진술은 위 확정판결에 반하는 일방적이고 무모한 주장일 수 있음을 시인하면서도 한번쯤 원심 공동피고 2의 관점에서 이해해 보기 위해 기록하게 된 것이라고 글의 작성 및 게재 경위를 밝히고 있는 점, 위 글 전반에 걸쳐 원심 공동피고 2의 성장과정과 조직폭력배로서의 행적, 그에 대한 수사기관의 시각을 상세히 기재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제2문장은 그 전후 문맥의 해석상 제1형사사건의 수사 및 재판상 주된 쟁점이자 널리 공중의 관심사항이 되어왔던 위 전제사실에 대한 원고와 원심 공동피고 2의 상반된 주장과 그에 관한 공적 판단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전달하면서 그 중 원심 공동피고 2의 주장을 그의 입장에 서서 상세히 소개한 것으로 이해될 뿐, 위 전제사실을 확정적으로 부정하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내용으로 이해할 수 없다 할 것이다(이러한 사정은 제1, 2 문장에 관한 부분에도 마찬가지로 해당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각 문장은 그 자체의 내용과 전후 문맥 등에 비추어 원고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원심이 위 각 문장과 유죄로 확정된 형사판결의 단편적 대비만을 통해 위 각 문장이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켜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