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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_flag_2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2. 10. 선고 2011가합70768 판결

[손해배상][미간행]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우 담당변호사 홍승기 외 1인)

피고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조원희 외 1인)

변론종결

2012. 1. 18.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1,672,752원 및 이에 대한 2012.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 4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원고는 1997년경 미국에서 음악대학을 수료한 후 현재까지 약 250곡의 음악저작물을 작곡하고, 약 40장의 음반 제작에 작곡 및 제작자 등으로 참여하였다.

2) 피고는 1994. 9.경 가수로 데뷔한 후 현재까지 작사, 작곡, 음반 제작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여 왔다.

나. 원고 음악저작물

1) 원고는 2003년경 △△△ 코리아 소속 가수인 소외 2의 2집 음반(제목 : □□□□□□. 이하 ‘이 사건 음반’이라 한다) 제작에 제작자로 참여하여, 위 음반의 수록곡 총 14곡 중 12곡의 작사, 작곡 및 녹음 등을 담당하였다.

2) 원고는 이 사건 음반에 수록된 곡 중 ‘▷▷▷▷’라는 제목의 음악저작물(이하 ‘원고 음악저작물’이라 한다)의 작사, 작곡 및 편곡을 담당하였다.

3) 이 사건 음반은 2005년경 공표된 후 그 무렵부터 현재까지 음반 시장 및 ‘소리바다(www.soribada.com)’, ‘벅스(www.bugs.co.kr)’ 등의 음원제공 사이트를 통해 꾸준히 유통되어 왔고, 케이비에스(KBS), 에스비에스(SBS), 엠비씨(MBC), 케이블 티비(CATV) 등 방송매체를 통해서도 상당 회수 노출되었다.

다. 피고 음악저작물

1) KBS2 TV에서 2011. 1. 3.부터 2011. 2. 28.까지 사이에 방영된 드라마 ‘◇◇◇◇’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Original Sound Track) 음반에는 ‘☆☆☆’라는 제목의 음악저작물(이하 ‘피고 음악저작물’이라 한다)이 수록되어 있다.

2) 피고 음악저작물이 수록된 위 음반 표지에는 피고가 위 음악저작물의 작사, 작곡 및 편곡을 담당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라. 원고의 통고 및 피고의 답변

1) 원고는 2011. 2. 11. 피고에게 원고 음악저작물과 동일·유사한 피고 음악저작물의 유통을 중단하고, 원고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통고서를 보냈다.

2) 이에 피고는 2011. 2. 15. 원고에게 원고 음악저작물이 독창성이 인정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요청을 거절하는 내용의 답변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1, 12호증, 을 제1, 2,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

1) 원고 음악저작물의 후렴구 8마디는 단순한 관용구가 아니고 원고가 독립적으로 작성한 부분으로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을만한 창작성이 인정된다.

2) 이 사건 음반은 2005년경 공표되어 현재까지 약 7년간 유통되어 왔고 판매량은 수만 장에 이르며, 피고와 함께 음악작업을 하여 온 소외 8이 원고와 미국에서 같은 음악대학을 수료한 관계에 있는 등 피고는 원고 음악저작물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3) 원고 음악저작물과 피고 음악저작물의 각 후렴구 8마디는 위 각 음악저작물의 핵심적인 부분으로서 그 가락, 화성 및 리듬이 매우 유사하고, 전체 악곡 중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도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음악저작물은 원고 음악저작물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2차적저작물에 해당한다.

4) 피고는 원고의 승낙을 얻지 않은 채 원고 음악저작물의 2차적저작물인 피고 음악저작물을 작성하여 공표하면서 원저작권자가 원고라는 점을 표시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에게 원고 음악저작물의 2차적저작물작성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의 일부로서 60,000,000원 및 원고의 성명표시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50,000,000원 등 합계 1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 음악저작물의 후렴구는 그 가락, 화성 및 리듬, 배치 및 분량 등이 국내 및 해외의 음악저작물 작성에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온 관용구로서 창작성이 없다.

2) 피고는 독립적으로 피고 음악저작물을 작성하였다. 원고 음악저작물은 이 사건 음반의 주제곡이 아닌 9번 트랙에 수록되어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고 하기 어렵고, 소외 8은 피고 음악저작물 작성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 음악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을 인정할 수 없다.

3) 원고 음악저작물과 피고 음악저작물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원고 음악저작물 중 창작성이 없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을 가지고 대비를 하여야 할 것이므로, 결국 원고 음악저작물과 피고 음악저작물은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할 수 없다.

3.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음악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의 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① 원고의 저작물이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을만한 창작성이 있을 것, ② 피고가 원고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이를 이용하였을 것(무의식적인 이용을 포함한다), ③ 원고의 저작물과 피고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을 것 등의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가. 원고 음악저작물의 창작성

1) 판단기준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서 말하는 창작물이란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을 말하고, 여기서 창작성이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어떠한 작품이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 아니라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도291 판결 등 참조).

음악저작물은 크게 가락(melody), 화음(harmony), 리듬(rhythm)으로 구성되는데, 창작성이라는 측면에서 위 요소들간 비중의 순위를 정하면 위와 같은 순서로 나열할 수 있다. 또한 음악저작물의 가치는 소리의 전달에 의한 느낌 또는 관념에 있으므로, 창작성 또는 실질적 유사성은 듣는 사람의 느낌과 관념을 기준으로 전체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나아가 음악저작물은 그 이용가능한 소재에 한계가 있어 매우 보편적인 음이나 화음의 연속, 리듬의 설정 등은 공유되어야 할 것이므로, 만일 음악저작물 중 일부가 대중들에 의해 일반적으로 공유되어 온 관용구에 불과하다고 인정될 경우 그 부분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다.

2) 이 사건의 경우

원고 음악저작물의 후렴구이자 도입부의 첫 4마디(구체적인 가락 및 리듬은 별지 ‘원고 음악저작물 악보’ 기재와 같다. 이하 위 4마디 부분을 ‘원고 대비 부분’이라 한다)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을만한 창작성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피고는 아래 음악저작물들을 들어 원고 음악저작물이 관용구에 불과하여 창작성이 없다고 주장하므로 이하 살펴본다.

가) 가락이 유사한 음악저작물들과의 비교

① ‘♤♤♤♤’라는 제목의 음악저작물은 2002년경 소외 2에 의해 공표되었다(이하 ‘비교대상1 저작물’이라 한다). 비교대상1 저작물의 후렴구이자 도입부의 구체적인 가락은 아래 악보 기재와 같다.

비교대상1 저작물의 후렴구 첫 4마디(이하 ‘비교대상1 부분’)의 가락을 원고 대비 부분의 가락과 비교하여 보면{원고 음악저작물은 C장조이고, 비교대상1 저작물은 E장조이나 가락이 기반하는 각 조(조)는 음악저작물이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표현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이를 동일하게 C장조로 변경하여 비교하기로 한다}, 아래 비교표 기재와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1마디 2마디 3마디 4마디
원고 대비 부분 솔미파솔파 -미레-도도미 -솔미파솔파 -미레-도도도
비교대상1 부분 도미파솔솔 파미레-도미 도미파솔솔 파미레-도도

위 비교표 기재에 의하면, 원고 대비 부분의 시작음이 ‘솔’인데 반해, 비교대상1 부분의 시작음이 ‘도’인 점을 제외하면 두 부분의 가락은 유사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② ‘▽▽▽▽ 필름’이라는 제목의 음악저작물은 2004년경 ‘◎◎◎◎’라는 그룹에 의해 공표되었다(이하 ‘비교대상2 저작물’이라 한다). 비교대상2 저작물 중 원고 대비 부분과 대응되는 4마디(이하 ‘비교대상2 부분’이라 한다)의 구체적인 가락은 아래 악보 기재와 같다.

비교대상2 부분을 C장조로 변경하여 원고 대비 부분과 비교하여 보면, 아래 비교표 기재와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1마디 2마디 3마디 4마디
원고 대비 부분 솔미파솔파 -미레-도도미 -솔미파솔파 -미레-도도도
비교대상2 부분 도미파솔파-미레-도미- 도미파솔파-미레-도솔-

위 비교표 기재에 의하면, 원고 대비 부분의 시작음이 ‘솔’인데 반해, 비교대상2 부분의 시작음이 ‘도’인 점, 원고 대비 부분의 마지막 음이 ‘도’인데 반해, 비교대상2 부분의 마지막 음이 ‘솔’인 점을 제외하면 두 부분의 가락은 유사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③ ‘◁◁◁◁’라는 제목의 음악저작물은 2009년경 ‘소외 3’에 의해 공표되었다(이하 ‘비교대상3 저작물’이라 한다). 비교대상3 저작물 중 원고 대비 부분에 대응되는 4마디(이하 ‘비교대상3 부분’이라 한다)의 구체적인 가락은 아래 악보 중 첫 4마디 기재와 같다.

비교대상3 부분을 C장조로 변경하여 원고 대비 부분과 비교하여 보면, 아래 비교표 기재와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1마디 2마디 3마디 4마디
원고 대비 부분 솔미파솔파 -미레-도도미 -솔미파솔파 -미레-도도도
비교대상3 부분 미파솔파- 미레-도미- 도미파솔파 -파미레-도-

위 비교표 기재에 의하면, 원고 대비 부분의 시작음 ‘솔’이 비교대상3 부분에는 없고, 원고 대비 부분 3마디의 시작음이 ‘솔’인데 반해, 비교대상3 부분 3마디의 시작음이 ‘도’인 점을 제외하면 두 부분의 가락은 유사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④ ‘◐◐◐’라는 제목의 음악저작물은 2009년경 ‘소외 4’에 의해 공표되었다(이하 ‘비교대상4 저작물’이라 한다). 비교대상4 저작물 중 원고 대비 부분에 대응되는 4마디(이하 ‘비교대상4 부분’이라 한다)의 구체적인 가락은 아래 악보 중 첫 4마디 기재와 같다.

비교대상4 부분을 C장조로 변경하여 원고 대비 부분과 비교하여 보면, 아래 비교표 기재와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1마디 2마디 3마디 4마디
원고 대비 부분 솔미파솔파 -미레-도도미 -솔미파솔파 -미레-도도도
비교대상4 부분 미파솔파- 미레-도미- 미솔 파미레-도-

위 비교표 기재에 의하면, 원고 대비 부분의 시작음 ‘솔’이 비교대상4 부분에는 없고, 원고 대비 부분 4마디의 시작음이 비교대상4 부분의 그것과 서로 다르며, 특히 원고 대비 부분 3마디의 가락과 리듬이 비교대상4 부분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므로, 원고 대비 부분은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비교대상4 부분과 그 느낌과 관념이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

나) 화음이 유사한 음악저작물들과의 비교

① 비교대상3 부분의 화음과 원고 대비 부분의 화음을 비교하여 보면 아래 비교표 기재와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화음의 비교
원고 대비 부분 Cadd2 - Bm7(b5) - E7b9 - Am7 - Gm7 - C7
비교대상3 부분 CM7 - Bm7(b5) - E7 - Am7 - Gm7 - C7(9, 11)

위 비교표 기재에 의하면, 원고 대비 부분과 비교대상3 부분의 화음의 전개는 서로 유사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② 2002. 12. 27. '지오디(god)'라는 그룹에 의해 공표된 ‘0%’라는 제목의 음악저작물(피고가 작사 및 음반 제작을 담당하였다. 이하 ‘비교대상5 저작물’이라 한다) 중 원고 대비 부분과 대응되는 4마디(이하 ‘비교대상5 부분’이라 한다)의 구체적인 가락 및 화음은 아래 악보 중 첫 4마디 기재와 같다.

비교대상5 부분의 화음을 C장조로 변경하여 원고 대비 부분의 화음과 교하여 보면 아래 비교표 기재와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화음의 비교
원고 대비 부분 Cadd2 - Bm7(b5) - E7b9 - Am7 - Gm7 - C7
비교대상5 부분 C - Bm7(b5) - E7/G# - Am7 - Gm7 - C7 - F

위 비교표 기재에 의하면, 원고 대비 부분과 비교대상5 부분은 그 화음의 전개가 서로 유사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③ 2003년경 ‘소외 6’라는 가수에 의해 공표된 ‘♡♡♡♡’라는 제목의 음악저작물(이하 ‘비교대상6 저작물’이라 한다) 중 원고 대비 부분과 대응되는 4마디(이하 ‘비교대상6 부분’이라 한다)의 구체적인 가락 및 화음은 아래 악보 중 첫 4마디 기재와 같다.

비교대상6 부분의 화음을 원고 대비 부분의 화음과 비교하여 보면 아래 비교표 기재와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화음의 비교
원고 대비 부분 Cadd2 - Bm7(b5) - E7b9 - Am7 - Gm7 - C7
비교대상6 부분 Cmaj7 - Bm7 - E7 - Am7 - Gm7 - C7 - Fmaj7

위 비교표 기재에 의하면, 원고 대비 부분과 비교대상6 부분은 그 화음의 전개가 서로 유사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3) 소결

원고 음악저작물이 공표되기 전 또는 후에 공표된 상당 수의 음악저작물들에서 원고 음악저작물과의 가락 또는 화음의 유사성이 발견되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원고 음악저작물의 창작성은 이를 구성하고 있는 개별음의 고저(pitch), 음의 장단(duration)의 복합적인 연속으로서 가락, 화음 및 리듬에 원고의 독자적인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는지 여부에 의해 판단되어야 하는바, 원고가 다른 음악저작물에 의거하여 원고 음악저작물을 작곡함으로써 스스로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거나, 원고 대비 부분이 오랫 동안 수많은 음악저작물에 사용되고 일반 대중들에게 노출되어 공유의 영역이 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남의 것을 모방하지 않고 원고 자신의 독자적인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다는 의미에서의 저작권법상 창작성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 대비 부분을 포함한 원고 음악저작물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다.

나. 피고 음악저작물의 원고 음악저작물에 대한 의거성

1) 의거 사실의 추정

원고는 1997년경부터 현재까지 약 250곡의 음악저작물을 작곡하고, 약 40장의 음반 제작에 참여하는 등 대중음악가로서 꾸준한 활동을 하여 왔고, 피고 또한 1994. 9.경 이후 오랜 기간 대중음악가로 활동하여 온 사실, 이 사건 음반은 2005년경 공표되어 현재까지 약 7년간 음반 시장 및 음원제공 사이트 등을 통해 유통되고 방송매체에 노출되어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원고 음악저작물에 대한 추상적인 의미의 ‘접근 가능성’은 인정된다.

또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 대비 부분과 피고 음악저작물의 후렴구이자 도입부의 첫 4마디(이하 ‘피고 대비 부분’이라 한다)가 가락, 화음 및 리듬의 면에서 현저히 유사하다는 점(striking similarity)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음악저작물은 원고 음악저작물을 의거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사실상 추정된다.

2) 피고의 반증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음악저작물을 의거하지 않고 자신이 독립적으로 피고 음악저작물을 창작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을 제14, 27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00. 8. 1. 소외 7에 의해 공표된 ‘▒▒’이라는 제목의 음악저작물(피고가 작사 및 음반 제작 등을 담당하였다), 피고가 작사 및 음반 제작을 담당하여 2002. 12. 27. 공표된 비교대상5 저작물, 피고가 작곡하여 2006. 10. 13. 공표한 ‘▤▤’이라는 제목의 음악저작물, 피고가 작사·작곡한 ‘●●●(2000. 10. 28. 공표)’, ‘●●●(2004. 12. 1. 공표)’, ‘■■■■(2007. 11. 16. 공표)’라는 제목의 각 음악저작물에, 원고 대비 부분에 사용된 화음과 유사한 화음, 원고 대비 부분의 도입부에 사용된 6도 진행, 원고 대비 부분에 사용된 순차진행 및 반복 기법 등이 사용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가 독립 창작 항변의 근거로 든 위 각 음악저작물 중 원고 음악저작물과 가락(음악저작물의 구성요소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이 유사한 음악저작물은 발견되지 않는 점, 도입부의 6도 진행이나 순차진행 및 반복기법 등이 원고와 피고 음악저작물만의 고유한 특성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음악저작물 사이에 현저한 유사성이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음악저작물의 의거성에 관한 위 추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3) 소결

따라서 피고 음악저작물의 원고 음악저작물에 대한 의거성이 인정된다.

다. 실질적 유사성

1) 판단기준

저작권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2차적저작물이란, 원저작물을 기초로 하되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고 이것에 사회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정·증감을 가하여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한 저작물을 말하므로, 어떤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을 다소 이용하였더라도 기존의 저작물과 실질적인 유사성이 없는 별개의 독립적인 저작물이 되었다면, 이는 창작으로서 기존 저작물의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침해한 것이 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것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말·문자·음·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하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이므로, 2차적저작물작성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7다63409 판결 참조).

이 사건과 같은 음악저작물의 경우 실질적 유사성 여부 판단을 위해서는, 음악저작물의 구성요소인 가락의 동일·유사성을 첫째로 고려하여야 하고, 나아가 화음, 리듬, 박자, 템포 등의 요소에 대하여도 고려하여야 한다. 특히 가락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가락의 동일성을 일정하게 정리된 음열(Phrase) 단위로 비교한 후 그 비교 결과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하에서는 가락, 화음 및 리듬을 중심으로 원고 음악저작물과 피고 음악저작물의 실질적 유사 여부를 살펴본다.

2) 가락

원고 대비 부분과 피고 대비 부분의 가락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여 보면, 아래 악보 중 첫 4마디 부분 기재와 같다.

또한 위 각 대비 부분의 가락을 음열 단위로 비교하여 보면, 아래 비교표 기재와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1마디 2마디 3마디 4마디
원고 대비 부분 솔미파솔파 -미레-도도미 -솔미파솔파 -미레-도도도
피고 대비 부분 솔미파솔파 -미레-도미미 -솔미파솔파 -미레-도도도

위 악보와 비교표 기재에 의하면, 원고 대비 부분과 피고 대비 부분은, 2마디의 네번째음이 원고 대비 부분은 ‘도’이고, 피고 대비 부분은 ‘미’인 점만 제외하고 동일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3) 화음

원고 대비 부분과 피고 대비 부분의 화음을 비교하여 보면, 아래 악보 중 첫 4마디 부분과 그 아래의 비교표 기재와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화음의 비교
원고 대비 부분 Cadd2 - Bm7(b5) - E7b9 - Am7 - Gm7 - C7
피고 대비 부분 Cadd2 - Bm7(b5) - E7b9 - Am7 - Gm7 - C7

위 악보와 비교표 기재에 의하면, 원고 대비 부분과 피고 대비 부분은 그 화음이 동일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4) 리듬

원고 대비 부분과 피고 대비 부분의 리듬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여 보면, 아래 악보 중 첫 4마디 부분 기재와 같다.

위 각 악보를 비교하여 보면, 원고 대비 부분과 피고 대비 부분은 그 리듬이 동일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5) 소결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 대비 부분과 피고 대비 부분은 가락이 거의 같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유사하고, 화음과 리듬은 서로 같다.

또한 별지 피고 음악저작물 악보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대비 부분은 피고 음악저작물의 후렴구이자 도입부로서 위 음악저작물 총 86마디 중 20마디에 걸쳐 반복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과 음악저작물의 후렴구는 주도적으로 전체 곡의 성격을 지배하는 부분으로서 원고와 피고 음악저작물을 비롯한 상당수의 현대 대중 음악저작물이 후렴구를 도입부에 배치하고 이를 반복하는 것은 청중으로 하여금 후렴구를 쉽게 기억하도록 함으로써 곡 전체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함인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음악저작물은 원고 대비 부분과 동일·유사한 피고 대비 부분을 기초로 하여 작성된 2차적저작물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원고 대비 부분 뿐만 아니라, 원고 음악저작물 후렴구의 마지막 4마디도 피고 음악저작물의 대응 부분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나, 아래 비교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4마디 부분은 가락이 전혀 유사하지 않으므로, 나아가 화음과 리듬을 비교하여 볼 필요 없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본문내 포함된 표
후렴구 5마디 6마디 7마디 8마디
원고 음악저작물 -미레도 시레도-솔파# -레레- 미파미레-도도도
피고 음악저작물 라도레도 -레미솔솔-레미미 -파레-도레레 -

라.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

저작권 침해에 관하여 고의 뿐만 아니라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바, 음악저작물의 경우 음의 배열 가능성은 이론상으로는 무한대이나 그 중 청중들에게 듣기 좋은 느낌을 주는 경우, 특히 대중의 취향에 부합하는 음의 배열은 더욱 한정되는 점, 음향 매체 및 인터넷 기기의 발달로 음악저작물이 디지털 음원화되어 쉽게 유통·전파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현대 대중음악가로서는 적어도 자신이 작곡한 음악저작물이 무의식적으로나마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지 여부를 확인하여 이를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약 17년간 지속적인 활동을 하여 온 대중음악가로서 위와 같은 대중음악계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고 보이는 점, 원고와 피고 음악저작물이 수록된 음반은 모두 국내에서 제작되어 공표되었고 각 공표된 시점의 차이가 약 6년 정도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에게 적어도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 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된다.

마. 소결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승낙을 얻지 않은 채 원고 음악저작물의 2차적저작물이라고 인정되는 피고 음악저작물을 작성하고, 이를 공표하면서 원저작권자가 원고라는 점을 표시하지 않은 것은 원고의 원고 음악저작물에 관한 2차적저작물작성권 및 성명표시권을 각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4.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2차적저작물작성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저작권법 제125조 제1항 은 ‘고의 또는 과실로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자에 대하여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권리를 침해한 자가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이익을 받은 때에는 그 이익의 액을 저작재산권자가 받은 손해의 액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원의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저작권협회’라고 한다)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피고 음악저작물과 관련하여 2011. 2.부터 2011. 12.까지 사이에 저작권협회로부터 분배받은 월별 저작권료 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피고에 대한 실질 분배금은 아래 분배 금액에서 제세금 3.3%, 신탁관리수수료 약 15%를 공제한 금액이다).

본문내 포함된 표
2011. 2. 2011. 3. 2011. 4. 2011. 5. 2011. 6. 2011. 7.
금액(원) 85,993 1,045,691 459,928 1,277,547 42,098,175 34,397,782
2011. 8. 2011. 9. 2011. 10. 2011. 11. 2011. 12. 합계
금액(원) 8,597,335 4,931,457 3,022,981 1,004,447 1,356,307 98,277,643

따라서 피고가 2011. 2.부터 2011. 12.까지 사이에 피고 음악저작물과 관련하여 저작권협회로부터 실질적으로 분배받은 금원은 약 80,292,834원{= 98,277,643원 × (100 - 3.3 - 15)%.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고, 그 중 원고가 받은 손해의 액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18,672,752원{= 80,292,834원 × 피고 대비 부분이 피고 음악저작물을 차지하는 비중(20마디 / 86마디)}이다.

나. 성명표시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원고와 피고의 대중음악가로서의 경력, 원고 음악저작물과 피고 음악저작물이 유사하다는 논란이 발생하고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되기까지의 경과, 원고 음악저작물과 피고 음악저작물이 유사한 정도, 피고 대비 부분이 피고 음악저작물을 차지하는 비중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성명표시권 침해로 인해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은 3,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1,672,752원(= 18,672,752원 +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2차적저작물작성권 침해로 인한 원고의 손해가 발생한 마지막 날의 다음날인 2012. 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별지 생략]

판사 강영수(재판장) 강주리 이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