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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7. 12. 14. 선고 2005도872 판결

[저작권법위반][공2008상,91]

판시사항

[1] MP3 파일을 P2P 방식으로 전송받아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행위가 ‘유형물에 고정하는 것’으로서 구 저작권법상 복제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2] 다른 P2P 프로그램 이용자들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MP3 파일을 컴퓨터의 공유폴더에 담아 둔 행위가 구 저작권법상 배포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3] 저작권법상 복제권 침해행위에 대한 방조범 성립의 요건

[4] 소리바다 서비스를 운영하여 그 이용자들로 하여금 구 저작권법상 복제권의 침해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그 방조범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저작권법 제2조 의 유형물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므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가 이에 포함됨은 물론이지만, 하드디스크에 전자적으로 저장하는 MPEG-1 Audio Layer-3 (MP3) 파일을 일컬어 유형물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음악 CD로부터 변환한 MP3 파일을 Peer-To-Peer(P2P) 방식으로 전송받아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전자적으로 저장하는 행위는 구 저작권법(2000. 1. 12. 법률 제61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4호 의 복제행위인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에는 해당하지 않고,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4호 의 복제행위인 ‘유형물에 고정하는 것’에 해당한다.

[2]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5호 에서 말하는 ‘배포’란 저작물의 원작품이나 그 복제물을 유형물의 형태로 일반 공중에게 양도·대여하는 것을 말하므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MP3 파일을 다른 P2P 프로그램 이용자들이 손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컴퓨터 내 공유폴더에 담아 둔 행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의 침해를 방조하는 행위란 정범의 복제권 침해를 용이하게 해주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로서, 정범의 복제권 침해행위 중에 이를 방조하는 경우는 물론, 복제권 침해행위에 착수하기 전에 장래의 복제권 침해행위를 예상하고 이를 용이하게 해주는 경우도 포함하며, 정범에 의하여 실행되는 복제권 침해행위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는 것으로 충분하고 정범의 복제권 침해행위가 실행되는 일시, 장소, 객체 등을 구체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없으며, 나아가 정범이 누구인지 확정적으로 인식할 필요도 없다.

[4] P2P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음악파일을 공유하는 행위가 대부분 정당한 허락 없는 음악파일의 복제임을 예견하면서도 MP3 파일 공유를 위한 P2P 프로그램인 소리바다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이를 무료로 널리 제공하였으며, 그 서버를 설치·운영하면서 프로그램 이용자들의 접속정보를 서버에 보관하여 다른 이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이용자들이 용이하게 음악 MP3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자신의 컴퓨터 공유폴더에 담아 둘 수 있게 하고, 소리바다 서비스가 저작권법에 위배된다는 경고와 서비스 중단 요청을 받고도 이를 계속한 경우, MP3 파일을 다운로드 받은 이용자의 행위는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4호 의 복제에 해당하고, 소리바다 서비스 운영자의 행위는 구 저작권법상 복제권 침해행위의 방조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태평양외 5인

주문

원심판결 중 공소외 1, 2, 3의 복제권 침해행위에 대한 방조의 점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저작권법상 복제권 등 침해 및 방조행위

가. 저작권법상 복제 및 배포의 의미

저작권법 제2조 의 유형물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므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가 이에 포함됨은 물론이지만, 하드디스크에 전자적으로 저장하는 MPEG-1 Audio Layer-3 (MP3) 파일을 일컬어 유형물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므로, 음악 CD로부터 변환한 MP3 파일을 Peer-To-Peer(P2P) 방식으로 전송받아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전자적으로 저장하는 행위는 구 저작권법(2000. 1. 12. 법률 제61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저작권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14호 에서 말하는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에 해당된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지만, 저작권법 제2조 제14호 에서 말하는 ‘유형물에 고정하는 것’에는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저작권법 제2조 제15호 에서 말하는 배포란 저작물의 원작품 또는 그 복제물을 유형물의 형태로 일반 공중에게 양도 또는 대여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나아가 위와 같이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MP3 파일을 다른 P2P 프로그램 이용자들이 손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컴퓨터 내의 공유폴더에 담아 두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행위가 배포에 해당된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나. 복제권 침해의 방조

한편,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의 침해를 방조하는 행위란 정범의 복제권 침해를 용이하게 해주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로서, 정범의 복제권 침해행위 중에 이를 방조하는 경우는 물론, 복제권 침해행위에 착수하기 전에 장래의 복제권 침해행위를 예상하고 이를 용이하게 해주는 경우도 포함하며 (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참조), 정범에 의하여 실행되는 복제권 침해행위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는 것으로 충분하고 (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도6056 판결 참조), 정범의 복제권 침해행위가 실행되는 일시, 장소, 객체 등을 구체적으로 인식할 필요가 없으며, 나아가 정범이 누구인지 확정적으로 인식할 필요도 없다 ( 대법원 1977. 9. 28. 선고 76도4133 판결 참조).

2.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들은 P2P 프로그램과 관련된 외국의 분쟁사례 등을 통하여 P2P 프로그램의 이용을 통한 음악파일의 공유행위는 대부분 정당한 허락 없는 음악파일의 복제라는 결과에 이르게 됨을 예견하면서도(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실제로 이 사건 소리바다 이용자들이 교환한 음악파일의 70%가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을 침해하는 것이었다) 2000. 5. 중순경 MP3 파일 공유를 위한 P2P 프로그램인 이 사건 소리바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서버를 설치, 운영하면서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하여 위 소리바다 프로그램을 무료로 널리 제공하였으며, 그 서버에 이용자 아이디, 패스워드, 이메일주소, 가입회원의 성별과 나이, 이용자의 인터넷 연결속도, 이용자의 최종접속 IP 주소 등의 접속정보를 보관하고, 이용자들이 서버에 접속하면 그 이용자의 컴퓨터 IP 주소를 송신받는 즉시 서버에서 보관하던 다른 이용자들의 IP 주소 등 접속정보를 5,000명 정도씩 묶어 제공함으로써 이용자가 용이하게 자신이 찾는 음악 MP3 파일을 검색할 수 있고, 나아가 최적의 다운로드 위치를 찾을 수 있게 해 주어 소리바다 이용자들이 음악 MP3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해주는 한편, 피고인들도 매일 한두 번 소리바다 서버에 직접 접속함으로써 운영상태를 점검해 왔을 뿐 아니라, 음반제작자인 이 사건 피해자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한국음반산업협회의 법제이사인 이창주가 2000. 8.경 피고인 피고인 1에게 소리바다 서비스가 저작권법에 위반되는 것임을 경고하면서 서비스의 중단 내지 보완을 요청한 이래 수차례 경고와 요청을 한 바 있음에도 위와 같은 프로그램의 배포와 서버의 운영을 계속하여, 공소외 1은 2000. 7.경부터, 공소외 2는 2000. 7. 26.경부터, 공소외 3은 2001. 7. 말경부터 각 2001. 8. 4.경까지 사이에 소리바다 이용자들이 소리바다 서버에 접속하여 다른 이용자들의 접속정보를 제공받아 다른 이용자들로부터 음악 MP3 파일을 다운로드 받고 나아가 다시 그 파일들을 자신들의 컴퓨터 공유폴더에 담아둠으로써 다른 이용자들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위 공소외 1 등의 이러한 행위는 음반을 복제한 음악 MP3 파일을 유형물의 일종인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전자적으로 저장하여 고정하는 것일 뿐, 음악 MP3 파일을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은 아니어서 구 저작권법이 적용되는 2000. 6. 30.까지는 같은 법 제2조 제14호 의 복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지만(따라서 2000. 7. 1. 이후에 MP3 파일을 다운로드 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공소외 4, 5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이 복제권 침해행위의 방조범이 될 수 없다), 2000. 1. 12. 법률 제6134호로 개정된 저작권법이 적용되는 2000. 7. 1. 이후에는 같은 법 제2조 제14호 의 복제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나아가 위 공소외 1 등의 이러한 행위가 음반의 복제물을 유형물의 형태로 일반 공중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하는 것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므로 저작권법 제2조 제15호 의 배포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위에서 본 여러 사정을 종합해보면 피고인들은 적어도 미필적인 고의를 가지고 위와 같이 이 사건 소리바다 프로그램을 배포하고 소리바다 서버를 운영하여 위 공소외 1, 2, 3의 2000. 7. 1. 이후의 복제권 침해행위를 용이하게 해준 것이라고 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1, 2, 3의 복제권 침해행위에 대한 피고인들의 방조의 점에 대해서까지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 및 방조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

3.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외 1, 2, 3의 복제권 침해행위에 대한 방조의 점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여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검사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담(재판장) 박시환 박일환(주심) 김능환

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2003.5.15.선고 2001고단8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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