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위반][하집1992(1),389]
음주상태로 건물에 부설된 주차장 내에서 차의 주차위치를 옮기기 위하여 한 운전은 도로교통법 소정의 "주취중 운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유영구
피고인은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보훈복지공단 사무국 주임(5급)으로 근무하는 자로서 서울 1종 보통운전면허를 받고 서울 (차량번호 생략) 스텔라 승용차를 운전하던 자인바, 1991.4.18. 23:45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141 소재 대남빌딩 주차장 입구에서 혈중 알콜농도 0.14%의 술에 취한 상태로 약 4미터가량 위 자동차를 후진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는바,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술을 마신 채 일반도로 위에서 자동차를 운전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근무하는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대남빌딩의 주차장 내에서 원래 주차되어 있던 피고인 소유의 공소사실 기재 자동차의 주차위치를 옮기기 위하여 약 4미터 가량 위 자동차를 후진한 것뿐이므로 이는 도로교통법 소정의 주취운전에 해당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변소하므로 살피건대, 피고인 및 증인의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과 사법경찰리 작성의 실황조사서 및 공판기록에 편철된 주차장 차량배치도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피고인은 1991.4.18. 공소사실 기재 대남빌딩 내에 있는 피고인의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위 자동차를 위 주차장의 가운데 통로부분에 주차해 두었다가 퇴근 무렵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하면서 술을 마신 후 같은 날 22:00경 위 주차장으로 와 보니 피고인의 자동차 안쪽으로 이중주차되어 있던 타인의 자동차가 빠져나가지 않은 채 그대로 주차되어 있어 피고인이 자신의 차를 그대로 두고 퇴근하는 경우 위 자동차가 빠져나갈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차의 주차위치를 옮기기 위하여 약 4미터 가량 위 자동차를 후진하다가 마침 주차되어 있던 증인의 자동차의 뒷 범퍼에 부딪히는 바람에 시비가 생기고 그로 인하여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검사는 이 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도로교통법 제107조의2 제1호 , 제41조 제1항 을 의율하고 있는바, 도로교통법 제41조 제1항 은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는 자동차 등을 운전해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19호 는 "운전"이라 함은 도로에서 차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조종을 포함한다)을 말한다라고, 또 같은 법 제2조 제1호 는 "도로"라고 함은 도로법에 의한 도로, 유료도로법에 의한 유료도로, 그 밖에 일반교통에 사용하는 모든 곳을 말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과 도로교통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건대, 위 인정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건물에 부설된 주차장 내에서 단순히 주차된 차의 위치를 옮기기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한 경우에는 도로교통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도로"에서 차를 사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같은 법 제2조 제19호 소정의 "운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결국 같은 법 제41조 제1항 에 규정된 주취중 운전이라고 볼 수도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달리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같은 법 제2조 제19호 소정의 "운전"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