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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12. 13. 선고 93다59779 판결

[건물명도등][공1995.1.15.(984),472]

판시사항

임대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임차인이 임차의 목적을 달할 수 없게 된 경우, 위자료의 인정 여부

판결요지

일반적으로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대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임차인이 임차의 목적을 달할 수 없게 되어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이로 인하여 임차인이 받은 정신적 고통은 그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이루어짐으로써 회복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임차인이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고, 임대인이 이와 같은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종수

피고,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피고의 상고로 인한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은 수긍이 가고, 그 과정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사실오인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소론논지는 이유 없다.

나. 일반적으로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대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임차인이 임차의 목적을 달할 수 없게 되어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이로 인하여 임차인이 받은 정신적 고통은 그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이루어짐으로써 회복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임차인이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고, 임대인이 이와 같은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당원 1993.11.9.선고 93다19115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임차하여 막대한 시설비를 투자하여 양식음식점 시설을 갖추고 영업을 하여 왔으나, 누수로 인하여 상당한 부분의 식당시설이 훼손되고 정화조 탱크가 파손되는 등 건물에 하자가 있어 영업을 계속하지 못하게 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임대기간 중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를 사용수익하게 함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피고가 임차하여 시설투자한 곳에서 더 이상 영업을 하지 못함으로써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넉넉히 인정되므로, 이를 금전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위자료액은 금 4,000,000원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점포의 임대인인 원고에게 임대인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피고가 영업을 계속하지 못한 결과 그가 입게된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피고에게 위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고, 원고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할 것인데, 원심이 확정한 사실만으로는 바로 피고에게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심이 원고가 위와 같은 사정을 알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심리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원고에게 피고가 이 사건 점포의 하자로 인하여 더 이상 영업을 하지 못함으로써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도 금전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 내지 이유불비의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서,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논지는 이유 있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소론주장은 원심의 전권사항인 증거의 취사와 사실의 인정을 탓하는 것으로 이유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 중 원고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며, 상고기각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김석수 정귀호(주심) 이돈희

심급 사건
-서울민사지방법원 1993.10.27.선고 93나1595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