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6110 판결). 살피건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① E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엉덩이를 만져 추행하였고, 이는 우연히 부딪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의식적으로 만진 것이 분명하다고 진술한 점, ② 피고인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 E이 거짓으로 진술할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E을 추행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①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술에 취하여 이 사건 모텔 카운터 부근 바닥에 앉아 있다가 직장 동료인 F의 오른쪽 어깨로 부축을 받아 이 사건 모텔을 나오게 되었고 당시 E은 모텔 출입문 밖 오른쪽에서 휴대폰으로 지인과 통화를 하고 있었던 점, ② 이 사건 모텔 입구는 출입문이 두 짝의 유리문으로 되어 있는데 이 중 하나는 항상 잠겨있어 나머지 하나의 열려진 출입문만 사용되고 있던 점, ③ 하나의 출입문만이 열려있는 경우 그 폭은 약 83cm에 불과하여 성인남자 2명이 동시에...

참조판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