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 항소[각공2012상,396]
[1]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2항 제2호 에서 정한 ‘감사보고서에 허위의 기재를 한 때’의 의미
[2] 갑 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인 피고인이 을 주식회사에 대한 회계감사를 담당하면서 감사보고서에 허위의 기재를 하였다고 하여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인이 감사보고서에 ‘적정의견’을 기재하는 것이 허위라는 점에 대하여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한 사례
[1]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09. 2. 3. 법률 제94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2항 제2호 에서 정한 ‘감사보고서에 허위의 기재를 한 때’란 행위자인 외부감사인이 감사보고서에 자신이 감사한 사실에 관한 인식이나 판단의 결과를 표현할 때 자기의 인식판단이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내용과 불일치하는 것임을 알고서도 일부러 진실이 아닌 내용을 기재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감사를 소홀히 하거나 다소 미흡하게 하였더라도 자기의 인식이나 판단에 반하여 객관적인 사실과 다르게 기재를 한 것이 아니라면 피고인에게 허위기재의 범의가 있다고 할 수 없다.
[2] 갑 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인 피고인이 을 주식회사에 대한 회계감사를 담당하면서 을 회사가 분식(분식)하여 제출한 특정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하여 감사보고서에 ‘적정의견’으로 허위의 기재를 하였다고 하여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09. 2. 3. 법률 제94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은 을 회사에 대한 회계감사에 지속적으로 관여하여 을 회사의 재무상태 및 영업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을 회사의 회계업무 담당자들이 기존의 회계처리 방법을 변경하거나 분식으로 나아갈 때 피고인에게 문의한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인이 을 회사의 분식회계 사실을 알면서도 감사보고서에 적정의견을 기재하였거나 적어도 감사보고서상 적정의견의 기재가 허위인 점에 대하여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한 사례.
피고인
양호산 외 1인
법무법인 지평지성 담당변호사 조용기 외 1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피고인은 공소외 1 회계법인에 소속된 일명 매니저 공인회계사로서 2006, 2007 회계연도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한 회계감사를 담당하면서 감사조서 및 감사보고서 검토, 감사의견 형성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공소외 3은 2007 회계연도 공소외 2 주식회사 재무제표를 작성하면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경리 및 회계업무를 총괄하던 공소외 4로부터 공소외 2 주식회사의 2007 회계연도 결산 결과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공소외 4에게 “금형을 이용해서 적자(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것)를 흑자(당기순이익이 발생한 것)로 만들라.”고 지시하여, 공소외 4가 제품의 외주가공비는 원래 당기 비용인 당기 제조원가로 처리하여야 함에도 유형자산인 금형(공구와 기구)의 취득원가로 처리하도록 하고, 사용 후 폐기된 금형을 정상적으로 보유 중인 것처럼 처리하도록 함으로써 금형(공구와 기구) 77억 8,700만 원을 과대계상하고 재고자산인 제품 및 재공품 3,000만 원을 과소계상한 결과 자기자본 77억 5,700만 원을 과대계상하는 방법으로, 사실은 공소외 2 주식회사가 2007 회계연도에 당기순손실 1,300만 원이 발생하였고 자기자본은 54억 6,500만 원에 불과하였음에도 당기순이익 1억 7,800만 원이 발생하였고 자기자본은 132억 2,200만 원인 것처럼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공소외 1 회계법인에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공소외 1 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인 공소외 5 등과 함께 2007. 12.경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한 중간감사를 거쳐 2008. 3. 13.경부터 같은 달 15일경까지 부산 기장읍 죽성리에 있는 공소외 2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위와 같이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제출한 2007 회계연도의 재무제표에 대하여 감사하고 감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2007 회계연도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재무제표상 금형(공구와 기구) 계정금액이 감가상각 누계액을 차감한 순액으로도 94억 7,000만 원으로 총자산 대비 20%를 차지하여 동종업체 평균 0.51%의 40배에 이르고, 금형의 취득원가로 배분된 외주가공비의 금액도 21억 3,900만 원으로 금형 총취득원가 38억 3,000만 원의 55.8%에 이르는 등 금액 비중이 매우 중대하고, 한편 1995년경부터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한 회계감사를 직접 수행하기도 하고 공소외 2 주식회사의 회계업무 등에 대한 자문을 하는 과정에 공소외 3의 지시로 2001 회계연도부터 위와 같이 금형을 이용하여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온 공소외 4로부터 2001. 12.경 사전에 금형의 외주가공비 회계처리에 대한 문의를 받아 이미 공소외 2 주식회사가 금형을 이용하여 분식회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피고인은 2006. 11.경 공소외 3의 요청으로 공소외 2 주식회사 매각과 관련하여 2005. 12. 31. 재무제표 기준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기업가치분석을 하면서 공소외 3과 공소외 4로부터 “금형이 회사에서 실제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50억 원 이상 차이가 난다.”는 말을 듣고, ‘재고자산 및 금형 평가액이 장부가액보다 50억 원이 낮다’(금형 과대계상과 재고자산인 제품, 재공품의 과소계상은 서로 연동된 관련 계정임)는 취지의 ‘기업가치분석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 등이 있으므로,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한 회계감사계획 수립 시 공소외 5 등 감사팀원들에게 위와 같은 특이사항을 알려 금형의 실재성, 외주가공비 배분의 적정성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감사를 실시하면서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증빙자료를 제출받지 못해 금형의 실재성 등을 확인할 수 없었다면 이는 재무제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감사범위의 제한이므로 감사보고서에 재무제표에 대하여 ‘의견거절’ 또는 ‘한정의견’을 기재하여야 함에도, 공소외 3의 지시를 받은 공소외 4로부터 2002~2006 회계연도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한 회계감사 기간 중에 매년 500만 원씩을 교부받은 것을 기화로 공소외 5 등과 회계감사계획을 수립하면서 위와 같은 금형 관련 특이사항에 대해 협의하지 아니하고 숨긴 채, 감사를 실시함에 있어 외주가공비 배분의 적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주문서, 거래명세표 등 증빙자료를 확인하지 아니하고,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금형의 폐기, 처분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금형관리대장을 제출받지 못하는 등 금형의 실재성을 확인하는 절차도 수행하지 아니한 후, “본 감사인의 의견으로는 상기 재무제표는 공소외 2 주식회사의 2007년 12월 31일과 2006년 12월 31일 현재의 재무상태와 동일로 종료되는 양 회계연도의 경영성과 그리고 이익잉여금의 변동 및 현금흐름의 내용과 2007년 12월 31일로 종료되는 회계연도의 자본의 변동을 한국의 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중요성의 관점에서 적정하게 표시하고 있습니다.”라고 적정의견으로 허위의 기재를 하였다.
1. 증인 공소외 4, 6의 각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3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공소외 7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공소외 8, 9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공소외 10, 4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공소외 6의 진술서
1. 기업가치분석, 확인서, 피고인에게 돈을 건네준 비표가 표시된 다이어리 사본, 업무일지, 금융위원회 고발장 사본, 각 판결문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09. 2. 3. 법률 제94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2항 제2호 에서 ‘감사보고서에 허위의 기재를 한 때’라 함은 행위자인 외부감사인이 감사보고서의 내용에 자신이 감사한 사실에 관한 인식이나 판단의 결과를 표현함에 있어 자기의 인식판단이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내용과 불일치하는 것임을 알고서도 일부러 진실이 아닌 내용을 기재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감사를 소홀히 한다거나 다소 미흡하게 하였다 하더라도 자기의 인식이나 판단에 반하여 객관적인 사실과 다르게 기재를 한 것이 아니라면 피고인에게 허위기재의 범의가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형사재판에 있어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이 유죄라는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나, 그와 같은 심증이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형성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위 각 증거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공소외 2 주식회사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하였던 공소외 6과 공소외 4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진술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
(1) 공소외 4
① 2001년경 공소외 6을 통하여 공소외 3 대표이사가 금형을 이용하여 적자를 흑자로 만드는 방안을 모색해 보라는 지시를 하였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제품원가에 해당하는 외주가공비를 금형의 취득원가로 돌리는 방법을 생각하고, 공소외 2 주식회사의 회계담당자인 피고인에게 그러한 내용의 회계처리에 대하여 문의하였는데, 피고인이 공소외 3 대표의 의사를 확인한 다음 이를 허락하는 취지로 답변을 하였으며, 그때부터 금형에 대한 그러한 내용의 회계처리를 시작하게 되었다.
② 2003년경부터 2007년경까지 기말감사 무렵에 피고인에게 공소외 3의 지시에 따라 500만 원씩을 건네주었다.
(2) 공소외 6
공소외 3이 1998년경 자산재평가 실시 후에 적자를 면하기 위해 금형의 내용연수와 상각방법을 변경하라는 지시를 하였고, 이에 대하여 담당회계사인 피고인과 상의를 하였는데, 피고인이 그러한 회계처리방법에 대하여 처음에 난색을 표하였지만 당시 회계법인의 대표가 회사를 방문한 이후에 공소외 3이 지시한 대로 금형에 대한 회계처리가 이루어졌다.
나. 공소외 3은 2010. 12. 23.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 공소외 3은 2006. 12. 하순경 공소외 4로부터 공소외 2 주식회사의 2006년도 결산 결과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공소외 4에게 ‘금형을 이용해서 적자(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것)를 흑자(당기순이익이 발생한 것)로 만들어라’라고 지시하여, 공소외 4가 금형의 외주가공비는 원래 당기 비용인 당기 제조원가로 처리하여야 함에도 유형자산인 금형(공구와 기구)의 취득원가로 처리하도록 하고, 사용 후 폐기된 금형은 원래 당기 비용인 당기 제조원가로 처리하여야 함에도 정상적으로 보유 중인 것처럼 처리하도록 함으로써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사실은 공소외 2 주식회사가 2006년에 당기순손실로 5억 3,100만 원이 발생하였고 자기자본은 55억 7,000만 원에 불과하였음에도, 2006년에 당기순이익으로 5,100만 원이 발생하였고 자기자본은 130억 4,400만 원인 것처럼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2007. 4. 3. 공시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11. 3. 24. 확정되었다.
다. 피고인은 2006. 11.경 공소외 3으로부터 공소외 2 주식회사가 사용하고 있는 공장건물 및 부지를 제외하고 회사를 150억 원에 매각할 수 있겠느냐는 문의를 받고, ‘기업가치분석’이라는 표제의 보고서(이하 ‘이 사건 보고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이 사건 보고서에서 2005. 12. 31. 현재 재무제표 기준 기업가치를 산정함에 있어 ‘재고자산, 금형 평가감’으로 50억 원을 차감하였고, 그 아래에는 ‘재고자산 및 금형 평가액이 장부가액에 비하여 50억 원이 낮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라. 당시 피고인과 함께 공소외 2 주식회사의 감사에 참여하였던 공소외 5, 8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금형 관련하여 50억 원을 평가감하였다면 감사절차에 착수하기 이전에 감사팀에 그러한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위 인정 사실에다가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추인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공소외 1 회계법인은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한 외부감사를 20여 년 동안 계속적으로 진행해 왔고, 또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임직원들은 공소외 1 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 중 피고인을 담당회계사로 인식할 정도로 공소외 2 주식회사에 대한 회계감사에 피고인이 지속적으로 관여하였기에 피고인은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재무상태 및 영업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점, ② 공소외 3의 지시에 따라 기존의 회계처리방법을 변경하거나 분식으로 나아감에 있어 담당회계사인 피고인에게 문의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들었다는 취지의 공소외 6과 공소외 4의 진술에 일관성이 있는 점, ③ 외주가공비를 금형의 취득원가로 계상하는 형태의 회계처리는 기초적인 회계지식으로도 분식회계의 방법임을 명백히 인식할 수 있는 점, ④ 당시 실제 감사를 담당하였던 회계사들은 기존의 감사방법을 그대로 답습하여 금형에 대한 특별한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이 사건 보고서에 평가감 50억 원을 기재하게 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평가감’이라는 표현이 실제 존재하지 아니한 금형에 대한 가치평가의 의미도 내포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평가감이 시장가치와 장부가액의 차이라고 한다면, 회사 측에서 제시한 금형의 시장가치가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우선되어야 할 것인데, 그러한 논의가 전혀 없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피고인은 분식회계의 사실을 알면서도 그와는 다르게 적정의견을 감사보고서에 기재한 것이거나 적어도 감사보고서상 적정의견의 기재가 허위인 점에 대하여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분식회계 사실을 몰랐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